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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강서연은 눈썹이 흔들리더니 어떤 표정을 지을지를 몰라 했다.

“아니, 아예 장을 봐왔다니까, 생선도 사고 채소도 사고. 이것저것 다 사 와서 냉장고가 터질 지경이야.”

윤문희는 미간이 움직이더니 베란다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 봐. 저기 저렇게 쌓아 뒀어. 마트를 통째로 들고 온 줄.”

강서연은 어머니를 소파에 앉히고는 부엌에 들어가 보려는데 마침 최연준이 요리를 들고나왔다. 마주 선 두 사람은 서로를 보고 멈칫했다. 강서연은 고개를 숙이고 최연준의 시선을 피했고 곧장 주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주방은 상상 그 이상으로 어질러져 있었고 전쟁을 치른 것 같은 상태였다. 강서연은 결국엔 이 난장판을 본인이 거둬야 한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어서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처음 함께할 때를 떠올려 보면, 최연준은 양반집 자제처럼 누군가 시중을 드는 걸 당연시 했고 가끔 주방에 들어가면 지금보다 더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았었다. 그때 강서연은 집안일이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싶어서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제 와서 그 모습이 왠지 이해가 갔다. 최연준은 어려서부터 애지중지, 당연히 여러 사람의 시중을 받으면서 컸을 것이고, 집안일은 손 한 번도 대보지 못한 도련님이었을 것이다. 집안일이 상당히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최연준은 마지막 요리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뻣뻣하게 서서는 두 손은 어색하게 앞치마를 만지작거렸다.

강서연은 땀 범벅이 된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마음이 약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장모님...”

최연준은 나지막한 소리로 입을 뗐다.

“보기엔 이래도 맛은 있을 거예요. 드셔 보세요!”

윤문희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강서연을 의자에 끌어 앉혔고 강서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자기 집에서 한 번이라도 이런 걸 해 봤을까? 자기 부모님께 밥 한 끼라도 지어 드려봤을까? 굳이 나를 위해서 이렇게 자세를 낮춰가며 비위를 맞출 일이 뭐가 있다고... 나랑은 태초부터 전혀 다른 세상 사람인데.’

여기까지 생각이 든 강서연은 갑자기 마음이 괴로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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