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161 - Chapter 170

1645 Chapters

제161화

신석훈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를 건네려 손을 올리던 최연준은 머뭇거리다 말았다....저녁에 집에 돌아간 뒤, 강서연은 최연준의 품에 기대어 있었고 둘은 편하게 침실에서 쉬고 있었다.밤이 깊어지고, 찬란한 별빛이 창문을 통해 침실로 비춰졌다. 강서연은 잠이 오지 않았고, 말똥말똥한 눈으로 창밖의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참 오랜만에 이렇듯 조용하게 밤하늘을 느껴보는 시간이었다.최연준은 그녀가 더울까 봐, 살포시 부채질해줬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나른하게 반대로 몸을 뒤집었고 그를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최연준은 긴장한 듯 목젖이 흔들렸고 몸이 슬그머니 달궈졌다.강서연은 코끝에 땀이 맺힌 남자의 모습을 보고, 전기요금를 아낀다고 에어컨도 마음껏 쓰지 못하게 한 것 같아 못내 미안했다.“현수 씨, 더우면 에어컨을 켜요, 우리. 전기요금 얼마 안 들어요.”“응... 아니야.”최연준은 윗 입술을 여러 번 깨물었다. 그가 몸이 뜨거운 거랑 그녀가 얘기한 더운 거랑 전혀 다른 건데 말이다...최연준은 크게 호흡 한번 하였고 이내 시선이 그녀의 하얀 목 라인에 이어진 앵두같은 입술에 고정되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얌전하지 못하게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넣으려고 했다.그 순간 땅 꺼질 정도로 깊은 그녀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왜 그래?”그는 하려던 동작을 멈추고 걱정스레 물었다. 보아하니 그녀의 주의력이 전혀 둘의 애정행각에 있지 않고 뭔가 걱정이 많은 것 같았다. 그는 표정 변화 없이 그녀를 탐하였다.“여보, 왜 한숨을 쉬고 그래?”“우정 언니랑 육경섭 두 사람 말이에요.”최연준이 입꼬리를 실룩거렸다.“응? 그 두 사람 이미 끝난 거 아니야? 뭘 걱정해?”‘이럴 때 그 둘보다 눈앞에 남편 생각을 더 해보는 건 어때?’최연준은 끊임없이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그냥 둘이 이대로 끝날 것 같지 않아서 그래요.”강서연은 두 눈을 깜빡거리며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우정 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62화

최연준은 안색이 변하더니 조용히 대답했다.“다 지난 일이지... 그곳은 싸우는 것 빼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곳이니까.”“그 사람을 때렸어요?”“응. 그런 셈이지.”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감방에 들어간 사람은 대부분 폭력적인 경향이 있어서 심리적으로도 다소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육경섭같이 우두머리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구현수한테 맞았으면 앙금이 남았을 수 있겠지 싶었다.그에 반해 현수는 그런 비슷한 문제가 없다고 강서연은 느꼈다. 표정이 차갑고 말수가 적은 것 빼고는 다 괜찮았다. 강서연의 예쁜 두 눈이 미소로 가득 찼고, 조용히 남편을 쳐다보았다. 보면 볼수록 이런 남편을 만난 게 로또 맞은 것 같았다.그녀는 작은 손으로 그의 굴곡이 선명한 얼굴을 가볍게 쓰다듬었고 면도를 하지 않은 터라 수염이 그녀의 손바닥을 찔렀다.“뭘 그렇게 쳐다봐?”최연준은 그녀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정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물었고 강서연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답했다.“그냥. 내 남편이 애증도 확실하고, 도량까지 넓어 보여서요! 경섭 그자가 당신을 그렇게 대하는데도 무정하고 의리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하니까, 그 정도 포용력을 아무나 갖고 있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최연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당신 눈엔 내가 그래 보여?”“그럼요.”최연준은 그녀를 품에 꽉 안으며 시간이 이대로 멈췄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강서연은 대신 불평을 쏟아냈다.“현수 씨. 그 사람 정감 있는 사람이라고 현수 씨가 그래도, 내 생각은 안 그래요. 경섭이 우정 언니한테 그렇게 대하는 건 정말 양심 없어 보여요. 언니가 이제껏 마음 졸이며 줄곧 그 사람만 기다렸는데!”“그 사람도 어쩔 수 없는 게 있나 보지.”최연준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옆으로 넘겨주며 말을 이었다.“자신이 감옥도 갔다 왔고, 또 조직에 몸 담고 있으니, 서로 다른 세계 사람이란 생각에서 우정 씨한테 매정하게 한 것 같은데. 거리를 두는 건, 사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우정 씨를 지켜주는 행동일 수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63화

