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강명수와 강명호는 지금 자신들의 말에 당황한 무진이 대응할 말을 찾지 못해 그저 침묵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속으로 의기양양해 있었다.어차피 강무진은 결국 자신들에게 그룹 경영권 일부를 인계할 수밖에 없을 테지만, 이렇게 많은 주주들 앞에서 잠자코 있기만 할 수는 없으리라.의기양양한 두 사람이 이처럼 무진이 곧 뜻을 굽힐 거라 생각하고 있던 순간.성연이 안금여 회장을 부축해서 회의실로 들어왔다.안금여를 본 강명수와 강명호의 얼굴이 순식간에 허옇게 질렸다.두 사람 모두 안금여의 출현에 혼비백산한 것이 분명했다.두 사람의 반응은 흡사 귀신이라도 본 듯하다.지금 두 사람의 표정을 보고 이상함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바로 눈 뜬 장님일 터.강명수와 강명호는 도대체 영문을 알 수 없었다.‘바다로 추락했을 게 분명한 안금여와 강운경이 어떻게 아직 살아있는 거지?’‘게다가 상처 하나 없이?’비행기 추락처럼 위험한 사고라면, 안금여는 지금 살았어도 반송장 상태여야 했다.그런데 지금 안금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자신들 앞에 나타난 것이다.그동안 자신이 한 말들, 자신만만하게 떠든 말들을 떠올리던 강명수는 뺨이라도 한 대 맞은 듯 얼굴이 화끈거렸다.강무진이 자신들의 범행을 알고 있었다면 더더욱 말이 안되는 것이다.자신들의 계획은 아무도 몰랐으니까.‘그런데 왜 매번 피할 수 있는 거지?’보아하니, 강무진은 이미 자신들의 소행임을 알고 있었던 듯하다.‘이제 어떡하지?’ 아버지들도 이미 수감 중인 상태에 자신들은 감옥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주주들도 회의실에 나타난 안금여를 보며 꽤 놀랐다.강명호와 강명수 쪽을 쳐다보다가 두 사람의 안색이 이상함을 발견한 주주들은 이 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 상태가 이어졌다. 도대체 어찌된 상황인지 다들 두고 볼 생각인 모양.기체 고장으로 인한 추락 사고가 강명수와 강명호의 소행임을 안금여는 이미 들어서 대략 알고 있었다.평소에 저 두 사람과 친밀
“큰어머니,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저희에게 누명을 씌우시는 겁니다. 하지도 않은 일을 저희는 결코 인정할 수 없습니다.” 강명호의 안색이 보기 싫게 변했다.보아하니 강무진과 안금여는 이미 이미 자신과 강명수의 소행을 다 알고 있는 게 분명했다.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명호는 인정할 수 없었고, 인정할 생각도 없었다.이것은 절대 작은 일이 아니었다. 만약 진짜 인정하게 된다면 둘째, 셋째 일가는 완전히 끝장나는 것이다.“맞아요. 큰어머니, 말씀에 근거가 있어야지요. 아니면, 저희는 절대 인정할 수 없습니다.”강명수는 당연히 계속 궤변을 늘어놓았다.다만 무진과 안금여의 날카로운 눈빛 공세에 두 사람의 표정은 점차 침착함을 잃기 시작했다.강명수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자신이 감옥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니, 강명수는 겁이 덜컥 났다. 자신은 아직 한창 때인데, 아직 다 즐기지 못한 것도 많은데, 강명수는 감옥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들어갔다 나오면, 그의 인생은 이미 끝나 있을 것이다.강명호는 그런대로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강명수는 도무지 그럴 수가 없었다.누구든 이 두 사람의 모습을 본다면, 아무 일 없는 모습이라고 생각지 못할 것이다.무진과 안금여는 아무 말없이 조용히 두 사람을 응시했다.두 사람은 마치 자신을 설득이라도 하려는 듯 자기말만 해댔다.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믿지 않을 것이다.회사 임원과 주주들 앞에서 미친듯이 변명하기 바쁜 두 사람의 모습은 그야말로 추태였다.무진이 시선을 두 사람에게 고정한 채 뚫어질 듯 쳐다보며 차가운 음성으로 물었다.“두 당숙은 운이 정말 좋으시군요. 기체 고장이 마침 두 분이 탑승하지 않으셨을 때 났으니. 만약 두 분이 탔을 때 고장이 났다면, 지금 두 분을 볼 수 없었을 텐데 말이죠!”어쩜 이리 공교로운 일도 있는지, 전에 두 사람이 탑승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말이다.사고가 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탑승한 이가 바로 강명수, 강명호였으니.그런데
