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631 - Chapter 640

1602 Chapters

제631화

“뭐야?”검이 손가락 사이에 잡힌 순간 도규현은 충격에 빠진 얼굴로 그대로 얼어붙었다.그는 이미 몸에 짊어진 무게를 벗어던졌기에 아까보다 속도도 훨씬 빨라졌고 힘도 강해졌다. 심지어 승리를 거머쥐기 위하여 실력도 숨기지 않고 가장 자신 있는 검까지 빼 들었다. 하여 도규현은 검 한 방에 승부가 날 거라고 확신했지만 자신이 힘껏 휘두른 검을 유진우가 식은 죽 먹기로 막아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손가락으로 집었다. 그것도 단 두 손가락으로 쇠도 진흙처럼 자를 수 있는 검을 잡았다.이게 진짜 인간이란 말인가?”“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도규현의 두 눈이 순식간에 시뻘게지면서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그는 장검을 휘두르면서 속박을 벗어나는 동시에 다시 한번 공격했다. 한번 또 한 번 쉬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그 바람에 링 전체가 검의 그림자로 뒤덮였고 바닥에도 검자국이 점점 많아져 마치 빼곡하게 얽히고 설킨 거미줄처럼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죽어! 죽으라고!”도규현은 연신 포효했고 움직임도 점점 빨라졌으며 검 기술도 날카롭고 사나워졌다. 저도 모르게 실력이 또 어느 정도 향상된 것 같았다.하지만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붓는 도규현을 보면서도 유진우의 표정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몸이 마치 오뚜기처럼 요리 피했다, 조리 피했다 하며 모든 공격을 피해냈다.처음부터 끝까지 바닥에 단단한 뿌리라도 내린 듯 두 발은 꿈쩍하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도무지 피할 방법이 없을 때만 손을 써서 막곤 했다.링 위의 결투는 점점 치열해졌고 검의 기운으로 인해 광풍이 휘몰아치기도 했다. 무대 아래에 있는 구경꾼들은 저마다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왜냐하면 유진우와 도규현의 움직임이 너무 빨라 잔영만 보일 뿐 누가 누구인지 도무지 분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그리고 무엇보다 도규현의 검의 기운이 실로 무서웠다. 그저 여파일 뿐인데도 일반 무사들에게는 아주 치명적이었다.사람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하여 멀리 떨어져서 관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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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도규현이 마음만 굳게 먹는다면 유진우를 처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맹주님은 누가 이길 것 같습니까?”조군수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가운데 자리에 앉은 황보용명에게 물었다.“그 사람이 이길 확률이 9할 정도 될 것 같네요.”황보용명은 실눈을 뜨고 대답했다.“9할요?”그의 말에 왼쪽에 앉은 도장수의 입가에 미소가 새어 나왔다.“역시 맹주님은 안목이 뛰어나십니다. 우리 규현이가 필살기를 숨기고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계셨네요. 9할의 승률은 당연한 겁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들이 이기지 못할까 봐 걱정했었다. 그런데 황보용명의 한마디에 조마조마하던 마음도 드디어 시름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무도 마스터인 황보용명의 안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가 9할 승률이라고 했다면 무조건 9할 승률이다. 완전히 100%는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했다.자신만만한 도장수를 보며 황보용명은 별다른 말 없이 그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무술 18검!”그때 링 위에서 갑자기 포효소리가 들려왔다. 순식간에 검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더욱 날카로워졌다. 링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고 바닥이 쭉쭉 갈라졌다.“규현 오빠가 드디어 필살기를 선보이려고 해. 저 자식 오늘 제삿날이야.”도민향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무술 18검은 생사의 갈림길이 아니고서는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돼. 하지만 사용한다면 상대는 뼈도 못 추리고 죽게 될 거야.”도윤진이 두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이번에도 살아남는지 두고 보자고!”나동수 등 3인은 유진우가 패하는 장면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드디어 끝나는 건가?”도장수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유진우의 실력에 많이 놀란 건 사실이지만 그래봤자 아들의 상대가 안 된다고 생각했다.“이번 공격만 버티면 역전승할 기회가 있어요. 힘내요!”조군수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고 예비 사위를 응원했다. 