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691 - 챕터 700

1602 챕터

제691화

“카드요? 무슨 카드죠?”설연홍이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주술교라고 알고 있지?”블랙지존이 물었다.“그럼요. 주술교는 천하제일의 사파이고 세력이 아주 막강하잖아요. 중주의 천하회와 역외 검종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이고 이름만 들어도 두려움에 떨게 하는 존재죠.”설연홍이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주술교는 아주 미스터리한 종파이다. 제자가 그리 많진 않지만 저마다 주술에 능했고 또한 무도 조예도 깊었다.괴이한 수단으로 소리소문없이 살인을 저지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주술교는 자연스레 천하제일 사파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사실 나도 예전에는 주술교 소속이었어.”블랙지존이 감탄하며 말했다.“비록 최고의 천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난사람이었고 앞날도 창창했어. 그런데 후에 잘못을 저지른 탓에 아쉽게도 주술교에서 쫓겨났지.”“사부님은 주술교로 다시 돌아가고 싶으세요?”설연홍이 떠보듯 물었다.“돌아가고는 싶지.”블랙지존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같은 사람에게 있어서 주술교는 그야말로 자나 깨나 바라는 성지야. 거기엔 신기한 기술들이 아주 많고 고수도 넘쳐나. 주술교에 들어가서 수련한다면 놀라운 속도로 실력을 향상할 수 있어.”“사부님의 뜻은 이미 방법이 있다는 말씀인가요?”설연홍이 두 눈을 가늘게 떴다.“역시 넌 참 똑똑하단 말이지.”블랙지존이 씩 웃었다.“주술교로 돌아가는 방법은 황동해와 연관이 있어. 황동해의 아내가 누군지 알아?”“누군데요?”설연홍은 흠칫하며 물었다.“주술교의 성녀 연화정이야.”블랙지존이 또박또박 말했다.“성녀 연화정요?”설연홍의 눈빛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주술교 성녀는 교주의 후계자이자 주술교 내에서 만인이 우러러보는 존재다. 교주는 대부분 시간 두문불출하면서 수련에 임하기에 세속의 잡다한 일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하여 크고 작은 일은 모두 성녀가 직접 관리한다.“잠깐만요.”그때 설연홍은 문득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말했다.“사부님, 주술교 성녀는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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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으악...”블랙지존은 순간 넋을 잃었다.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가슴팍에 꽂힌 비수와 미소 짓고 있는 설연홍을 번갈아 보았다. 그의 창백한 얼굴에 충격과 경악, 그리고 의문이 가득했다.너무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이라 비수가 가슴팍에 꽂힌 후에도 블랙지존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왜... 대체 왜?”블랙지존은 이 상황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가장 사랑하는 제자가 직접 그를 죽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중상을 입어서 실력이 대폭 줄어든 데다가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오늘이야말로 사부님을 죽일 가장 좋은 기회죠.”설연홍이 웃으며 말했다.“아 참, 칼에 십향연근제를 발랐어요. 지금의 사부님은 그저 죽기만을 기다리는 양일 뿐이에요.”“내가 너에게 못 해준 것도 없는데 왜 날 배신해? 내가 잘못한 거라도 있어?”블랙지존이 몸을 부르르 떨었고 입가에서 피가 흘러내렸다.“사부님은 저에게 못 해준 게 없어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잘해주셨죠. 하지만 그래도 죽어야 해요.”설연홍이 직설적으로 말했다.“왜? 대체 왜?”블랙지존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설연홍의 손을 덥석 잡더니 시뻘게진 두 눈으로 소리를 질렀다.“난 널 딸이라 생각하고 키웠어. 그 어떤 제자도 너처럼 대우를 받지 못했는데 대체 왜 이러는 거야?”설연홍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냉랭하게 말했다.“왜냐고요? 그럼 그 이유를 말해줄게요. 당신이 우리 부모님을 살해했잖아요.”그 말에 블랙지존은 온몸이 굳어버렸고 눈빛에 경악이 담겨 있었다.“왜 아무 말이 없어요?”설연홍이 싸늘하게 말했다.“15년 전 섣달그믐날 밤에 당신은 한 무리 사람들을 데리고 설씨 가문에 쳐들어와서는 학살을 벌였어요. 우리 아버지는 당신 손에 죽었고 어머니는 능욕을 당하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죠. 난 내 가족들이 짐승만도 못한 당신들 손에 죽는 걸 직접 봤어요. 그 끔찍한 장면을 난 지금까지 한순간도 잊지 않았고 잊히지도 않아요. 15년 동안 당신을 죽일 기회만을 노리면서 꾹꾹 참아왔어요. 하지만 당신 실력이 뛰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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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해 넌 고작 6살이었고 게다가 잠들어 있었어.”