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541 - 챕터 550

1600 챕터

제541화

“네?”장경화의 시선이 닿자 유진우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왜 날 봐요? 내가 호구예요? 젠장!’“진우야...”장경화가 갑자기 억지 미소를 짓더니 과일 바구니에서 사과 하나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목마르지? 자, 사과 먹어.”“왜 이러세요?”유진우는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아무 이유 없이 호의를 베풀 장경화가 아닌데.“저기, 아까 우리가 한 얘기 다 들었지?”장경화는 무척이나 온화하고 선량한 웃음을 지었다.“넌 마음씨가 착해서 우리가 사기당한 걸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야, 그렇지? 그래서 말인데, 부탁 하나만 들어줘.”“무슨 부탁이요?”유진우의 두 눈에 경계심이 가득했다.“너 꽤 많은 부자들이랑 친분이 있잖아. 우리가 산 그 건물 팔아줄 수 있어?”“지금 저더러 다른 사람에게 사기를 치란 말씀이에요?”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해?”장경화는 일부러 불만 있는 척했다.“사기를 치는 게 아니라 쓸데없는 걸 재활용하는 거지. 어차피 부자들은 돈도 많은데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하면 되잖아.”“그래, 그래.”단소홍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유진우, 성동의 부도 건물이 값은 얼마 안 돼도 잠재력이 있어. 우린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 돈이 없어서 이러는 거야. 만약 부자들에게 판다면 나중에 가격이 오를지도 몰라.”“잠깐...”유진우는 갑자기 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방금 어디 부도 건물이라고 했어?”“성동 교외 근처야. 왜?”단소홍이 의아해했다.“성동의 부도 건물?”확인을 마친 유진우의 입꼬리가 실룩거렸다.“다들 대박 났네요? 그 부도 건물 엄청 값나가는 건물이에요.”“값나간다고?”그들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 쳐다보기만 했다.‘한낱 부도 건물은 밑 빠진 독이나 다름없는데 값나간다고? 그리고 값나갔으면 우리가 팔려고 하겠어?’“그 부도 건물을 곧 중점적으로 개발한다고 들었어요. 사면 그냥 돈방석에 앉는 거예요.”유진우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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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장경화는 유진우가 도와주기 싫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줄로 생각했다.그때 단소홍이 머리를 굴렸다.“유진우, 이 건물이 대박 날 거라고 했지? 그럼 대박 나게 지금 너에게 팔게. 어때?”“그래, 그래.”그녀의 말에 장경화도 맞장구를 쳤다.“이 부도 건물에 관심이 있으면 네가 사면 되겠네.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이건 당신들에게 좋은 기회인데 제가 미안해서 어찌 빼앗을 수 있겠어요.”유진우가 완곡하게 거절했다.“괜찮아, 괜찮아. 우린 한 가족이잖아. 가족끼리 같이 대박 나면 좋지.”장경화는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지만 눈빛은 여전히 호구를 쳐다보는 듯했다.“그래, 유진우. 가족끼리 뭐 미안해하고 그래. 이런 좋은 일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지.”“그럼 그럼. 나중에 대박 나면 우리에게 밥이나 한 끼 사면 돼.”다들 어찌나 상냥하고 알랑거리는지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였다. 어쨌거나 이런 호구는 두 번 다시는 없을 테니까.“정말 저에게 팔려고요?”유진우가 다시 한번 물었다.“그럼, 당연히 팔아야지. 더 비싸게 팔지도 않을 테니까 본전만 주면 돼.”장경화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후회하지 않겠어요?”유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해. 후회하면 벼락 맞을게.”장경화는 세 손가락을 들고 맹세까지 했다.“맞아! 후회하는 사람은 벼락 맞을 거야.”단소홍 등 몇몇도 따라서 맞장구를 쳤다.“좋아요. 정 그렇게 팔겠다면 제가 살게요.”유진우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돈 벌 기회를 직접 갖다 바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진우 씨, 당신 미쳤어? 아무 가치도 없는 건물을 사서 뭐 하려고?”이청아가 보다 못해 한마디 했다. 유진우가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사려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언니, 유진우가 사겠다는데 그냥 내버려 둬요. 뭘 그렇게 사사건건 간섭해요?”단소홍이 불만을 드러냈다.“그러니까 말이야. 돈을 벌겠다는데 왜 앞길을 막고 그래?”장경화가 그녀에게 눈치를 주었다.‘겨우 호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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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유진우, 이젠 너한테 바보라는 소리를 하는 것도 지겨워. 