옆에 있는 조선미 두 자매도 조마조마한 마음을 부여잡고 안절부절못했다.‘맹주님마저 승률이 1할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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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쿵!도규현이 쓰러지던 그때 현장이 갑자기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조금 전까지 떠들썩하던 축하 소리와 웃음소리, 그리고 아부 소리까지 순식간에 멈췄다.사람들은 경악한 얼굴로 그저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아무도 반응하지 못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도규현이 이긴 거 아니었어? 그런데 왜 중상을 입고 피를 토했지? 간신히 이긴 거라서 심하게 다쳤나?’사람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던 그때 링의 폐허 속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걸어왔다.그가 움직이자 주변에 먼지가 흩날렸는데 마치 감지 능력이라도 있는 듯 자연스럽게 흩어지면서 길을 터주었다. 그 사람은 스스로 걸어와 링의 맨 꼭대기에 우뚝 섰다.드디어 준수한 얼굴이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유진우였다.유진우는 두 손을 주머니에 넣고 꿋꿋하게 서서 중상을 입고 쓰러진 도규현을 내려다보았다. 마치 하찮아서 말할 가치도 없는 일을 처리한 듯 표정은 무척이나 덤덤했다.그 시각 링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고 도무지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다들 도규현이 당연히 이길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이 일어났다.유진우는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하게 서 있었지만 되레 도규현이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지 결과는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뻔했다.“어... 어떻게 이럴 수가. 도규현이 졌어?”“세상에나. 스카이 랭킹 13위인 강자이자 강남 무림의 최고 천재가 무명인에게 졌다고?”“저 녀석 대체 정체가 뭐야? 규현 도련님에게 중상을 입히다니, 정말 무서운 녀석이야.”잠깐의 침묵 후 현장이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저마다 경악한 얼굴이었고 유진우를 쳐다보는 눈빛이 마치 괴물을 보는 듯했다.너무도 믿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결과는 이미 눈앞에 펼쳐져 있다. 타고난 천재라 불리는 도규현이 패했다.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말... 말도 안 돼. 규현 오빠가 어떻게 저런 녀석에게 져? 내가 잘못 본 걸 거야.”도민향은 미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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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족장님,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황보용명이 덤덤하게 말했다.“제가 말한 9할은 저 젊은이가 9할, 족장님 아들이 1할이라는 뜻이었습니다.”“네?”그의 말에 도장수는 그대로 넋이 나갔다. 알고 보니 혼자 김칫국을 마시고 있었던 것이었다.도장수는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무명인인데다가 한낱 평범하기 그지없는 사람이 어찌 천재인 그의 아들을 이길 수 있단 말인가?“장수 형님, 그럼 무술 18검 고대 서적은 제가 잘 받겠습니다.”조군수가 불쑥 한마디 던졌다. 그러자 도장수의 눈가가 파르르 떨리면서 안색도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원래는 이 기회에 도씨 가문의 기세를 돋우고 위세를 펼치려 했었다. 그런데 결과가 어떠한가?아들이 졌을 뿐만 아니라 대대로 내려온 고대 서적까지 빼앗기게 생겼다. 정말 게도 구럭도 다 잃은 격이 돼버렸다.유진우의 실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사람들은 놀라움과 동시에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시대마다 뛰어난 인재가 나타나 한 세대의 새로운 바람을 열게 된다. 지금부터 강남 무림에 엄청난 다크호스들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것도 도규현보다 천부적인 재능과 실력이 훨씬 뛰어난 다크호스 말이다.“쓸모없는 놈!”인파 속에서 가면을 쓰고 구경하던 선우희재는 한마디 내뱉고는 그대로 돌아섰다. 이 결투를 관전하려고 특별히 신분까지 숨기고 왔다. 아주 재미난 구경을 기대했었는데 무능한 도규현이 기생오라비에게 질 줄은 생각지 못했다.‘괜히 시간만 낭비했어.’그 시각 폐허가 된 링 위.유진우는 도규현을 내려다보며 덤덤하게 말했다.“당신이 졌으니까 내가 전에 했던 말 명심해요. 앞으로 도씨 가문 사람들은 날 보면 알아서 피해 다녀요.”그러고는 링 아래로 터벅터벅 걸어 내려갔다.“아니야! 나 아직 안 졌어. 안 졌다고.”도규현은 이를 꽉 깨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미치광이가 따로 없었다.“죽어!”