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Chapter 1521 - Chapter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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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1화

장경화를 진정시킨 뒤, 이청아는 유진우와 황은아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두 분, 방금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놀라셨다면 사과드릴게요.”말을 마치고 그녀는 살짝 몸을 숙여 예의를 표시했다.이 광경을 본 주변의 손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을 표했다.문 어르신의 의녀로서, 지위가 문관옥 다음인 인물이 자신의 체면을 내려놓고, 대중 앞에서 사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이렇게 대의를 생각하는 태도는 문 어르신의 안목이 틀림없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이청아 씨, 너무 겸손하십니다. 저희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죠.”유진우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며 말했다.“과연 이해심이 깊으신 분이네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이청아가 정중하게 물었다.“진우섭이라고 합니다. 이건 제 동생 진은아입니다.”유진우가 소개했다.“진우섭 씨, 진은아 씨. 반가워요.”이청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두 분은 손님이시니 자리에 앉으세요.”그녀는 말하며 손짓으로 직원들을 불러 유진우와 황은아에게 앞쪽 자리를 마련해주었다.“감사합니다.”유진우는 사양하지 않고 황은아를 데리고 앞쪽 자리에 앉았다.비록 방금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지만, 다행히도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아 계획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았다.“딸, 저 사람들에게 왜 그렇게 잘해주는 거야? 차라리 쫓아내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별로 대단한 사람 같지 않잖아.”“흥! 그런 말 할 자격이 있어요?”이청아가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방금 만약 문제가 커졌다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을지 알아요? 만약 이 일이 퍼지면, 사람들은 우리 문왕부가 갑질한다고 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십여 년 동안 쌓아온 명성이 다 더럽혀질 수도 있다고요!”“그렇게 심각할 리가 있겠어? 그냥 버릇없는 두 녀석을 가르쳐준 것뿐인데 문 어르신의 명성과 무슨 관계가 있어?”장경화는 이청아가 좀 과장하는 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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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그는 말하면서 이리저리 손을 흔들어 보였는데 거만한 기색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저 사람이 전설 속의 문 어르신이라고요? 생각보다 좀 다르네요.”앞에 있는 친절한 뚱보 아저씨를 보며, 황은아는 다소 의아해했다.그녀 상상 속의 왕이라면 패기 있고 위엄이 넘치며, 한 번 보기만 해도 고개를 숙여야 할 것 같은 존재여야 했다.하지만 문설봉의 모습과 분위기는 그녀에게 약간의 실망감을 안겨주었다.“상대방이 왕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거야?”유진우가 웃으며 물었다.“네.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문관옥과 비교하면 너무 차이가 나요.”황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은아야, 그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유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문관옥은 지금은 대단하지만, 결국 보면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업적을 쌓은 거야. 시작부터 높으니까, 한결 더 쉬웠던 거지. 반면, 문 어르신은 맨손으로 시작해서, 자신의 힘으로 제후에 봉해지고 왕에 봉해졌어. 이런 인물이야말로 진정한 영웅호걸이 아니겠어?”오늘날, 문관옥의 화려함은 대부분 문설봉의 인맥과 자원 덕분이었다.그러니 두 사람은 완전히 비교할 수 없었다.“좀 일리가 있는 것 같아요.”황은아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이른바 이미지라는 것도 문 어르신 정도의 수준에 이르면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거야.”유진우가 감탄하며 말했다.“사실, 명예나 돈, 권력 같은 건 그들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아.”“돈도 중요하지 않다면, 그럼 뭐가 중요해요?”황은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들은 지금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만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유진우가 말했다.