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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최재원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홍차를 타서 찻잔에 따랐다. 최연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 쪽으로 걸어가더니 할아버지를 등지고 느긋하게 말했다.

“무슨 일로 전화했어?”

“별일은 아니고 그냥...”

최지한은 얘기하다 말고 일부러 멈췄다. 휴대 전화 너머로 그의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중요한 일이 아니면 다음 날 다시 얘기해.”

최연준이 피식 웃었다.

“지금 할아버지께서 옆에 계시는데 형이랑만 얘기할 순 없잖아.”

“그래. 그럼 계속 할아버지 옆에서 알랑거려. 그나저나 연준아, 알랑거리는 건 네 여자도 한가락 하던데? 하하...”

“뭐라고?”

최연준의 표정이 확 어두워지더니 차가운 기운이 등을 타고 뿜어져 나왔다. 최지한이 흉악스럽게 웃으며 또박또박 말했다.

“네 여자 말이야, 예쁘고 몸매도 좋더라고. 아주 나이스해!”

“최지한!”

“연준아, 그렇게 괜찮은 서연 씨를 왜 인제야 소개해줬어? 하하...”

전화가 끊기자마자 그의 휴대 전화가 진동하면서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사진이 어둡고 흐릿했지만 커다란 원형 침대에 윗몸을 홀딱 벗은 여자가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순간 최연준은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휴대 전화를 너무 꽉 쥔 나머지 피가 다 통하지 않을 지경이었다. 지금 머릿속에는 최지한을 죽여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가 밖으로 뛰쳐나가려던 그때 뒤에서 최재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가?”

“할아버지...”

“형한테 가려고?”

최재원은 무슨 일인지는 자세하게 알지 못해도 대충은 알고 있었다. 최지한이 강주에서 강서연이라는 여자를 데려온다는 얘기를 듣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진작 예상했다.

“연준아, 그냥 여자일 뿐이야.”

최재원이 드래곤 지팡이를 잡고 바닥을 툭툭 쳤다.

“형이 좋아한다면 양보해야지. 여자 하나 갖고 둘이서 싸워서야 하겠어?”

“할아버지!”

최연준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를 돌아보았다.

“할아버지는 이미 최상 그룹을 너에게 물려주기로 했어.”

노련하고 주도면밀한 최재원이 가볍게 웃었다.

“지금 너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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