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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해 넌 고작 6살이었고 게다가 잠들어 있었어.”

블랙지존은 미친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자는 척하지 않았더라면 죽였을 거잖아요.”

설연홍이 말했다.

“너!”

블랙지존은 말을 잇지 못했다. 뛰어난 명성을 지닌 그가 여섯 살짜리 꼬마에게 당했을 줄은 정말 몰랐다.

“이젠 진실을 다 알았으니 그만 죽어줘야겠어요.”

설연홍이 다시 한번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잠깐! 넌 날 죽여선 안 돼.”

블랙지존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네 몸속에 독충이 있다는 거 잊지 마. 내가 죽으면 너도 죽어.”

제자를 들일 때마다 그는 제자에게 독충을 먹였다. 하나는 통제하기 위해서였고 다른 하나는 배신을 막기 위해서였다. 눈앞의 이 상황이 가장 좋은 예다.

“독충? 이걸 말하는 거예요?”

설연홍은 피식 코웃음을 치더니 투명한 유리병을 꺼냈다. 유리병 안에 빨간 지네 한 마리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너... 이거 어떻게 뺐어?”

블랙지존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의 독충은 본체와 연결되어 있어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주술교의 장로가 직접 나서면 모를까...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어떤 명의님께 부탁하여 독충을 미리 제거했죠. 아직 할 얘기 더 남았어요?”

설연홍은 손에 힘을 주어 지네가 담긴 유리병을 깨뜨렸다.

“연홍아, 이 사부를 한 번만 살려줘. 그러면 내가 평생 수련했던 모든 걸 너에게 가르쳐줄게.”

당황한 블랙지존은 애걸복걸 빌기 시작했다. 지금의 그는 십향연근제의 약효로 진기를 쓸 수 없었고 할 수 있는 거라곤 죽기만을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필요 없어요. 내가 성녀를 찾아서 주술교에 들어가면 원하는 건 뭐든지 다 얻을 수 있어요.”

설연홍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연홍아, 지금 날 죽인다고 해도 네 부모님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못해. 오랜 원수를 갚으려다가 새 원수가 생기겠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얼른 칼을 버려. 이 사부를 살려준다면 네 영혼도 구원받을 거야.”

블랙지존은 생각나는 말이란 말은 다 내뱉으며 살기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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