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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2화

“뿌리신 향수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유진우의 말을 들은 황은아가 코를 킁킁대며 냄새를 맡아봤지만 전혀 모르겠다는 듯 말했다.

“어디 가요?”

고개를 숙여 제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아본 이청아 역시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뭐 특별한 건 없고 다들 쓰는 향수인데요.”

“향수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누가 향수에 다른 걸 섞은 것 같아요.피 비린내 말이에요.”

유진우의 말에 황은아가 다시 냄새를 맡더니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진짜 그러네요.”

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사람의 후각으로는 알아내기 힘든 소량이지만 동물들은 이 냄새에 인간보다 백배는 더 예민하니까 흑호도 단번에 맡아냈을 거예요.”

“그런 거였군요.”

그에 이청아도 알겠다는 듯 끄덕였다.

어쩐지 흑호가 저만 보며 유독 날을 세운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 누가 향수에 수작질 한 거였다니.

“아저씨... 저 근데 궁금한 게 있어요.”

그때 황은아가 제 턱을 살살 두드리며 물어왔다.

“아저씨 전에 흑호는 총명하기도 하고 또 이미 길들여진 동물이라고 했는데 고작 이 정도의 피비린내에 반응하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그게 바로 문제의 핵심이야.”

황은아의 말에 유진우가 진지하게 대답했다.

“청아 씨 향수에 섞인 게 흑호의 아이나 배우자의 피였다면 이해가 좀 될까?”

“아, 알겠어요!”

그때 황은아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청아 언니 몸에서 나는 게 동족의 피 냄새라서 청아 언니가 동족을 죽인 줄 알고 그렇게 달려들었던 거네요.”

“아마 그럴 거야.”

복수하려는 게 아니면 그렇게 매섭게 발광할 흑호가 아니었기에 이게 거의 유일한 가능성이었다.

“누가 설계했는지 진짜 대단하네요.”

“먼저 흑호를 선물하고 그다음에 여론몰이, 그러다가 향수에 손을 대서 청아 언니를 위험에 빠뜨리기까지. 만약 언니가 정말로 죽기라도 했으면 그냥 아깝게 목숨만 버리고 여러 가지 오명은 다 뒤집어쓸 뻔했잖아요. 정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혀를 차며 감탄하는 황은아에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이청아의 표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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