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어요.”하지원은 지체없이 바로 휴대 전화를 꺼내 유진우에게 연락하여 자초지종을 간단하게 설명했다.“지금 바로 갈게.”유진우는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달려왔다.그 시각 젊은 여자는 이미 VIP 병실로 옮겨졌다. 비록 잠시 위험한 고비는 넘겼으나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유진우가 병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있었다. 대부분 모두 의사들이었고 경호원도 몇 명 있었다.“오빠, 왔어요?”유진우를 본 순간 하지원의 두 눈에 기대가 가득했다.“지원아, 이분이 바로 네가 말한 그 명의야?”하용만은 유진우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눈앞의 사람은 생각보다 너무도 어렸다.‘20대 정도 돼 보이는 젊은이가 그런 뛰어난 의술을 지녔다고?’“아빠,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죠. 오빠가 젊어 보여도 실력이 정말 뛰어나요. 엄마를 보자마자 바로 병을 알아봤다니까요.”하지원이 설명했다.“아가씨, 제가 주제넘게 한마디 하겠는데요. 아무리 봐도 이 젊은이는 그저 어쩌다가 우연히 알아맞힌 것 같아요.”검은 옷 영감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유진우의 나이는 고작 20대였고 그는 의학에 발을 담근 지 40년이 넘었다. 그마저도 보아내지 못한 것을 상대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젊은이, 자신 있어요?”하용만이 떠보듯 물었다.“자신이 없었으면 여길 오지도 않았죠.”유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좋아요. 내 아내의 병을 치료해준다면 절대 섭섭지 않게 사례하겠습니다.”하용만이 진지하게 말했다.“용만 씨, 정말로 이자에게 맡기려고요?”검은 옷 영감이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사모님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합니까?”“지금보다 더 최악인 상황은 없어요.”하용만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는데... 그게 죽은 것과 뭐가 다르겠는가?“하지만...”검은 옷 영감이 또 뭐라 하려 하자 하용만이 손을 들었다.“젊은이, 이쪽으로 와요.”“네.”유진우는 고
“일... 일어났어요?”갑자기 의식을 되찾은 젊은 여자를 보자 사람들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저마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검은 옷 영감마저 치료하지 못한 병을 젊은이가 침 몇 방으로 쉽게 치료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치료 과정도 딱히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하기 그지없었다. 그럴수록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어... 어떻게 이런 일이...”검은 옷 영감은 마치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랐다.‘뇌에 어혈이 쌓여서 식물인간이 될 거라는 진단까지 받은 환자를 침 몇 방으로 치료했다고? 지금 장난해?’“엄마가 의식이 돌아왔어요!”놀라움도 잠시 하지원은 흥분하여 펄쩍 뛰기까지 했다.어머니가 곧 식물인간이 될 거라는 소리를 듣고 그녀는 절망에 빠졌었지만 이리 빨리 깨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여보, 좀 어때?”하용만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재빨리 다가가 물었다.“머리가 조금 어지러운 것 말고는 다 괜찮아요. 왜 그래요?”젊은 여자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의 기억은 아직 쓰러지기 전 상황에 머물러있었다.“괜찮으면 됐어, 괜찮으면.”아내가 무사하다는 걸 확인한 하용만은 소리 내어 크게 웃었다.“젊은이가 명의인 건 맞네요. 아까 하마터면 명의님을 못 알아볼 뻔했어요. 젊은이의 뛰어난 의술에 진심으로 탄복합니다.”그러고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를 표했다.“별말씀을요. 치료비만 주시면 됩니다.”유진우의 태도는 비굴하지도 건방지지도 않았다.그나마 안면이 있는 사이라 도와준 것이기에 치료비는 당연히 받아야 했다.“하하... 역시 통쾌한 젊은이네요. 액수는 얼마든지 불러요.”하용만의 입이 귀에 걸릴 정도였다.“알아서 주시면 돼요.”유진우는 정확한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다. 하용만도 망설이지 않고 60억이 적힌 수표를 통쾌하게 건넸다.“젊은이, 이 돈 먼저 받아요. 내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다 해결해줄 테니까 언제든지 날 찾아와요.”“고맙습니다.”유진우는 손가락으로
