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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흑호가 갑자기 멈춰서자, 황은아는 표정이 미묘해지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겁이 난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신분이 들킬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

“아저씨, 아까 분명 이 짐승이 그런 능력 없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 앞에서 멈췄죠? 뭔가 알아챈 걸까요?”

황은아가 이를 악물고 속삭였다.

“그냥 우연일 거야. 걱정하지 마. 곧 지나갈 거야.”

유진우가 차분히 달랬다.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흑호는 갑자기 고개를 숙였고 긴 송곳니는 거의 유진우의 머리와 닿을 뻔했다.

거칠고 무거운 콧김이 유진우의 얼굴에 약간의 비린내와 함께 뿜어져 나왔다.

유진우는 숨을 멈추며 속으로 말했다.

“이봐, 제발 가만히 있어. 안 그러면 죽여버릴 테니까.”

유진우의 위협을 느낀 듯 흑호는 콧김을 뿜으며 얼굴을 황은아 쪽으로 돌렸다.

주먹을 꽉 쥔 황은아는 당장이라도 공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흑호는 덩치가 코끼리만 했고, 거리가 가까웠기에 입만 벌리면 그녀의 머리를 단번에 물어뜯을 수 있었다.

‘이 놈이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뭐야? 흑호가 왜 저들 앞에서 멈춘 거지? 설마 저 사람들이 문제가 있는 건가?”

“흑호의 다음 행동을 보면 알겠지. 만약 더 이상한 행동을 한다면, 저 둘의 신분을 의심해봐야 할 것 같아.”

사람들은 수군거리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앞서 지나간 사람들에겐 아무 반응 없던 흑호가 유독 유진우와 황은아 앞에 멈춰 섰으니 당연히 이상하게 느껴진 것이다.

“흥! 난 처음부터 저들이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변종 흑호가 딱 내 의심을 증명해 주잖아!”

귀빈석에서 장경화는 팔짱을 낀 채 그럴 줄 알았다는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

“흑호가 저 둘의 머리를 물어뜯으면 진짜 짜릿하겠는데.”

단소홍이 중얼거리며 기대 어린 눈빛을 보냈다.

반면, 이청아는 무표정하게 앉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도 문관옥이 그냥 헛소리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단지 짐승일 뿐인데, 어떻게 사람 마음을 알아챌 수 있단 말인가?

현장의 분위기가 묘하게 흐르던 중 흑호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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