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38화

Author: 강로이
“아저씨,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얼른 일어나세요!”

유진우는 바닥에 꿇어앉은 사철수를 부축하며 말했다.

“전하, 다 제가 무능해서 왕비님도 그리고 세자 전하도 지키지 못한 겁니다, 저에게 벌을 내려 주십시오!”

“그런 말씀 마세요 아저씨. 그때 아저씨가 나서서 싸워주시지 않았더라면 저는 진작에 죽었을 겁니다.”

“곤자영의 다른 전우들은 다 죽고 저만 살아남아서 전하께도, 왕비님께도, 그리고 위왕께도 제가 다 면목이 없습니다.”

목이 메도록 울면서 말하는 사철수에 유진우도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자책하지 마세요, 아저씨가 이렇게 살아있는 걸 보니 저도 너무 기뻐요. 다 제 잘못이에요, 저 때문에 아저씨 전우들이 다친 거고 제가 아니었으면 아저씨도 십 년씩이나 혼절해있지도 않았을 거예요. 다 제 탓이라서 너무너무 죄송해요.”

유진우는 자신의 친구들과 호위들이 저를 보호하기 위해 하나하나 죽어가던 그 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장렬하고도 결연한 모습으로 피바다에 뛰어들던 것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그들의 모습, 이름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것이었고 또 잊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전하는 군주시고 저희는 신하입니다. 신하가 군주를 위해 죽는 건 당연합니다, 전하만 살아계시다면 저희들의 희생은 절대 헛된 게 아닙니다.”

눈물을 훔치며 말하는 사철수에 유진우는 죄책감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군주 신하 그딴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 나한테는 다들 친구였어요,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 죽을 의무 따위는 없어요, 내가 모두한테 빚을 진 거예요.”

“전하가 하는 말을 들었으면 제 전우들도 구천에서 웃고 있겠네요.”

오랫동안 보지 않아서 어색하긴 했지만 둘 사이의 정만은 변하지 않아 사철수는 울다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타이밍이 별로인 건 알지만 제가 꼭 해야만 하는 질문이 있어요. 그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일의 배후는 누구죠?”

“그게...”

진지하게 묻는 유진우에 사철수가 잠깐 머뭇거리더니 한숨을 한번 쉬고 말했다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539화

    “이만기요?”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꼭 어디서 들어본 것 같죠?”“전하께서 이만기는 잘 몰라도 임강왕이라는 사람은 들어봤을 겁니다.”“아, 그 사람이었네요!”사철수의 말을 듣고 놀란 유진우의 동공이 순간 작아졌다.임강왕은 천자의 동생으로서 그 많은 황실 종친들 사이에서도 손에 꼽히는 인물이었기에 10년 전에도 그 권세가 대단했었는데 무슨 이유 때문인지 갑자기 종적을 감춰버렸고 지금까지도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그러니까 아저씨 말은 그때의 학살이 임강왕과 관련 있단 소리세요?”“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는 말씀 못 드리는데 임강왕은 그때 일을 다 알고 있을 거예요.”“왜 그렇게 확신하세요?”“임강왕과 위왕님은 친분이 두터우셨어서 그때 자금성 앞에서 습격을 당할 때 제일 먼저 찾아간 사람도 임강왕이었어요. 그런데 임강왕이 도와달라는 위왕님의 부탁을 거절했었죠.”사철수는 복잡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그 일이 있은 뒤부터 임강왕은 자취를 감추고 조정의 일에도 간섭하지 않았어요. 감추는 게 있다는 뜻이죠.”“의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확실하진 않잖아요.”이 일의 배후에 황족들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그래도 임강왕의 세력으로는 역부족일 것 같아 유진우는 고개를 저었다.“사실 일이 벌어지기 전에 위왕님께서 수상한 낌새를 눈치채시고는 조용히 알아보셨어요.”“그리고 저희들한테 늘 조심하면서 아무나 믿지 말라고 하셨죠, 그게 임강왕이라 해도.”“며칠 전부터 임강왕의 행보가 수상하다는 건 알았지만 물증은 없고 심증뿐이어서 그간의 정도 있고 하니 위왕님께서는 준비만 하시고 별다른 행동은 취하지 않으셨어요.”“뒤에 그토록 강한 세력이 있는 줄도 몰랐고 간자에게 가짜 군령을 보내 위왕님을 다른 곳으로 보낼 거라는 건 전혀 상상도 못 했었죠.”“위왕님이 돌아오셨을 때는 이미 많이 늦은 뒤였어요, 그다음부터는 전하도 아시는 얘기고요.”“임강왕이 수상하다는 건 제가 멋대로 넘겨짚은 게 아니라 위왕님께서 그 전부터 옛친구임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540화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임강왕을 찾아 그날 일에 대해 묻는 것이었다.“아저씨는 금방 일어나셨으니까 일단 좀 쉬고 계세요. 무슨 일 생기면 저 부르시고요.”“전하!”사철수는 갑자기 저를 부축해 침대까지 데려다주는 유진우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그날 일은 이미 다 지나간 일이니까 이쯤에서 접는 게 어때요? 안 그러면 괜한 화만 불러올 거에요. 왕비님께서도 하늘에서 전하가 무사하기만을 바라고 계실 거에요.”“아저씨, 이 일은 제 마음속 깊은 곳에 박힌 응어리고 또 죄책감이에요.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하면 저는 영영 괴로워하면서 살게 될 거에요.”“아이고...”확고한 유진우의 말에 사철수는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한번 마음먹은 건 무조건 해내는 성격인 유진우를 잘 알기에 사철수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아저씨가 지금 하셔야 할 건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하시는 거예요. 이런 잡다한 일은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마시고 푹 쉬세요.”사철수가 무사히 깨어나서 한시름 놓은 유진우는 웃으며 방을 나섰다.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임강왕, 이만기를 찾는 것이다.그리고 이런 어려운 일을 도와줄 사람은 자금성의 그 사람밖에 없을 것 같아 밖으로 나온 유진우는 비밀스럽게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수화기 너머에서 나젊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또 전화했어요? 저번에 빙심연 구해다 줬잖아요.”“빙심연 일은 정말 고마워요.”간단한 인사치레를 마친 유진우는 바로 본론부터 말했다.“이번에 전화한 건 묻고 싶은 게 있어서예요.”“아아아, 잠깐만요.”그때 여자가 갑자기 유진우의 말을 막으며 말했다.“유장혁 씨, 저번 한 번만 도와주는 걸로 이미 얘기 다 끝난 거 아니었어요? 이젠 약속도 안 지키겠다는 거예요? 사람이 적당히를 알아야지. 난 이미 빚진 거 다 갚았어요!”“빚은 다 갚으셨죠, 이번엔 제가 신세 지는 걸로 하죠. 한 번만 더 도와주시면 다음에 저한테 부탁할 일 생겼을 때 저도 두말하지 않고 도와드릴게요.”“나도 이제 궁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541화

