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뒤 후회하는 차도녀 대표님: Bab 1821 - Bab 1830

1954 Bab

제1821화

노정한은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면서 쿵쾅거리는 마음을 진정했다.다행히 친위대가 필사적으로 시간을 끌어준 덕분에 빠르게 도망칠 수 있었다. 자객이 공격할 때까지 계속 가만히 있었더라면 그들도 진승민과 강윤기처럼 생포 당했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목숨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너무 이상합니다. 왕부에 언제부터 이렇게 강한 사람이 있었죠? 수만 명에 달하는 대군조차도 그 사람을 막지 못했어요.”하원휘는 고민에 잠긴 듯 얼굴을 찌푸렸다.그들의 조사에 따르면 왕부에는 석태혁과 홍복홍이라는 두 강자뿐이었다.홍복홍은 이미 유태범의 손에 잡혔고 석태혁도 조금 전 모습을 드러냈다. 왕부에 정예 부대가 숨겨져 있다는 것도 그들이 예상했던 것이었다.하지만 자객은 예상 밖이었다. 단순한 자객이라면 몰라도 문제는 상대가 너무 강했다. 수많은 군사를 뚫고 쉽게 우두머리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을 정도였다.이런 무서운 압박감은 홍복홍이나 석태혁에게서는 절대 받을 수 없었다.자객은 그들에게 아주 위협적인 존재가 돼버렸다.“이 일 빨리 대장군님께 보고하는 게 좋겠어요. 자객의 실력이 강해서 우두머리를 제거하는 작전을 실행한다면 방어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노정한이 매우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맞습니다. 지금 당장 대장군님께 직접 군대를 이끌고 진압하러 오시라고 연락해. 반드시 이 기회를 이용하여 자객을 죽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후환이 생길지 몰라.”하원휘가 진지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조수석에 앉은 한 장교가 전화를 꺼내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했다.끼익.그런데 그때 차가 갑자기 급정거했다. 타이어가 지면과 마찰하면서 자국 네 줄을 길게 남겼다.차 안에 있던 노정한과 하원휘는 몸이 앞으로 쏠린 나머지 머리를 앞 좌석 등받이에 부딪히고 말았다.“무슨 일이야? 왜 멈췄어?”노정한이 머리를 어루만지며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제후님, 앞에 누군가 길을 막고 있습니다.”운전하던 장교가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두 사람이 눈을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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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2화

유진우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살기등등하게 서 있었다.원래 검은색이었던 옷은 이미 핏빛으로 물들어 검붉게 변해 있었고 그의 손에 들린 창궁검이 미세하게 진동하며 가볍게 울렸는데 언제라도 공격할 태세였다.“X발,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온 거지?”앞을 막아선 유진우를 본 순간 노정한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친위대가 시간을 조금 더 끌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자객이 벌써 포위망을 뚫고 추격해왔을 줄은 몰랐다.“진퇴양난이네. 큰일 났어, 이제.”하원휘도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들은 지금 고립된 상태였고 두 강자의 협공 앞에서 저항할 여지가 없었다.제갈영군은 그나마 신분 때문에 함부로 죽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자객은 달랐다. 조금 전 학살을 벌이던 장면을 그들은 모두 똑똑히 봤다. 반항했다가는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노 제후님, 이제 어떡하죠?”하원휘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자 노정한이 한숨을 쉬며 절망적인 표정으로 말했다.“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이미 궁지에 몰렸으니 목숨이라도 건지고 싶다면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는 수밖에 없죠.”“항복?”하원휘가 미간을 찌푸렸다.“제후님, 우린 반역죄를 저질렀어요. 항복하면 가볍게는 가산을 몰수당하고 유배를 떠나겠지만 심할 경우 사람들 앞에서 참수를 당할 수 있어요. 결과가 어떻든 우리 인생은 끝장난다고요.”“저도 당연히 알고 있죠. 근데 지금 다른 선택이 없지 않습니까.”노정한은 앞쪽에 살기등등한 기세로 서 있는 유진우와 뒤쪽에서 위엄 있는 모습으로 서 있는 제갈영군을 번갈아 보며 씁쓸하게 말했다.“여기서 죽는 것보다는 항복하는 게 살아남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아요. 게다가 대장군님께서 아직 나서지 않으셨으니 우리가 살아있으면 다시 역전할 기회도 있을 겁니다.”그 소리에 하원휘가 눈을 번뜩였다.“그렇네요. 우리한테는 아직 대장군님이 있어요. 아직 진 게 아니네요.”“항복합시다.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잠시 참고 견디자고요.”노정한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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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3화

