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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4화

잠시 후, 잠들어 있던 흑호가 천천히 눈을 떴다.

이와 동시에 완전히 무장한 호위들이 흑호를 둘러싸며 반응을 주시했다.

혹시라도 흑호가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날뛰기라도 하면 바로 제압할 모양이었다.

하지만 흑호는 영물인 듯, 주변 상황을 둘러보고는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나와!”

문관옥이 소리쳤다.

흑호는 콧김을 뿜으며 천천히 철창을 나왔다.

그 거대한 몸집은 작은 산과 같아 보는 이들에게 큰 위압감을 줬다.

덩치가 큰 문관옥조차 흑호 앞에서는 난쟁이처럼 작아 보였다.

마치 흑호가 입을 벌리기만 하면 문관옥을 통째로 삼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네가 악인과 충신을 구분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여기서 한번 보여 주거라. 물론, 괜히 설치면 잡아다가 국물로 끓여버릴 것이야!”

문관옥이 냉랭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그 말을 듣자, 흑호는 털을 약간 곤두세우며 문관옥을 피하려는 듯 뒤로 살짝 물러났다. 확실히 겁을 먹은 모습이었다.

“가라.”

문관옥은 흑호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흑호는 반항하지 않고, 호위들의 감시 속에서 주변을 살피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가끔 코를 킁킁거리며 무언가를 맡는 듯했다.

흑호의 거대한 몸집을 본 고관대작들은 긴장하면서도 동시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희귀한 맹수를 직접 볼 기회는 흔치 않으니 그럴 만도 했던 것이다.

이걸 애완동물로 키우면 얼마나 위엄이 있겠는가.

“이건 진짜 무서운데, 다행히 이미 옥면 군신이 길들여서 이 정도까지 가까이 갈 수 있지, 아니었으면 감히 근처에도 못 갔을 거야.”

“흑호 몸집 보니까 일반 호랑이보다 두세 배는 커 보이는데, 사람을 잡으려면 그냥 한입에 꿀꺽일 거 같아.”

“헉! 진짜 대박이야!”

사람들이 속삭이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두려워했고, 누군가는 흥미로워하며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몇몇 용감한 젊은이들은 거침없이 흑호의 털을 만지기까지 했다.

흑호는 기분 나빠하는 듯했지만, 특별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흑호를 만진 젊은이들은 신이 나서 뿌듯해했다.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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