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901 - Chapter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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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평온한 모습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안금여와 강운경 등은 제일 먼저 욕실로 향했다. 할머니를 맞이하러 오면서 성연이 미리 준비해 온 옷가지들이 욕실 안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그리고 할머니와 고모가 욕실에 있는 동안 무진은 룸서비스로 식사를 주문했다.목욕을 하고 나온 할머니와 고모는 상쾌한 기분으로 바로 식사를 시작했다.며칠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한 상태였지만, 식사를 하는 할머니와 고모, 고모부 조승호의 모습은 차분하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았다.오랜 시간 몸에 교양이 배인 사람들이 그런지 과연 태도 하나하나가 다 남달라서, 온 몸에서 발산되는 그 특별함은 도무지 감추어질 수가 없었다.누구나 다 하는 식사이지만, 이들이 식사하는 동작은 아주 보기 좋았다.옆에서 성연이 턱을 괸 채 바라보았다. 무진은 내내 할머니와 고모를 응시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자신의 환상이 아님을 확인하려는 것처럼.옆에 성연이 같이 있음을 보면서, 무진은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배고프지 않아? 너도 좀 먹지?” 무진이 성연에게 물었다.강씨 집안의 일이 분명한 데도 성연이 자신과 같이 온갖 고초를 겪고 있었다.그저께까지는 아픈 자신을 간병하느라 고생하지 않았는가?무진은 속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괜찮아요. 배고프지 않아요.” 성연이 옆으로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와 고모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 듯한 성연이다.그리고 현장에 도착하기 전, 기내식을 먹었기에 아직 배고프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알았어. 나중에라도 먹고 싶으면 말해, 네가 좋아하는 것들 준비하라고 할게.” 성연에게 잘해줘야지, 평생 아껴줘야지 하고 이전부터 이미 결실했던 무진이다.이런 어려운 일을 겪는 동안 내내 자신의 곁을 지켜준 성연은 무진의 다짐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세상의 좋은 것들은 모두 성연에게 주고 싶었다.“걱정 말아요, 배고프면 제가 알아서 찾아 먹을게요.” 으쓱하고 어깨를 들어올리며 대답한 성연은 또다시 할머니와 고모가 식사하는 모습만 열심히 쳐다보았다.할머니의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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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내 기다리마

안금여 일행이 머물고 있는 스위트 룸으로 무진이 돌아왔을 때, 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강운경은 쉬고 있지 않았다.성연과 함께 룸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에는 엄청난 사고를 겪은 후의 긴장된 분위기 같은 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평소의 모습 그대로였다.성연과 농담을 하는 안금여는 정상적지 않을 정도의 정신 상태를 보여 주고 있었다.“비행기가 추락할 때 말이다. 얼른 증손주를 안아봤으면 하는 한가지 생각밖에 안 들더라. 세상사 무상해서 영영 못 보게 될까 봐 말이야. 성연아, 무진아, 너희들 좀 서둘러야겠다.”“할머니, 전에 그 얘긴 더 이상 안 하시겠다고 하셨잖아요?” 아기 얘기만 언급하면 형용하기 힘든 일들이 같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가 없다.성연은 여전히 부끄러워했다.그러나 무진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는 모습이다.이번 일로 인해 무진은 할머니의 의견이라면 무조건 잘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지금 소중하게 생각지 않으면, 할머니가 진짜 옆에 안 계시는 그때 가서 후회하게 될 테니까.다만 성연의 나이가 아직 어린데다 또 학교에 다니고 있는 상태여서, 2세에 대해서는 무진도 고민하지 않고 있었다.아직 어린 성연이 벌써부터 아이에게 매이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그래서 무진은 단지 안금여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그렇게 대답했을 뿐이었다.아기 문제만큼은 억지로 할 수가 없었던 무진은 성연의 의견을 존중할 것이다.아기 얘기만 나오면 분위기가 좀 어색해졌다.안금여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 듯 계속 이 화제를 입에 올렸다.“내 살아생전에 너와 무진의 아이를 안아보면 얼마나 좋겠니? 너희들 아이라면, 분명 무척 사랑스럽겠지? 다들 예뻐할 거야”이전이라면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시간이 아직 있으니 무진과 성연이 천천히 준비해도 된다고.그러나 이번 사고를 겪으면서 깨달았다. 어떤 일들은 늙은 자신이 두 번 다시 할 수 없다는 것을, 어느 날 눈깜짝할 새에 세상을 떠나게 될 거라는 사실을.그래서 미련을 남긴 채 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이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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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실망하셨을 거야