아무 값어치도 없는 쓰레기를 보물 취급하는 너도 정말 대단해.”단소홍은 마치 큰 이득이라도 얻은 것처럼 우쭐거리며 웃었다.수십억을 투자했다가 한 푼도 건지지 못할 줄 알았는데 누군가 덥석 사가다니, 이게 웬 떡?“유진우, 이번에 네 덕에 우리가 살았어. 안 그러면 진짜 빈털터리가 될 뻔했어.”장경화는 카드 안의 금액을 보며 입이 귀에 걸리도록 웃었다.“유진우, 넌 정말 살아있는 보살이야. 인정!”이현은 고소해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하하, 대박 나면 우리에게 한턱내는 거 잊지 마.”장홍매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도현에게 사기당한 건 재수가 없었지만 호구를 만난 건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마터면 진짜 전 재산을 날릴 뻔했다.“당신들이 후회만 하지 않으면 돼요.”유진우가 웃을 듯 말 듯 했다.“후회?”그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다가 크게 웃었다.‘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 하다니, 너 같은 바보는 사기당해도 싸.’“난 진짜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아무리 돈이 좀 있다고 해도 이렇게 막 써도 돼?”이청아가 눈살을 찌푸렸다.‘평소에는 아주 똑똑하던 사람이 왜 중요한 순간에 이런 실수를 하는 거지?’“지금 그 어떤 얘기를 해봤자 소용없어. 시간이 지나면 당신도 알게 될 거야.”유진우는 덤덤하게 웃기만 할 뿐 긴 설명은 생략했다.조금 전 그는 여러 번이나 충고했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나중에 확실한 결과가 나온다면 진정한 승자가 누구일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흥, 마음대로 해!”이청아는 밖으로 나가려다가 문 앞에서 다시 발걸음을 멈췄다.“가만히 서서 뭐 해? 회사로 가야지.”“저기, 나 휴가 좀 내면 안 될까? 지인이 병원에 입원해서 좀 가보려고.”유진우가 갑자기 말했다.황백도 마침 이 병원에 있어 온 김에 가볼 생각이었다.“그러든지 말든지.”이청아는 흥 하고 쏘아붙이고는 그대로 가버렸다.5분 후, 유진우는 다른 병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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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아저씨가 다쳤다는데 당연히 와봐야지.”하지원은 준비해 온 선물을 침대 옆에 내려놓았다.“이건 몸에 좋은 보양식이야. 아저씨가 하루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어.”“고마워.”황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아 참, 소개한다는 걸 까먹었네. 이분은 우리 엄마셔.”하지원이 옆에 있는 젊은 여자를 소개했다.“안녕하세요.”황은아는 허리를 살짝 굽혀 인사했다.“그래, 안녕.”젊은 여자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어머... 오빠도 여기 있었네요?”하지원의 시선이 갑자기 옆에 있는 유진우에게 향하더니 사뭇 놀란 얼굴로 말했다.“도씨 가문에서 찾아오진 않았죠?”“응, 오지 않았어.”유진우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도석현 같은 사람을 아예 안중에 둔 적이 없었다.“엄마, 지난번에 술집에서 다른 사람이 집적거릴 때 이 오빠가 나서서 해결해줬었어요.”하지원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정말 고마워요.”젊은 여자는 예의 바르게 웃어 보였다.“별것도 아닌데요, 뭐.”그런데 유진우의 눈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사모님, 실례지만 하나만 묻겠습니다. 혹시 최근에 머리가 자주 어지러우신가요?”“어떻게 알았어요?”젊은 여자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저 의학을 좀 알거든요. 어딘가 좀 불편해 보여서요.”유진우가 설명했다.“그렇군요...”젊은 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혈당이라서 가끔 머리가 어지러워요. 하지만 큰 문제는 없어요.”“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요.”유진우가 진지하게 말했다.“사모님의 눈에 핏발이 가득 섰고 호흡도 짧으며 몸도 딱딱하게 굳어있어요. 그리고 관자놀이의 핏줄도 튀어나왔고요. 아무래도 뇌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 같아요.”“뇌출혈이요?”젊은 여자는 눈살을 찌푸렸고 안색도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이봐요, 젊은이. 말 좀 가려서 해요. 지난달에 건강 검진을 받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뇌출혈이라니요?”‘멀쩡하게 생겨서 거슬리는 소리만 하네?’“사모님, 다시 한번 제대로 검사해 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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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엄마!”갑자기 쓰러진 어머니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하지원은 재빨리 그녀를 부축했다. 주변에 도움을 청하려고 소리를 지르면서 인중도 계속 눌렀다. 