    확답을 들었음에도 유진우는 기쁜 게 아니라 마음이 복잡하기만 했다.자금성의 여자가 승낙했다는 건 찾을 수 있다는 뜻인데 뭔가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유진우는 점점 더 불안해졌다.하지만 이 불안이 어디에서 오건 지는 유진우 본인도 몰랐다.직감일 수도 있고 그냥 쓸데없는 생각일 수도 있었다.“됐어, 파다 보면 알게 되겠지.”그렇게 고개를 저으며 애써 잡념을 지워낸 유진우가 방으로 돌아가서 쉬려 할 때 은도에게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여보세요? 은도 씨, 무슨 일이에요?”고개를 둘러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던 유진우가 의아한 듯 묻자 수화기 너머에서 허스키한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뭐?”그에 유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당신 누구야? 은도 씨 핸드폰을 왜 당신이 가지고 있어?”내가 누군지는 알 필요 없고 아무튼 당신 친구 지금 나랑 같이 있으니까 당장 성북 관공절로 와, 최대한 빨리 오는 게 좋을 거야. 애들이 다 기다리느라 지쳐있어서 네가 늦게 오면 여자를 건드릴 수밖에 없어.”“내가 경고하는 데 은도 씨 몸에 손대기만 너희들 다 무사하지 못할 거야. 내가 천 배로 갚게 할 거니까.”음침하게 웃으며 말하는 남자를 향해 유진우가 차갑게 쏘아붙였다.“하하, 그건 두고 봐야 알지. 성북 관공절이야, 혼자 오는 것 정도는 말 안 해도 알지?”남자는 사악한 웃음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고 유진우는 바로 차 키를 집어 들고 남자가 말한 주소로 향했다.전화 속의 남자가 노리고 있는 건 유진우였다.유진우와 원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안세리, 봉연주, 송영명, 단소홍, 그리고 문한성 정도였는데 송영명은 유진우와 부딪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이런 일을 벌이지 못했을 테고 단소홍은 며칠 전에 문왕부 사람들에 의해 손이 잘려나가 병원에 누워있으니 이런 데는 더더욱 신경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면 용의자는 몇 명뿐인데 그중 그 누구라도 이미 유진우가 정해놓은 선을 넘었으니 절대 무사하지는 못할 것이다.40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542화