다소 늦은 시각, 쉬어야 하는 안금여와 고모 부부를 생각해서 성연과 무진도 자신들의 룸으로 돌아왔다.얼굴을 찡그린 채 침대에 앉아 있는 성연이 수심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무진이 물었다. “왜 그래?”성연이 무진의 팔을 감싸 안은 채 무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할머니, 저한테 실망하셨을 거예요.”아이 문제는 정말 자신으로서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그게 무슨 말이야? 할머니가 널 얼마나 사랑하시는데. 내키지 않으면 억지로 할 필요 없어. 그리고 할머니도 그러셨잖아? 너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어떻게 그 사이에 할머니 말씀을 그렇게 이해한 거야?” 무진이 팔을 들어 올려 성연을 품에 당겨 안았다.“말씀은 그렇게 하셨지만, 제가 보기에, 할머니가 증손자를 보고 싶어하시는 건 확실해요.”무엇보다 사고 후 할머니의 유일한 생애 소원이 아닌가 말이다.그 소원을 들어드릴 수가 없어 성연은 내내 깊은 죄책감을 느꼈다.“설마 아이 낳을 생각이야? 난 언제나 네 의견에 따를 거야. 네가 원한다면 나는 아무 문제없어.”안절부절 못하는 성연을 보니 그 모습이 외려 사랑스러워 보이는 무진이다.괜히 장난기가 동한 무진이 성연에게 농담을 했다.“난 싫어요.” 무진의 말에 성연이 생각지도 않고 바로 대답했다.돌연 성연의 날카로운 눈빛이 무진을 한 차례 훑었다.“아까 보니까, 무진 씨 할머니 말씀에 아주 적극적으로 대답하던데, 혹시 무진 씨가 아기를 원하는 것 아니에요?”성연이 말하면서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나는 나이가 적지 않으니, 당연히 아이를 갖고 싶지. 하지만 아이는 필수품이 아니야. 모두 너한테 달렸어. 만약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나도 강요할 생각 없어. 네가 원할 때까지 기다릴 거야.”무진이 몸을 숙이며 성연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동작은 결코 강하거나 크지 않았다. 무진의 가벼운 입맞춤은 어느 정도 위로의 의미를 담고 있어서, 성연의 마음 속 복잡한 심정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무진의 말에 성연이 꽤 감동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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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제대로 조사해

이번 사고에서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안금여와 강운경은 무진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이었다.누군가 자신의 마지노선을 건드렸다고 생각한 무진이 분개했다.감히 강씨 집안의 전용기에 손을 대었다는 사실은 안금여와 강운경을 죽이려는 것이 분명했다.무진은 성연이 잠든 후에 조용히 손건호를 불렀다.“네가 가서 그동안 강씨 집안 전용기를 이용했던 사람과 그 행적 등을 전부 알아내. 사고 원인을 더 이상 조사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돼.” 무진의 입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음성이 떨어지는 동시에 눈에서도 서릿발 같은 한기가 흘렀다.자신의 소중한 가족을 건드린 이상, 절대 그 놈들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네, 보스. 최대한 빨리 가서 조사하겠습니다.” 지시를 받은 손건호가 즉시 임무를 수행하러 떠났다.무진이 침실로 들어가자, 뜻밖에도 성연이 잠에서 깼다.예전부터 성연은 한 번 잠이 들면 아주 깊게 잤다.그래서 성연이 깬 것을 본 무진이 의아해서 물었다.“왜 깼어?”“어디 갔었어요?” 방금 잠에서 깨서 그런지 눈을 비비며 묻는 성연의 음성이 좀 나른했다.“할머니와 고모의 사고에 분명 다른 내막이 있다는 의심이 들어. 그래서 손 비서에게 조사하라고 시켰어.”무진은 이제 숨기지도 않았다. 성연 앞에서는 더 이상 속일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잘했어요. 확실히 제대로 조사할 필요가 있어요.” 이미 무진을 위해 실종되었던 할머니 일행을 찾아 주었지만, 사고 원인 조사에까지 성연이 끼어들 필요는 없어 보였다.그 일은 안심하고 무진에게 맡겨도 될 터였다.할머니와 고모의 사고에 대해 무진이 어떻게 신경을 쓰지 않겠는가?“왜 잠이 깬 거야?” 무진이 성연 맞은편에 앉으며 다시 물었다.“배가 고파서요.”성연이 불쌍한 표정과 음성을 가장하며 말했다.아까 저녁을 먹지 않은 댓가로 이제야 배고픈 괴로움을 알게 된 성연이다.하지만 성연은 호텔에 이 시간에 먹을 게 없으리라 생각했다.이 한밤중까지 호텔에서 음식을 남겨 두지 않았을 테니까.그래서 성연은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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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내 착각이었어

