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94화

Author: 강로이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1-20 18:00:00
눈이 점점 더 펑펑 쏟아졌고 밤도 깊어져 갔다.

그 시각 조씨 가문 회의실.

조군수 일행은 문 앞에 공손하게 서서 기다리면서 가끔 회의실 안의 상황을 힐끔거렸다.

회의실에서 황동해와 유진우가 낮은 목소리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30분 전 황동해는 다른 사람을 물리고 유진우만 남겼는데 지금까지 안에서 나오질 않고 있다.

“진우 씨, 일의 자초지종은 대충 이러합니다. 제가 이름을 숨기고 살았던 건 은아가 다치지 않게 원수를 피하기 위해서예요.”

황동해는 마치 속마음을 나누듯 오랫동안 꾹꾹 참아왔던 말을 전부 다 털어놓았다.

“은아의 어머니가 주술교의 성녀님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

유진우도 여간 놀란 게 아니었다.

주술교는 천하제일의 사파이다. 고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강자도 수없이 배출했다. 주술교에서 성녀는 만인이 우러러보는 존재다.

유진우는 예전부터 황은아의 몸속에 왜 보호 봉인이 있는지 의문이었는데 황은아의 어머니가 주술교 성녀라는 소리를 듣고 나니 모든 의문점이 한꺼번에 해결되었다.

“성녀라는 자리가 듣기에는 거창한 것 같지만 사실 기본적인 자유도 없어요. 전 은아가 자기 어머니의 길을 걷는 걸 원치 않아요.”

황동해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나저나 이 비밀을 왜 저에게 얘기해주시는 거죠?”

유진우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주술교 성녀라는 신분은 절대 일반적인 신분이 아니기에 웬만한 사람은 알 자격도 없다.

“예전에는 비밀이었지만 이젠 숨기려야 숨길 수가 없어요.”

황동해가 고개를 내저었다.

“제가 손을 쓴 그 순간부터 정체가 드러났고 주술교 쪽에서도 곧 움직임이 있을 겁니다.”

곳곳에 주술교의 제자들이 분포되어 있다. 전에 도망갔던 블랙지존도 주술교 제자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뭡니까?”

유진우가 물었다.

“오랜 시간 도망쳤으니 이젠 마주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어떤 일은 언젠가는 마무리 지어야 하잖아요.”

황동해의 얼굴에 복잡한 기색이 역력했다.

“제가 지금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건 은아예요. 무리한 부탁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695화

    두 사람이 하도 오랜 시간 얘기를 나누었기에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발한 건 당연했다.“별 얘기 안 했어요. 아저씨가 저더러 은아를 잘 챙겨달라고 하더라고요.”유진우가 대답했다.“고작 그 얘기밖에 안 했다고?”조군해는 별로 믿지 않는 눈치였다.“안 그러면요?”유진우가 어깨를 들먹였다. 한 사람의 안위가 달린 문제이기에 황은아가 성녀의 딸이라는 사실을 쉽게 발설해서는 안 되었다.“됐어요. 다른 일은 잠시 제쳐두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블랙지존을 잡는 거예요. 블랙지존이 살아있는 한 조씨 가문은 편히 지내지 못해요.”조군수가 화제를 돌렸다.“둘째가 애들 데리고 쫓아가긴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조군해의 얼굴에 근심이 어렸다.블랙지존이 중상을 입긴 했지만 무도 마스터라 상대를 제압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족장님...”그때 조씨 가문 집사가 갑자기 회의실 안으로 헐레벌떡 뛰어왔는데 손에는 네모난 선물 박스를 들고 있었다.“무슨 일이야?”조군수가 고개를 돌렸다.“방금 어떤 사람이 선물을 보내왔는데 유진우 씨에게 드리라고 했습니다.”집사가 말했다.“저요?”유진우가 의아해했다.“뭔데요?”“그건 저도 몰라요. 그냥 깜짝 선물이라고만 했어요.”집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깜짝 선물? 뭔지 열어봐야겠어요.”유진우는 웃으며 선물 박스를 열었다. 그런데 그 순간 사람들의 낯빛이 급변했다. 선물 박스에 담겨 있는 건 다름 아닌 피로 흥건한 사람 머리였는데 바로 블랙지존이었다....그 시각 선우 저택.선우희재가 홀로 서재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데 구석에서 누군가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곧이어 물방울 가면을 쓴 한 여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무슨 일이야?”선우희재는 고개를 들지 않았고 시선은 여전히 바둑판에 향해 있었다.“주인님, 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블랙지존이 죽었답니다. 그리고 조씨 가문의 보물 지도도 손에 넣지 못했고요.”가면을 쓴 여자가 낮은 목소리로 보고를 올렸다.“뭐?”선우희재가 눈살

    Last Updated : 2024-01-20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696화

