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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6화

“왕현 씨, 무슨 냄새 안 나요?”

그때 유공권이 코를 킁킁거리며 왕현에게 물었다.

“약 냄새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에 왕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그건 계속 있었는데, 왜 그러세요?”

“이번에는 좀 달라요.”

유공권은 냄새를 더 잘 맡기 위해 문틈에 코를 박기까지 했다.

몇 년간 약재들만 만지던 사람이라 조금의 차이도 기가 막히게 분별해내는 유공권이었다.

그때 오랫동안 닫혀있던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유진우가 걸어 나왔다.

유진우는 땅바닥에 어정쩡한 자세로 주저앉아있는 유공권을 보더니 의아해하며 물었다.

“유명의 님, 왜 그러고 계세요? 혹시 배 아프세요?”

“아, 그게...”

그에 난감한 듯 웃어 보이던 유공권이 다급하게 화제를 돌렸다.

“세골단은 어떻게 됐어요? 잘 만들어 진 거예요?”

“아...”

그 말에 유진우가 실망한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자 순간 온몸이 굳어버린 유공권은 안색이 창백해져서 물었다.

“실... 실패한 거예요?”

이번 세골단도 실패하면 사철수는 정말 죽는 길밖에 없었기에 유공권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실패는 아니고 최상급 세골단을 만들려고 했는데 그냥 일급 정도의 세골단으로 나왔어요.”

“...”

고개를 저으며 말하는 유진우에 유공권은 목 끝까지 나온 욕을 애써 삼키며 입술을 움직였다.

지금이 어느 땐데 품질을 따지고 있는지, 성공만 하면 감지덕지한 상황에 태연한 소리나 하며 괜히 저를 놀래키는 유진우에 화가 나긴 했지만 유공권은 일단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다시 한번 확인차 물었다.

“그래서 성공했다는 거예요?”

“당연하죠, 성공 못 할 일은 시작도 하지 않아요 저는.”

유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파란 세골단을 꺼내 보이자 유공권은 기뻐하며 말했다.

“너무 잘됐어요! 이제 사 은공도 구할 수 있겠네요!”

유진우가 안에서 약을 만드느라 하루 밤낮을 꼬박 새웠다면 유공권 역시 마음을 졸이느라 똑같은 시간을 뜬 눈으로 보내야만 했다.

그런데 성공했다는 말을 들으니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유명의 님, 시간도 오래 걸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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