그때 검은 옷 영감이 머뭇거리다가 결국 용기 내어 물었다.단지 침 몇 방으로 사람의 목숨을 살리다니, 정말로 너무도 신기했다. 체면을 차리지 않는다면 유진우를 스승으로 모시고 싶은 심정이었다.“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어요. 나중에 다시 얘기하죠.”유진우는 약 처방을 적어 하지원에게 건넸다.“어머님께 이 처방대로 약을 드시게 하면 돼. 한 달 정도면 완치될 거야.”“고마워요, 오빠.”하지원이 눈웃음을 지었다.“그럼 전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유진우는 오래 머무르지 않고 인사를 건넨 뒤 바로 병원을 나섰다. 그런데 병원 대문을 나서자마자 오늘 조선미에게 약을 갈아주지 않았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하여 택시를 잡고 곧장 조씨 별장으로 달려갔다....그 시각 조씨 별장 회의실.조군수를 중심으로 조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이 한데 모여 조선미의 결혼을 상의하고 있었다.“셋째야, 정말 파혼할 셈이야? 파혼하면 결과가 어떨지 생각해봤어?”조군해가 눈살을 찌푸렸다.“형님, 전 이미 결정했어요. 무조건 파혼할 겁니다.”조군수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오늘 가족회의를 연 건 파혼에 관해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선우 가문의 행동은 이미 선을 넘었기에 절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넘어갈 수 없었다.“선우영채가 죽은 바람에 선우 가문의 분노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우리가 파혼하겠다고 하면 저쪽에 빌미를 주게 돼. 그때가 되면 두 가문은 그야말로 전쟁이야.”조군해가 경고했다.“전쟁은 이미 진작 시작되었어요. 선우 가문이 저와 제 딸을 모함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두 가문의 혼사는 이미 파탄 났어요. 우리가 지금 해야 하는 건 경계를 강화하는 겁니다.”조군수가 차갑게 말했다.“진짜 일을 그 지경까지 만들어야 해? 만약 선우 가문과 완전히 틀어지면 우리에게는 그 어떤 퇴로도 없어.”조군해가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형님, 저도 우리 가문이 무사하게 발전하길 누구보다 바라요. 그런데 지금 이런 문제가 생겼는데 결사의 각오로 임하지 않
“네가?”벌떡 일어선 조윤지를 보며 조군해는 살짝 놀란 눈치였다. 자기 딸이 자진해서 나설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좋아요. 저도 윤지가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선미 대신 윤지를 시집보내는 건 어때요?”그때 조군표가 나서서 힘을 보태자 나머지 사람들도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얼굴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조윤지가 확실히 조선미와 견줄만 했다. 그런 그녀를 선우희재에게 시집보내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이다.“윤지야, 이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해.”조군수가 진지하게 말했다.“셋째 작은아버지, 전 이미 충분히 생각했어요. 선미가 싫다고 하면 제가 시집갈게요.”조윤지가 낭랑한 목소리로 말했다.“정말로 가문을 위하여 희생할 수 있겠어?”조군해가 계속하여 캐물었다.“제가 지옥에 가지 않으면 누가 가겠어요? 조씨 가문의 딸로서 이건 저의 책임이에요.”조윤지가 또박또박 말했다.겉으로는 정의롭고 늠름한 척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무척이나 기뻤다.‘희생은 무슨. 웃기고 있네.’선우희재는 권력이 있고 배경도 있어 앞날이 창창한 데다가 얼굴까지 잘생겼다. 이런 훌륭한 남자는 줄곧 그녀의 이상형이었다.예전에 조선미가 선우희재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조선미가 먼저 포기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자신의 팔자를 바꿀 기회를 놓칠 조윤지가 아니었다.선우희재와 결혼한다면 선우 가문의 사모님이 될 것이다. 그 자리는 만인이 우러러보는 자리라 권력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형님, 윤지가 시집가겠다는데 형님 생각은 어떠세요?”조군수는 결정을 내리기 전에 조군해에게 물었다. 선우 가문은 생각보다 위험한 곳이라 희생을 자처하는 조카가 마음이 쓰였다.“그게...”조군해는 난감한 듯 눈살만 찌푸렸다.사실 선우희재에게 시집가는 게 좋은 일이긴 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특별하여 혹시라도 양측의 갈등이 심해지면 나중에 복이 될지 화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아빠, 전 이미 결정했어요. 아무도 제 생각을 바
