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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집주인이 강서연에게 전화를 걸어 작은 방을 계속 임대할지 말지를 물어왔다. 강서연은 마음이 조여왔다. 그곳은 최연준과의 추억이 많이 담긴 곳이어서, 아직 최연준에 대한 화가 다 풀린 건 아니지만, 둘의 추억들이 사라지는 건 또 싫었다.

집주인이 큰 소리로 물었다.

“구 씨 새댁, 기면 기다 말 좀 해요! 계속 임대를 안 할 거면 다른 사람한테 세를 내놓게!”

강서연은 주저 없이 말했다.

“안 돼요. 저희 분명 일 년 계약했어요. 아직 만료일도 아닌데 왜 이러세요!”

“그래요. 구 씨 새댁, 일 년은 안 됐죠. 그런데 월세를 내야지, 안 그래요.”

강서연은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밀리지 않을게요! 있다가 바로 계좌 입금해 드릴게요! 그리고요. 저 구 씨 새댁이 아니에요!”

그녀는 목소리를 한층 더 높여 집주인에게 또박또박 말했다.

“저희 남편 최 씨예요!”

“아... 그래요. 그래, 최 씨 새댁!”

집주인 입장에서는 방세만 제때 받으면 되는 거라 새댁이 최 씨든, 구 씨든 예수님이든 아무 상관 없었다.

강서연은 전화를 끊고 답답함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윤문희는 웃으며

딸의 어깨에 손을 얹고 눈썹을 꿈틀하며 강서연에게 물었다.

“딸, 방금 뭐라 했어?”

강서연은 넋이 나간 사람 같았다.

‘나 방금 뭐라고 했지? 남편... 남편이 최 씨라고?’

주먹만 한 강서연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졌고, 눈꺼풀은 한참 내려앉은 채로,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윤문희는 자애롭게 웃으면서 말을 꺼냈다.

“서연아, 엄마가 가끔 내 정신이 아니긴 해도, 내가 볼 때, 너 최 서방을 좋아하는 것 같아. 많이.”

“엄마...”

“여자가 보통 ‘남편’ 이란 단어를 함부로 남발하지 않지.”

윤문희는 목소리를 낮춰 말을 이었다.

“이미 내뱉은 이상, 마음속 깊이 자리한 것이고, 그 위상 또한 흔들림 없을 거야. 그게, 평생을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해. 딸, 내가 볼 때 최연준은 네가 기댈 수 있는 사람 같아.”

강서연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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