“아~ 이해했어요. 어쩐지 문 어르신이 그렇게 많은 의붓자식을 입양했다 했더니, 그게 이유였군요.”황은아는 깨달았다.“그렇다고 할 수 있지.”유진우가 웃으며 말했다.“근데 아저씨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걸 아세요?”황은아가 호기심을 보였다.“나? 그냥 짐작한 거야.”유진우는 어깨를 으쓱했다.어떤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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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검은 천이 벗겨지자 현장은 소란스러워졌다.철창 안에 갇힌 것이 놀랍게도 맹수였기 때문이다.맹수는 호랑이처럼 생겼지만 몸집은 훨씬 더 컸고 털은 칠흑같이 검은 데다 금속처럼 반짝였다.길게 뻗은 송곳니는 무려 한 자나 튀어나와 마치 날카로운 검처럼 보였고 발바닥에 튀어나온 발톱은 마치 강철 갈고리 같았는데 그 위에는 피와 살점이 묻어 있었다. 그 모습은 매우 흉악하여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 같았다.다행히도, 맹수는 아직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고, 어떤 사나운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의부님, 이것은 제가 동쪽 국경의 원시림에서 힘들게 잡아 온 변종 흑호입니다.”“이 녀석은 백수의 왕으로, 매우 흉악하며 힘이 무궁무진할 뿐만 아니라, 가죽이 단단하여 칼과 총으로도 상처를 입히기 어렵습니다. 정말로 귀한 놈이죠.”“잡는 데 엄청나게 고생했지만, 다행히 성공했어요. 의부님께서 좋아하실지 모르겠습니다.”문관옥이 낭랑한 목소리로 말하며 손을 뻗어 흑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잘했구나! 내 아들이 정말 대단해. 이런 희귀한 맹수를 잡다니, 정말 자랑스럽구나.”문설봉이 크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옥면 군신이야. 흑호를 생포해 애완동물로 삼다니,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야!”“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연경에 또 있을까?”순간 연회장의 손님들이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보통 생일 선물이라면 금은보화나 골동품, 글씨나 그림 같은 걸 많이 주는데 문관옥은 희귀한 변종 맹수를 선물로 들고 와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물론, 이걸로 문관옥의 비범함이 드러나기도 했다.“의부님, 이 흑호는 영물이란 소문이 있는데 선악과 충성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해요. 그러니 곁에 두면 의부님의 안전도 지켜줄 겁니다.”문관옥이 말했다.“그래? 그런 이야기도 있나?”문설봉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의부님께서 못 믿으시겠다면, 한번 시험해 보시겠습니까?”문관옥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어떻게 시험하지?”문설봉이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간단해요. 제가 곧 철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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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4화

잠시 후, 잠들어 있던 흑호가 천천히 눈을 떴다.이와 동시에 완전히 무장한 호위들이 흑호를 둘러싸며 반응을 주시했다.혹시라도 흑호가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날뛰기라도 하면 바로 제압할 모양이었다.하지만 흑호는 영물인 듯, 주변 상황을 둘러보고는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나와!”문관옥이 소리쳤다.흑호는 콧김을 뿜으며 천천히 철창을 나왔다.그 거대한 몸집은 작은 산과 같아 보는 이들에게 큰 위압감을 줬다.덩치가 큰 문관옥조차 흑호 앞에서는 난쟁이처럼 작아 보였다. 마치 흑호가 입을 벌리기만 하면 문관옥을 통째로 삼킬 수 있을 것 같았다.“네가 악인과 충신을 구분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한번 보여 주거라. 물론, 괜히 설치면 잡아다가 국물로 끓여버릴 것이야!”문관옥이 냉랭한 목소리로 경고했다.그 말을 듣자, 흑호는 털을 약간 곤두세우며 문관옥을 피하려는 듯 뒤로 살짝 물러났다. 확실히 겁을 먹은 모습이었다.“가라.”문관옥은 흑호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흑호는 반항하지 않고, 호위들의 감시 속에서 주변을 살피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가끔 코를 킁킁거리며 무언가를 맡는 듯했다.흑호의 거대한 몸집을 본 고관대작들은 긴장하면서도 동시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이런 희귀한 맹수를 직접 볼 기회는 흔치 않으니 그럴 만도 했던 것이다.이걸 애완동물로 키우면 얼마나 위엄이 있겠는가.“이건 진짜 무서운데, 다행히 이미 옥면 군신이 길들여서 이 정도까지 가까이 갈 수 있지, 아니었으면 감히 근처에도 못 갔을 거야.”“흑호 몸집 보니까 일반 호랑이보다 두세 배는 커 보이는데, 사람을 잡으려면 그냥 한입에 꿀꺽일 거 같아.”“헉! 진짜 대박이야!”사람들이 속삭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두려워했고, 누군가는 흥미로워하며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심지어 몇몇 용감한 젊은이들은 거침없이 흑호의 털을 만지기까지 했다.