하지만 젊은 여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의식을 완전히 잃은 듯했다.“의사! 의사 선생님 어디 있어요?”하지원은 어머니를 업고 병원으로 뛰쳐 들어가며 소리를 질렀다.소란스러운 소리에 의료인들이 달려와 응급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그렇게 1시간 후, 응급실 문 앞.“지원아.”양복 차림의 한 남자가 몇몇 경호원과 함께 헐레벌떡 병원으로 달려왔다.“아빠, 드디어 오셨네요.”남자의 등장에 하지원은 의지할 구석이 생긴 듯 상황을 설명했다.“엄마가 아까 갑자기 쓰러지셔서 지금 응급실로 들어갔어요. 의사 선생님이 상황이 별로 좋지 않다면서 저에게 위독 통지서에 사인까지 하라고 했어요.”“갑자기 쓰러졌다고? 대체 어떻게 된 거야?”하용만이 눈살을 찌푸렸다.“저도 모르겠어요. 분명 멀쩡했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됐어요.”하지원의 얼굴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지금 당장 군 병원으로 가서 단 선생님을 모셔와!”하용만이 옆에 있던 경호원에게 분부했다.“알겠습니다.”경호원은 바로 휴대 전화를 꺼내 누군가에게 연락했다.그렇게 30분도 채 안 되어 백발이 성성하고 검은 옷차림의 한 영감이 전문 의료팀과 함께 부리나케 병원에 도착했다. 그들은 전부 군 병원에서 실력이 있기로 유명한 의사들이었고 아무나 내세워도 웬만한 의사들보다 훨씬 뛰어났다.“안녕하세요, 하용만 씨.”검은 옷 영감이 허리 굽혀 인사했다.“단 선생님, 저희 아내가 위독하다고 합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하용만이 진지하게 말했다.“최선을 다하겠습니다.”검은 옷 영감은 곧장 응급실로 들어가 신분을 밝힌 후 함께 응급 치료를 시작했다.항남 병원 의사들의 실력도 꽤 훌륭했지만 군 병원의 명의에 비교하면 그래도 차이가 있었다.몇 시간 동안의 응급 치료를 마친 후 검은 옷 영감이 드디어 응급실에서 나왔다.“선생님, 저희 아내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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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알겠어요.”하지원은 지체없이 바로 휴대 전화를 꺼내 유진우에게 연락하여 자초지종을 간단하게 설명했다.“지금 바로 갈게.”유진우는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왔다.그 시각 젊은 여자는 이미 VIP 병실로 옮겨졌다. 비록 잠시 위험한 고비는 넘겼으나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유진우가 병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 대부분 모두 의사들이었고 경호원도 몇 명 있었다.“오빠, 왔어요?”유진우를 본 순간 하지원의 두 눈에 기대가 가득했다.“지원아, 이분이 바로 네가 말한 그 명의야?”하용만은 유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눈앞의 사람은 생각보다 너무도 어렸다.‘20대 정도 돼 보이는 젊은이가 그런 뛰어난 의술을 지녔다고?’“아빠,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죠. 오빠가 젊어 보여도 실력이 정말 뛰어나요. 엄마를 보자마자 바로 병을 알아봤다니까요.”하지원이 설명했다.“아가씨, 제가 주제넘게 한마디 하겠는데요. 아무리 봐도 이 젊은이는 그저 어쩌다가 우연히 알아맞힌 것 같아요.”검은 옷 영감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유진우의 나이는 고작 20대였고 그는 의학에 발을 담근 지 40년이 넘었다. 그마저도 보아내지 못한 것을 상대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젊은이, 자신 있어요?”하용만이 떠보듯 물었다.“자신이 없었으면 여길 오지도 않았죠.”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좋아요. 내 아내의 병을 치료해준다면 절대 섭섭지 않게 사례하겠습니다.”하용만이 진지하게 말했다.“용만 씨, 정말로 이자에게 맡기려고요?”검은 옷 영감이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사모님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합니까?”“지금보다 더 최악인 상황은 없어요.”하용만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는데... 그게 죽은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하지만...”검은 옷 영감이 또 뭐라 하려 하자 하용만이 손을 들었다.“젊은이, 이쪽으로 와요.”“네.”유진우는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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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일... 일어났어요?”갑자기 의식을 되찾은 젊은 여자를 보자 사람들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저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검은 옷 영감마저 치료하지 못한 병을 젊은이가 침 몇 방으로 쉽게 치료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치료 과정도 딱히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그럴수록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어... 