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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두 사람이 하도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었기에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건 당연했다.

“별 얘기 안 했어요. 아저씨가 저더러 은아를 잘 챙겨달라고 하더라고요.”

유진우가 대답했다.

“고작 그 얘기밖에 안 했다고?”

조군해는 별로 믿지 않는 눈치였다.

“안 그러면요?”

유진우가 어깨를 들먹였다. 한 사람의 안위가 달린 문제이기에 황은아가 성녀의 딸이라는 사실을 쉽게 발설해서는 안 되었다.

“됐어요. 다른 일은 잠시 제쳐두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블랙지존을 잡는 거예요. 블랙지존이 살아있는 한 조씨 가문은 편히 지내지 못해요.”

조군수가 화제를 돌렸다.

“둘째가 애들 데리고 쫓아가긴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

조군해의 얼굴에 근심이 어렸다.

블랙지존이 중상을 입긴 했지만 무도 마스터라 상대를 제압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족장님...”

그때 조씨 가문 집사가 갑자기 회의실 안으로 헐레벌떡 뛰어왔는데 손에는 네모난 선물 박스를 들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조군수가 고개를 돌렸다.

“방금 어떤 사람이 선물을 보내왔는데 유진우 씨에게 드리라고 했습니다.”

집사가 말했다.

“저요?”

유진우가 의아해했다.

“뭔데요?”

“그건 저도 몰라요. 그냥 깜짝 선물이라고만 했어요.”

집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깜짝 선물? 뭔지 열어봐야겠어요.”

유진우는 웃으며 선물 박스를 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사람들의 낯빛이 급변했다. 선물 박스에 담겨 있는 건 다름 아닌 피로 흥건한 사람 머리였는데 바로 블랙지존이었다.

...

그 시각 선우 저택.

선우희재가 홀로 서재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데 구석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물방울 가면을 쓴 한 여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무슨 일이야?”

선우희재는 고개를 들지 않았고 시선은 여전히 바둑판에 향해 있었다.

“주인님,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블랙지존이 죽었답니다. 그리고 조씨 가문의 보물 지도도 손에 넣지 못했고요.”

가면을 쓴 여자가 낮은 목소리로 보고를 올렸다.

“뭐?”

선우희재가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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