흑호는 기분 나빠하는 듯했지만,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흑호를 만진 젊은이들은 신이 나서 뿌듯해했다.“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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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흑호가 갑자기 멈춰서자, 황은아는 표정이 미묘해지며 마음이 복잡해졌다.겁이 난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신분이 들킬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아저씨, 아까 분명 이 짐승이 그런 능력 없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 앞에서 멈췄죠? 뭔가 알아챈 걸까요?”황은아가 이를 악물고 속삭였다.“그냥 우연일 거야. 걱정하지 마. 곧 지나갈 거야.”유진우가 차분히 달랬다.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흑호는 갑자기 고개를 숙였고 긴 송곳니는 거의 유진우의 머리와 닿을 뻔했다.거칠고 무거운 콧김이 유진우의 얼굴에 약간의 비린내와 함께 뿜어져 나왔다.유진우는 숨을 멈추며 속으로 말했다.“이봐, 제발 가만히 있어. 안 그러면 죽여버릴 테니까.”유진우의 위협을 느낀 듯 흑호는 콧김을 뿜으며 얼굴을 황은아 쪽으로 돌렸다.주먹을 꽉 쥔 황은아는 당장이라도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흑호는 덩치가 코끼리만 했고, 거리가 가까웠기에 입만 벌리면 그녀의 머리를 단번에 물어뜯을 수 있었다.‘이 놈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뭐야? 흑호가 왜 저들 앞에서 멈춘 거지? 설마 저 사람들이 문제가 있는 건가?”“흑호의 다음 행동을 보면 알겠지. 만약 더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저 둘의 신분을 의심해봐야 할 것 같아.”사람들은 수군거리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앞서 지나간 사람들에겐 아무 반응 없던 흑호가 유독 유진우와 황은아 앞에 멈춰 섰으니 당연히 이상하게 느껴진 것이다.“흥! 난 처음부터 저들이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변종 흑호가 딱 내 의심을 증명해 주잖아!”귀빈석에서 장경화는 팔짱을 낀 채 그럴 줄 알았다는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흑호가 저 둘의 머리를 물어뜯으면 진짜 짜릿하겠는데.”단소홍이 중얼거리며 기대 어린 눈빛을 보냈다.반면, 이청아는 무표정하게 앉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지금도 문관옥이 그냥 헛소리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단지 짐승일 뿐인데, 어떻게 사람 마음을 알아챌 수 있단 말인가?현장의 분위기가 묘하게 흐르던 중 흑호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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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6화

단소홍은 잘린 팔을 감싸며 연이어 비명을 질렀다.흑호가 갑자기 미쳐서 사람을 공격할 줄을 그녀는 꿈에도 몰랐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방금 전까지 흑호는 아무리 사람들이 만져도 순순히 굴었는데, 어째서 갑자기 발작을 일으킨 걸까?혹시 물린 여자가 무슨 악행이라도 저지른 건가?사람들이 놀라며 이런저런 추측을 하고 있을 때 흑호의 눈이 갑자기 새빨갛게 변했다.그러더니 단소홍을 계속 공격하지 않고, 이청아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이빨을 드러내며 사나운 표정을 지었다. “으르렁!”흑호가 포효하며 거대한 몸집으로 순식간에 덮쳤다.“어서! 막아!”문관옥이 큰 소리로 외쳤다.이미 준비되어 있던 호위대는 즉시 철망을 던져 흑호를 꽁꽁 묶었다.그 뒤를 이어 강력한 마취 총이 끊임없이 흑호에게 발사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흑호는 완전히 미쳐버려 더욱 난폭해졌다. 그는 거대한 몸을 미친 듯이 비틀며 철제 갈고리처럼 날카로운 발톱으로 특수 제작된 철망을 단숨에 찢어냈다.“다 같이 덤벼!”이 광경을 본 호위대들은 망설이지 않고 무기를 꺼내 들어 흑호를 제압하려 했다.그러나 흑호는 너무 빠르고 강력해서 호위대는 전혀 막을 수 없었고 막아서자마자 흑호의 한 방에 날아가 버렸다. 단 몇 초 만에, 열 명이 넘는 호위대가 순식간에 흩어지고 말았다.죽은 자도 있고, 부상자도 속출했다.호위대를 처리한 후 흑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청아를 향해 계속 달려들었다. 마치 그들 사이에는 깊은 원한이라도 있는 듯했다.“누구 없어! 빨리 와!”장경화는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아 비명을 질렀다.아청아 역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겁에 질려 있었다.그녀는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흑호가 자신을 노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으르렁!”흑호가 맹렬하게 포효하며 거침없이 달려들었다.이청아는 절망감에 휩싸여 머릿속이 하얘졌다.