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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훤칠한 비율의 소유자가 그의 눈에 들어오자, 육경섭은 저도 모르게 휠체어 손잡이를 세게 잡았다.

“임우정은 왜 데리고 왔어요?”

최연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방금까지 오해가 있으면 담아두지 말고 해결해야 한다면서요.”

“그건 당신한테 하는 말이었고!”

육경섭이 노려보며 말했고 최연준은 쓴웃음을 짓고서는 강서연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면서 손짓했다.

임우정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그에게 다가왔다.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지난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안색이 어두워진 육경섭이 바로 등을 돌리려 했고, 휠체어를 움직이다가 엉겁결에 목걸이가 환자복 위로 드러났다.

임우정은 뜨끔했다. 그녀의 목에 똑같은 목걸이가 걸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세히 말해 목걸이가 아니라 그냥 목걸이 줄에 반지를 걸어놓은 것이었다. 반지도 비싸 보이지 않았고 목걸이 줄도 색이 다 바래져 검게 변했다.

임우정은 본인이 우격다짐으로 육경섭한테 선물했던 목걸이라 기억에 남았다.

16살이 되던 해, 학교 앞 편의점에서 3일 동안이나 굶어가며 모은 돈으로 반지 한 쌍을 골랐다. 설렘이란 감정을 알기 시작한 임우정에 비해 그는 너무나 숙맥이었다. 그녀를 좋아하면서도 표현 방법이 서툴러 괴롭히기 일쑤였다.

임우정이 화가나 울기 직전이었어도 꿋꿋이 반지를 그의 손에 쥐어 줬었다.

“이게 뭐야?”

그가 얼굴이 빨개지며 물었다.

“그게... 이제는 괴롭히지 말고 나한테 잘하라고!”

“쳇, 이게 무슨 반지야, 은도 아니고 그냥 쇠고리네!”

“육경섭, 갖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

“안 가진다고는 안 했어, 없기보다는 낫지! 그... 임우정!”

속으로 좋아서 날뛸 것 같아도 말은 달랐다.

“네가 산 반지 너무 별로라 내가 이제 큰돈 벌게 되면, 다이아몬드가 박힌 진짜 반지 사줄게!”

...

임우정은 천천히 쇄골 쪽을 만지며 바지를 손에 꼭 쥐었다.

그의 부와 명예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많아졌지만, 그때의 약속을 잊은 것은 아닐까?

육경섭은 두 손을 꼭 잡은 채 그녀를 등지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육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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