이런 말로 일반 백성을 속일 수는 있어도 제갈영군의 앞에서 이 수작을 부리는 건 그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다.“제갈영군, 여기까지 온 이상 숨길 필요도 없을 것 같으니까 솔직하게 얘기할게.”하원휘는 두 걸음 앞으로 다가와 진지하게 말했다.“위왕님께서 돌아가신 지금 위왕 자리가 비었어. 무릉 제후는 누가 새로운 서경왕이 되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제갈영군이 차갑게 웃었다.“무릉 제후도 잘 알 텐데. 새로운 왕이 될만한 가장 적합한 분이 표기 대장군 유태범이라는 걸.”하원휘가 고개를 쳐들고 말을 이었다.“대장군님께서 서경왕이 되셔야 우린 더 나은 발전과 더 많은 영토, 그리고 더 많은 군사를 가질 수 있어. 이게 지금 대세고 절대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이야. 무릉 제후는 현명한 사람이니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알 거라 믿어.”“나더러 너희들 편에 서라는 건가?”제갈영군이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그래.”하원휘가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말했다.“대장군님께서는 그동안 세운 공이 많고 권력을 쥐고 있으며 능력까지 뛰어나 서경왕의 자리에 오르는 데 부족함이 없어. 좋은 새는 좋은 나무를 택하고 현명한 신하는 현명한 군주를 섬긴다고 하잖아. 대장군을 따른다면 앞날이 무궁무진한 건 물론이고 원하는 모든 걸 얻을 수 있어.”“맞아, 무릉 제후. 우린 조정의 신하로서 서로 원한도 없잖아. 현명한 왕을 섬긴다면 우린 분명 승승장구할 수 있을 거야.”노정한이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들어보니 나쁘지 않군.”제갈영군이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그렇다면 제안에 동의한다는 건가?”하원휘는 제갈영군을 설득한 줄 알고 두 눈이 다 반짝였다.“무릉 제후가 무공이 뛰어나니 우리를 위해 저 자객을 처리해 준다면 대장군님께 좋게 얘기해줄게.”노정한이 유진우를 가리키며 말했다.“잠깐. 내가 언제 동의한다고 했어?”제갈영군이 익살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난 충신이야. 너희들 같은 배신자들과는 다르다고. 그러니까 너희들의 그 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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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4화

제갈영군의 말에 노정한과 하원휘는 충격에 빠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돼.”하원휘가 단호하게 부인했다.“우리 십만 대군은 장비도 잘 갖춰져 있고 훈련도 잘되어 있는데 항복한다는 게 말이 돼?”“맞아.”노정한도 전혀 믿지 않고 소리쳤다.“설령 남쪽 4대 제후의 군대를 모두 합친다고 해도 어떻게 하룻밤 사이에 우리 십만 대군을 무너뜨릴 수 있겠어? 지금 우리한테 겁주려고 과장한 게 분명해.”남쪽 4대 제후의 총 군사력은 20~30만 명에 불과했다. 전부 동원한다고 해도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의 10만 대군을 이길 수 없었다.그들의 대군은 이미 많은 방어 시설을 구축해 놓았기에 두세 배에 달하는 적을 상대하는 것쯤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게다가 남쪽 4대 제후의 군대를 전부 동원하는 건 불가능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일부는 도시를 지켜야 했다.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이기는 건 더욱 어려웠다.“정면 돌파는 당연히 불가능하지.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제갈영군이 비웃으며 말했다.“너희 장교들은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어. 만약 그 사람들의 가족이나 친구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리고 우리가 장교들의 친척이나 친구들을 군영에 데려와 설득한다면 결과가 어떨지 한번 예상해볼래?”그 말을 들은 순간 노정한과 하원휘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멍해졌고 온몸에 식은땀이 흘렀다.사실 그들이 왕성을 포위한 것 자체가 명분 없는 행동이었다. 비록 왕실을 구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긴 했지만 수많은 백성들에게는 여전히 반역자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군 내부에서도 이미 불안감이 감돌고 있었다. 단지 군령 때문에 아무도 말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불안감의 씨앗은 이미 마음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다.만약 속전속결로 대장군을 왕위에 올리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특히 방금 제갈영군이 말한 것처럼 장교들의 친척이나 친구를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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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5화