    이씨 그룹 회장 사무실.커다란 통유리 앞에서 흩날리는 눈꽃을 내다보고 있는 이청아의 눈빛이 어딘가 허전해 보였다.오늘 밤 수많은 집의 등불이 환하게 밝아있지만 그녀는 쓸쓸하게 혼자 사무실에 있었다.어제 어머니는 남동생의 유골과 함께 돌아갔고 그녀는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계속 서울에 남았다. 한편으로는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가족들에게 이현의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어쨌거나 진범이 잡히기 전까지 유진우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다.따르릉...한창 정신이 딴 데 팔린 그때 전화벨 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이청아가 휴대 전화를 꺼내 확인해 보니 이씨 가문의 족장 이세훈의 전화였다.“여보세요? 큰할아버지, 무슨 일로 전화주셨어요?”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청아야, 너 올해 집에 가지 않고 계속 회사에 남아서 야근하고 있다고 네 할아버지가 그러던데?”이세훈이 걱정스럽게 물었다.“회사에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여기 남는 게 더 편해서요.”이청아가 웃으며 말했다.“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적당히 쉬어가면서 해. 안 그러면 몸이 망가져.”“명심할게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아 참, 너와 중요하게 상의할 일이 있어서 전화했어.”“말씀하세요, 큰할아버지.”“나도 이젠 나이가 들어서 뜻대로 움직이기 어려워. 그래서 말인데,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씨 가문의 족장 자리를 너에게 맡기려고 해.”이세훈이 생각지도 못한 말을 내뱉었다.“네? 저더러 족장 직을 맡으라고요?”화들짝 놀란 이청아는 거절하기에 바빴다.“큰할아버지, 그건 절대 안 돼요. 어린 제가 어찌 족장 자리에 앉을 수 있겠어요?”“너의 능력과 재능을 난 다 지켜봤어. 족장이 되어서 이씨 가문을 통제할 자격이 충분히 있어.”이세훈이 진지하게 말했다.“전 조씨 가문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 많은 사람들의 신망을 얻는 건 어려워요. 그리고 훌륭한 자제들도 많은데 아무리 줄을 서도 제 차례는 안

    Last Updated : 2024-01-20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697화

    “하하... 약속했으니 됐어.”이세훈은 저도 모르게 큰소리로 웃었다.“내일 아침에 가족회의를 열어서 네가 이씨 가문의 새로운 족장이라고 발표할 거야.”전화를 끊은 후에도 이청아는 어안이 벙벙하기만 했다.기쁜 일이 너무도 갑작스럽게 다가왔다. 이청아는 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이씨 가문의 족장이 되었고 지위가 수직으로 상승했다.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녀가 뛰어난 능력을 지닌 건 사실이지만 아직 가문 전체를 관리할 자신은 없었다. 하지만 일어설 기회인 건 분명했다. 기회가 생겼으니 당연히 놓쳐선 안 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한번 해봐야지....이튿날 이른 아침, 펑펑 내리던 함박눈이 멈췄고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유진우가 염룡파에 돌아오자마자 홍길수가 흥분한 얼굴로 맞이했다.“보스, 기쁜 일이 있어요.”“뭔데? 와이프가 애를 낳았어?”유진우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것보다 더 기쁜 일이에요.”“혹시 쌍둥이야?”“보스, 상상의 나래를 좀 펼치면 안 돼요?”“상상의 나래? 음... 알겠다. 네 와이프 배 속의 아이가 네 아이가 아니구나?”“참 나...”홍길수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뭐라 대꾸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점점 더 막장이 되어가는데?”“보스, 그냥 알려줄게요. 이현을 죽인 진범을 드디어 찾았어요.”홍길수는 더는 뜸 들이지 않았다. 더 끌었다간 와이프가 다른 남자와 바람이라도 난 줄 알겠다.“진범? 어디 있어?”유진우의 눈빛이 굳어지더니 바로 진지해졌다.“제가 심하게 쥐어팬 바람에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배후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 이미 자백했어요.”홍길수가 말했다.“누군데?”유진우가 캐물었다.“이씨 그룹의 부회장 박호철이었어요.”홍길수가 진지하게 대답했다.“박호철?”참으로 의외의 인물이었다.“그 사람이라고?”“진범의 진술에 따르면 박호철은 이청아 회장님을 끌어내리려 했지만 보스가 두려워서 직접 나서진 못하고 이간질 작전을 쓴 것 같아요. 보스와 청아 회

    Last Updated : 2024-01-2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698화