블랙지존은 미친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내가 자는 척하지 않았더라면 죽였을 거잖아요.”설연홍이 말했다.“너!”블랙지존은 말을 잇지 못했다. 뛰어난 명성을 지닌 그가 여섯 살짜리 꼬마에게 당했을 줄은 정말 몰랐다.“이젠 진실을 다 알았으니 그만 죽어줘야겠어요.”설연홍이 다시 한번 미소를 지어 보였다.“잠깐! 넌 날 죽여선 안 돼.”블랙지존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네 몸속에 독충이 있다는 거 잊지 마. 내가 죽으면 너도 죽어.”제자를 들일 때마다 그는 제자에게 독충을 먹였다. 하나는 통제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배신을 막기 위해서였다. 눈앞의 이 상황이 가장 좋은 예다.“독충? 이걸 말하는 거예요?”설연홍은 피식 코웃음을 치더니 투명한 유리병을 꺼냈다. 유리병 안에 빨간 지네 한 마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너... 이거 어떻게 뺐어?”블랙지존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의 독충은 본체와 연결되어 있어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주술교의 장로가 직접 나서면 모를까...“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어떤 명의님께 부탁하여 독충을 미리 제거했죠. 아직 할 얘기 더 남았어요?”설연홍은 손에 힘을 주어 지네가 담긴 유리병을 깨뜨렸다.“연홍아, 이 사부를 한 번만 살려줘. 그러면 내가 평생 수련했던 모든 걸 너에게 가르쳐줄게.”당황한 블랙지존은 애걸복걸 빌기 시작했다. 지금의 그는 십향연근제의 약효로 진기를 쓸 수 없었고 할 수 있는 거라곤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필요 없어요. 내가 성녀를 찾아서 주술교에 들어가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얻을 수 있어요.”설연홍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연홍아, 지금 날 죽인다고 해도 네 부모님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해. 오랜 원수를 갚으려다가 새 원수가 생기겠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얼른 칼을 버려. 이 사부를 살려준다면 네 영혼도 구원받을 거야.”블랙지존은 생각나는 말이란 말은 다 내뱉으며 살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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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눈이 점점 더 펑펑 쏟아졌고 밤도 깊어져 갔다.그 시각 조씨 가문 회의실.조군수 일행은 문 앞에 공손하게 서서 기다리면서 가끔 회의실 안의 상황을 힐끔거렸다.회의실에서 황동해와 유진우가 낮은 목소리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30분 전 황동해는 다른 사람을 물리고 유진우만 남겼는데 지금까지 안에서 나오질 않고 있다.“진우 씨, 일의 자초지종은 대충 이러합니다. 제가 이름을 숨기고 살았던 건 은아가 다치지 않게 원수를 피하기 위해서예요.”황동해는 마치 속마음을 나누듯 오랫동안 꾹꾹 참아왔던 말을 전부 다 털어놓았다.“은아의 어머니가 주술교의 성녀님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유진우도 여간 놀란 게 아니었다.주술교는 천하제일의 사파이다. 고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강자도 수없이 배출했다. 주술교에서 성녀는 만인이 우러러보는 존재다.유진우는 예전부터 황은아의 몸속에 왜 보호 봉인이 있는지 의문이었는데 황은아의 어머니가 주술교 성녀라는 소리를 듣고 나니 모든 의문점이 한꺼번에 해결되었다.“성녀라는 자리가 듣기에는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기본적인 자유도 없어요. 전 은아가 자기 어머니의 길을 걷는 걸 원치 않아요.”황동해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그나저나 이 비밀을 왜 저에게 얘기해주시는 거죠?”유진우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주술교 성녀라는 신분은 절대 일반적인 신분이 아니기에 웬만한 사람은 알 자격도 없다.“예전에는 비밀이었지만 이젠 숨기려야 숨길 수가 없어요.”황동해가 고개를 내저었다.“제가 손을 쓴 그 순간부터 정체가 드러났고 주술교 쪽에서도 곧 움직임이 있을 겁니다.”곳곳에 주술교의 제자들이 분포되어 있다. 전에 도망갔던 블랙지존도 주술교 제자 중 한 명이었다.“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뭡니까?”유진우가 물었다.“오랜 시간 도망쳤으니 이젠 마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어떤 일은 언젠가는 마무리 지어야 하잖아요.”황동해의 얼굴에 복잡한 기색이 역력했다.“제가 지금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건 은아예요. 무리한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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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두 사람이 하도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었기에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건 당연했다.