배경원은 확신에 찬 모습으로 머리를 끄덕였다.“그러니까 저번주에 계천에서 낚시를 하다가 거기서 정면으로 마주쳤는데 깜짝 놀랬잖아요. 연준 형이랑 구현수 그 사람 얼굴이 너무 닮았어요.”최연준의 안색이 점점 더 그늘져갔다. 배경원은 계속해서 말했다.“생긴 것만 빼고 보면 나머지는 형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더라고요. 내가 의심스러워서 몰래 좀 조사해 봤는데 구현수가 살아있는 게 확실해요. 그 인간 감방에서 나온 뒤에 강주 쪽 조직의 몇몇 보스한테 잘못 걸려서 돈 못 갚는다고 손가락 잘리고 강주에서 내쫓겼던 거래요.”최연준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유찬혁은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그래서...”생각에 잠겼던 유찬혁이 뭔가 떠오르는 듯했다.“설마 그 일, 육경섭하고 관련 있을까? 연준 형! 어쩌면 육경섭 그 사람, 형이 구현수가 아닌 걸 진작에 눈치챘을지도 몰라요.”최연준 역시도 듣자마자 그 걱정부터 들었고 그의 눈밑에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 육경섭과 몇 번 만나봤지만, 말도 이상하게 하고 참 감 잡을 수가 없는 사람이었어서 진작에 알아챘을 것도 같았다.배경원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우물쭈물 말했다.“육경섭... 형네 삼촌 쪽 사람은 아니겠죠?”최연준은 눈을 치켜 뜨고 말했다.“가능성이 없진 않지! 의심스러운 데가 한두 곳이 아니라서 쉽게 결론부터 지으면 안 돼.”지난번 강서연과 같이 온천 리조트에 갔을 적에 그녀가 해변에서 떠돌이 노숙자를 보고 놀라 했던 일이 떠올랐다.그 떠돌이가 구현수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최연준은 매서운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구현수가 살아 있으니, 일단 그 사람 우리가 먼저 찾아서 묶어둬야지. 명황산 일대에서 움직이다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잖아.”“그래요.”배경원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아랫사람들한테 소문내지 말고 비밀리에 최선을 다해 찾으라고 시켰어요.”최연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두 사람이 떠난 후, 혼자 남겨진 최연준은 조용히 앉아있는데 마음이 착잡했다. 그는 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64화