    화려한 불빛이 반짝이는 어느 한 클럽의 VIP 룸.사장인 박호철은 안경을 쓴 한 민머리 남자를 정성스럽게 대접하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예쁘장한 아가씨들이 교태를 부리면서 아양을 떨고 있었다. 이보다 더 완벽한 대접은 없을 것이다.“강 집사님, 이렇게 친히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건 저의 마음이니 부디 받아주세요.”박호철은 수표 한 장을 꺼내 민머리 남자의 테이블 앞에 내려놓았다. 민머리 강 집사는 수표를 힐끗 보고는 더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하여 옆에 있는 아가씨와 러브샷 하며 즐겼다.“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선물을 드린다는 걸 깜빡했네요.”그의 뜻을 단번에 알아차린 박호철은 옆에서 선물 박스를 꺼내 두 손으로 그에게 건넸다. 박스를 열어보니 금으로 만든 소가 놓여있었는데 딱 봐도 몇 킬로그램은 돼 보였다. 적어도 이삼억은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하하... 부회장, 뭘 이런 것까지 준비했어? 우리 사이에 이런 귀한 선물까지 준비할 필요가 있나?”금을 보자마자 강 집사의 안색이 환해졌고 골든 소와 수표를 자연스럽게 받았다.“강 집사님께서 저 먼 중주에서부터 힘들게 오셨는데 이 정도 선물은 당연히 드려야죠.”박호철은 웃는 낯으로 대했지만 속으로는 욕설을 퍼부었다.‘여우 같은 영감탱이, 욕심이 점점 더 과해진다니까.’하지만 부탁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손해를 보고도 뭐라고 하소연할 수가 없었다.“강 집사님, 이번에 오시면서 그것도 가져오셨죠?”박호철이 떠보듯 물었다.“걱정하지 마. 한두 번도 아니고 당연히 잊지 않았지.”그러고는 주머니에서 자색 약병을 꺼내 박호철에게 건넸다. 박호철의 두 눈이 번쩍 뜨이면서 손을 내밀어 받으려는데 강 집사가 뒤로 빼며 귀띔했다.“부회장, 이거 엄청 귀한 거야. 일 년에 이 한 병밖에 없다고. 그 집 할머니가 이 영약으로 목숨을 부지한댔지? 절대 잃어버려서는 안 돼. 내 말 명심해.”“네네, 이 약을 제 목숨보다도 중히 여기는걸요?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게요.”박호철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Last Updated : 2024-01-2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699화

    “허! 개 같은 자식.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전혀 뉘우칠 생각이 없구나?”홍길수가 노발대발하며 손을 쓰려던 그때 유진우가 말렸다.“이 일이 이씨 가문과 연관이 있단 말이야?”“왜? 인제야 두려워?”박호철이 코웃음을 쳤다.“인제라도 두려워하면 됐어. 날 건드리는 건 이씨 가문을 건드리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지금 당장 꺼져!”“한 번만 기회를 줄게. 자초지종을 전부 설명하고 죄를 인정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유진우가 싸늘하게 말했다.“개소리 집어치워!”박호철이 두 눈을 부릅떴다.“당신이 염룡파 보스라고 내가 무서워할 것 같아? 이씨 가문 앞에서 그깟 조직이 무슨 대수야? 당신들을 없애는 건 일도 아니야.”“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입을 열지 않을 생각이구나? 여봐라, 일단 저놈의 한쪽 손부터 잘라.”유진우는 더는 그와 쓸데없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알겠습니다.”홍길수가 섬뜩한 웃음을 짓더니 두 부하에게 박호철을 테이블에 눌러놓으라고 명령했다.“잠깐! 경고하는데 함부로 하지 마.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이씨 가문에서 당신들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당황한 박호철이 미친 듯이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계속 큰소리 쳐봐. 네가 언제까지 큰소리치는지 두고 볼 테니까.”홍길수는 칼을 들자마자 박호철의 손목을 가차 없이 잘라버렸다.“으악!”시뻘건 피가 사방에 튀었고 처참한 비명이 룸 전체를 가득 채웠다.“당... 당신들...”박호철이 고통스럽게 울부짖었고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유진우가 진짜로 손을 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이씨 가문의 복수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단 말인가?“아직도 말 안 해? 나머지 한쪽도 잘라버려.”유진우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네!”홍길수는 두말없이 칼을 들고 자르려 했다.“강 집사님, 저 좀 살려주세요.”겁에 질린 박호철이 소리를 질렀다.“멈춰!”그때 옆에서 줄곧 방관하던 강 집사가 드디어 일어났다.“넌 또 어디서 튀어나온 놈이야? 경고하는데 쓸데없이 오지랖 부리지 마.”홍길

    Last Updated : 2024-01-2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700화

    “너무 시끄럽네.”유진우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얼굴로 강 집사를 발로 걷어찼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거친 동작이었다.“뭐야?”그 모습에 홍길수 일행은 넋이 나갔다. 박호철도 고통을 잊어버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유진우가 이토록 잔인할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시끄러워서 거슬린다고 바로 손을 썼다. 상대는 아무나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강씨 가문의 집사이자 중주의 거물이다. 그런데도 아무렇지 않게 상대의 생사를 결정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강 집사가 강씨 가문의 체면을 대표한다는 것이다. 강 집사를 때렸다는 건 강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거나 마찬가지다.이 자식 대체 무슨 배짱으로 그런 걸까? 죽으려고 환장했나?“너... 너... 감히 강 집사님을 다치게 했어? 자신이 죽을죄를 지었다는 걸 알기나 해?”놀라면서도 겁에 질린 박호철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강씨 가문의 개일 뿐인데 죽을죄는 무슨.”유진우가 시선을 옮기고 냉랭하게 말했다.“문제는 너야.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곧 큰 화를 입게 될 거야.”유진우의 싸늘한 눈빛과 마주친 순간 박호철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엄청난 공포감이 그를 덮쳤다.박호철도 이젠 드디어 겁을 먹기 시작했다. 강 집사마저 서슴없이 때리는 이 녀석은 분명 미친 게 틀림없다.“말 안 해? 그럼 손발을 전부 다 잘라버려.”유진우가 다시 한번 명을 내렸다.“네.”홍길수가 섬뜩하게 웃으며 칼을 들고 자르려 했다.“잠깐! 말할게...”혼비백산한 박호철이 바로 깨갱거렸다.쾅!칼로 내리치자 그의 나머지 한쪽 손이 결국 잘려 나가고 말았다.순간 멍해진 박호철이 고개를 들자 복수해서 고소해하는 홍길수의 웃는 얼굴이 보였다.“너 이 X자식!”박호철이 뭐라 얘기하려던 그때 엄청난 고통이 밀려오더니 눈앞에 캄캄해지면서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죽지 않게 대충 싸매서 이씨 그룹으로 데려가.”유진우가 명을 내렸다.“알겠습니다.”두 부하는 재빨리 박호철을 끌고 가면서 잘린 두 손도 챙기