그들이 운이 안 좋은 건지, 호텔을 나와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편의점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가슴과 등이 찰싹 달라붙은 듯 주린 배를 움켜쥐며 한참을 걸어가던 성연은 어째 회의감이 들었다.순간 더 이상 걷기 싫어진 성연이 길가 벤치에 그대로 앉으며 말했다.“무진 씨, 정말 무진 씨가 말한 그런 편의점이 있긴 한 거예요? 그런데 왜 하나도 안 보이는 거예요? 설마 나를 속인 거예요?”무진이 참을성 있게 대답했다.“아마 이 호텔이 좀 떨어져 있어서 이 주위에 편의점이 없는 모양이야. 좀 더 가 보자. 그래도 안 보이면 그때 돌아가고.”“그런데 못 걷겠어요.” 성연이 애교가 섞인 말투로 투정했다.무진 앞에서는 억지로 참고 싶지 않은 성연.언제나 자신에게 약한 남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과거 임무를 수행할 때면 이보다 훨씬 가혹한 조건에서도 항상 버텨냈던 송성연이, 지금 이 순간 엄살을 부릴 생각을 하다니.성연은 무진 앞에서라면 마음 놓고 18살의 평범한 소녀가 될 수 있었다.무진은 두말없이 성연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업혀, 업어 줄게.”성연이 즉시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됐어요. 내가 걷는 게 맞아요. 안 업어줘도 돼요.”속으로 자신의 체중을 생각하던 성연은 무진이 자신을 업게 할 수는 없었다.이미 이 정도 걸은 것도 무진에게는 꽤 힘들 터였다.이제 막 회복이 되고 있는 무진이기에 차마 업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괜찮아, 네가 얼마나 가벼운데. 너 충분히 업을 수 있어. 어서 업혀.” 무진이 팔을 뒤로 돌려 성연의 무릎 뒤쪽을 감싸 안으며 자신의 등에 업었다.성연도 떨어질까 봐 차마 버둥거리지 못했다. 혹여 잠시라도 자신의 실수로 무진이 부상이라도 당할까 걱정이 된 성연은 동작을 삼가며 얌전히 무진의 등에 꼭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무진 씨, 피곤하지 않아요?” 성연은 걱정스럽게 물었다.“힘들지 않아.” 무진이 느끼기에, 등에 업힌 성연이 깃털처럼 가벼워 아무런 중량감도 없는 듯했다.‘역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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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연극을 지켜만 보다

무진이 비서 손건호에게 맡긴 일은 바로 그 다음 날 결과가 나왔다.손건호는 꼬박 3개월간 전세기의 운항 기록을 살펴보았다. 무진이 직접 사용한 것을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이 전세기를 사용한 사람이 바로 강명호와 강명수였다.사고 기체에 결국 누가 손을 댔는지가 뻔히 드러나는 대목이다.무진은 원래 강상철과 강상규만 없으면 둘째, 셋째 일가의 핵심 기둥이 무너지고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그리고 강한 무진의 능력을 생각한다면, 이런 짓을 벌일 간이 강명수와 강명호에게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지금 저들이 벌인 짓은 무진의 상상을 완전히 뛰어넘은 것이다.둘째, 셋째 일가에 속한 이들은 누가 되었던 잔인함, 악랄함과는 절대 관계를 끊을 수 없나 보다.모두 한통속인 저들에게 어떤 환상도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손건호가 전한 소식을 들은 후, 무진은 즉시 주주총회를 소집했다.그러나 사고 경위와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세세하게 밝히지 않았다.그저 관례적인 업무보고만 했을 뿐이다.업무 관련 회의가 절반 정도 지나갔을 무렵, 강명수가 발언하기 시작했다.심지어 몇몇 주주들과 연계해서 말을 거들기도 했다.“강 대표, WS그룹처럼 큰 기업에서 계속 회장이 나오질 않으니 혹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 아닌가? 지금 회사 때문에 강 대표가 바쁘다면, 일부 업무는 우리한테 맡겨도 돼. 모두 같은 강씨 집안 사람들인데, 우리도 회사를 위해 힘을 보태고 싶네.”강명수가 능청스럽게 말했다.그의 목적은 바로 무진에게서 그룹 운영권 일부를 가져오는 것이다.기왕 강무진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둘째, 셋째 일가인 자신들이라고 왜 자신들의 아버지, 강상철, 강상규와 같은 위치에 오를 수 없겠는가?강명수는 자기 자신에게 아주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자신의 아버지 강상철이 WS그룹에서 실권을 쥐고 여러 해 신경을 쓴 것처럼, 강명수는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었다.한 주주 역시 강명수를 따라 맞장구를 쳤다.“강 대표, 강 대표 당숙의 말에도 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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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추잡한 얼굴