사진의 등장인물을 확인하는 순간 그는 크게 놀랐다.‘구현수?’육경섭은 고개를 번쩍 들어 최지한을 바라보며 믿기지 않는 눈빛을 했다.“뭐야? 설마 그 사람 본 적 있어?”육경섭은 얼굴빛 하나 변함 없이 사진을 내려놓았고 최지한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맡아서 치워줘야 할 사람이야.”최지한은 육경섭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제대로 보고 작업해야 돼. 실수 없이!”“무슨 뜻이죠?”육경섭의 인내심이 바닥날 정도로 최지한은 한참 이상하게 웃어 보이다가 목소리를 내리 깔고 말했다.“빙빙 돌리지 않을게. 바로 얘기하자면, 타킷은 최연준이야. 최씨 가문 셋째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사람! 할아버지가 어제 막 북미로 정계 요인들을 만나러 가셔서 집안이 비었네... 최적의 시기지. 우리가 손보기 가장 좋은.”육경섭은 미간을 찌푸렸다. 강서연의 남편이 최연준 최씨 가문 사람일 줄은 전혀 몰랐었다. 지난 몇 차례 만나본 정황상, 강서연은 최연준의 정체를 모르는 눈치였는데, 여전히 그를 엄청 아껴보였다. 최연준을 해치기라도 하면 아마 목숨 걸고 나설 위인으로 보였다. 여자가 무섭다라기 보단 하필 임우정 그녀의 절친인 게 마음에 걸렸다.육경섭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고 복잡해진 눈으로 최지한을 바라보았다. 한참 침묵하던 그는 거절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답했다.“큰 도련님. 이번 건은 어려워요. 심사숙고해 주시는 게 좋겠네요.”최지한은 무심히 손에 든 라이터를 껐다 켰다 하더니 시가 한 대를 태우고 나서 그를 향해 차갑게 웃었다.육경섭은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말했다.“이게 다 도련님을 위해서입니다. 최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 영감님의 총애를 받는다고 들었습니다. 중요한 인물이 갑자기 사라지는데 영감님이 설마 가만있으시겠어요. 끝까지 조사하고 그러시겠죠. 최씨 가문은 너무 막강해서 결국 저까지 찾아내겠죠... 제가 혼자 감당하긴 벅찬 일이라!”“그게 두려웠던 거네?”최지한의 얼굴에 기괴한 표정이 그려졌고 두 손을 들어 손바닥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65화

육경섭은 최지한을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할아버지의 의심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넌 내가 시키는 대로 저 사람을 치워주면 돼. 나머지는 걱정말고.”최지한은 육경섭의 눈을 주시하며 말했다. 목소리에 담긴 음침하고 괴상한 느낌은 그로 하여금 최지한이 영감님마저 제거할 수 있다는 생각에 확신을 갖게 해줬다.최지한은 구현수를 물러가게 한 뒤 토지 계획도를 꺼내들었고 오성의 중심부 지역의 황금땅을 그리며 말했다.“여기 이곳이 인파도 몰리고 시중심이라 금싸라기 땅이야. 일이 성사되면 관련 부서에 얘기해서 너한테 이 땅들을 건네줄게. 할만 하지?”육경섭은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최지한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육경섭, 야망이 있는 사람 아니었나? 일처리 충분히 독하고, 모질고, 깔끔하게 잘하잖아.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서 이렇게 부른 건데. 이번 일, 우리 모두한테 다 남는 장사일 텐데, 잘 따져봐!”육경섭은 손가락으로 펼쳐진 토지 계획도를 툭툭 치며 보았다. 땅이 크고 넓었으며 딱 봐도 앞으로 투자가치가 엄청나 보였다. 오성에서 이 땅을 금싸라기라고 하기에도 부족한 느낌이었다.‘허허, 최연준 목숨이 꽤나 큰 값하네!'육경섭은 가겹게 웃으며 눈을 들어 최지한을 보며 물었다.“큰 도련님, 그럼 최연준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최지한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확실치 않아 하며 대답했다.“맨체스터에 있다고 듣기는 했는데, 런던일 수도 있고. 아무튼 저번 비행기 사고 뒤로 외가 측에서 지켜주고 있다고 했는데.”“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저 보고 어떻게 없애라는 말인지?”최지한은 웃어 보이며 말했다.“위치는 네가 정확히 조사를 해야지! 아니면 내가 널 왜 불렀겠어.”육경섭은 고개를 끄덕이고 잔을 들어 와인을 단숨에 마셔버렸다.‘이 인간, 아직 최연준이 강주에 있는 것도 모르고, 결혼한 사실도 모르네.'...육경섭은 검은색 007 가방 하나 늘어서 강주로 돌아왔다. 그 안에는 스무 개 묶음으로 된 현찰이 가지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66화