모든 사람이 이청아가 흑호에게 찢길 것이라 생각하는 순간, 갑자기 한 사람이 앞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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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어흥!”흑호의 커다란 머리가 구덩이에 처박히자, 분노의 포효가 귀를 찢을 듯이 울렸다.흑호는 몸을 미친 듯이 비틀며 네 발로 땅을 쳐 돌멩이를 튕겨내면서 바닥에 깊은 발자국을 남겼다.하지만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코 빠져나갈 수 없었다.유진우가 마치 태산이라도 된 듯 흑호를 단단히 눌러서 제압하고 있었던 것이다.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누구도 유진우가 이렇게 용감하게, 힘센 호랑이를 혼자 힘으로 제압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알다시피 방금 전 무장한 호위대 열몇 명도 이 흉물을 처리하지 못했다.그만큼 흑호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얘기였다.옥면 군신의 호위대로 뽑힌 사람들은 모두 엄청난 실력을 갖춘 고수들이었다.그런데 그렇게 많은 고수도 흑호를 제압하지 못했는데 외모가 평범한 젊은이가 쉽게 제압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어흥!”“어흥!”“어흥!”흑호는 여전히 끊임없이 포효하며 발버둥 쳤고 이청아를 노려보는 벌게진 두 눈은 광기로 불타올랐다.“이놈!”유진우가 차갑게 소리치며 다시 발을 들어 세게 내리쳤다.“쿵!”흑호는 벼락에 맞은 듯 머리가 좀 더 내려앉았고 반경 10미터 내의 땅에는 균열이 촘촘히 생겨 마치 거대한 거미줄처럼 보였다.이렇게 큰 상처를 입고 나서야 흑호의 포효는 점점 줄어들었고, 거대한 몸은 힘을 잃은 듯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이제 남은 건 오직 무거운 숨소리와 비명 소리뿐이었다.“얼른! 이 짐승을 가둬!”그때야 문관옥이 뒤늦게 앞으로 나와 도와주었다.곧, 힘을 잃은 흑호는 쇠사슬로 꽁꽁 묶여 특수 제작된 철장으로 끌려갔고, 결국 검은 천으로 덮여서 위협적인 모습은 가려졌다. 위험이 사라진 걸 확인한 사람들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방금 전 상황은 너무 위험했다.흑호가 갑자기 미쳐 날뛰니 그걸 막을 자가 없었다. 만약 용감한 젊은이가 제때 나서지 않았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쳤을지 모른다.“의부님! 제가 흑호를 제대로 길들이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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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모두가 이청아를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문 어르신이 새로 거둔 이 양녀에 대해 세간에는 줄곧 여러 가지 소문이 있었는데, 사생아다, 구미호가 환생했다는 등 그야말로 의견이 분분했다.그런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 이청아의 정체에 대한 의구심은 더 커졌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고마워요.”이청아는 마음을 가다듬고 나서 유진우에게 예를 갖추어 감사를 표했다.만약 이 사람이 제때 구해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미 호랑이의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별거 아닙니다.”유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사실 그는 이렇게 주목받고 싶지 않았지만, 이청아가 위험에 처한 걸 보고는 참지 못하고 나섰던 것이다.“어린 친구가 정말 용맹하군. 혼자서 흑호를 제압하다니, 너무 대단해!”이때 자리에 있던 문설봉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과찬이십니다. 그저 잔재주일 뿐입니다.”유진우는 겸손하게 대답했다.“너무 겸손하네. 방금 자네가 정의롭게 나선 행동에 대해 자네에게 한잔 올리고 싶구먼.”문설봉은 미소를 지으며 잔을 들고 허공에 건배했다.유진우는 황송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으로 술잔을 들어 화답했다.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을 보냈다.문 어르신이 개인적으로 술을 권하는 것은 그야말로 대단한 영광이었고 문 어르신의 중용을 받는다면 출세는 시간문제였기 때문이다.“의부님, 진우섭 이 친구가 흑호를 제압해 재난을 막았으니, 상으로 뭔가 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문관옥이 갑자기 앞으로 나서서 유진우를 위해 공을 청했다.“과찬이십니다, 그런 상은 정말 받을 수 없습니다.”유진우는 고개를 살짝 숙였다.“사람을 구하는 것은 칠층탑을 쌓는 것보다 더 귀한 일이에요. 그러니 어떤 상이든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어요.”문관옥은 미소 지으며 유진우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유진우의 검은 눈썹이 살짝 떨렸다. 상대의 손바닥을 따라 서서히 스며드는 음산한 기운을 예민하게 감지했기 때문이다.이 음산한 기운은 매우 미약하여 보통의 고수라면 발견하기 어려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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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결혼하라고요?”이 말을 듣고 이청아는 즉시 눈썹을 찌푸렸다.