“별 얘기 안 했어요. 아저씨가 저더러 은아를 잘 챙겨달라고 하더라고요.”유진우가 대답했다.“고작 그 얘기밖에 안 했다고?”조군해는 별로 믿지 않는 눈치였다.“안 그러면요?”유진우가 어깨를 들먹였다. 한 사람의 안위가 달린 문제이기에 황은아가 성녀의 딸이라는 사실을 쉽게 발설해서는 안 되었다.“됐어요. 다른 일은 잠시 제쳐두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블랙지존을 잡는 거예요. 블랙지존이 살아있는 한 조씨 가문은 편히 지내지 못해요.”조군수가 화제를 돌렸다.“둘째가 애들 데리고 쫓아가긴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조군해의 얼굴에 근심이 어렸다.블랙지존이 중상을 입긴 했지만 무도 마스터라 상대를 제압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족장님...”그때 조씨 가문 집사가 갑자기 회의실 안으로 헐레벌떡 뛰어왔는데 손에는 네모난 선물 박스를 들고 있었다.“무슨 일이야?”조군수가 고개를 돌렸다.“방금 어떤 사람이 선물을 보내왔는데 유진우 씨에게 드리라고 했습니다.”집사가 말했다.“저요?”유진우가 의아해했다.“뭔데요?”“그건 저도 몰라요. 그냥 깜짝 선물이라고만 했어요.”집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깜짝 선물? 뭔지 열어봐야겠어요.”유진우는 웃으며 선물 박스를 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사람들의 낯빛이 급변했다. 선물 박스에 담겨 있는 건 다름 아닌 피로 흥건한 사람 머리였는데 바로 블랙지존이었다....그 시각 선우 저택.선우희재가 홀로 서재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데 구석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물방울 가면을 쓴 한 여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무슨 일이야?”선우희재는 고개를 들지 않았고 시선은 여전히 바둑판에 향해 있었다.“주인님,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블랙지존이 죽었답니다. 그리고 조씨 가문의 보물 지도도 손에 넣지 못했고요.”가면을 쓴 여자가 낮은 목소리로 보고를 올렸다.“뭐?”선우희재가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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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이씨 그룹 회장 사무실.커다란 통유리 앞에서 흩날리는 눈꽃을 내다보고 있는 이청아의 눈빛이 어딘가 허전해 보였다.오늘 밤 수많은 집의 등불이 환하게 밝아있지만 그녀는 쓸쓸하게 혼자 사무실에 있었다.어제 어머니는 남동생의 유골과 함께 돌아갔고 그녀는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계속 서울에 남았다. 한편으로는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가족들에게 이현의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어쨌거나 진범이 잡히기 전까지 유진우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다.따르릉...한창 정신이 딴 데 팔린 그때 전화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이청아가 휴대 전화를 꺼내 확인해 보니 이씨 가문의 족장 이세훈의 전화였다.“여보세요? 큰할아버지, 무슨 일로 전화주셨어요?”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청아야, 너 올해 집에 가지 않고 계속 회사에 남아서 야근하고 있다고 네 할아버지가 그러던데?”이세훈이 걱정스럽게 물었다.“회사에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여기 남는 게 더 편해서요.”이청아가 웃으며 말했다.“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적당히 쉬어가면서 해. 안 그러면 몸이 망가져.”“명심할게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아 참, 너와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어서 전화했어.”“말씀하세요, 큰할아버지.”“나도 이젠 나이가 들어서 뜻대로 움직이기 어려워. 그래서 말인데,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씨 가문의 족장 자리를 너에게 맡기려고 해.”이세훈이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네? 저더러 족장 직을 맡으라고요?”화들짝 놀란 이청아는 거절하기에 바빴다.“큰할아버지, 그건 절대 안 돼요. 어린 제가 어찌 족장 자리에 앉을 수 있겠어요?”“너의 능력과 재능을 난 다 지켜봤어. 족장이 되어서 이씨 가문을 통제할 자격이 충분히 있어.”이세훈이 진지하게 말했다.“전 조씨 가문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많은 사람들의 신망을 얻는 건 어려워요. 그리고 훌륭한 자제들도 많은데 아무리 줄을 서도 제 차례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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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하하... 약속했으니 됐어.”이세훈은 저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었다.“내일 아침에 가족회의를 열어서 네가 이씨 가문의 새로운 족장이라고 발표할 거야.”전화를 끊은 후에도 이청아는 어안이 벙벙하기만 했다.