그는 최연준처럼 잘난 체하는 남자도 이런 평범한 모습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대체 뭐가 잘못됐을까, 강서연이 최연준에게 진지하게 뭔가를 얘기할 때 키가 190cm 정도나 되는 최연준은 그녀 앞에서 마치 잘못을 저지른 초등학생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그 모습에 육경섭은 꽤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최연준이 강서연과 함께 있을 때는 가정적인 남편이었다. 그리고 아내를 무서워했고 돈도 벌어들이는 족족 아내에게 바치는 여느 남편과 다를 바 없이 집안에서 지위도 별로 없었다.많은 이의 존경을 받는 자리에는 관심이 없었고 아내 앞에서 굽신거리는 건 기꺼이 달갑게 받아들였다.가슴이 움찔한 육경섭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커피숍 문이 열려 있어 조금만 가까이 가도 두 부부의 대화가 정확하게 그의 귓가에 들렸다.“여보, 내 말대로 해요. 가격을 조금 더 낮춰야 한다니까요!”“우리가 재료도 얼마나 좋은 걸 쓰는데. 가격을 더 낮춰서는 안 돼.”“밑지면서 파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소 가격보다 조금 더 낮출 뿐인데요, 뭐. 박리다매하는 게 가장 나아요.”강서연이 고집을 꺾지 않았다.“이런 디저트 같은 건 당일에 채 팔지 못하면 저녁에 할인해서라도 팔아야 해요. 이튿날까지 그대로 뒀다가 팔지 못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그녀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던 최연준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어릴 적부터 최씨 가문에서 항상 보고 듣고 자란 장사 규칙인데 그가 모를 리가 있겠는가?하지만 강서연이 퇴근하고 가게까지 보려면 아침 일찍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데 그녀의 피와 땀으로 만든 음식을 싼값에 파는 게 마음이 아팠다.그가 전부 먹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싸게 팔고 싶지 않았다.“못 팔면 말지, 뭐.”최연준이 나지막이 말했다.“아무튼 난 쭉 가게에 있으니까 내가...”“현수 씨가 뭐요!”강서연이 펜으로 그의 머리를 톡 쳤다.“여보, 우린 장사하려고 가게를 열었어요. 현수 씨가 다 먹어버리면 장사는 어떻게 해요.”최연준이 피식 웃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67화

육경섭이 가볍게 웃으며 억울한 척했다.“여기 커피숍 아니에요? 제가 커피숍에서 뭘 하겠어요?”최연준은 그의 표정 하나라도 놓칠세라 자세히 살펴보았다. 지난번처럼 기세가 맹렬하진 않았지만, 그가 선의인지 악의인지는 쉽게 단정할 수 없었다.최연준은 돌아서서 강서연의 어깨를 잡으며 이곳은 그가 알아서 할 테니까 먼저 집에 가라고 했다.강서연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지만, 그의 뜻을 굽힐 수 없어 천천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강서연이 멀리 가고 나서야 최연준은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육경섭에게 말했다.“커피 디저트 세트라고 했죠? 제가 해줄게요.”“가능하겠어요?”“제가 여기 사장인데 당연히 가능하죠.”최연준이 카운터 뒤로 걸어갔다. 비록 움직임은 능숙해 보였지만, 도구들이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아주 요란했다. 그 바람에 육경섭은 평소에도 이렇게 요란한 건지, 아니면 일부러 소리를 내어 그를 내쫓는 건지 구별이 가질 않았다.잠시 후, 최연준이 나름 그럴듯하게 세팅하고 그의 앞에 가져다주었다.예쁜 레드벨벳 케이크와 고소한 향이 풍기는 따뜻한 라테 한잔이었고 쟁반 위에 작은 보라색 아이리스꽃으로 데코까지 했다.육경섭은 아이리스꽃을 잡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이 정도로 꼼꼼한 걸 보면 절대 당신 아이디어는 아니겠군요.”“그래요.”최연준이 손을 닦으며 덤덤하게 말했다.“이게 다 우리 와이프 아이디어이고 전 그저 와이프한테 배웠어요.”케이크를 한입 먹어보던 육경섭이 눈살을 찌푸렸다.“이거 설마 오늘 채 팔지 못한 나머지를 가져온 거 아니죠?”“당연히 아니죠.”최연준이 피식 웃었다.“그저께 팔다 남은 거예요.”말문이 막힌 육경섭은 그를 빤히 보다가 한참 후에야 억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사모님 솜씨 한번 맛봐야겠어요.”“아, 오해했어요.”최연준이 계속하여 무표정으로 말했다.“이것도 우리 와이프가 한 게 아니에요.”“아이참...”“그저께 어떤 손님이 레드벨벳 케이크를 주문하겠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서연이가 아직 배우지 못해서 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68화