그러나 강명수와 강명호는 지금 자신들의 말에 당황한 무진이 대응할 말을 찾지 못해 그저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속으로 의기양양해 있었다.어차피 강무진은 결국 자신들에게 그룹 경영권 일부를 인계할 수밖에 없을 테지만, 이렇게 많은 주주들 앞에서 잠자코 있기만 할 수는 없으리라.의기양양한 두 사람이 이처럼 무진이 곧 뜻을 굽힐 거라 생각하고 있던 순간.성연이 안금여 회장을 부축해서 회의실로 들어왔다.안금여를 본 강명수와 강명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허옇게 질렸다.두 사람 모두 안금여의 출현에 혼비백산한 것이 분명했다.두 사람의 반응은 흡사 귀신이라도 본 듯하다.지금 두 사람의 표정을 보고 이상함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바로 눈 뜬 장님일 터.강명수와 강명호는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었다.‘바다로 추락했을 게 분명한 안금여와 강운경이 어떻게 아직 살아있는 거지?’‘게다가 상처 하나 없이?’비행기 추락처럼 위험한 사고라면, 안금여는 지금 살았어도 반송장 상태여야 했다.그런데 지금 안금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신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그동안 자신이 한 말들, 자신만만하게 떠든 말들을 떠올리던 강명수는 뺨이라도 한 대 맞은 듯 얼굴이 화끈거렸다.강무진이 자신들의 범행을 알고 있었다면 더더욱 말이 안되는 것이다.자신들의 계획은 아무도 몰랐으니까.‘그런데 왜 매번 피할 수 있는 거지?’보아하니, 강무진은 이미 자신들의 소행임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이제 어떡하지?’ 아버지들도 이미 수감 중인 상태에 자신들은 감옥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주주들도 회의실에 나타난 안금여를 보며 꽤 놀랐다.강명호와 강명수 쪽을 쳐다보다가 두 사람의 안색이 이상함을 발견한 주주들은 이 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 상태가 이어졌다. 도대체 어찌된 상황인지 다들 두고 볼 생각인 모양.기체 고장으로 인한 추락 사고가 강명수와 강명호의 소행임을 안금여는 이미 들어서 대략 알고 있었다.평소에 저 두 사람과 친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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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부정한 심보

“큰어머니,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저희에게 누명을 씌우시는 겁니다. 하지도 않은 일을 저희는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강명호의 안색이 보기 싫게 변했다.보아하니 강무진과 안금여는 이미 이미 자신과 강명수의 소행을 다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명호는 인정할 수 없었고, 인정할 생각도 없었다.이것은 절대 작은 일이 아니었다. 만약 진짜 인정하게 된다면 둘째, 셋째 일가는 완전히 끝장나는 것이다.“맞아요. 큰어머니, 말씀에 근거가 있어야지요. 아니면, 저희는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강명수는 당연히 계속 궤변을 늘어놓았다.다만 무진과 안금여의 날카로운 눈빛 공세에 두 사람의 표정은 점차 침착함을 잃기 시작했다.강명수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자신이 감옥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강명수는 겁이 덜컥 났다. 자신은 아직 한창 때인데, 아직 다 즐기지 못한 것도 많은데, 강명수는 감옥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들어갔다 나오면, 그의 인생은 이미 끝나 있을 것이다.강명호는 그런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강명수는 도무지 그럴 수가 없었다.누구든 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본다면, 아무 일 없는 모습이라고 생각지 못할 것이다.무진과 안금여는 아무 말없이 조용히 두 사람을 응시했다.두 사람은 마치 자신을 설득이라도 하려는 듯 자기말만 해댔다.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믿지 않을 것이다.회사 임원과 주주들 앞에서 미친듯이 변명하기 바쁜 두 사람의 모습은 그야말로 추태였다.무진이 시선을 두 사람에게 고정한 채 뚫어질 듯 쳐다보며 차가운 음성으로 물었다.“두 당숙은 운이 정말 좋으시군요. 기체 고장이 마침 두 분이 탑승하지 않으셨을 때 났으니. 만약 두 분이 탔을 때 고장이 났다면, 지금 두 분을 볼 수 없었을 텐데 말이죠!”어쩜 이리 공교로운 일도 있는지, 전에 두 사람이 탑승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사고가 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탑승한 이가 바로 강명수, 강명호였으니.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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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푸른 산이 남아 있는 한