어떻게 이런 일이...”검은 옷 영감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랐다.‘뇌에 어혈이 쌓여서 식물인간이 될 거라는 진단까지 받은 환자를 침 몇 방으로 치료했다고? 지금 장난해?’“엄마가 의식이 돌아왔어요!”놀라움도 잠시 하지원은 흥분하여 펄쩍 뛰기까지 했다.어머니가 곧 식물인간이 될 거라는 소리를 듣고 그녀는 절망에 빠졌었지만 이리 빨리 깨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여보, 좀 어때?”하용만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머리가 조금 어지러운 것 말고는 다 괜찮아요. 왜 그래요?”젊은 여자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의 기억은 아직 쓰러지기 전 상황에 머물러있었다.“괜찮으면 됐어, 괜찮으면.”아내가 무사하다는 걸 확인한 하용만은 소리 내어 크게 웃었다.“젊은이가 명의인 건 맞네요. 아까 하마터면 명의님을 못 알아볼 뻔했어요. 젊은이의 뛰어난 의술에 진심으로 탄복합니다.”그러고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를 표했다.“별말씀을요. 치료비만 주시면 됩니다.”유진우의 태도는 비굴하지도 건방지지도 않았다.그나마 안면이 있는 사이라 도와준 것이기에 치료비는 당연히 받아야 했다.“하하... 역시 통쾌한 젊은이네요. 액수는 얼마든지 불러요.”하용만의 입이 귀에 걸릴 정도였다.“알아서 주시면 돼요.”유진우는 정확한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용만도 망설이지 않고 60억이 적힌 수표를 통쾌하게 건넸다.“젊은이, 이 돈 먼저 받아요. 내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다 해결해줄 테니까 언제든지 날 찾아와요.”“고맙습니다.”유진우는 손가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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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그때 검은 옷 영감이 머뭇거리다가 결국 용기 내어 물었다.단지 침 몇 방으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다니, 정말로 너무도 신기했다. 체면을 차리지 않는다면 유진우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은 심정이었다.“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어요. 나중에 다시 얘기하죠.”유진우는 약 처방을 적어 하지원에게 건넸다.“어머님께 이 처방대로 약을 드시게 하면 돼. 한 달 정도면 완치될 거야.”“고마워요, 오빠.”하지원이 눈웃음을 지었다.“그럼 전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유진우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인사를 건넨 뒤 바로 병원을 나섰다. 그런데 병원 대문을 나서자마자 오늘 조선미에게 약을 갈아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하여 택시를 잡고 곧장 조씨 별장으로 달려갔다....그 시각 조씨 별장 회의실.조군수를 중심으로 조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이 한데 모여 조선미의 결혼을 상의하고 있었다.“셋째야, 정말 파혼할 셈이야? 파혼하면 결과가 어떨지 생각해봤어?”조군해가 눈살을 찌푸렸다.“형님, 전 이미 결정했어요. 무조건 파혼할 겁니다.”조군수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오늘 가족회의를 연 건 파혼에 관해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선우 가문의 행동은 이미 선을 넘었기에 절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 없었다.“선우영채가 죽은 바람에 선우 가문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우리가 파혼하겠다고 하면 저쪽에 빌미를 주게 돼. 그때가 되면 두 가문은 그야말로 전쟁이야.”조군해가 경고했다.“전쟁은 이미 진작 시작되었어요. 선우 가문이 저와 제 딸을 모함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두 가문의 혼사는 이미 파탄 났어요.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건 경계를 강화하는 겁니다.”조군수가 차갑게 말했다.“진짜 일을 그 지경까지 만들어야 해? 만약 선우 가문과 완전히 틀어지면 우리에게는 그 어떤 퇴로도 없어.”조군해가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형님, 저도 우리 가문이 무사하게 발전하길 누구보다 바라요. 그런데 지금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결사의 각오로 임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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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네가?”벌떡 일어선 조윤지를 보며 조군해는 살짝 놀란 눈치였다. 자기 딸이 자진해서 나설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좋아요. 저도 윤지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선미 대신 윤지를 시집보내는 건 어때요?”