    팔에 문신이 그려진 남자 둘이 차에서 내리는 유진우를 막아서며 소리쳤다.“약속 있어서 온 거야.”“몸수색부터 해!”유진우가 차갑게 설명했지만 두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진우의 몸을 샅샅이 뒤졌다.은도가 무사하다는 걸 확인하기 전까지는 경거망동할 수 없었기에 유진우도 남자들에게 가만히 몸을 내주며 서 있었다.“됐어, 들어가.”그렇게 한참을 몸을 뒤지던 남자들은 유진우가 무기를 챙겨오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 그를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그에 유진우도 아무 말 않고 바로 관공절로 향했다.그 시각 관공절 안에서는 얼굴에 수염이 잔뜩 나 있는 남자 하나가 웃통을 까고서는 제 부하들을 데리고 양을 구워 먹고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값비싼 술들이 잔뜩 놓여있었는데 한 손으론 고기를 뜯어 먹으면서 다른 손으론 술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는 걸 보니 다들 아주 행복해 보였다.그 한구석에는 눈을 가리운 채 돌기둥에 묶여있는 은도가 있었다.원래도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밧줄 때문에 꽉 조여지니 더 섹시해져서 조직원들은 고기를 뜯으면서도 음흉하게 은도를 바라봤다.“보스, 이 년이 남자를 너무 잘 꼬셔서 제가 이미 다 섰다는데 어떻게 한번 놀아보면 안 되겠습니까?”그때 대머리 남자가 제 아래를 만지며 눈은 풍만한 은도의 가슴에 고정시킨 채 말했다.“나도 아직 못 놀아봤는데 네가 왜 급해 해.”그에 수염이 잔뜩 나 있는 보스라는 사람이 단칼에 거절하자 대머리 남자는 조급해하며 말했다.“제가 너무 급해서 그럽니다 보스. 정말 오랫동안 제대로 풀어본 적이 없어요. 이번에 하게 해주시면 제가 받을 돈 다 보스 드리겠습니다.”“진짜야?”이번 납치 사건은 유진우를 노리고 계획한 것이었기에 걸린 보수도 상당했는데 조직원들이 비례대로 나눈다 해도 한 사람당 몇천은 쉽게 챙겨갈 큰 건이었다.정말 여자랑 놀자고 그 몇천만 원을 다 버리겠다는 게 의심스러웠던 보스라는 사람은 재차 확인하며 물었다.“당연히 진짜죠, 다들 보고 있는데 제가 설마 시치미를 떼겠습니까?”대머리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543화

    “뭐지?”남자는 땅에 떨어진 자신의 물건과 휑해진 아래를 번갈아 보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눈을 크게 떴다.저게 언제 어떻게 떨어진 건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으악!”그렇게 잠깐의 정적 후 정신을 차린 남자가 피가 샘솟고 있는 자신의 아래를 붙잡고 풀려버린 다리와 함께 땅에 주저앉아 듣기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지는 비명을 질러댔다.“아! 내 거! 내 거!”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러다니는 남자에 다른 조직원들도 사색이 되어 달려왔다.“야! 너 왜 그래?”턱수염이 깜짝 놀라며 묻자 대머리는 대성통곡을 하며 피범벅이 된 채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자신의 물건을 집어 들어 조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X발! 누가 감히 얘 물건을 건드려! 당장 나와!”턱수염이 주위를 경계하며 소리치자 다른 조직원들도 하나같이 칼을 빼 들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나야.”그때 차가운 얼굴을 한 유진우가 천천히 관공절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절 안에는 이삼십 명쯤 돼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있었는데 다들 집이나 털고 다니는 조직폭력배였다.사회에서 낙오된 자들이 빈민구에 몰려서 가오를 잡고 있는 모습에 유진우는 코웃음을 치며 그들을 바라보았다.“너 이 새끼! 네가 유진우지?”유진우를 아래 우로 훑어보던 턱수염은 그의 사진을 미리 보내준 의뢰인 덕에 그의 신분을 빠르게 알아챌 수 있었다.“그래.”이번에는 유진우가 턱수염을 아래 우로 훑으며 물었다.“너는 누군데 감히 은도 씨를 납치해?”“물어보니까 알려줄게. 난 흑곰파 보스고 여기 있는 애들은 다 우리 조직원이야.”“의뢰인 한 분이 네 목숨을 돈 주고 샀어. 그러니까 너는 오늘 이 자리에서 죽어야 해.”“누가 시킨 짓이지?”“알고 싶어?”호통을 치던 턱수염은 이번에는 코웃음을 치며 물었다.“네가 죽으면 알려 줄게.”“내가 지금 너희들한테 기회를 주고 있는 거야, 누가 시켰는지만 말하면 너희들 목숨은 살려줄게.”“우리를 살려준다고?”담담하게 말하는 유진우에 턱수염은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 보더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544화