둘은 오늘 처음 만난 사이고,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다. 아무리 진우섭이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다고 해도, 결혼까지는 아니었다.문관옥의 말은 마치 자신을 거래 가능한 물건처럼 취급하는 것 같았다.그런 태도는 이청아를 매우 불편하게 했다.“관옥아, 결혼은 그렇게 가볍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문설봉이 살짝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의부님, 진우섭 씨와 청아는 잘 어울리는 한 쌍입니다. 게다가 청아까지 구해줬으니 그 인연은 이미 정해진 거죠. 두 사람의 혼인이 성사된다면, 오늘이야말로 겹경사가 아니겠어요?”문관옥이 설득하듯 말했다.“청아야,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문설봉은 바로 답하지 않고 이청아에게 의견을 물었다.“의부님, 전 진우섭 씨의 은혜에 감사하지만, 결혼은 도저히 할 수 없습니다.”이청아는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청아야, 결혼은 원래 부모님의 결정에 따르는 거야. 네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으냐?”문관옥이 비꼬듯 말했다.“제가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면, 당신도 할 수 없어요.”이청아가 되받아쳤다.“맏오빠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인데, 왜 못 하겠어?”문관옥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유진우를 보며 웃었다.“진우섭 씨는 어떻게 생각해요?”“군신 어르신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저는 신분이 낮아 이청아 씨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혼약은 사양하겠습니다.”유진우는 공손히 거절했다.“진우섭 씨, 자신감을 가져요. 조금 전의 용맹함은 모두가 똑똑히 본 사실이에요. 앞으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미래는 무한할 것이니 청아와도 잘 어울릴 겁니다.”문관옥이 친절하게 설득하기 시작했다.“잘 생각해 보세요. 청아와 결혼하면 진우섭 씨는 문왕부의 사람이 될 것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든 우리는 절대 수수방관하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청아는 손꼽히는 미인이라서 구혼자도 수없이 많아요. 이런 기회는 놓치는 게 아니에요.”그 말이 끝나자마자 주변이 술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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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좋아, 두 사람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 일은 그만두도록 하지.”이때 드디어 문설봉이 입을 열었다.“자네는 용감할 뿐 아니라 인품도 훌륭하군.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아.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 나를 찾아오게.”“감사합니다. 어르신!”유진우는 즉시 공손히 인사했다.이 장면을 본 이청아는 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동시에 눈앞의 평범한 외모의 남자가 조금 더 궁금해졌다.비록 그녀는 외모로 먹고사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거절당한 적이 없었다.오늘 같은 상황은 정말 처음 겪는 일이었다.어쩐지, 그 남자의 약혼녀가 살짝 부러워졌다.이렇게 능력 있고 한 사람만 바라보는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길 바래요.”문관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뜻밖에도 나의 두 가지 계획을 연달아 망쳐놓다니, 정말 재수 없는 놈이야!’이놈을 제거하지 않으면 그는 마음이 풀리지 않을 것이다.“자자! 모두들 맛있게 드시고 편하게 즐기세요.”문설봉이 권하자 현장 분위기는 다시 활기를 띠었다.비록 한 차례의 해프닝이 있었지만, 잔치는 문제없이 진행되었다.이번 일을 계기로 유진우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흑호라는 변종 맹수를 손쉽게 제압하고, 옥면 군신의 결혼 제안을 거절한 그의 모습은 도저히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술자리가 끝나고, 문설봉은 잠시 휴식을 취하러 자리를 떴다.손님들도 연회장에서 휴게실로 자리를 옮겨, 문왕부가 준비한 여러 가지 공연을 즐겼다.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듯이 유진우와 황은아는 조용히 자리에 앉아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그들은 그저 문관옥의 움직임을 감시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진짜 금수옥을 훔칠 사람은 따로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변장술의 대가인 설연홍이었다.설연홍은 원래 블랙 지존의 제자였으나, 나중에 황은아의 경호원이 되었다.황은아가 혈통을 깨우쳐 주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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