    Last Updated : 2024-01-21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701화

    이청아는 커피를 마시면서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그런데 그때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장경화와 단소홍이 허둥지둥 들어왔는데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엄마, 강능으로 돌아간 거 아니었어요? 어떻게 벌써 왔어요?”이청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딸, 너 솔직하게 얘기해. 이씨 가문의 족장이 되었다는 게 사실이야?”장경화가 다급하게 물었다.“어떻게 알았어요?”이청아가 화들짝 놀랐다.“하하... 역시 사실이었구나.”장경화는 싱글벙글 웃으며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어제 네 할아버지가 네가 곧 이씨 가문의 족장이 될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 그때까지는 믿지 않았는데. 우리 딸이 이렇게나 대단할 줄은 정말 몰랐어. 너무 잘됐어.”“언니, 출세한 걸 축하해요. 앞으로는 언니가 이 재벌가의 주인이네요.”단소홍이 알랑거리며 말했다.예전에는 이청아를 질투했고 불만도 많았지만 이젠 잘 보이는 수밖에 없다.강북의 이씨 가문은 백 년 역사를 지닌 명문가이고 권세가 하늘을 찌른다. 지금의 이청아는 벼락출세하여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게 되었다.“아직 재벌가의 주인은 아니야. 배우는 단계라서 이씨 가문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먼 길을 더 가야 해.”이청아는 정신을 가다듬었다.이씨 가문 족장이라는 타이틀이 듣기에는 엄청난 것 같지만 현재의 그녀에게는 그저 빈 이름뿐이었다. 성공적으로 그 자리에 앉으려면 이세훈의 도움이 많이 필요했다.“딸, 그만 겸손해도 돼. 족장님이 널 후계자로 선택한 것만으로도 네 능력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어. 이씨 가문이 언젠가는 네 것이 될 거야.”장경화는 몹시 뿌듯해했다. 자신이 정성 들여 키운 덕에 딸이 훌륭하게 자랐다는 자부심이 들기도 했다.“맞아요, 맞아요. 우린 앞으로 언니와 함께 행복을 누릴 일만 남았어요.”단소홍이 웃으며 말했다.한 사람이 출세하면 주변 사람도 그 빛을 톡톡히 보게 된다. 이청아가 족장이 된다면 그녀 가족들도 따라서 덕을 보게 될 것이다.“청아 씨, 며칠 못 본 사이에 족장이 됐구나. 축하해.”그

    Last Updated : 2024-01-22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702화

    “응?”박호철의 황당무계한 거짓말에 유진우의 안색이 굳어지면서 살기가 스쳤다.‘이런 상황에서도 나에게 죄를 덮어씌워? 정말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X발, 어디서 함부로 지껄여? 죽여버릴 거야!”놀라움도 잠시 홍길수가 노발대발하며 칼을 뽑아 들더니 박호철을 죽이려 했다.“회장님, 살려주세요.”박호철은 기겁하며 재빨리 뒤로 숨었다.“잠깐만요.”이청아가 두 걸음 앞으로 나서서 홍길수를 말렸다.“제대로 파악하기 전까지는 손을 써서는 안 돼요.”“회장님, 저 자식이 방금 한 말 전부 거짓말이에요. 혼쭐을 내야 정신을 차린다니까요.”홍길수가 살기등등하게 말했다.오는 길에서는 무조건 솔직하게 얘기하고 죄를 인정하겠다고 하더니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말을 바꾸는 건 물론이고 되레 죄를 뒤집어씌우기까지 했다.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는 놈이다.“흥. 아주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했구나?”그때 단소홍이 불쑥 한마디 했다.“부회장님이 희생양이 되기 싫어서 진실을 얘기하니까 화를 내는 거야?”“유진우, 세력을 믿고 남을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죄를 뒤집어씌우기까지 해? 내 아들을 죽이더니 이젠 내 딸까지 속이려고?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장경화가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그래! 넌 인간도 아니야!”박호철은 뒤에 숨어서 한마디 거들었다. 오늘 사람을 죽였다는 걸 인정하게 되면 반드시 죽을 거라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럴 바엔 이청아 일행의 동정심을 이용하여 유진우를 제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길수야, 잠깐 물러나 있어.”유진우가 손을 뒤로 흔들었다.“네.”홍길수는 이를 꽉 깨물고 하는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살벌한 눈빛으로 박호철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박호철, 내 앞에서 잔머리를 굴린다고 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유진우의 표정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회장님, 들으셨죠? 저 자식 지금 절 죽이려 해요. 얼른 사람을 불러서 저 자식을 잡아요.”박호철이 당황해하며 말했다.“진우 씨, 부회장님이 배후에 있는 진범