    그 광경에 달려오던 조직원들은 마치 석화된 것 마냥 그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그리고 바로 이어서 폭발음이 연달아 들리더니 조직원들이 몸이 공기가 넘쳐나는 고무공처럼 커지더니 하나하나 터져나갔다.떨어진 사지와 사정없이 솟구치는 피 때문에 관공절 안에는 순식간에 핏빛 안개가 껴버렸다.“뭐지?”턱수염도 깜짝 놀라 피바다에 떨어져 버린 자신의 담배를 보며 눈만 깜빡였다.다... 다 죽은 건가?단 하나의 수로 자신의 조직원들을 몰살해버린 유진우는 그야말로 악마 같았다.의뢰인은 사건을 의뢰한 게 아니라 자신의 조직원들을 사지로 내몬 것이다.“뭐야? 저놈은 대체 뭐 하는 놈이야?”그때쯤 되자 대머리는 아픈 걸 까맣게 잊고 놀라서 유진우를 쳐다보았다.그냥 평소 해오던 대로 사람을 죽이고 시체만 이송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리고 이번에는 돈 많은 의뢰인이 뒤를 봐준다 해서 아무 문제도 없을 줄 알았는데 그 처리해야 할 대상이 이 정도로 강할 거라고는 미처 예상을 못 했었다.손 한번 들었다 놓는 걸로 저 많은 사람을 조각내는 건 정말 보기만 해도 오싹했다.절 안에는 피 묻은 사지가 나뒹굴고 있었고 피가 사방으로 튕기고 있었지만 문어구에 서 있던 하얀 옷의 유진우만은 들어오던 그때처럼 깨끗했다.유진우는 만물을 내려다보는 신령처럼 아무 감정도 없는 눈으로 담담히 턱수염을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네 차례야.”고개를 든 유진우가 턱수염을 바라보자 그는 사색이 되며 멈추지 않고 뒷걸음질을 쳤다.“너... 오지마! 네가 가까이 오면 저년 당장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친 턱수염은 칼을 꺼내 은도의 목에 들이밀었다.그래도 인질이 있으니 마음이 한결 안정되는 것 같았다.그런데 유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단도를 앞으로 한번 휘두르며 빛을 번뜩이더니 순식간에 남자의 팔을 잘라냈다.그렇게 남자의 팔은 들려있던 칼과 함께 바닥으로 “쿵!” 하고 떨어졌다.“아아!”잠시 멈칫하던 남자는 이내 떨어진 제 팔과 온몸을 관통하는 듯한 통증에 처절한 비명을 질러댔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545화

    제 보스가 모든 걸 다 털어놓는 걸 본 대머리는 속으로 수많은 욕을 삼켜냈다.남자라면 기개가 있어야 한다며, 흑곰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죽자던 사람이 갑자기 배신을 해버리고 살 기회까지 빼앗아가 버렸다.“보스, 우리 같이 비밀 지키고 죽기로 했잖아요, 왜 갑자기 배신하신 겁니까?”“너무 내 탓만 하지 마, 난 모셔야 할 부모님도 있고 먹여 살려야 할 처자식도 있어. 이렇게 죽으면 안 된다고. 그리고 넌 이미 남자도 아닌 게 됐는데 살아서 뭐하겠어, 제수씨는 내가 잘 챙길 테니까 넌 편히 가.”개소리를 정성껏 지껄이는 턱수염에 화가 치밀어오른 대머리는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어 턱수염에게로 달려들었다.하지만 그보다 좀 더 반응이 빨랐던 턱수염의 바닥에 있던 벽돌을 주어 대머리의 머리를 내리찍었다.-펑!묵직한 소리와 함께 벽돌이 부러지고 머리통도 깨지면서 대머리는 피를 뿜어내며 그대로 쓰러져버렸다.“죽어! 죽으라고!”그럼에도 턱수염은 흉악한 얼굴로 한번 또 한 번 벽돌로 머리를 내리찍었고 대머리는 마침내 숨이 다 끊겨버렸다.그의 머리는 터져버린 수박처럼 빨갛고 하얀 정체 모를 것들이 되어 바닥에 널려 있었는데 턱수염은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을 피하고자 칼을 들어 대머리의 심장에 깊숙이 찔러넣었다.턱수염은 이보다 더 확실하게 죽을 순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칼질을 멈추었다.“동료도 다 죽이고, 참 잔인하네.”“나를 챙길 사람은 나밖에 없어요. 내가 살려면 저놈을 죽여야죠. 일찍 사회에 나와 목숨 부지하면서 그 정도는 진작에 배웠어요.”유진우의 말에 턱수염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아까 문한성이 시킨 짓이라고 했지. 걔는 지금 어딨어?”유진우가 더 묻지 않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 턱수염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건 저도 몰라요. 그렇게 대단하신 분들이 왜 저희 같은 고용인한테 스케줄을 알려주시겠어요?”“문한성과는 어떻게 연락했어?”“문한성의 직원이라는 사람이 연락을 줬었어요. 일 다 처리하고 사진만 찍어서 보내면 바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546화