집에 돌아온 강명수와 강명호는 서재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누구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서재 안에서 초조한 표정의 강명수가 안절부절 못한 채 왔다갔다했다.강명수의 얼굴은 마치 주문을 외고 있는 듯했다.“우리 이번에 정말 끝장날 것 같다. 무진이와 안금여가 벌써 다 알아버렸어.”강명호가 옆에서 강명수를 달랬다.“명수 형님, 우선 너무 조급하게 생각지 말고 좀 침착해요.”지금 막 화가 나 있던 이때에 누가 옆에서 말을 하자, 강명수는 바로 모든 화를 강명호에게 쏟아버렸다.“조급하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조급하게 생각지 않을 수 있어? 나는 우리 아버지 뒤를 밟고 싶지 않아! 이제 강무진이 우리가 한 일을 다 알게 된 이상, 우리는 끝장이라는 걸 너 몰라?”강명수는 멘탈이 무너진 듯한 음성으로 소리쳤다.한쪽에 서 있던 강명호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분명 두 사람이 함께 의논한 일인데, 도대체 무슨 이유로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는 거지?’‘평소 말하기 만만해서?’‘게다가, 지금 강무진이 이미 알고 있는 마당에 조급하게 굴어서 어쩔 건데?’‘냉정하게 대책을 생각하는 게 중요하지.’그러나 강명수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는 건 그렇다 치고 성가시게 굴고 있으니, 강명호는 진짜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한 차례 고함을 친 후에 강명수는 다시 자기만 생각하며 잔뜩 괴로운 어조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그 노파의 운은 어떻게 그렇게 좋을까? 이번에도 안 죽어? 이거 일부러 우리 엿 먹이려는 거야, 뭐야?”“일은 이미 벌어졌습니다. 지금 와서 무슨 말을 하든 아무 소용이 없어요. 강무진은 이미 우리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만약 강무진이 증거를 손에 넣었다면 우리 두 사람은 정말 감옥에 가게 되겠지요.”강명호가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누가 감옥에 가고 싶어 하겠는가?그러나 강무진이 그렇게 빨리, 또 그렇게 쉽게 자신들의 소행을 알아챌 줄은 몰랐다.안금여도 어찌나 목숨이 긴지, 비행기가 추락했는데도 아직 죽지도 않았다. 강무진 그 놈의 부모처럼 죽
급히 서둘렀음에도 강명수와 강명호는 저녁이 되어서야 짐을 다 정리할 수 있었다.강상철의 집에서 합류해 막 출발을 하려던 두 사람은 검은색 승용차들이 저택 외부를 모두 막고 있는 것을 보았다.강명수는 저도 모르게 강명호를 쳐다보았다.강명호의 안색도 별로 좋지 않았다. 강무진이 회의실에서 별로 따지지 않길래 자신들을 그냥 놓아준 걸로 생각했었다.그래서 강무진이 뒤에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 줄을 몰랐던 것이다.강명수가 강명호의 옷소매를 잡고서 필사적인 눈빛을 보내며, 입술로 이제 어떻게 할 건지 강명호에게 묻고 있었다.무진이 집 앞에까지 와서 막고 있으니, 지금은 강명호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강명호가 옆으로 고개를 저었다.어쩔 수 없다는 강명호의 몸짓은 강명수에게 사형을 내린 것이나 진배없었다.강명수의 안색이 금세 창백하게 변했다.결국에는 강명호가 억지로 침착함을 가장하며 앞으로 나섰다.“도대체 뭘 어쩌겠다는 거야? 우리가 누군지 알고? 강무진이 너희들을 보냈어? 이게 당숙을 대하는 태도야? 만약 우리를 잡고 싶으면 직접 오라고 전해.”강명호는 잠시 시간을 끌 생각이었다.만약 강무진이 직접 온다면, 어쩌면 떠날 기회가 있을 지도 모른다.어쨌든 강무진은 여전히 WS그룹의 총괄 대표이기에, 여기서 두 당숙을 압박한다는 것도 도리에 맞지 않을 테니.그때가 되어 사람들의 비난으로 괴로운 것은 강무진이 아니겠는가?강명호는 자신이 강무진의 약점을 찾았다고 여겼다.그러나 이 사람들은 자신과 대화도 시도하지 않았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바로 두 사람을 붙잡은 채 데려갔다.강명수가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소리쳤다.“너희들 도대체 우릴 어쩔 생각이야? 이거 놔, 이거 놓으란 말이야. 강무진 그 새끼가 감히 자기 당숙을 잡아 가? 감히 무슨 용기로?”책임자로 보이는 블랙 슈트의 남자는 강명수가 너무 시끄럽다고 생각했는지 차에 태우자마자 바로 수건을 강명수의 입 안에 쑤셔 넣었다.강명수 또한 어쨌든 강씨 집안 사람으로서 이런 대우를 받은 적