그때 조군표가 나서서 힘을 보태자 나머지 사람들도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얼굴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조윤지가 확실히 조선미와 견줄만 했다. 그런 그녀를 선우희재에게 시집보내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이다.“윤지야, 이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조군수가 진지하게 말했다.“셋째 작은아버지, 전 이미 충분히 생각했어요. 선미가 싫다고 하면 제가 시집갈게요.”조윤지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정말로 가문을 위하여 희생할 수 있겠어?”조군해가 계속하여 캐물었다.“제가 지옥에 가지 않으면 누가 가겠어요? 조씨 가문의 딸로서 이건 저의 책임이에요.”조윤지가 또박또박 말했다.겉으로는 정의롭고 늠름한 척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무척이나 기뻤다.‘희생은 무슨. 웃기고 있네.’선우희재는 권력이 있고 배경도 있어 앞날이 창창한 데다가 얼굴까지 잘생겼다. 이런 훌륭한 남자는 줄곧 그녀의 이상형이었다.예전에 조선미가 선우희재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조선미가 먼저 포기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자신의 팔자를 바꿀 기회를 놓칠 조윤지가 아니었다.선우희재와 결혼한다면 선우 가문의 사모님이 될 것이다. 그 자리는 만인이 우러러보는 자리라 권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형님, 윤지가 시집가겠다는데 형님 생각은 어떠세요?”조군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조군해에게 물었다. 선우 가문은 생각보다 위험한 곳이라 희생을 자처하는 조카가 마음이 쓰였다.“그게...”조군해는 난감한 듯 눈살만 찌푸렸다.사실 선우희재에게 시집가는 게 좋은 일이긴 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특별하여 혹시라도 양측의 갈등이 심해지면 나중에 복이 될지 화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아빠, 전 이미 결정했어요. 아무도 제 생각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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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조군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똑똑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윤지와 함께 선우 가문에 가서 자세히 얘기하고 올게요.”“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아버지.”조윤지는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그럼 수고 좀 해줘요, 둘째 형.”조군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여러분, 저희 좋은 소식을 기다리세요.”조군표는 사람들에게 예를 표한 후 조윤지와 함께 저택을 나섰다.조군수는 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때 조선미의 방 안.조선미는 두 눈을 꼭 감고 침대에 얌전히 누워있었고 유진우는 옆에 앉아 조심스럽게 약을 발라주었다.다행히 조선미 얼굴의 상처가 깊지 않아 특수 연고를 바르니 눈에 띄게 많이 좋아졌다.“언니, 좋은 소식 있어.”그때 조아영이 흥분한 얼굴로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왔다.“응? 무슨 좋은 소식?”조선미는 여전히 두 눈을 감고 유진우의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았다.“아까 가족회의에서 둘째 큰아버지가 다른 애를 선우 가문에 시집보내겠다고 했더니 조윤지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언니 대신 선우희재에게 시집가겠다고 했대. 그리고 다들 동의했대.”조아영이 기쁨에 겨운 얼굴로 말했다.“조윤지가 선우희재에게 시집가겠다고 했다고?”그녀의 말에 조선미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아영아, 그게 정말이야? 네가 잘못 들은 건 아니고?”“잘못 듣긴. 내가 정확히 들었어.”조아영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둘째 큰아버지가 조윤지와 함께 선우 가문에 협상하러 갔어. 선우희재만 동의한다면 우린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너무 잘됐네.”조선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조윤지는 부귀영화를 좋아하니까 선우희재의 상대로 가장 어울리긴 하지.”“그럼 그럼. 언니는 눈치 볼 필요 없고 조윤지도 원하는 대로 됐고, 우리도 선우 가문과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돼. 정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이야.”조아영이 웃으며 말했다.“벌써 좋아하긴 일러요. 이 일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유진우가 갑자기 찬물을 확 끼얹었다.“그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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