    턱수염은 그렇게 몸을 떨더니 고개를 젖히고 눈을 감지도 못한 채 뒤로 넘어갔다.“너 같은 쓰레기랑 한 약속은 원래 지킬 필요가 없는 거야.”차갑게 말한 유진우는 시체를 넘어 은도 앞으로 다가가서는 밧줄을 풀어주고 눈을 가리고 있던 안대로 직접 벗겨주며 다정하게 말했다.“은도 씨, 어디 다친 데는 없어요?”“난 괜찮아요. 진우 씨가 빨리 와서 다행이에요. 안 그랬으면 오늘 저런 놈 때문에 제가 더러워질 뻔했어요.”살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다 겪어봤지만 납치 강간은 생전 처음인 은도가 긴 숨을 뱉어내며 말했다.음란마귀가 씐 놈들의 아지트에 들어와 버렸으니 유진우가 빨리 오지 않았더라면 놈들에게 장난감처럼 휘둘리다가 어디 외국으로 팔려나갔을 것이다.정말 그런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죽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미안해요, 내 잘못이에요.”문한성이 유진우를 노리고 그와 가까운 은도에게 손을 뻗은 게 분명했기에 유진우는 자책하며 사과를 했다.“무슨 사과를 하고 그래요, 우린 비즈니스파트너잖아요. 힘든 건 같이 감당하고 좋은 것도 같이 나눠야죠.”하지만 은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그리고 문한성 잘못인데 그게 진우 씨랑 무슨 상관이에요? 지금 해야 할 건 사과가 아니라 같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생각하는 거예요.”“문한성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은도 씨는 걱정 마요.”“어떻게 할 생각인데요?”“당연히 이참에 아주 싹을 잘라야죠.”“뭐라고요?”차갑게 말하는 유진우에 은도가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진우 씨, 진정해요. 문한성은 문 어르신의 아들이에요. 그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데 우리가 함부로 달려들면 괜한 일에 휘말려서 죽을 수도 있어요!”“걱정 마요. 깔끔하게 잘 처리할 거예요, 아무도 모르게.”“그리고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한다 해도 그쪽에선 절대 우리를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오늘 일 보고도 모르겠어요? 매일매일 가슴 졸이면서 사는 것보다 한 번에 처리해버리고 마음 놓는 게 낫죠.”“근데..

Latest chapter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6화

    “이것들이 죽으려고.”몰려드는 무장병사들을 보며 유천우는 순식간에 분노를 터트렸다.그는 더 이상 자비를 베풀지 않고 칼을 들고 인파 속으로 돌진했다.지금의 그는 이미 무도 마스터의 경지에 다다랐고 게다가 수년간 전장을 누빈 덕에 쌓은 전투 경험 또한 풍부했다.혼자서 적진을 누비는데도 아무도 막지 못할 정도로 용맹했다.“도련님을 지키고 놈들을 죽여라!”이의진이 검을 하늘 높이 들었다. 그러자 그녀의 뒤에 있던 유만군들이 일제히 칼을 뽑아 들었다.“전부 죽여버려.”석태혁이 장검을 휘두르며 백여 명의 유만군을 이끌고 적진으로 돌격했다.유만군의 수는 적었지만 모두 엄청난 실력을 지닌 고수였고 게다가 훈련도 잘되어 있었다.무도 마스터인 석태혁의 지휘 아래 그들은 파죽지세로 적진을 휘저으며 나아갔다.백여 명의 부대는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수만 명에 달하는 대군의 심장을 찔러 가차 없이 죽여버렸다.혹시라도 암살당할까 봐 4대 제후는 친위대의 보호 아래 즉시 전장에서 멀리 도망쳤다.“왕부 안에 저런 정예 부대가 숨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가차 없이 적을 베어버리는 유만군을 보며 진승민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다행히 백여 명밖에 안 되는군요. 수가 적어서 망정이지, 안 그러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노정한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추측건대 저들이 바로 유만군일 겁니다. 유만수가 흑용군의 정예 병력 중에서 가장 뛰어난 고수들을 뽑아 만든 부대인데 전부 뛰어난 실력을 지녔습니다.”강윤기가 말했다.“그렇군요. 어쩐지 엄청 대단하더라니.”하원휘가 고개를 끄덕였다.“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숫자가 적어서 우리한테는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해요. 지금은 용맹해 보이지만 체력이 고갈되면 목숨을 내놓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진승민이 말을 이었다.“혹시 무슨 변수가 생기진 않겠죠?”노정한이 갑자기 물었다.“무슨 변수요? 왕부가 포위된 이상 함락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왕성 밖에도 우리 대군이 주둔하고 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나면 즉시 알아차릴 수 있어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5화

    아들이 무사히 돌아온 걸 본 이의진은 반가워하다가 이내 다시 표정이 굳어졌다.왜냐하면 아들이 갈 때와 마찬가지로 몇 명만 왔을 뿐 군대는 한 명도 데려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혹시 실패했어?”마음이 무거워진 이의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들의 유일한 희망이 바로 남쪽 4대 제후를 설득하여 북쪽 4대 제후와 맞서는 것인데 지금 상황을 봐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듯했다.“간덩이가 부은 것들! 감히 왕부로 쳐들어와? 모두 죽고 싶어?”유천우가 호통쳤다. 소리가 어찌나 쩌렁쩌렁한지 마치 천둥처럼 현장 전체가 크게 울렸다.4대 제후의 수만 병사는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다.“도련님께서 돌아오셨군요.”진승민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희 4대 제후는 왕부 안에 진범이 숨어 있다는 걸 알아냈습니다. 위왕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부득이하게 들어가서 수색해야 하니 길을 비켜주십시오.”“수색은 무슨 수색.”유천우가 냉담하게 외쳤다.“왕부가 어떤 곳인데 함부로 수색하겠다고 난리야? 저리 썩 꺼지지 못해?”“도련님, 저희는 진심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움직이는데 이렇게 계속해서 방해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진승민이 태연하게 물었다.“흥. 내 앞에서 가식 떨지 마! 너희들의 속셈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없어.”유천우가 차갑게 말했다.“도련님, 당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진승민이 말했다.“진승민, 한 번만 기회를 줄게. 만약 지금이라도 떠난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 너희들은 여전히 서경 제후이고 여전히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다.”유천우는 말하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만약 끝까지 고집을 부리고 반역을 하려 한다면 내가 장담하는데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다.”“도련님, 저희는 대국을 생각해서 이러는 것이니 부디 길을 비켜주십시오.”진승민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나머지 세 사람 역시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으로 노려보며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어 보였다. 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그들은 물러설 이유가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4화