그런데 이상한 건 구현수가 그 일대에서 증발이라도 한 듯 어디에도 행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 방한서는 강주로 달려와 이 소식을 최연준에게 전했다.“도련님, 저희가 오성을 전부 다 뒤졌는데도 구현수를 찾지 못했습니다.”최연준의 낯빛이 싸늘해졌다.‘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이 왜 갑자기 사라져!’하늘로 올라갔나 땅으로 들어갔나, 생사조차 알 길이 없어 최연준은 가장 나쁜 결과까지 생각하고 있었다.“오성에서 계속 찾아봐!”그가 이를 꽉 깨물었다.“작은삼촌이 나보다 한발 먼저 구현수를 찾은 게 아닌가 싶어. 정말 그렇다면 몰래 뒤에서 손을 쓸지도 몰라.”“도련님, 그럼 어떻게...”방한서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두 눈을 크게 떴다.“이쪽은 신경 쓸 필요 없어.”최연준이 싸늘하게 분부했다.“문제는 서연이야... 믿을만한 애들을 몇몇 불러서 출퇴근길을 지켜보라고 해. 서연이한테 절대 무슨 일이 있어서는 안 돼!”“알겠습니다!”말을 마친 최연준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했다.최진혁이든 최지한이든, 아니면 최씨 가문의 기타 꿈틀대는 세력이든 그들과 정면으로 맞서도 두려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그와 강서연은 노출된 곳에 있었고 그들은 뒤에 몰래 숨어있었다. 최연준을 건드릴 수 없다면 무조건 목표를 강서연 쪽으로 돌릴 것이다...최연준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이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여보!”그때 커피숍 밖에서 강서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한서는 최연준과 눈빛을 주고받은 후 모자를 꾹 눌러쓰고 재빨리 뛰쳐나갔다.그가 옆을 스쳐 지나갈 때 그의 움직임이 수상하다고 생각한 강서연이 자세히 살펴보려는데 최연준이 마침 안에서 걸어 나왔다.“퇴근했어?”“네!”강서연은 눈빛을 거두어들이고 그의 팔짱을 낀 채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가게 안에는 손님이라곤 없이 텅텅 비었다. 지금 마침 퇴근 후의 여유 시간이라 가게 안에 손님들로 붐벼야 할 때다. 커피콩이 담긴 통이 진열장에 가지런히 놓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69화