유진우의 뒷모습을 본 도규현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면서 그대로 검을 들고 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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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쿵!기습에 실패한 도규현은 유진우의 주먹을 맞고 튕겨 나갔다가 마침 도장수의 발 옆에 떨어졌다.복부에 피가 흘러넘치고 호흡이 점점 사라지는 도규현을 본 도장수는 노발대발하며 상을 탁 치면서 일어났다.“빌어먹을 놈이 감히 내 아들에게 중상을 입혀? 아주 간덩이가 부었구나.”“혹시 눈이 멀었어요? 방금 날 기습한 건 그쪽 아들이라고요. 난 그저 내 몸을 지키고자 반격한 것일 뿐이고요.”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헛소리 집어치워!”도장수가 분노하며 호통쳤다.“아직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는데도 먼저 돌아서고선 기습이라니!”아들이 먼저 잘못하긴 했지만 이 상황에서 절대 인정해서는 안 되었다.“그래요. 그럼 승부가 채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내가 정상적으로 공격한 건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요?”유진우가 되물었다.“당연히 문제 되지. 이런 고의 상해야.”도장수가 흉악스럽게 말했다.“링 위의 결투에서 죽고 사는 건 하늘의 뜻에 따른다는 규정이 있어요. 당신 아들이 다친 건 실력이 뒤떨어져서 그런 거예요. 옛 무세가라는 도씨 가문이 설마 지고도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겠죠?”유진우가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너!” 도장수는 화가 치밀었지만 딱히 할 말은 없었다.“말에 가시가 돋쳐 있네?”그때 도민향이 갑자기 나서서 말했다.“큰아버지, 저런 놈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아요. 저놈이 규현 오빠의 단전을 망가뜨렸으니 오늘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해요.”“맞아요. 우리 도씨 가문의 천재를 다치게 했으니 이대로 내버려 둬서는 절대 안 돼요.”“저 자식은 극악무도하고 인간성이란 추호도 없어서 이 세상에 남아있어봤자 해만 돼요.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그때 도씨 가문 사람들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저마다 눈빛이 어찌나 흉악한지 당장이라도 유진우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기세였다.도규현은 도씨 가문의 희망이자 무도 마스터가 될 기회가 있는 천재였다. 그런 그가 단전이 망가지고 지금까지 수련한 모든 걸 잃게 되었으니 도씨 가문에는 엄청난 충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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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그때 줄곧 침묵하던 황보용명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도 족장님, 세간의 룰을 깨서는 안 됩니다. 링 위에 올라갔으면 죽든 살든 그건 본인의 역량입니다.”“하지만 저희 아들이...”도장수가 반박하려 하자 황보용명이 싸늘하게 째려보았다.“왜요? 설마 세상 사람에게 욕 얻어먹을 짓을 할 셈인가요?”“제가 어찌 감히...”도장수는 이를 꽉 깨물고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세간의 위신으로 보나 가족의 세력으로 보나 도씨 가문은 황보용명보다 한참 뒤떨어져 있었다.“도 족장님, 얼른 아들을 데리고 약신궁에 가보세요. 약신왕이 나선다면 다시 회복할 방법이 있을지도 모릅니다.”황보용명이 귀띔했다.“여봐라. 당장 차 대기시켜.”그제야 정신을 차린 도장수는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아들을 안고 황급히 연무장을 뛰어나갔다. 그의 뒤로 도씨 가문 사람들도 따라나섰다. 지금은 복수보다 다친 곳을 치료하는 게 급선무였다.“젊은이, 잠깐 얘기 나눌 시간 있어요?”황보용명의 시선이 유진우에게 향하더니 웃으며 말했다.“영광입니다.”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황보용명과 함께 연무장을 나섰다.그들이 나가자 현장이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다. 저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오늘 결투는 정말 대박이었어요. 반전에 반전이 아주 재미있었다니까요.”“그러게나 말이에요. 스카이 랭킹 13위인 도규현이 무명인에게 패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만약 제 두 눈으로 보지 않았더라면 절대 못 믿었을 거예요.”“오늘부로 염룡파 보스는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겠네요.”“어린 나이에 저 정도 실력을 지녔으니 당연하죠.”“저런 젊은 인재가 우리 청운종에 들어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텐데.”“그런 허황한 생각은 하지도 말아요. 이미 우리 추풍파에서 데려오기로 했어요. 무슨 대가를 치르든 우리 제자로 들일 겁니다.”“하하... 우리 현무문은 아예 안중에 없어요?”“여러분은 이미 한발 늦었어요. 맹주님께서 벌써 선수 치셨습니다.”“젠장! 능구렁이 같은 영감이 선수 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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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도씨 가문 대문 밖.