하여 그들은 전혀 믿지 않았다.“하하하... 이 지경이 됐는데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다니.”제갈영군은 경멸하는 표정으로 그들을 비웃었다.“그래. 그렇게 보고 싶다면 보여주지.”제갈영군은 손을 들어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휙.금빛 광선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더니 펑 소리와 함께 하늘에서 터져버렸다.잠시 후 머나먼 길 끝에서 갑자기 일사불란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듯했고 리듬이 빠르면서도 동일했다.노정한과 하원휘는 발밑의 땅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면서 땅의 진동은 더욱 강해졌다.노정한과 하원휘는 움찔하더니 마음이 점점 불안해졌다. 하지만 그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칠흑같이 어두운 그림자가 눈앞에 나타났다.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거리를 전부 덮고 있었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말... 말도 안 돼.”눈앞에 빽빽하게 서 있는 병사를 본 순간 노정한과 하원휘는 멍해졌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요행을 바랐고 제갈영군이 겁을 주기 위해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기가 죽어버렸다.그들의 십만 대군이 성문을 지키고 있어서 정상적인 이치대로라면 외부 군대가 들어올 리가 없었다.그런데 갑자기 새로운 군대가 나타났다는 건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었다. 바로 그들의 십만 대군이 정말로 항복했다는 것이다.제갈영군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그들이 스스로를 속여왔던 것이었다.“노정한, 하원휘, 너희들이 지금 본 건 단지 일부야. 우리 동맹에는 세 개의 군대가 더 있고 세 제후가 이끌고 각각 세 방향에서 왕부를 향해 빠르게 진격하고 있어. 내 예측이 맞다면 이미 왕부에 가까워졌고 어쩌면 너희 군대와 전투를 벌이고 있을지도 몰라. 너희는 이미 사방으로 포위됐어. 항복하지 않는다면 전멸되는 건 시간문제야. 그래서 아까 이미 대세가 기울었고 다시 역전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한 거야.”제갈영군이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심장을 쿡쿡 찌르는 그의 말에 두 사람은 얼굴이 다 창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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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6화

“됐어. 그만 좀 웅얼거려. 유태범이 왕이 될 수 있을지는 오늘 밤이 지나면 알게 될 거야.”제갈영군은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듯 손을 크게 휘둘렀다.“여봐라. 반역자들을 잡아들여서 감시하거라!”“알겠습니다.”친위대가 즉시 앞으로 나와 노정한과 하원휘를 포박했다.“제갈영군. 우리 모두 한 지역의 제후이고 동등한 위치에 있는데 사람들 앞에서 이러는 건 우리 체면을 너무 짓밟는 거 아니야?”노정한이 소리쳤다.“체면?”제갈영군이 코웃음을 쳤다.“이미 반역자로 잡혔는데 무슨 체면이 더 있어?”“제갈영군, 아직 승패가 결정된 것도 아니고 대세도 정해지지 않았어. 대장군님이 왕이 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봤어?”노정한이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맞아. 세상일은 돌고 돈다고 했어. 지금 한껏 위세를 부려도 영원히 부릴 수 있을 것 같아? 아무도 모르는 게 사람 일이야. 그러니까 적당히 해.”하원휘가 맞장구를 쳤다.“너희들이 오늘 밤을 넘길 수 있을지도 아직 모르는데 감히 내 앞에서 큰소리를 쳐? 정말 주제를 모르는구나. 여봐라, 어서 저 둘의 입을 막아라. 더 이상 시끄럽게 떠들지 않게.”제갈영군이 다시 명령을 내렸다.“너...”노정한과 하원휘가 뭐라 더 말하려던 그때 입을 강제로 틀어막은 바람에 웅얼거리는 소리밖에 내지 못했다.“끌고 가.”제갈영군이 손을 휘두르자 부하들이 바로 그들을 차에 태웠다.제갈영군의 시선이 앞쪽의 유진우에게 향하더니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어딘가 낯이 익은데 우리 전에 만난 적이 있나?”“네, 만난 적이 있어요. 전 서경왕부 사람입니다.”유진우가 대답했다.“그래?”제갈영군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의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왕부의 고수들은 내가 전부 알고 있는데 당신은 전혀 모르겠어. 대체 누구지?”“제 신분은 나중에 아시게 될 겁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유진우는 제갈영군에게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인사한 뒤 순식간에 사라졌다.“빠르네.”제갈영군은 놀란 나머지 두 눈이 다 휘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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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7화