기쁜 일이 너무도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이청아는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씨 가문의 족장이 되었고 지위가 수직으로 상승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녀가 뛰어난 능력을 지닌 건 사실이지만 아직 가문 전체를 관리할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일어설 기회인 건 분명했다.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놓쳐선 안 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한번 해봐야지....이튿날 이른 아침, 펑펑 내리던 함박눈이 멈췄고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유진우가 염룡파에 돌아오자마자 홍길수가 흥분한 얼굴로 맞이했다.“보스, 기쁜 일이 있어요.”“뭔데? 와이프가 애를 낳았어?”유진우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것보다 더 기쁜 일이에요.”“혹시 쌍둥이야?”“보스, 상상의 나래를 좀 펼치면 안 돼요?”“상상의 나래? 음... 알겠다. 네 와이프 배 속의 아이가 네 아이가 아니구나?”“참 나...”홍길수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뭐라 대꾸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점점 더 막장이 되어가는데?”“보스, 그냥 알려줄게요. 이현을 죽인 진범을 드디어 찾았어요.”홍길수는 더는 뜸 들이지 않았다. 더 끌었다간 와이프가 다른 남자와 바람이라도 난 줄 알겠다.“진범? 어디 있어?”유진우의 눈빛이 굳어지더니 바로 진지해졌다.“제가 심하게 쥐어팬 바람에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배후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 이미 자백했어요.”홍길수가 말했다.“누군데?”유진우가 캐물었다.“이씨 그룹의 부회장 박호철이었어요.”홍길수가 진지하게 대답했다.“박호철?”참으로 의외의 인물이었다.“그 사람이라고?”“진범의 진술에 따르면 박호철은 이청아 회장님을 끌어내리려 했지만 보스가 두려워서 직접 나서진 못하고 이간질 작전을 쓴 것 같아요. 보스와 청아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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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화려한 불빛이 반짝이는 어느 한 클럽의 VIP 룸.사장인 박호철은 안경을 쓴 한 민머리 남자를 정성스럽게 대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예쁘장한 아가씨들이 교태를 부리면서 아양을 떨고 있었다. 이보다 더 완벽한 대접은 없을 것이다.“강 집사님, 이렇게 친히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건 저의 마음이니 부디 받아주세요.”박호철은 수표 한 장을 꺼내 민머리 남자의 테이블 앞에 내려놓았다. 민머리 강 집사는 수표를 힐끗 보고는 더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하여 옆에 있는 아가씨와 러브샷 하며 즐겼다.“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선물을 드린다는 걸 깜빡했네요.”그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린 박호철은 옆에서 선물 박스를 꺼내 두 손으로 그에게 건넸다. 박스를 열어보니 금으로 만든 소가 놓여있었는데 딱 봐도 몇 킬로그램은 돼 보였다. 적어도 이삼억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하하... 부회장, 뭘 이런 것까지 준비했어? 우리 사이에 이런 귀한 선물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나?”금을 보자마자 강 집사의 안색이 환해졌고 골든 소와 수표를 자연스럽게 받았다.“강 집사님께서 저 먼 중주에서부터 힘들게 오셨는데 이 정도 선물은 당연히 드려야죠.”박호철은 웃는 낯으로 대했지만 속으로는 욕설을 퍼부었다.‘여우 같은 영감탱이, 욕심이 점점 더 과해진다니까.’하지만 부탁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손해를 보고도 뭐라고 하소연할 수가 없었다.“강 집사님, 이번에 오시면서 그것도 가져오셨죠?”박호철이 떠보듯 물었다.“걱정하지 마. 한두 번도 아니고 당연히 잊지 않았지.”그러고는 주머니에서 자색 약병을 꺼내 박호철에게 건넸다. 박호철의 두 눈이 번쩍 뜨이면서 손을 내밀어 받으려는데 강 집사가 뒤로 빼며 귀띔했다.“부회장, 이거 엄청 귀한 거야. 일 년에 이 한 병밖에 없다고. 그 집 할머니가 이 영약으로 목숨을 부지한댔지?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돼. 내 말 명심해.”“네네, 이 약을 제 목숨보다도 중히 여기는걸요?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게요.”박호철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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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허! 개 같은 자식.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전혀 뉘우칠 생각이 없구나?”홍길수가 노발대발하며 손을 쓰려던 그때 유진우가 말렸다.“이 일이 이씨 가문과 연관이 있단 말이야?”“왜? 인제야 두려워?”박호철이 코웃음을 쳤다.“인제라도 두려워하면 됐어. 