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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갑자기 출몰한 최연준의 모습에 회의장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다.

최재원의 차갑고 엄숙하던 표정이 약간 온화하게 누그러졌다.

“돌아왔어?”

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아버지.”

최재원은 고개를 까딱하며 앉으라는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최연준은 회의실을 천천히 도보하더니 그 긴 회의실 테이블 끝자리 중앙에 곧게 서서는 매서운 눈빛으로 이사진의 얼굴을 자세히 한번 훑어보았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센 분위기에 다들 숨조차 함부로 쉬지 못했다.

최진혁은 혼이 나간 듯이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실룩하더니 간신히 미소를 짜내면서 입을 열었다.

“연준아, 어떻게 온 거야?”

“제가 별로 반갑지 않은가 보네요, 삼촌?”

최연준은 입꼬리를 쓱 올렸다.

“그럴 리가! 그저 묻는 거야...”

“제가 삼촌하고 지한 형의 걸림돌이 될까 봐 걱정하시는 건가 싶어서.”

최진혁은 화가 난 얼굴로 눈에 힘이 잔뜩 들어간 채 최연준을 째려보았다. 그에 반해 최연준은 담담하게 최진혁의 자리로 걸어가서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삼촌, 여기 제자리였던 것 같은데요.”

“연준이 너...”

“제가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할지 몰라도, 자금 문제는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최연준은 심오한 눈빛을 하고는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얘기했다.

“제가 자금 다 마련했거든요.”

최진혁은 문득 의아했다. 이렇게 큰 액수의 자금을 그가 무슨 수로 마련했다는 건가 싶었다. 최연준이 외가 쪽에 손 벌리지 않고는 있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사실 최재원이 제일 꺼리는 사태가 최상 가문의 일에 외부 세력이 개입되는 것이었다.

이를 잘 아는 최진혁은 조손 둘 사이를 이간질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본인 앞에 주어졌다 생각되었고 씩 웃어 보였다.

“허, 또 영국 측에 손을 벌렸나 보네? 연준아, 내가 삼촌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넌 최씨 집안 자손인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무엇을 하든, 최상 가문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거 명심해.”

“그쪽이 연준이 너의 외할아버지가 맞기는 해도 최상하고는 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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