명령을 받은 후 진승민의 병사들은 모두 무기를 버렸다.“그리고 너. 네 부하들도 전부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해.”이의진은 칼끝을 돌려 강윤기의 목에 겨누었다.살기등등한 이의진의 눈빛에 강윤기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무기 전부 내려놔.”쨍그랑, 쨍그랑, 쨍그랑...금속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또 한 번 들렸고 강윤기가 통솔하던 병사들도 무기를 버렸다.전장의 약 60%에 달하는 군대가 전투를 포기했다. 나머지 40%는 무기를 버리지는 않았지만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전투는 사기가 떨어지면 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대부분이 이미 무기를 버렸는데 어찌 더 공격할 수 있겠는가?물론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제후가 이미 사라져 수만 명의 군대를 지휘하는 우두머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우두머리가 사라졌으니 당연히 당황하는 수밖에.“다들 잘 듣거라. 너희들의 제후는 이미 도망갔고 너희들이 죽든 말든 아무 관심이 없어. 아직도 그런 사람을 위해 싸울 것인가? 너희들이 명령에 따라 움직인 것이고 어쩔 수 없었다는 걸 알아. 그래서 무기를 내려놓으면 오늘 일어난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해주겠다.”“물론 계속 저항하면 책임을 물을 것이고 그땐 모든 사람을 반역자로 취급할 것이다. 그럼 너희들은 참수될 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심각한 처벌을 받을 것이니 너희들이 알아서 판단하거라.”이의진의 강렬하고 힘찬 목소리가 전장에 울려 퍼졌다. 보이지 않는 위엄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왔다.“제후님이 정말 도망갔어? 그럼 우린 어떡해?”“나한테 물으면 내가 누구한테 물어?”“이 싸움은 원래 해서는 안 되는 싸움이었어. 왕실을 구원하고 범인을 잡긴 개뿔. 이건 그냥 반역이야. 이 일에 책임을 묻는다면 우린 모두 죽을 거라고.”“진 제후님과 강 제후님도 이미 항복했는데 우리도 항복할까? 왕비님께서 우리한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하셨잖아.”“...”전장에 수군거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의견이 분분했다.그들은 이미 전투 의지를 완전히 잃었지만 명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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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8화

항복하는 자는 살려주겠다는 말이 서경왕부 상공에 계속 맴돌았다.이미 공포에 질려 있던 반군들은 더욱 두려움에 떨었고 전투 의지를 완전히 잃었다.쨍그랑, 쨍그랑, 쨍그랑...점점 더 많은 병사들이 손에 든 무기를 던졌고 고집을 부리는 일부 병사들은 즉시 체포되어 포박당했다.왕부를 오랜 시간 공격했음에도 함락되지 않았고 성문을 지키던 군대도 모두 패배하고 말았다.네 명의 제후 중에 둘은 포로가 되어 잡혔고 둘은 도망쳤다. 대세를 잃을 그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항복하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하지만 명분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목숨을 헛되이 버리려 하지 않았다.“난 방금 한 약속을 지킬 것이다. 항복한 사람에게는 죄를 묻지 않겠다.”무기를 던진 반군을 보며 이의진이 다시 말했다. 강압적이지 않았고 강렬한 기세도 내뿜지 않았으며 오히려 말투가 부드러워졌다.항복한 병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동시에 부끄러움을 느꼈다.“왕비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많은 장교들이 무릎을 꿇고 감사를 표했다.“왕비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장교들이 앞장서자 많은 병사들도 무릎을 꿇었다.몇 분 만에 조금 전까지 죽이겠다고 달려들던 사람들의 무릎을 전부 꿇렸다.이의진의 자비에 모든 병사들은 진심으로 감동했다.“너희 둘은 어떡할 거야?”이의진이 뒤에 매달려 있는 진승민과 강윤기를 돌아보았다. 그들은 왕부 대문에 매달려 있었는데 꼴이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저... 저희도 항복하겠습니다.”진승민과 강윤기는 서로를 바라보며 어쩔 수 없이 굴복했다.왕부의 지원군이 도착했다는 건 그들이 성문 밖에 주둔시킨 군대가 패배했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왕부를 포위 공격하던 선봉 부대는 모두 무릎을 꿇고 항복했고 그들 두 사람까지 인질이 되었다.이런 상황에서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항복하는 척이라도 해야 했다.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한 줄기 희망이 남아 있었다.만약 대장군 유태범이 흑용군을 이끌고 도착한다면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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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9화