    “그럼 왕부에 들어가기 전에 나부터 죽이고 가!”이의진은 검을 든 채 꼿꼿이 서서 강력한 기세로 홀로 대문을 지켰다.그녀의 무공은 그리 강하지 않았고 고작 선천 무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그녀가 뿜어내는 기세는 무도 마스터보다 훨씬 강했다.일반 병사들은 물론이고 진승민조차도 압도되어 감히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다른 세 제후에게 눈짓을 보낼 뿐이었다.위협은 위협이고 압박은 압박이지만 적어도 명분은 있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천하의 조롱을 받고 만민에게 버림받을 수밖에 없었다.그들은 살인범을 추적한다는 명분으로 왕부를 포위했다. 비록 행동이 과격하긴 하지만 나중에 슬픔에 북받쳐 잠시 이성을 잃은 것이라고 변명할 수 있었다.하지만 압박 과정에서 왕비를 죽인다면 아무리 변명하고 이유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 죄를 씻을 수 없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사람들의 공분을 일으킬 게 분명했다.그뿐만 아니라 서경 각지의 세력들이 동요할 것이고 심지어 연경에서도 군사를 보내 진압할 것이다.어찌 됐든 이의진은 서경 왕비이자 용국의 공주이기도 하니까.그런 신분을 가진 그녀 앞에서 그들은 함부로 행동할 수 없었다.간단히 말해 왕부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죽일 수 있어도 이의진만은 절대 건드려선 안 되었다. 하여 이의진이 함께 죽자는 듯한 태도를 보인 순간 오히려 그들이 당황했던 것이었다.“세 분,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요?”진승민은 옆에 선 세 제후를 보며 낮게 물었다.“이미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물러설 이유가 없죠.”노정한이 차갑게 말했다.“맞습니다. 이제 한 걸음만 더 가면 성공인데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강윤기가 맞장구를 쳤다.“물론 압니다. 제 말은 왕비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겁니다.”진승민이 낮게 말했다.“왕비의 목숨만 해치지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하원휘가 불쑥 한마디 던졌다.“제후님 뜻은... 묶어놓자는 말입니까?”진승민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다른 방법이 있나요?”하원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3화

    무거운 왕부 대문이 쿵쾅거리면서 진동했다.매번 쿵쾅거릴 때마다 마치 거대한 망치가 심장을 강타하는 듯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문 열어.”이의진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치면서 사람들에게 대문을 열라고 명령했다.그녀의 예상치 못한 행동에 대문을 부수고 들어오려던 병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이런 상황에서는 대문을 굳게 닫고 방어에 힘써야 하는 거 아니야? 근데 알아서 문을 열어? 어떻게 된 거지? 혹시 다른 함정이라도 있나?’“진승민, 노정한, 강윤기, 하원휘. 나와!”이의진이 칼을 든 채 꼿꼿이 서서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녀의 강렬한 기세에 문밖의 병사들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그녀가 부른 네 명은 북쪽 4대 제후이자 이번 반란의 주요 세력들이었다.“뭐야? 일을 저질러 놓고 이제 와서 숨으려고? 4대 제후라는 사람들이 모두 쥐새끼처럼 숨어다니는 졸개들이야?”아무도 대답하지 않자 이의진이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목소리가 어찌나 우렁차고 힘찬지 왕부 안팎으로 울려 퍼졌다.잠시 후 왕부 앞에 있던 병사들이 갑자기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넓은 길을 터주었다.곧이어 갑옷을 입고 망토를 걸친 각기 다른 모습의 중년 남자 네 명이 나란히 걸어왔다. 그들이 바로 북쪽 4대 제후였다.“진승민, 왕비님께 문안드립니다.”“노정한, 왕비님께 문안드립니다.”“강윤기, 왕비님께 문안드립니다.”“하원휘, 왕비님께 문안드립니다.”네 사람은 문 앞으로 다가가더니 동시에 몸을 숙여 예를 올렸다.“흥, 너희들 눈에 내가 왕비로 보이긴 하느냐?”이의진이 싸늘하게 말했다.“왕비님,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하루 왕비는 영원한 왕비십니다.”진승민이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만약 너희들이 나를 왕비로 생각했다면 반란을 일으키지도 않았겠지.”이의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왕비님, 오해하셨습니다. 저희는 반란을 일으킨 게 아니라 왕실을 구원하러 온 것입니다.”진승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맞습니다.”옆에 있던 노정한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2화