조군표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똑똑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윤지와 함께 선우 가문에 가서 자세히 얘기하고 올게요.”“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은아버지.”조윤지는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그럼 수고 좀 해줘요, 둘째 형.”조군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여러분, 저희 좋은 소식을 기다리세요.”조군표는 사람들에게 예를 표한 후 조윤지와 함께 저택을 나섰다.조군수는 멀어져가는 두 사람을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그때 조선미의 방 안.조선미는 두 눈을 꼭 감고 침대에 얌전히 누워있었고 유진우는 옆에 앉아 조심스럽게 약을 발라주었다.다행히 조선미 얼굴의 상처가 깊지 않아 특수 연고를 바르니 눈에 띄게 많이 좋아졌다.“언니, 좋은 소식 있어.”그때 조아영이 흥분한 얼굴로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왔다.“응? 무슨 좋은 소식?”조선미는 여전히 두 눈을 감고 유진우의 정성 어린 보살핌을 받았다.“아까 가족회의에서 둘째 큰아버지가 다른 애를 선우 가문에 시집보내겠다고 했더니 조윤지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언니 대신 선우희재에게 시집가겠다고 했대. 그리고 다들 동의했대.”조아영이 기쁨에 겨운 얼굴로 말했다.“조윤지가 선우희재에게 시집가겠다고 했다고?”그녀의 말에 조선미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아영아, 그게 정말이야? 네가 잘못 들은 건 아니고?”“잘못 듣긴. 내가 정확히 들었어.”조아영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둘째 큰아버지가 조윤지와 함께 선우 가문에 협상하러 갔어. 선우희재만 동의한다면 우린 더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너무 잘됐네.”조선미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조윤지는 부귀영화를 좋아하니까 선우희재의 상대로 가장 어울리긴 하지.”“그럼 그럼. 언니는 눈치 볼 필요 없고 조윤지도 원하는 대로 됐고, 우리도 선우 가문과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돼. 정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방법이야.”조아영이 웃으며 말했다.“벌써 좋아하긴 일러요. 이 일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유진우가 갑자기 찬물을 확 끼얹었다.“그게 무슨
“뭐? 군대까지 동원한다고?”조군표의 말에 사람들은 전부 겁에 질렸다.원래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줄 알았다. 선우희재만 고개를 끄덕인다면 두 가문의 혼약은 여전히 유효이다. 그런데 결과가 이럴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대체 내가 선미보다 뭐가 부족하다고 나랑 결혼하지 않겠다는 건데!”조윤지는 이를 꽉 깨물고 분노를 터트렸다.여자로서 먼저 구혼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자존심을 다 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선우희재는 그녀의 체면 따위 안중에도 두지 않고 가차 없이 내쫓아버렸다.심지어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아마 이보다 더한 모욕은 없을 것이다.“선우희재도 동의하지 않고 선미도 시집가지 않겠다고 하면 인제 어떡해요?”누군가 갑자기 물었다.“그냥 차라리 맞서 싸우죠?”조윤지가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선우희재가 우리 체면을 세워주지 않는데 우리도 선우희재의 체면을 세워줄 필요가 없죠.”“윤지야, 말조심해.”조군해가 재빨리 그녀를 말렸다.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이런 소리를 함부로 해서는 안 되었다.“셋째야, 족장인 네가 결정 내려봐.”조군표는 자리에 앉아 차를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조금 전 선우 가문에서 하도 무시를 당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있었다.“결혼 상대를 바꾸지 않겠다면 다른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죠.”조군수가 진지하게 말했다.“저의 50살 생일 연회를 미리 치를 생각인데 결혼식 당일에 하려고요. 그때 하객들을 많이 초대해서 연회를 크게 열 겁니다.”“50살 생일 연회요?”그의 말에 사람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서로 눈치만 살폈다. 이 와중에 생일 연회를 미리 치르는 게 의미가 있을까?“셋째야, 이번 생일 연회를 통하여 선우 가문에 압력을 가하겠다는 말이야?”잠깐 고민하던 조군해가 가장 먼저 눈치챘다.“맞아요.”조군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선우희재가 결혼을 몰아붙인다면 전 생일 연회를 열 겁니다. 권력이 있고 지위도 높은 사람들 앞에서 설령 선우 가문이라고 해도