    Last Updated : 2024-01-22

Latest chapter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04화

    한바탕 공격이 지나간 후 연무장에는 제갈영군 혼자만 남았다.“실력이 점점 더 형편없어지는구나. 앞으로 더 열심히 훈련하도록 해. 알았어?”제갈영군이 호위병들에게 호통쳤다.“네.”호위병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됐어. 모두 나가 봐.”제갈영군은 손을 휘둘러 호위병을 전부 내보낸 다음 돌아서서 유천우 일행을 쳐다보았다.“제후님의 창술은 정말 신이 내린 창술입니다. 서경 전체를 통틀어 적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정말 존경합니다.”유천우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아무 일 없이 여기까지 올 리는 없을 테고. 무슨 일로 이 먼 곳까지 왔지?”제갈영군은 수건을 들고 땀을 닦기 시작했다.“부탁드릴 일이 있어서 실례도 무릅쓰고 찾아왔습니다.”유천우가 두 손을 맞잡고 예를 표했다.“네 아버지 때문에 왔지?”제갈영군은 마치 예상한 듯 전혀 놀라지 않았다.“제후님께서도 이미 알고 계셨습니까?”유천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서경왕이 암살당한 게 얼마나 큰일인데 내가 모를 수가 있겠어?”제갈영군은 차를 마시면서 혼자 자리에 앉았다.“그럼 북쪽 4대 제후가 반란을 일으킨 것도 알고 계십니까?”유천우가 다시 물었다.“소문은 들었어.”제갈영군이 고개를 끄덕였다.“제후님은 충의로운 분이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부디 위기에 처한 서경왕부를 도와주십시오.”유천우는 두 손을 맞잡고 허리 굽혀 인사했다.“만약 네 아버지가 왔다면 난 당연히 도왔을 거야. 왜냐하면 난 그분을 존경하거든. 근데 넌... 아직 자격이 부족해.”제갈영군은 찻잔을 들어 한 번에 다 마셔버렸다. 내뱉는 말도 매정하기 그지없었다.유천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곧바로 평정을 되찾았다.그는 제갈영군이 오만하고 변덕이 심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저택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난처함을 겪을 준비를 마쳤다.“제후님, 아버지와 비교하면 전 정말 보잘것없고 제후님께 뭔가를 요구할 자격도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유천우가 갑자기 화제를 바꾸었다.“하지만 전 유씨 가문 사람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03화

    다음 날 오전, 남운.유진우와 유천우는 밤을 새워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목적지인 남운에 도착했다.남운은 무릉 제후 제갈영군이 지키고 있었고 남쪽 4대 제후 중에서도 병력이 가장 많으며 경제력이 가장 강한 도시였다.하지만 제갈영군은 성격이 괴팍하고 변덕이 심해서 화를 내면 유만수의 체면조차 봐주지 않았다. 하여 유천우는 제갈영군을 설득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형, 무릉 제후 저택에 도착했어요.”차가 멈춘 후 유천우와 유진우 일행이 잇달아 차에서 내렸다.“벌써 둘째 날이야. 네가 제후 저택을 다니고 있다는 소식이 곧 알려질 테니 서둘러야 해.”유진우가 당부했다.“알고 있어요.”유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제갈영군은 다루기 힘든 사람이지만 또 함부로 배신하는 소인배는 아니에요. 충분한 대가를 제시하고 감정으로 호소하면 설득할 수 있을 거예요.”“그럼 좋고.”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들어가자.”유천우는 옷을 정돈하고 얼굴을 매만져 정신을 차린 후 발걸음을 옮겨 저택 호위병에게 신분을 밝혔다.전과 마찬가지로 일행은 순조롭게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하지만 이번에 만난 장소는 저택의 거실이 아니라 제갈영군의 개인 연무장이었다.모두가 알다시피 제갈영군은 무술광이었다. 평소 직접 군대를 이끌고 훈련을 했기 때문에 그가 이끄는 장병들 모두 용맹하고 뛰어났다.“도련님, 제후님 지금 안에서 훈련 중이십니다. 들어가 보십시오.”호위병은 그들 일행을 연무장 문 앞까지 안내한 후 가버렸다.안으로 들어가 보니 연무장 가운데서 건장한 체격에 온몸이 근육질인 중년 남자가 수십 명의 정예 호위병과 함께 훈련하고 있었다.중년 남자는 창을 들고 위풍당당하게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양손으로 창을 휘두르자 창이 용이나 뱀처럼 움직였는데 민첩할 뿐만 아니라 파워도 넘쳤다.주변에 칼과 방패를 든 수십 명의 정예 호위병들은 속수무책으로 밀려났고 공격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이들은 제후 저택의 정예병으로서 혼자서 백 명을 거뜬히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을 지녔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02화