마이바흐 한 대가 한무리 사람을 뒤로한 채 빠르게 달려 나갔다.“빨리 빠져나왔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젊은이와 얘기할 시간도 없을 뻔했어요.”황보용명은 고개를 돌려 조급해서 안달이 난 무사들을 보며 자신의 선견지명을 몰래 감탄했다.“그 정도인가요?”유진우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하하... 아직 자신의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나 봐요?”황보용명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오늘 도규현을 이긴 것만으로도 젊은이의 실력과 천부적인 재능을 충분히 증명했어요. 강남 무림의 젊은 세대 중에서 젊은이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사람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드물걸요? 지금 얼마나 많은 파벌에서 젊은이를 제자로 들이려고 혈안이 되어있는지 몰라요.”“이거 귀찮게 됐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겸손하게 있는 건데.”유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도규현에게 도전장을 내민 건 다시는 건드리지 말라고 도씨 가문에 경고하기 위해서였는데 도씨 가문이 기세를 돋우려고 많은 사람까지 불러 관전하게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국 도씨 가문은 제 발등을 찍었고 되레 유진우가 이름을 날렸다.“당신 꽤 재미있는 사람이네요? 남들은 이름을 날리고 싶어도 날릴 기회가 없는데 젊은이는 오히려 싫어하네요?”황보용명이 웃으며 말했다.“명성이 있다고 해서 돈을 벌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해지면 걸핏하면 사람들이 찾아와서 도전장을 내밀 거 아니에요. 이게 스스로 귀찮은 일을 자초한 거나 다름없죠.”유진우가 고개를 내저었다.“젊은 나이인데 명성을 중요시하지 않다니, 그런 마음가짐을 가진 젊은이는 정말 적어요.”황보용명은 유진우가 점점 마음에 들었다.“맹주님, 듣기 좋은 소리 그만 하세요. 저는 큰 포부도 없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에요. 할 얘기 있으면 그냥 하세요.”유진우가 먼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알았어요. 그럼 빙빙 돌리지 않을게요.”황보용명을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사실 젊은이와 무도 대회에 관해 얘기 좀 나누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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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유진우가 씁쓸하게 웃었다.“알았어요. 어차피 그냥 몇 판 싸우는 건데 출전할게요.”무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건 다 문제 될 게 없었다.“좋아요. 그럼 나와 약속한 겁니다.”황보용명이 씩 웃었다.“맹주님은 은퇴하셨는데 왜 아직도 무도 연맹의 일에 신경 쓰십니까?”유진우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내가 몸은 비록 무도 연맹에 있지 않아도 마음은 여전히 무도 연맹에 있어요. 그리고 지금의 무림 맹주는 내 큰 제자예요. 큰 제자를 위해 인재를 끌어모으면 안 돼요?”황보용명이 웃으며 말했다.“성품이 고결하고 지조가 굳은 맹주님을 진심으로 탄복합니다.”유진우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를 표했다.“됐어요. 그만 아부해요. 어디 가요? 데려다 줄게요.”“염룡파로 돌아가려고요.”...오후 시각 부운산의 약신궁.도규현은 창백한 얼굴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옥침대에 누워있었다. 흰 가운을 입을 몇몇 의사들이 조심스럽게 그를 치료해주었다.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도장수는 그저 안절부절못하며 옆에 서 있었다. 하지만 치료하는 데 방해될까 봐 감히 소리도 내질 못했다.한참이 지난 후 드디어 도규현의 찢어진 상처를 전부 다 꿰맸다.“동장로님, 우리 아들의 상태는 어떠합니까?”치료를 마치자 도장수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다행히 제때 모셔와서 생명에는 지장이 없습니다.”동장로는 옷소매로 흐르는 땀방울을 쓱 닦았다.“너무 다행이네요.”도장수는 한시름을 놓다가 이내 다시 캐물었다.“생명에 지장이 없다면 무도 수련은요? 영향이 있나요?”“그게 지금 가장 큰 문제예요.”동장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아드님의 단전이 심각하게 망가져서 다시 예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건 불가능해요. 무도 수련도 더는 안 되고요.”“네? 어떻게 이럴 수가...”도장수의 낯빛이 확 굳어졌다.“동장로님의 의술이 뛰어나시잖아요. 제발 다른 방법 좀 생각해 주세요. 돈이 얼마가 들든, 무슨 대가를 치르든 우리 아들만 치료할 수 있다면 다 상관없어요.”“족장님, 재능이 모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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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그날 저녁 염룡 무관의 2층 사무실.