강명호와 강명수는 강씨 본가 고택으로 바로 잡혀왔다.블랙 슈트의 남자가 두 사람의 어깨를 눌러 안금여 앞에 무릎을 꿇렸다.무릎을 꿇은 채 굴욕스러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던 두 사람은 안금여를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소리쳤다.“큰어머니, 이건 도대체 무슨 뜻입니까?”안금여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냉소를 지었다.“무슨 뜻? 내가 무슨 뜻으로 이러는지 너희는 모르겠니? 굳이 증거를 너희 앞에 내놓아야 사실대로 말할 테냐? 우리가 탄 비행기가 고장이 났는데, 너희 둘이 손을 댔다지? 내가 평소 너희에게 잘해 주진 않았다 해도, 너희들을 서운하게 한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너희는 어찌 그리 잔인한 짓을 한 거냐?”강명호는 안금여와 강무진이 이미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는 이상 지금 아무리 변명해도 소용이 없으리라 내심 생각했다.그래서 전략을 바꾸어 안금여의 동정을 얻기로 했다.“큰어머니, 저희가 잠시 어리석었습니다. 저희 아버님들이 모두 감옥에 갇혀 계십니다. 그러다 보니 저의 둘 모두 조급한 마음에 이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큰어머님, 저희에게 다시 기회를 주십시오. 절대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말하면서 강명호는 눈시울을 붉혔다.무척이나 불쌍한 듯 보였지만, 저들의 전략임을 안금여 또한 바로 알아차렸다.안금여는 이미 저들의 생각을 간파하고 있었다.차를 한 모금 마신 후에 안금여가 말했다.“너희 두 아버지가 감옥에 들어간 일이야 내가 알고 있지. 너희 둘은 무진을 원망하고 있겠지. 그러나 너희들 아버지 일은 자업자득이야. 하마터면 무진이 목숨을 잃을 뻔했었다. 너희는, 강씨 집안 핏줄임을 생각해서 감옥에는 보내지 않을 게야. 하지만, 너희가 치러야 할 대가는 치러야지.”감옥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강명호와 강명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감옥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자신들에게 다시 기회가 있을 테니까.안금여는 집사와 옆에 서 있는 경호원을 향해 말했다.“가문의 규율대로 집행해.”안금여의 뜻을 알아차린 사람
두 숙부가 고택으로 강제 연행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강진성과 강일헌이 초조한 마음으로 급히 고택으로 달려왔다.고택으로 달려왔을 때, 마침 맞아서 피부가 찢어지고 살이 터진 두 숙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순간 두 사람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안금여가 가문의 규율에 따라 처벌하는 모습을 처음 본 두 사람은 이번 일로 안금여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었다.강진성과 강일헌이 왔는데도 안금여는 두 사람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50대의 몽둥이질이 끝난 후에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이번 일은 참으로 우리 강씨 가문을 욕되게 한 짓이다. 내 보기에, 이런 짓을 벌인 너희가 회사 일이나 제대로 하겠니? 너희 명의의 자산과 해외 지사 경영권을 전부 회수할 것이다. 아프리카 광산 쪽에 사람이 부족하니, 생각이 있거든 아프리카로 가서 광산 관리를 하거라!”상황을 지켜보던 강진성과 강일헌이 바로 앞으로 나서며 사정했다.“큰 할머님, 명수 숙부님이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던 게 아니라, 갑자기 피가 끓어서 그런 일을 저지르신 걸 겁니다. 큰 할머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이미 맞을 만큼 맞으셨잖습니까? 지금 아프리카에 가셔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지금 둘째 일가 쪽 사람들이 하나 둘씩 줄어드는 상황에 강일헌은 갑자기 마음이 다급해지기 시작했다.할아버지는 이미 감옥에 가셨고, 손에 쥐고 있던 경영권도 박탈당했다. 그런데 숙부마저 경영권을 박탈당한 채 쫓겨난다면 자신들 둘째 일가의 앞날은 한 마디로 깜깜했다.이제껏 손에 쥐고 있던 그런 것들에 의지해서 살아온 그들인데, 만약 그 모든 것들을 상실한다면 자신들 일가는 아마 첩의 자식들보다 못한 처지가 될 것이다.셋째 일가도 같은 처지였다. 강진성도 옆에서 강명호를 위해 사정했다.“큰 할머님, 두 숙부님이 모처럼 북성에 와서는 이런 잘못을 한 건 모두 할아버지 두 분으로 인해 조급해진 마음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부디 큰할머님이 좀 이해해 주십시오.”반송장이 될 정도로 얻어맞고 권리까지 박탈당하