    깊은 밤, 서경왕부 대문 앞.수많은 무장병사들이 거대한 왕부를 물샐틈없이 에워쌌다. 멀리서 바라보면 검은 무리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는데 그 수가 자그마치 수만 명에 달했다.이들은 단지 선봉 부대일 뿐이었고 사실 왕성 밖에는 북쪽 4대 제후의 군대와 유태범의 친위대까지 위장한 채 주둔하고 있었다.그 시각 왕부 안.이의진은 상복을 입은 채 차가운 표정으로 살기등등하게 대문 앞에 서 있었다.손에 날카로운 검을 들고 있었는데 온몸에서 풍기는 위엄과 살기는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왕부의 생사가 위기에 처하자 왕비인 이의진은 망설임 없이 맨 앞에 나섰다. 그녀의 뒤에는 석태혁과 갑옷을 입은 유만군이 서 있었다.그 수는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왕부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이었다.유만군의 뒤에는 왕부의 병사들과 식솔들이 서 있었다.병사들은 칼을 들었고 식솔들은 몽둥이를 들었다. 그들은 죽음을 각오한 듯 굳건한 자세로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그리고 뒤쪽 내원으로 들어가면 왕부의 노약자와 부녀자들이 상복을 입고 무기를 든 채 멀리 떨어진 대문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만약 유만군이 쓰러지고 병사들과 식솔들이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그들 역시 망설임 없이 달려나가 왕부와 함께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아빠... 엄마... 무서워요...”열 살 남짓한 한 소년이 두 손에 칼을 들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온 소년이 언제 이런 끔찍한 상황을 겪어봤겠는가.왕부가 포위당하고 밖에 수만 명의 대군이 매복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소년은 왕부의 운명이 다했고 오늘 밤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걸 직감했다.“쓸모없는 녀석.”한 중년 남자가 뒤를 돌아보며 소년에게 호통쳤다.“우리 유씨 가문의 사나이는 전장을 누비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어. 겁쟁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네가 오늘 한 발짝이라도 물러선다면 네놈을 먼저 베어버리는 수가 있어.”“아빠...”겁에 질린 소년은 덜덜 떨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울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1화

    “그건...”유진우는 망설이면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세자 전하.”은성종이 갑자기 두 손을 맞잡고 예를 표하면서 말했다.“제가 재주는 부족하지만 세자 전하를 위해 가시밭길이라도 기꺼이 헤쳐나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만약 절 믿어주신다면 이 일은 저한테 맡겨주십시오. 제가 은밀히 충신들한테 연락하여 빠르게 힘을 모으겠습니다. 때가 되어 세자 전하께서 신호만 주신다면 반드시 성공하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제후님은 역시 의로운 분이시네요. 정말 진심으로 존경합니다.”유천우가 진심으로 감탄했다.“그렇다면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유진우도 두 손을 맞잡고 공손하게 인사했다.“세자 전하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건 저의 영광입니다.”은성종이 말했다.“제후님, 큰일 났습니다.”그때 한 병사가 문을 벌컥 열고 뛰어 들어와 당황한 기색으로 말했다.“방금 들어온 소식인데 서경왕부가 대군에 포위당해서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합니다.”“뭐? 포위당했다고?”이 말을 들은 순간 유진우와 유천우의 표정이 급변했다. 그들이 떠난 지 이틀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변고가 닥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 자세히 말해봐.”유천우가 다급하게 물었다. 병사는 은성종의 눈치를 살피더니 그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북쪽의 4대 제후들이 정예 부대를 이끌고 어젯밤 몰래 왕성에 잠입했는데 왕성 호위대의 장교급 군관들이 모두 인질로 잡힌 바람에 군 전체가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 틈에 북쪽의 4대 제후들이 왕실을 구원한다는 명분으로 왕부를 포위했어요. 겉으로는 간신배들을 처단하고 서경왕의 복수를 하겠다고 하지만 실상은 군사를 일으켜 권력을 빼앗으려는 겁니다.”쾅.유천우가 화를 내면서 상을 세게 내리쳤다. “이것들이 아주 제대로 미쳤구나. 감히 서경왕부를 포위해?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상 절대 이럴 수가 없어.”그는 설령 4대 제후들이 반란을 일으키더라도 기껏해야 성문 앞에 병력을 주둔시켜서 압박을 가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10화

