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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내 착각이었어

그들이 운이 안 좋은 건지, 호텔을 나와 길을 따라 내려오는 동안 편의점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가슴과 등이 찰싹 달라붙은 듯 주린 배를 움켜쥐며 한참을 걸어가던 성연은 어째 회의감이 들었다.

순간 더 이상 걷기 싫어진 성연이 길가 벤치에 그대로 앉으며 말했다.

“무진 씨, 정말 무진 씨가 말한 그런 편의점이 있긴 한 거예요? 그런데 왜 하나도 안 보이는 거예요? 설마 나를 속인 거예요?”

무진이 참을성 있게 대답했다.

“아마 이 호텔이 좀 떨어져 있어서 이 주위에 편의점이 없는 모양이야. 좀 더 가 보자. 그래도 안 보이면 그때 돌아가고.”

“그런데 못 걷겠어요.”

성연이 애교가 섞인 말투로 투정했다.

무진 앞에서는 억지로 참고 싶지 않은 성연.

언제나 자신에게 약한 남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임무를 수행할 때면 이보다 훨씬 가혹한 조건에서도 항상 버텨냈던 송성연이, 지금 이 순간 엄살을 부릴 생각을 하다니.

성연은 무진 앞에서라면 마음 놓고 18살의 평범한 소녀가 될 수 있었다.

무진은 두말없이 성연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업혀, 업어 줄게.”

성연이 즉시 고개를 저으며 사양했다.

“됐어요. 내가 걷는 게 맞아요. 안 업어줘도 돼요.”

속으로 자신의 체중을 생각하던 성연은 무진이 자신을 업게 할 수는 없었다.

이미 이 정도 걸은 것도 무진에게는 꽤 힘들 터였다.

이제 막 회복이 되고 있는 무진이기에 차마 업힐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괜찮아, 네가 얼마나 가벼운데. 너 충분히 업을 수 있어. 어서 업혀.”

무진이 팔을 뒤로 돌려 성연의 무릎 뒤쪽을 감싸 안으며 자신의 등에 업었다.

성연도 떨어질까 봐 차마 버둥거리지 못했다. 혹여 잠시라도 자신의 실수로 무진이 부상이라도 당할까 걱정이 된 성연은 동작을 삼가며 얌전히 무진의 등에 꼭 붙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진 씨, 피곤하지 않아요?”

성연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힘들지 않아.”

무진이 느끼기에, 등에 업힌 성연이 깃털처럼 가벼워 아무런 중량감도 없는 듯했다.

‘역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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