“보스, 오늘 정말 멋있었습니다. 도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아버렸을 뿐만 아니라 염룡파의 명성도 널리 알렸어요. 지금 염룡파의 천여 명의 제자들이 보스를 얼마나 우러러보고 존경하는지 몰라요.”홍길수는 유진우에게 차를 따르며 끊임없이 아부했다. 어찌나 흥분했는지 입이 다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전에는 유진우가 패하여 도씨 가문이 복수할까 봐 조마조마했었지만 이젠 완전히 전세가 바뀌었다. 다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상황에서 도규현을 압승할 정도로 유진우의 실력이 대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단 한 번의 결투로 유진우는 이름을 떨쳤다.“됐어. 그 말만 벌써 팔백 번은 더 들었겠다. 다른 새로운 건 없어?”유진우는 살짝 어이가 없었다.그가 돌아오고 나서부터 홍길수는 아첨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머리에 떠오른 칭찬이란 칭찬은 전부 다 쏟아낸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어찌나 요염한지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유진우를 유혹하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였다.“새로운 거요? 알겠어요.”홍길수는 잇몸을 드러내고 활짝 웃었다.“보스가 승리를 거두고 돌아온 후부터 적지 않은 엘리트 고수들이 몰려와서 우리 염룡파에 가입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아까 봤는데 하나같이 실력이 뛰어나더라고요. 조금만 더 훈련한다면 우리 염룡파의 튼튼한 기둥이 될 것 같아요. 이 기세로 계속 이어간다면 3년 이내에 염룡파가 서울의 최고 자리에 앉을 거라 확신합니다.”그의 말에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건 좋은 소식이구나.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해. 염룡파가 부족한 대로 놓아둘망정 인품이 나쁜 사람은 절대 들여선 안 돼.”염룡파가 발전할수록 유진우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막무가내로 확장해서는 안 되고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 안 그러면 쉽게 내란이 일어날 수 있다.“하하,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보스. 그쪽은 제가 잘하잖아요. 사람인지 귀신인지 척 보면 알아요.”홍길수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이 복잡한 세간에서 수년 동안 버텨온 그는 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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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증거? 어디 있어?”이청아가 화들짝 놀랐다.“증거를 항상 갖고 다녀.”유진우는 미리 준비하기라도 한 듯 증거 두 개를 꺼내놓았다.“이건 부검 결과서인데 이현이 누군가 탄 독에 사망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어. 그리고 이 검은 침이 바로 살인 흉기야.”“뭐?”이청아는 의문 가득한 얼굴로 자세히 살펴보았다.“만약 내 말을 못 믿는다면 직접 사람을 찾아서 알아봐도 돼.”유진우는 한마디 더 보탰다. 비록 증거가 있어도 아직 범인을 찾지 못했기에 상대를 설득하는 건 조금 어려웠다.“그럴 필요 없어. 난 당신을 믿어.”이청아의 표정이 무척이나 복잡해 보였다.“사실 당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걸,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해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어.”“정말 다행이야. 당신이 그렇게 생각해서...”유진우는 씩 웃어 보였다.“오해해서 미안해. 하지만 이해해줘. 나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 이현이 그렇게 죽고 나서 정말 힘들고 막막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그리고 당신을 잃을까 봐 두려웠고 우리 둘이 원수가 될까 봐 두려웠고... 또 더는 기댈 곳 없이 혼자가 될까 봐 두려웠어. 나...”이청아의 두 눈에 눈물이 맺히더니 고개를 숙이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눈물을 뚝뚝 흘려도 유진우의 눈에는 예쁘기만 했다.“괜찮아. 다 지나간 일이야.”유진우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위로했다. 그의 토닥임에 이청아는 순간 마음이 무너져내린 듯 유진우의 품에 와락 안겨 엉엉 울었다.심하게 흐느끼는 바람에 어깨마저 떨렸고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오랫동안 꾹꾹 참아왔던 감정이 지금 이 순간에 완전히 폭발해버렸다.“어휴...”유진우는 한숨을 푹 내쉬고 이청아를 꽉 끌어안더니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그래, 마음껏 울어... 울면 한결 나아질 거야... 아 참, 비밀 하나 알려줄게. 사실 내가 당신 동생을 죽인 게 맞아.”“뭐?”이청아의 몸이 굳어지더니 고개를 들고 경악한 얼굴로 쳐다보았다.“당신... 방금 뭐라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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