“아들, 여긴 어떻게 왔어? 국경 지대를 지키고 있는 거 아니었어?”조군표는 잠깐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환한 얼굴로 아들을 맞이했다.“국경 지대는 지금 아주 안전하거든요. 그래서 휴가 내고 미리 왔죠.”조일명이 웃으며 말했다.“그래그래, 잘 왔어. 1년 못 본 사이에 몸이 더 좋아졌네?”조군표는 뿌듯한 얼굴로 조일명의 어깨를 토닥였다. 조씨 가문의 젊은 세대 중에서 그의 아들이 가장 출세했다.“아버지, 좋은 소식 하나 알려드릴게요. 저 진급했어요. 이젠 범표사 부대의 고급 장교라 수천 명의 군대를 거느릴 수 있어요.”조일명이 자랑스럽게 말했다.“뭐? 고급 장교?”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다들 경악하면서도 부러움에 찬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고급 장교에서 한 단계 더 진급하면 장군이 된다.아직 30살도 채 안 되는 나이에 고급 장교가 되었으니 조일명의 앞날은 그야말로 창창했다.“하하... 좋아! 너무 잘 됐어!”조군표가 함박웃음을 지었다.“우리 아들 너무 훌륭해. 1년 사이에 또 진급했어. 아버지도 네 덕에 체면이 서는구나.”“역시 피는 못 속여.”조군해가 부러움에 찬 얼굴로 말했다.“어린 나이에 벌써 이런 엄청난 성과를 거두다니, 앞으로 절대 선우희재에게 뒤지지 않을 거야.”“우리 조씨 가문에 또 훌륭한 인재가 나타났어.”조군수도 무척이나 뿌듯해했다.20대에 고급 장교 자리에 앉았으니 장군이 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일명아, 축하해. 우리 중에 네가 가장 출세했어. 앞으로 잘 나간다고 이 누나를 잊어서는 안 돼. 알았지?”조윤지는 벌써 잘 보이려고 알랑거렸다.“누나도 참, 우린 가족이잖아. 앞으로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해.”조일명이 가슴팍을 치며 자신 있게 말했다.“하하... 역시 누나를 가장 아끼는 건 너밖에 없어.”조윤지가 히죽 웃어 보였다.“아 참, 아버지, 아까 선우 가문 얘기를 하는 것 같던데 대체 무슨 일이에요?”조일명이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무슨 일이
그 후 며칠 동안 조씨 가문에서는 초대장을 보내며 조군수의 50세 생일 연회를 위하여 만반의 준비를 시작했다.5대 가문 중 하나인 조씨 가문은 자손들이 많았고 인맥도 아주 넓었다. 그리고 족장인 조군수는 뭇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하여 그의 생일 연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서울의 절반이 떠들썩했다. 수많은 유명 인사와 재벌들이 생일 연회에 참석하기로 했다.5일 뒤 이른 아침, 조씨 별장.생일 연회 때문에 조씨 가문 전체가 눈코 뜰 새 없이 분주히 움직였고 규모도 상당히 컸다.오늘은 조군수의 생일 연회이자 선우희재가 신부를 맞이하러 오는 날이다.조씨 가문은 이 자리를 빌려 선우희재에게 압력을 가하여 물러서게 할 작정이다.그 시각, 한 여자의 방.조선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하얗고 부드러우며 촉촉하고 광택이 도는 얼굴을 보면서 놀랍고도 기뻐했다.다친 후로 그녀는 단 한 번도 거울을 보지 않았다. 혹시라도 흉측할까 봐 자신의 얼굴을 보기 두려웠다.그런데 지금은 흉측하던 상처가 말끔하게 사라졌고 흉터도 남지 않았다. 심지어 치료를 마친 후 그녀의 피부가 더욱 부드러워졌다.유진우가 만든 연고가 상처를 치료할 뿐만 아니라 피부 미용에도 아주 탁월한 효과가 있었다.“여보가 만든 약이 이렇게나 좋을 줄 몰랐어요. 정말 흉터가 하나도 남지 않았네요.”조선미는 손가락으로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를 살살 어루만지며 기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흉터가 남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요. 인제 믿겠어요?”유진우가 씩 웃어 보였다.“아주 좋아요. 비연단은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고 이 연고는 상처를 치료하고 흉터를 없애줘요. 두 가지를 한데 합친다면 그야말로 천하무적이겠는데요?”조선미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더니 바로 사업 계획을 짰다.“여보, 이 약을 대량 생산할 수 있어요? 출시만 한다면 아주 불티나게 팔릴 거예요.”“당신 머리가 똑똑하다는 건 인정해요. 하지만 실망밖에 줄 게 없어서 어쩌나...”유진우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이 연고를 만드는데 필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