    “아직 절 기억해주고 계셔서 감사합니다. 저 아직 살아있습니다.”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은성종의 과거사를 몰랐던 터라 갑자기 흥분한 모습을 보니 조금 의아했다.“살아있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은성종은 놀라면서도 기뻐했다.“벌써 10년이나 지났어요. 그사이 세자 전하께서 이렇게 성장하시다니...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했습니다.”“그러네요. 10년 동안 많은 게 변했습니다.”유진우는 감탄하며 말했다.10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10년 후에는 아버지가 암살당했다. 10년 사이에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게 참으로 안타까웠다.“제후님, 아까 제 형을 보면 서경왕부를 전폭적으로 도와주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지금 형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약속을 어기진 않으실 거죠?”유천우가 떠보듯 물었다.“만약 세자 전하께서 왕위를 이어받으시겠다고 한다면 난 목숨을 걸고서라도 세자 전하가 왕의 자리에 앉도록 도와줄 거야.”은성종이 진지하게 말했다.조금 전까지 냉정하고 덤덤했던 모습과는 달리 지금의 그는 투지가 넘쳤고 온몸에서 전에는 본 적 없는 강렬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좋습니다. 제후님은 역시 약속을 잘 지키시네요.”유천우는 웃어 보이고는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역시 형이 나서야 했어.’그가 아무리 애를 써도 은성종을 설득하지 못했는데 유진우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모든 게 쉽게 해결되었다.비록 10년이 흘렀지만 유씨 가문 천재라는 명성은 여전히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고 만인의 존경을 받았다.“제후님, 제가 서경에 돌아온 사실을 아직 외부에는 알리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잡을 때까지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어요.”유진우가 당부했다.“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절대 입 밖에 꺼내지 않겠습니다.”은성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가 좋은 그는 당연히 유장혁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다.위왕이 호룡각의 잔당들에게 살해당했고 유태범은 왕위를 빼앗으려 혈안이 되어있었다. 정말 여러 가지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09화

    “왕위를 이을 생각이 없다면서 왜 싸우려는 건데?”은성종이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전 서경왕이 될 자격이 부족하지만 자격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유태범보다 더 어울려요.”유천우가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그게 누군데?”은성종이 눈썹을 살짝 올렸다.“제 형님 유장혁입니다.”유천우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유장혁?”은성종은 실눈을 뜨더니 인정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세자 전하께서 서경왕이 되는 건 충분히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실종된 지 10년이 넘었고 감감무소식이라는 거야.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왕위를 이을 수 있겠어?”“제 형님은 죽지 않았고 이미 서경에 돌아왔습니다. 서경왕의 자리에 앉을 사람은 형님밖에 없습니다.”유천우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말로만 해서는 안 돼. 증거가 있어?”은성종이 물었다.만약 유장혁이 정말로 서경에 돌아왔다면 벌써 서경 전체에 소문이 퍼졌을 것이다. 하여 유천우가 단지 그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핑계를 대는 것이라 생각했다.“제후님, 증거를 드릴 수는 있는데 그 전에 물을 게 있어요. 만약 제 형님이 왕위를 물려받는다면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실 겁니까?”유천우가 되물었다.“그건...”은성종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유천우가 하도 자신감이 넘쳐서 오히려 확신이 없어졌다.“제후님, 서경에는 좋은 왕이 필요합니다. 제 형님보다 더 서경왕에 적합한 사람은 없어요. 제후님도 잘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유천우가 말했다.“그래. 만약 내가 직접 세자 전하를 만난다면 널 도와줄게. 만나지 못하면 다른 사람한테 부탁해야 할 거야.”은성종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약속하는 겁니다.”유천우는 웃으면서 유진우를 돌아보았다.“형, 이젠 형이 나설 때가 됐어요.”유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무 말 없이 얼굴에 쓰고 있던 가면을 벗고 본모습을 드러냈다.“당신은...”은성종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제1808화

    은성종은 유천우의 말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자신과 유천우에게 술 한 잔씩 따라 주었다. 그리고 잔을 가볍게 부딪친 후 술을 단숨에 마셨다.“좋은 술이군.”은성종은 혀를 차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유천우도 다그치진 않고 술을 다 마신 다음 은성종을 바라보며 말하기를 기다렸다.“유태범이 나한테 손을 잡자고 하더라고. 엄청난 이익을 약속했지만 모두 거절했어.”이 말을 들은 유천우의 얼굴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런데 이어진 은성종의 말에 살짝 당황했다.“아직 너무 기뻐하진 마. 유태범의 제안을 거절하긴 했지만 너도 도울 생각은 없어.난 전쟁을 싫어해서 중립을 선택할 거야.”은성종이 솔직하게 말했다.“중립이라고요?”유천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바로 설득했다.“제후님, 서경의 일원으로서 서경이 무너지는 걸 그냥 보고만 계실 겁니까?”“난 능력이 부족해서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어.”은성종이 고개를 내저었다.“그리고 난 야심이 없어서 그저 편안하게 살고 싶어. 이런 권력 다툼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아. 내가 가진 작은 땅만 잘 지킬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은성종이 잠깐 멈칫하다가 또 말을 이었다.“솔직히 말해서 너랑 표기 대장군 모두 유씨 가문의 핏줄이라 누가 서경왕이 되든 나한테는 아무런 차이가 없어. 말이 반란이지, 그저 왕위 다툼일 뿐이야.”“그건...”유천우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천우야, 난 성격이 솔직한 편이라 혹시 불쾌한 점이 있다면 부디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은성종이 정중한 태도로 말했다.“제후님이 평화를 바라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전쟁이 시작되면 제후님도 무사하지 못해요.”유천우가 다시 설득했다.“태평은 변경의 작은 도시이고 가난하고 가진 게 없어서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여기까지 쳐들어올 일은 없어.”은성종이 담담하게 말했다.“게다가 이미 유태범과도 합의했어. 내가 싸움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태평에는 절대 쳐들어오지 않겠다고.”“제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