    “여봐라. 가서 펜과 종이를 가져와.”주한휘는 바로 부하에게 펜과 종이를 가져오라고 하고는 혼약을 맺을 준비를 했다.이런 기회는 좀처럼 얻기 힘든 좋은 기회였다. 딸이 서경왕부에 시집간다면 미래의 왕비가 될 것이다. 그러면 그의 외손자가 차기 서경왕이 될 가능성이 있다.이 내기는 어떻게 계산해도 이익밖에 없었다.“도련님, 잠깐만요. 인생의 중대사인데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해야죠.”유진우가 귀띔했다.“뭐?”주한휘가 얼굴을 찌푸리면서 불만을 드러냈다.‘호위병 주제에 어디서 지적질이야? 버르장머리 없이. 만약 내 부하였더라면 진작 매를 들었어.’“설득할 필요 없어. 난 이미 결정했어.”아직 유진우의 정체를 들켜선 안 되기에 유천우도 호위병을 대하듯 했다. 유천우는 유진우를 돌아보면서 웃었다.“제후님의 따님은 얼굴도 예쁘고 현명해서 그런 여자와 결혼하는 건 내 복이야. 복이 스스로 굴러들어왔는데 거절할 이유가 있겠어?”“역시 넌 사람 보는 눈이 있다니까.”주한휘는 기회를 놓칠세라 바로 추켜세웠다.“도련님...”유진우가 뭐라 얘기하려던 그때 주한휘가 호통쳤다.“건방진 놈! 감히 주인의 결정에 끼어들어? 버르장머리 없이.”유진우가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분노를 터트리려 하자 유천우가 말렸다.“됐어. 난 이미 결정했으니까 더는 뭐라 하지 마.”그러고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혼약서에 사인하고 지장을 찍었다.유진우는 마음 아픈 나머지 한숨을 내쉬었다.‘내 동생 많이 컸구나. 이젠 무슨 일을 하든 항상 대국을 생각하고.’이 점은 유진우마저도 따라갈 수 없었다.“제후님, 혼약도 정해졌으니 부디 약속을 지키시길 바랍니다.”유천우가 두 손을 맞잡고 인사했다.“걱정하지 마. 앞으로 우린 한 가족이야. 서경왕부에 무슨 어려움이 있든 발 벗고 도와줄게.”주한휘가 가슴을 툭툭 치면서 장담했다.“감사합니다, 제후님. 전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유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인사했다.“내가 문 앞까지 배웅해줄게.”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01화

    유천우의 말은 강력한 힘과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다.만약 서경이 무너진다면 8대 제후, 각 지역의 고위급 관료, 수천만 명에 달하는 백성들 모두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다들 서경에 뿌리 박고 사는 사람들이라 애국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천우야, 맞는 말이긴 하지만 난 소심하고 겁도 많아서 항상 앞뒤를 생각하거든. 만약 반란을 진압하다가 군대를 다 잃으면 어떡해?”주한휘는 여전히 망설였다.“제후님, 혹시 손해를 보게 된다면 서경왕부에서 두 배로 갚아드리겠습니다.”유천우가 진지하게 말했다. 주한휘가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건 실질적인 이득을 원한다는 뜻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어쨌거나 전 재산을 걸어야 하는 작전이기에 혹시라도 실패하면 큰 손실은 면할 수 없으니까.그의 행동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천우야, 내가 널 믿지 못해서 이러는 게 아니라 이런 일은 말로만 해선 안 돼.”주한휘가 의미심장하게 쳐다보았다.“원하는 게 있으시면 무엇이든지 얘기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거면 최대한 다 들어드리겠습니다.”유천우가 큰소리치며 장담했다. 이 정도면 성의를 충분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했다.“알았어. 천우 네가 이렇게 얘기하니까 마음이 놓이네.”주한휘가 웃으면서 말했다.“사실 내가 원하는 건 돈이나 보물이 아니야.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게 내 딸인데 올해 25살이 됐는데도 어울리는 남자를 만나지 못했어. 만약 천우 너 같은 남자한테 시집간다면 참 좋을 텐데.”“저요?”유천우는 놀란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래.”주한휘가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딸 해린이 절세미녀까진 아니더라도 그래도 얼굴도 나름 예쁘고 재능도 뛰어나. 만약 해린이를 아내로 들인다면 내조도 엄청 잘하는 현모양처가 될 거야.”현재 그에게는 돈과 인맥 모두 충분했다. 유일하게 부족한 게 바로 하늘보다 높은 권력이었다.서경왕이 죽은 지금 유천우가 왕위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가장 컸다. 만약 딸이 유천우와 결혼한다면 나중에 서경의 왕비가 될 것이고 주한휘의 신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00화