감옥에 있는 강상철, 강상규였지만, 바깥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손금 보듯 훤했다.매일 다른 사람들이 면회 와서 바깥의 소식들을 전해주고 있었다.무진의 사고를 일으킨 죄로 강상철, 강상규는 나란히 감옥에 들어갔다.하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대접을 받고 있다.이 소식을 들은 강상철과 강상규는 감옥 안에서 연일 노발대발했다.“안금여는 정말 자신의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야? 감히 내 아들을 건드리다니, 제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화를 멈출 수가 없었던 강상철은 감옥 안에서 안금여에게 욕을 퍼부었다.“둘째 형님, 조급해하지 말고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우리가 나갈 방법을 가능한 한 빨리 강구해야겠습니다.”강상규가 눈을 가느다랗게 뜬 채 생각에 잠겼다. 안금여가 가문의 규율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아들을 때린 것으로도 모자라 지사 경영권마저 회수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강상규 또한 당연히 화가 났었다. 하지만 그는 비교적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어찌 되었든 자신들이 감옥에 있으니 무엇을 하든 불편했다.사람을 동원한다 해도 강무진 쪽에서 알아차릴 것이다.만일 무진이 다시 속임수라도 쓴다면 교도소 내 자신들의 생활은 지내기 더 힘들어질 것이다.“나가? 나갈 수만 있는데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어? 정말 내가 안금여의 속셈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 우리가 교도소에 있는 동안 그 할망구가 둘째, 셋째 일가의 세력을 야금야금 없앤 후에 본가만 크게 키울 속셈인 걸 내가 어떻게 그냥 두고 보겠어?”강상철의 안색이 어두웠다. 두 눈에 짙게 피어오른 검은 안개는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교도소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리려고 했는데, 지금 안금여의 작태가 정말 너무 심하지 않은가 말이다. 자신들의 머리에까지 흙탕물을 튀기려 하다니, 정말 자신들의 존재를 공기보다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강무진이 그룹 내 실권을 잡으면서 안금여 회장이 점점 미쳐 날뛰고 있어. 다 늙은 할망구 주제에!” 이를 사리 문 강상규의 두 눈에 불만의 빛이 가득
세상에 영원한 비밀은 없는 법. 아무리 강씨 집안에서 이 남세스러운 일을 단단히 숨기려 한다고 해도 말이다.그러나 결국 누군가의 입을 통해 폭로된 소식은, 지금 북성 온 도시를 뜨겁게 달구었다.이제 둘째, 셋째 일가는 끝난 것 아니냐고 다들 짐작 중인데, 계속해서 몇몇 사람들을 꼽으면서.이러다 둘째, 셋째 사람 모두 찍혀 나가고 없을 것이다.기분이 좋지 않아 바에서 술을 마시던 송아연은 옆자리 사람들이 이 일에 대해 떠드는 말을 들었다.아이를 뗀 후, 송아연은 강진성 같은 상류층 남자를 다시는 만나지 못했다.비록 인품은 별로였지만, 강진성은 돈이 많았다.지금 송아연에게 제일 부족한 게 돈인데 말이다.북성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당연히 강진성이었다.그러나 지금 강진성은 송아연의 모든 연락을 차단 중이었다.심지어 가차없이 다른 번호로 강진성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었다.전화를 받았던 강진성은 송아연의 음성을 듣자마자 바로 끊어버렸다. 송아연은 계속 강씨 집안과의 연결을 원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속으로도 어쩔 수가 없었다.그러던 차에 이 소식을 듣게 된 송아연은 지금 강진성의 기분이 좋지 않으리라 짐작했다.‘이럴 때 자신이 아이디어를 내 주면 강진성은 틀림없이 자신을 다르게 볼 테지.’그러나 강진성에게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무척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저녁이 되자, 뻔뻔스럽지만 송아연은 예전에 알던 지인에게 연락해 연락처를 받았다.결국 과거의 지인은 달갑지 않았지만 강진성의 일정을 송아연에게 알려 주었다.강진성이 한 고급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는 정보를 손에 넣은 송아연은 자신의 모습을 한 차례 정돈하고는 부리나케 달려갔다.강진성이 있다는 룸을 찾은 송아연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아니나 다를까,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강진성이 보였다.“진성 씨…….”송아연은 가장 부드러운 음성으로 강진성의 이름을 속삭였다.지금 마구 짜증이 나고 있던 강진성은 송아연을 보자 혐오감이 확 들었다.“너 왜 또 왔어!”강진성의 눈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