집에 돌아온 강명수와 강명호는 서재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서재 안에서 초조한 표정의 강명수가 안절부절 못한 채 왔다갔다했다.강명수의 얼굴은 마치 주문을 외고 있는 듯했다.“우리 이번에 정말 끝장날 것 같다. 무진이와 안금여가 벌써 다 알아버렸어.”강명호가 옆에서 강명수를 달랬다.“명수 형님, 우선 너무 조급하게 생각지 말고 좀 침착해요.”지금 막 화가 나 있던 이때에 누가 옆에서 말을 하자, 강명수는 바로 모든 화를 강명호에게 쏟아버렸다.“조급하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조급하게 생각지 않을 수 있어? 나는 우리 아버지 뒤를 밟고 싶지 않아! 이제 강무진이 우리가 한 일을 다 알게 된 이상, 우리는 끝장이라는 걸 너 몰라?”강명수는 멘탈이 무너진 듯한 음성으로 소리쳤다.한쪽에 서 있던 강명호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분명 두 사람이 함께 의논한 일인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는 거지?’‘평소 말하기 만만해서?’‘게다가, 지금 강무진이 이미 알고 있는 마당에 조급하게 굴어서 어쩔 건데?’‘냉정하게 대책을 생각하는 게 중요하지.’그러나 강명수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 건 그렇다 치고 성가시게 굴고 있으니, 강명호는 진짜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한 차례 고함을 친 후에 강명수는 다시 자기만 생각하며 잔뜩 괴로운 어조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그 노파의 운은 어떻게 그렇게 좋을까? 이번에도 안 죽어? 이거 일부러 우리 엿 먹이려는 거야, 뭐야?”“일은 이미 벌어졌습니다. 지금 와서 무슨 말을 하든 아무 소용이 없어요. 강무진은 이미 우리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만약 강무진이 증거를 손에 넣었다면 우리 두 사람은 정말 감옥에 가게 되겠지요.”강명호가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누가 감옥에 가고 싶어 하겠는가?그러나 강무진이 그렇게 빨리, 또 그렇게 쉽게 자신들의 소행을 알아챌 줄은 몰랐다.안금여도 어찌나 목숨이 긴지, 비행기가 추락했는데도 아직 죽지도 않았다. 강무진 그 놈의 부모처럼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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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끌려오는 중이다

급히 서둘렀음에도 강명수와 강명호는 저녁이 되어서야 짐을 다 정리할 수 있었다.강상철의 집에서 합류해 막 출발을 하려던 두 사람은 검은색 승용차들이 저택 외부를 모두 막고 있는 것을 보았다.강명수는 저도 모르게 강명호를 쳐다보았다.강명호의 안색도 별로 좋지 않았다. 강무진이 회의실에서 별로 따지지 않길래 자신들을 그냥 놓아준 걸로 생각했었다.그래서 강무진이 뒤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 줄을 몰랐던 것이다.강명수가 강명호의 옷소매를 잡고서 필사적인 눈빛을 보내며, 입술로 이제 어떻게 할 건지 강명호에게 묻고 있었다.무진이 집 앞에까지 와서 막고 있으니, 지금은 강명호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강명호가 옆으로 고개를 저었다.어쩔 수 없다는 강명호의 몸짓은 강명수에게 사형을 내린 것이나 진배없었다.강명수의 안색이 금세 창백하게 변했다.결국에는 강명호가 억지로 침착함을 가장하며 앞으로 나섰다.“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거야? 우리가 누군지 알고? 강무진이 너희들을 보냈어? 이게 당숙을 대하는 태도야? 만약 우리를 잡고 싶으면 직접 오라고 전해.”강명호는 잠시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만약 강무진이 직접 온다면, 어쩌면 떠날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른다.어쨌든 강무진은 여전히 WS그룹의 총괄 대표이기에, 여기서 두 당숙을 압박한다는 것도 도리에 맞지 않을 테니.그때가 되어 사람들의 비난으로 괴로운 것은 강무진이 아니겠는가?강명호는 자신이 강무진의 약점을 찾았다고 여겼다.그러나 이 사람들은 자신과 대화도 시도하지 않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바로 두 사람을 붙잡은 채 데려갔다.강명수가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소리쳤다.“너희들 도대체 우릴 어쩔 생각이야? 이거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강무진 그 새끼가 감히 자기 당숙을 잡아 가? 감히 무슨 용기로?”책임자로 보이는 블랙 슈트의 남자는 강명수가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했는지 차에 태우자마자 바로 수건을 강명수의 입 안에 쑤셔 넣었다.강명수 또한 어쨌든 강씨 집안 사람으로서 이런 대우를 받은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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