지금 그들의 유일한 희망은 유태범이 흑용군을 이끌고 오는 것이었다.“너희 둘은 주모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력자야. 사형은 면해도 처벌은 면치 못해.”이의진이 차갑게 말했다.“여봐라. 저 두 놈을 끌고 가서 감시하고 내 명령 없이는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거라.”“알겠습니다.”몇 명의 친위대가 재빨리 다가가 포박된 진승민과 강윤기를 강제로 끌고 갔다.“장군님, 항복한 병사들을 처리해 주십시오. 오늘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으니 더 이상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이의진이 석태혁을 보며 말했다.“알겠습니다.”석태혁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왕비님 자비에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그때 네 명이 군중 속에서 걸어 나왔다.그들이 지나가는 곳마다 병사들이 자동으로 길을 터주었는데 네 사람이 바로 남쪽 4대 제후였다.맨 왼쪽으로부터 제갈영군, 그다음은 은성종, 주한휘, 장범규가 나란히 서 있었다.“저희가 너무 늦게 온 바람에 왕비님께서 많이 놀라셨죠? 부디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은성종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맞잡고 겸손한 태도로 예를 표했다.“그런 말씀 마십시오. 만약 제때 와주시지 않았다면 왕부가 위험에 처했을 겁니다. 제후님들 모두 공신이십니다.”이의진은 재빨리 다가가 허리 굽힌 은성종을 일으켜 세웠다.사실 남쪽 4대 제후가 이렇게 빨리 군대를 보내 지원해 줄 거라는 건 그녀의 예상 밖이었다. 다들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밤낮으로 달려왔다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왕부를 지키고 서경을 지키는 건 우리의 책임이고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은성종이 환하게 웃어 보였다.“맞습니다. 만약 위왕님께서 저를 살려주지 않으셨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왕부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기꺼이 내놓을 수 있어요.”장범규가 호탕하게 말했다.남쪽 4대 제후 중에서 그는 가장 솔직하고 충성스러운 사람이었다.“왕비님, 앞으로 우리는 한 가족입니다. 왕부의 어려움은 곧 우리의 어려움이니 당연히 도와야죠.”주한휘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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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0화

“뭐라고요? 목격자를 전부 없애버린다고요?”그 말을 듣자 장범규의 안색이 급변했다.“농담하는 거 아니죠? 북쪽 4대 제후는 모두 유태범의 사람인데 적과 아군을 구별하지 않고 전부 죽인다는 게 말이 돼요?”“큰일을 하는 자는 마음이 독해야 하는 법입니다. 오랫동안 전장을 누빈 사람한테 약간의 희생은 아무것도 아닙니다.”제갈영군이 덤덤하게 말했다.“물론 이건 마지막 계획이에요. 만약 북쪽 4대 제후가 무사히 왕위를 빼앗고 병부를 손에 넣는다면 유태범은 위험을 감수할 필요 없이 바로 왕위를 이어받으면 됩니다. 하지만 만약 북쪽 4대 제후가 실패하면 유태범은 큰일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거예요.”욕심이 많은 자일수록 더욱 광기 어린 행동을 보일 것이다.예전에 유태범은 위왕에게 억눌려 힘을 숨기고 기회를 기다렸다. 위왕이 세상을 떠난 지금 속박을 벗어난 유태범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렇다면 정말 조심해야 할 것 같네요.”장범규는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흑용군은 서경에서 가장 강하고 세계 최강의 전투력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흑용군을 장악한다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만약 유태범이 표기 대장군이라는 신분을 이용하여 다시 왕실을 구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다면 흑용군을 대량으로 동원할 가능성이 컸다.일단 싸움이 시작되면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없었다. 오직 승자만이 왕이 되고 패자는 반역자가 될 뿐이니까.“제후님들은 모두 서경의 기둥입니다. 혹시 좋은 해결책이라도 있습니까?”이의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전 싸우는 것만 잘하지, 머리를 쓰는 건 절대 안 돼요.”장범규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저도 그렇습니다.”주한휘도 고개를 내저었다.“회음 제후님은 재능이 뛰어나니 뾰족한 수가 있으면 얘기해보시죠.”제갈영군의 시선이 은성종에게 향했다.그들이 성문 앞의 십만 대군을 설득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은성종의 회유책 덕분이었다.장교들의 가족과 친구를 이용하여 그들을 설득하고 항복하게 했다.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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