댓글을 보던 최연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새로 선 가게는 일반적으로 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기 어렵다. 그렇다면 유일한 가능성은 강서연의 말대로 누군가 뒤에서 못된 장난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이 댓글들은 댓글 알바를 찾아서 악의적으로 남긴 댓글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최연준도 육경섭을 의심해봤지만 머릿속에 잠깐 스쳐 지나갔다가 이내 부정했다. 육경섭의 성격과 지위라면 절대 이런 유치한 방법을 쓰진 않았을 것이다.게다가 이 방법은 여자들끼리의 다툼 같았다. 만약 육경섭이 그와 맞서고 싶다면 대놓고 선전 포고를 해도 되었다.그리고 경쟁 상대의 짓인 것 같지도 않았다. 이 근처에 커피숍이 많긴 하지만 가게마다 그 집만의 특색이 있고 고정된 고객층도 있어 서로 다툼 없이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하여 댓글 알바까지 구한 걸 보면 목표가 강서연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최연준의 의심은 점점 확신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걱정 어린 아내의 표정을 본 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책임을 자신에게로 돌렸다.“당신 분석이 맞아. 예전에 나한테 앙심을 품은 사람이 많거든. 그래서 누가 복수하는지도 모르겠어.”그의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여보, 쓸모없는 남편이라서 미안해. 또 당신을 신경 쓰게 만들었네.”“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강서연이 그를 진지하게 쳐다보며 그의 두 볼을 어루만졌다. 그녀는 누군가 자기 남편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욕하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설령 그가 스스로 말한다고 해도 안 되었다.“우리 남편은 세상에서 가장 능력 있는 남자예요. 문제가 생기면 과거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함께 방법을 생각해서 해결해야죠. 내 말이 맞죠?”“하지만 내 과거는 우리를 평생 따라다니는 그림자가 될 수 있어.”“따라다니면 뭐요?”강서연이 히죽 웃었다.“그림자든 폭풍이든 난 현수 씨 아내예요. 모든 걸 현수 씨랑 함께 이겨나갈 수 있어요. 현수 씨랑 결혼한 그 날부터 바로 준비를 마쳤는걸요?”“정말이야?”최연준의 눈빛이 반짝였다.“어이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제170화

애간장을 태우는 강서연과 달리 최연준은 이 상황이 더 좋았다.그는 커피를 내리고 손님에게 깍듯이 대하는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그녀와 단둘이 가게에 있고 싶었다.하지만 강서연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유찬혁에게 알아보라고 했다. 알아본 결과 역시 그의 예상대로였다.“형, 뉴미디어 회사 여러 군데 물어보니까 바로 데이터를 보여주더라고요. 보니까 전부 강진 그룹의 댓글 알바였어요.”“흥, 역시 강유빈의 짓이었구나?”“아무튼 댓글 알바비를 입금한 계좌는 강진 그룹의 재무 계좌였어요.”강씨 가문에 강유빈 말고 이런 생각 없는 짓을 벌일 사람이 또 누가 있겠는가?최연준이 미간을 어루만졌다.그는 강씨 가문은 상대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고 강씨 가문도 그를 이길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걱정되는 건 강서연이었다...“연준 형.”유찬혁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강씨 가문을 해결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그 사람이 했던 방법으로 그대로 하면 돼요.”최연준은 아무 말 없이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가게에 여전히 손님이 없어 강서연은 그에게 혼자 가게를 볼 테니까 집에 가서 쉬라고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문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다들 봤죠? 이 집이 바로 제 동생네 가게예요!”강서연은 마음이 움찔했다. 날카롭고 조롱 섞인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강유빈이었다.“큰아가씨, 여기 지금 대중 평론이 엄청 안 좋아요. 제가 인터넷에서 봤어요.”“맞아요. 우리 오늘 여기서 커피를 마셔요?”“마시면 어때요?”강유빈이 피식 웃었다.“뭐라 해도 제 동생 가게인데 많이 좀 도와줘요. 과거에 감방까지 갔다 온 남편이 개과천선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우리 둘째 아가씨는 더 쉽지 않죠. 맨날 그런 남자를 감싸고 도니까요!”몇몇 동료들이 입을 가리고 키득키득 웃었다.가게 안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은 강서연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 커피 머신을 씻고 남은 더러운 물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1
Read more
PREV
1
...
1516171819
...
165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