    유천우의 계획은 간단했다. 먼저 예의를 갖춰서 설득하다가 안 되면 무력을 사용하여 제압하는 것이었다.만약 반란을 일으킨 4대 제후가 서경왕부에 굴복한다면 서경왕부는 과거의 잘못을 따지지 않고 권력도 그대로 유지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굴복하지 않는다면 무력으로 진압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때가 되면 서경왕부는 반란을 진압한다는 명분으로 나머지 4대 제후와 서경의 많은 세력과 손을 잡고 반역자들을 몰살할 것이다.전쟁을 피할 수 없다면 속전속결로 끝내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유천우의 말을 들은 장범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오늘날의 권력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다 네 아버지 덕이야. 반란을 진압하는 건 물론이고 목숨까지 바치라고 해도 기꺼이 바칠 수 있어.”“감사합니다. 제후님의 도움이 있다면 이번 어려움을 꼭 극복할 수 있을 거예요.”유천우가 말했다.“이건 내 제후령이야. 제후령만 있으면 가진의 병사를 언제든지 동원할 수 있어.”장범규는 갑자기 병부를 꺼내 유천우에게 건넸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 하나로 보여주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었다.“이건...”되레 유천우가 망설였다. 장범규가 이토록 통쾌하게 병부를 내놓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 행동은 그의 충성심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사양하지 마. 비상시국이잖아. 이 제후령이 있으면 움직이기 훨씬 편할 거야.”장범규는 병부를 유천우의 손에 쥐여주었다.“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제후님!”유천우는 두 손을 맞잡고 인사를 올리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이번 어려움을 극복한 후에 꼭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됐어. 그런 얘기는 그만하고 시간도 없는데 얼른 가봐.”장범규가 손을 흔들었다.“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유천우는 허리 숙여 인사를 올린 다음 일행과 함께 저택을 나섰다.오늘 밤 첫 번째 목적지는 예상외로 순조로웠다. 30분도 채 안 되어 평양 제후 장범규의 지지를 얻었고 군대를 동원할 수 있는 제후령마저 받았다.만약 이 속도대로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9화

    가진은 서경의 변방 도시이자 평양 제후 장범규의 영역이었다.무장 출신인 장범규는 서경왕 유만수와 함께 수년간 전장을 누볐고 세운 공만 해도 셀 수 없이 많았다. 나중에 평양 제후가 된 후 서경의 변방을 지켰다.수년 동안 장범규는 성실하게 직무에 임해왔다.그때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갑자기 평양 제후 저택 앞에 멈춰 섰다. 차 문이 열리자 유진우와 유천우 등 몇 명이 나란히 내렸다.“형, 여기가 바로 평양 제후 장범규네 저택이에요.”유천우가 간단하게 소개했다.“장범규는 그래도 충성스럽고 용맹한 사람이에요. 가진을 수년 동안 관리하면서 직무와 책임을 다했거든요.”“밖에 누구야?”저택 입구를 지키던 호위병 두 명이 수상한 움직임을 알아채고 큰소리로 호통쳤다.유천우는 그들에게 다가가 신분패를 보여주면서 덤덤하게 말했다.“서경왕의 둘째 아들 유천우다.”“도련님?”두 호위병은 유천우의 신분패를 보자마자 겁에 질린 나머지 바로 무릎을 꿇었다.“예의 차릴 필요 없으니까 일어나.”유천우가 신분패를 거두어들였다.“지금 아주 급한 일이 있어서 평양 제후님을 뵈러 왔어. 들어가서 보고 좀 올려줄래?”“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당장 가서 제후님께 말씀드릴게요.”그중 한 호위병이 대답하고는 서둘러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잠시 후 화려한 옷차림에 배가 불룩하게 나온 중년 남자가 부하들과 함께 부랴부랴 나왔다. 그 사람이 바로 평양 제후 장범규였다.“안녕하세요, 제후님.”유천우가 먼저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 서경왕의 둘째 아들이긴 해도 눈앞의 장범규는 제후이기에 신분이 그보다 훨씬 높았다.장범규가 직접 마중을 나온 것만 해도 충분히 체면을 세워준 일이었다.“천우야, 이 늦은 밤에 무슨 일로 왔어?”장범규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제후님, 서경왕부에 변고가 생겨서 제후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유천우가 진지하게 말했다.“변고가 생겼다고? 무슨 일인데?”장범규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유천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8화

    “네 말은 누군가 4대 제후가 동시에 반란을 일으키게 조종하고 있단 말이야?”이의진이 얼굴을 찌푸렸다.“맞아요.”유천우가 수심에 찬 얼굴로 말했다.“지금 서경에서 4대 제후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사람이죠.”“유태범!”이의진은 깊게 고민하지도 않고 말했다.“작은아버지는 야심이 크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에요. 4대 제후의 손을 빌려서 우리가 병부를 내놓게 압박하고 있는 거예요.”유천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분석했다.“만약 우리가 따르지 않는다면 4대 제후는 반란을 일으켜 우리가 군대를 동원하게 압박한 다음 유태범이 중간에서 방해하면서 우리한테 불리하게 할 겁니다. 우리가 반란을 진압하는 데 실패하면 서경왕부의 위엄이 크게 손상될 거예요. 그러다가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해질 때 구세주처럼 나타나서 백성들을 구하고 4대 제후를 제압할 계획인 거죠. 그때가 되면 유태범은 만인의 지지를 받아 새로운 왕이 될 겁니다. 민심을 얻으면 천하를 얻는 것과 같다는 말도 있듯이 유태범이 아버지와 같은 자리에 서게 되면 새로운 서경왕이 되겠죠. 아주 주도면밀하게 계획을 세웠네요.”유천우의 표정이 눈에 띄게 심각해졌다. 유태범이 꾸민 건 음모가 아니라 공공연한 모의였다. 하지만 상대가 나쁜 짓을 꾸미고 있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는데도 해결하기 어려웠다. 이게 바로 공공연한 모의의 무서운 점이다.“그렇다면 유태범이 진작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거네.”이의진이 얼굴을 찌푸렸다.“지금 문제는 우리가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는 거야. 군대를 동원할 수도 없고 설득도 불가능하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해?”“나머지 4대 제후와 아버지의 옛 부하들과 손을 잡아야만 유태범과 겨룰 수 있을 겁니다.”유천우가 대답했다.“일리 있어.”이의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서 나머지 4대 제후를 모셔오도록 할게. 같이 모여서 상의하는 게 좋겠어.”“어머니, 제가 직접 갈게요. 그래야 성의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죠.”유천우가 직접 나섰다. 나머지 4대 제후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7화

