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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주문한 어묵탕이 곧 나왔고 강서연은 느긋하게 숟가락을 들고 어묵탕을 가볍게 저어줬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탕의 시원하고 얼큰한 향이 최연준의 코끝을 파고들었다.

최연준은 고개를 들어 강서연을 한 번 쳐다보았고, 강서연의 시선은 그에게 있지 않았다. 그는 마음이 또 바닥 치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강서연이 일어서더니 빈 그릇 하나를 가지고 다시 앉았다. 그녀는 당근을 골라내고는 어묵 한 꼬치와 국물을 거기에 담아냈다. 그러더니 어묵탕을 그의 앞으로 밀어 놓고는 한참 침묵 뒤에 겨우 한 마디를 뱉어냈다.

“먹어요.”

최연준은 또 흠칫 놀라더니 빙그레 웃어 보였다. 강서연이 병원에서 나온 뒤로 처음 그한테 한 말이어서 그런지 약간 울컥했다.

갑자기 예전에, 제인 호텔로 데리고 가서 식사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분명 손에 든 돈이 얼마 없었음에도 그의 부탁을 최대한 들어주던 그녀. 결국 비싼 랍스터 볶음밥을 주문해 주던 그녀. 그리고 거의 먹지 않은 채 다 구현수에게 나눠 주던 그녀. 최연준은 문득 본인이 거지가 돼도, 강서연이라면 자신을 떠나지 않고 곁을 지킬 것 같았다.

‘아니, 감옥살이 신분의 구현수도 다 받아 줬으면서, 어떻게 나를 밀어내지?’

최연준은 숟가락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그녀를 보며 입을 열었다.

“서연아,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

강서연은 멈칫했고 눈만 살짝 움직이더니 한참 만에야 시선을 들어 최연준을 보았다. 최연준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강서연은 여전히 불편했고 뭔지 모르게 두려웠다.

“현수...”

그녀는 하마터면 이름을 잘못 부를 뻔했고, 입술을 깨물더니 한참 후에야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최 도련님... 할 말이 뭔데요. 해요.”

최연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서연아, 설마 나랑 선을 긋겠다는 건 아니지?”

강서연은 쓴웃음을 지었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어요. 일 년 동안 현수 씨라고 불렀는데. 지금 갑자기...”

최연준은 마음이 급해서 답했다.

“지금도 현수 씨라고 불러도 돼. 예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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