날 건드리는 건 이씨 가문을 건드리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지금 당장 꺼져!”“한 번만 기회를 줄게. 자초지종을 전부 설명하고 죄를 인정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유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개소리 집어치워!”박호철이 두 눈을 부릅떴다.“당신이 염룡파 보스라고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이씨 가문 앞에서 그깟 조직이 무슨 대수야? 당신들을 없애는 건 일도 아니야.”“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입을 열지 않을 생각이구나? 여봐라, 일단 저놈의 한쪽 손부터 잘라.”유진우는 더는 그와 쓸데없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알겠습니다.”홍길수가 섬뜩한 웃음을 짓더니 두 부하에게 박호철을 테이블에 눌러놓으라고 명령했다.“잠깐! 경고하는데 함부로 하지 마.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이씨 가문에서 당신들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당황한 박호철이 미친 듯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계속 큰소리 쳐봐. 네가 언제까지 큰소리치는지 두고 볼 테니까.”홍길수는 칼을 들자마자 박호철의 손목을 가차 없이 잘라버렸다.“으악!”시뻘건 피가 사방에 튀었고 처참한 비명이 룸 전체를 가득 채웠다.“당... 당신들...”박호철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었고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유진우가 진짜로 손을 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씨 가문의 복수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단 말인가?“아직도 말 안 해? 나머지 한쪽도 잘라버려.”유진우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네!”홍길수는 두말없이 칼을 들고 자르려 했다.“강 집사님, 저 좀 살려주세요.”겁에 질린 박호철이 소리를 질렀다.“멈춰!”그때 옆에서 줄곧 방관하던 강 집사가 드디어 일어났다.“넌 또 어디서 튀어나온 놈이야? 경고하는데 쓸데없이 오지랖 부리지 마.”홍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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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너무 시끄럽네.”유진우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얼굴로 강 집사를 발로 걷어찼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거친 동작이었다.“뭐야?”그 모습에 홍길수 일행은 넋이 나갔다. 박호철도 고통을 잊어버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유진우가 이토록 잔인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시끄러워서 거슬린다고 바로 손을 썼다. 상대는 아무나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강씨 가문의 집사이자 중주의 거물이다.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게 상대의 생사를 결정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강 집사가 강씨 가문의 체면을 대표한다는 것이다. 강 집사를 때렸다는 건 강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거나 마찬가지다.이 자식 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런 걸까? 죽으려고 환장했나?“너... 너... 감히 강 집사님을 다치게 했어? 자신이 죽을죄를 지었다는 걸 알기나 해?”놀라면서도 겁에 질린 박호철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강씨 가문의 개일 뿐인데 죽을죄는 무슨.”유진우가 시선을 옮기고 냉랭하게 말했다.“문제는 너야.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곧 큰 화를 입게 될 거야.”유진우의 싸늘한 눈빛과 마주친 순간 박호철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엄청난 공포감이 그를 덮쳤다.박호철도 이젠 드디어 겁을 먹기 시작했다. 강 집사마저 서슴없이 때리는 이 녀석은 분명 미친 게 틀림없다.“말 안 해? 그럼 손발을 전부 다 잘라버려.”유진우가 다시 한번 명을 내렸다.“네.”홍길수가 섬뜩하게 웃으며 칼을 들고 자르려 했다.“잠깐! 말할게...”혼비백산한 박호철이 바로 깨갱거렸다.쾅!칼로 내리치자 그의 나머지 한쪽 손이 결국 잘려 나가고 말았다.순간 멍해진 박호철이 고개를 들자 복수해서 고소해하는 홍길수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너 이 X자식!”박호철이 뭐라 얘기하려던 그때 엄청난 고통이 밀려오더니 눈앞에 캄캄해지면서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죽지 않게 대충 싸매서 이씨 그룹으로 데려가.”유진우가 명을 내렸다.“알겠습니다.”두 부하는 재빨리 박호철을 끌고 가면서 잘린 두 손도 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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