    “형, 난 진짜 안 돼요. 왕위를 물려받을 사람은 형밖에 없어요.”유천우의 얼굴에 조급한 기색이 드러났다.“됐어. 왕위 얘기는 나중에 하자. 지금 안팎으로 불안이 끊이지 않아. 일단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급선무야.”유진우가 화제를 돌렸다.“형이 나서서 이끌어준다면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요.”유천우가 진지하게 말했다.“난 지금 사람들 앞에 나설 수 없어.”그러자 유진우가 고개를 내저었다.“유태범 일당이 아직 내가 서경으로 돌아온 걸 모르고 있어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어. 내가 돌아온 걸 몰라야 유태범이 무슨 꿍꿍이라도 꾸민다면 제때 해결할 수 있지. 그리고 호룡각의 잔당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어. 기회를 봐서 싹 다 일망타진할 거야.”“그런 거였군요.”유천우는 그제야 모든 걸 깨달았다.“알겠어요. 그럼 서경왕부에서 공개적으로 하는 일은 나한테 맡기고 형은 보이지 않는 음모들을 해결해주세요.”“그래. 그렇게 하자.”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아 참. 그리고 이거.”유천우는 문득 뭔가 떠올랐는지 금색 영패 하나를 꺼내 유진우에게 건넸다.“이건 내 군령이에요. 이것만 있으면 내 결사대원 800명을 동원할 수 있고 필요한 순간에 꽤 도움이 될 겁니다.”그의 결사대원 800명은 모두 엄선해서 뽑은 고수들이었다.유천우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의진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몰래 그들을 훈련시키면서 힘을 비축했다.20년이 지난 지금 결사대원 800명은 무서울 정도로 성장했다.“알았어. 영패는 일단 가지고 있다가 나중에 돌려줄게.”유진우도 거절하진 않았다.지금 이청성의 도움을 받고 있긴 했지만 호룡각의 잔당들에 비하면 아직 역부족이었다. 이젠 유천우의 결사대원 800명이 더해졌으니 싸울 힘이 생겼다.“천우야!”그때 문밖에서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조금 전 나갔던 이의진이 다시 다급하게 빈소로 들어왔다. 유진우는 재빨리 가면을 쓰고 근위병인 척 옆에 섰다.유천우와 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었던 건 형제끼리의 믿음 때문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796화

    “형?”유천우는 인피 가면을 벗은 남자를 보자마자 흠칫 놀라더니 이내 기쁨에 겨워했다. 그 남자는 다름 아닌 서경왕부에 위장 잠입한 유장혁이었다.“많이 컸구나, 천우야. 이젠 혼자서도 일을 척척 해내고.”유진우는 배다른 동생 유천우를 흐뭇하게 쳐다보았다.사실 조금 전 유천우와 이의진의 얘기를 전부 다 들었다. 유천우가 자신을 믿어준 것에 대해 무척이나 고마웠다. 물론 이의진이 걱정하는 마음도 충분히 이해는 되었다.지금까지 권력을 손에 넣으려고 형제끼리 물고 뜯고 부자끼리 서로 죽이는 걸 수두룩하게 봐왔다. 자기 아들을 걱정하는 건 당연했다.“형, 서경에는 언제 왔어요?”유천우가 물었다.“이틀 정도 됐어.”유진우가 대답했다.“아버지 돌아가신 거 알았어요?”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묻자 유진우는 빈소의 영정사진을 보고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부자는 1년 전 강능에서 만났다. 그런데 그 만남이 마지막이 될 줄은 생각지 못했다. 다시 만났을 때 유진우는 빈소에 서 있었고 유만수는 관 속에 누워있었다.‘이건 뭐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유진우는 관 앞으로 걸어가 반쯤 열린 관뚜껑 사이로 그 안에 누워있는 유만수를 보았다. 얼굴이 평온한 걸 보니 고통 없이 죽음을 맞이한 것 같았다.하지만 어찌 된 건지 그렇게 미워했던 유만수의 얼굴을 본 순간 슬픔이 밀려오기 시작했다.‘내가 만약 서경에 빨리 돌아왔더라면, 빨리 만났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까? 왜?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유진우는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눈시울이 저도 모르게 붉어졌다.“형, 사실 최근 2년 사이 아버지 건강이 점점 나빠져서 특효약으로 연명하셨어요. 의사는 아버지가 천인오쇠라고 하면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어요. 천천히 쇠약해져서 죽는 것보다 이 결과가 아버지한테는 오히려 해방 같은 거라고 볼 수 있어요.”유천우가 울먹거리며 말했다.“범인은 잡았어?”유진우가 돌아서서 물었다.“홍복홍이 지금 조사하고 있어요.”유천우가 대답했다.“서경왕부에 숨은 스파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