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881 - 챕터 890

1374 챕터

제881화 이제 그가 그녀를 감싸 줄 차례

아침을 먹은 후, 아쿠아리움에 도착해서 시간에 맞춰 입구에 줄을 섰다.성연이 배가 고플까 봐 걱정이 된 무진은 특별히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서 손에 들고 있었다.성연은 무진이 큰 봉투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다가, 또 옆에서 때때로 곁눈질하는 눈빛을 보았다. 성연이 무진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물었다.“무진 씨, 이것들 너무 많이 산 거 아니에요?”“많지 않아. 남으면 집에 가져가서 먹으면 돼.” 무진이 들고 있는 봉투에는 감자칩이 들어 있었다. 감자칩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서 봉지가 큰 것이지 사실 양이 많은 건 아니었다.“그런데 저 사람들은 왜 계속 우리를 보고 있어요?” 성연이 주위를 둘러보니, 어떤 사람은 두 사람을 보며 손으로 가리키기도 했다.“아마 네가 예뻐서 그런가 보지.” 무진이 성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팔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성연이 힐끗 쳐다보자 사람들은 잇달아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성연은 그들의 눈빛에 악의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다만 성연은 이런 눈빛에 비교적 민감하여 사람들이 이렇게 쳐다보는 게 싫었다.성연이 무진에게 꼭 붙으니 무진도 성연의 시야를 가려주었다.평소에 무진은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런 상황에서 성연보다 더 잘 처신하고 있었다.이전에는 성연이 무진을 감싸 주었는데, 지금은 무진이 성연을 감싸 줄 차례였다.돌고래가 공연하는 장소에 이르러서야 성연을 향해 있던 시선들이 사라졌다.모두가 돌고래 공연에 빠져 있어서 아무도 성연을 주목하지 않았다.그래서 성연도 긴장을 많이 풀었다.두 사람이 입장했을 때 막 돌고래 공연이 시작되었다.아쿠아리움 측 사람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보아 분명 돌고래 사육사인 듯했다. 돌고래는 사육사에게 아주 친근함을 보였다.돌고래는 장내에서 수면 위로 솟구쳐오르는 등 다양한 동작의 공연을 하면서 수시로 관람객들의 환호에 호응했다.성연은 돌고래의 동그란 머리를 만져보았다.말랑말랑한 것이 아주 신기한 느낌이었다.“이 돌고래, 너무 사람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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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마음에 안 들면 안 돼

구정이 지난 후, 강씨 집안 친척들은 속속 북성을 떠나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다.지난 한 해, 어떤 사람들은 북성에 와서 즐거웠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다지 순조롭지 못한 시간을 보냈다.특히 강씨 집안 강상철과 강상규 쪽과 한통속이 되어서 대충 일하고 넘어가려던 사람들.어떤 사람은 돌아가 열심히 일하며 절대 강무진에게 약점을 잡히면 안 돼, 하고 다짐을 했다.결국 지금의 강무진은 그들이 보기에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그 중 몇 명은 그룹의 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 무진 쪽에서는 안심할 수가 없었다.출국한 후에 또 다시 교활하게 굴까 봐 걱정이었다.손건호가 무진의 사무실에 와서 이 일을 보고했다.“보스, 사람을 보내서 그들을 쫓으라고 할까요?”“아니, 그럴 필요 없어. 저들은 당분간 그리 대담하게 굴지 못해. 우선 그냥 지켜보는 걸로 하지. 해외에도 우리 사람이 있으니, 만약 저들이 규칙을 어긴다면 자연히 우리 쪽 누군가가 저들을 주시하게 될 거야.”그들이 호의를 표하거나 혹은 무진에게 어떤 약속을 했다고 무진이 저들을 용서하고, 저들에 대해 안심한다는 생각하면 안된다.사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개가 똥 먹는 것을 고칠 수 없듯이 저들도 절대 단번에 고칠 수 없다.무진이 이번에 그들을 용서한 것은 그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에 불과하다.만약 그들이 다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다면, 무진은 더 이상 좋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손건호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자기 보스의 마음속에 계획이 있다만야.무진이 저들에 대해 살짝 경계를 늦추어 저들에게 틈을 주는 게 아닌가 걱정했었던 것이다.저녁, 무진이 집에 돌아왔을 때 성연은 이미 돌아와 있었다.앞치마를 두른 성연이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니, 오늘 저녁은 평소처럼 주방장이 만든 것이 아닌 모양이다.무진이 궁금해서 물었다.“오늘 무슨 날이야? 우리 꼬마 아가씨가 직접 요리를 다 하고?”“누가 꼬마야? 나는 이미 성인이라고요.” 성연은 무진이 자신을 꼬마라고 한 발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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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주인이 바뀌게 될 걸

올해는 WS그룹 내 변화가 심해 음흉하게 눈치만 보던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 징계를 받았다.그 중 구치소에 갇힌 강상철, 강상규가 가장 심하게 받았다.가족들도 어찌할 도리가 없어 권세도 크게 줄어들었다.무진의 손에 증거가 있으니, 강상철과 강상규를 꺼내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다.명백한 죄를 저질렀다고 말할 수 있다.가장 신경 쓰이는 것은 WS 그룹에서의 그들 지위가 크게 약해졌다는 점.지금 WS 그룹에서 그들이 사람을 움직이려면 모두 무진의 눈치를 봐야 했다.말할 만한 지위가 전혀 없다.강일헌과 강진성, 그리고 강명수, 강명호가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강일헌과 강진성의 아버지는 오지 않았고 삼촌 둘만 왔다.그러나 강상철과 강상규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반드시 단결해야 한다.“삼촌, 보세요, 강무진이 지금 얼마나 기세등등한지, 지금 우리 둘째, 셋째 일가는 강무진을 압박할 수가 없어요. 우리한테서 그렇게 많은 권리를 거두어 가서는 배 터져 죽을 지도 모를 걸요!” 강일헌이 바닥에 퉤 하고 침을 뱉었다.현장에서 가장 괴로운 사람이 바로 그였다.예전에 강무진을 얼마나 업신여겼는가. 그런데 지금은 그 놈에게 어찌나 흠씬 두들겨 맞았는지.강무진은 몸도 성치 않은 불구자에 정신병자다. 그의 기억에는 늘 그랬다.하지만 지금 강무진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 앉아 있다.반대로 지금 자신들 둘째, 셋째 일가는 거리 쥐새끼가 되었다.비록 그들의 지위가 아직 남아 있다 하더라도 둘째, 셋째 일가는 여전히 큰 타격을 받았다.“우리도 지금 권리를 다 뺏기고 이런 지경까지 약화된 상태야. 우리는 아직 북성에 사람이 없어. 어떻게 해야 돼?”강명수도 마음이 초조해 죽을 지경이다.그들도 몇 번이나 안금여에게 가서 빌었지만, 안금여는 꼼짝하지 않았다.이리저리 미루며 자신들 보고 무진을 찾아가라고만 할 뿐.그러나 지금 그렇게 높은 지위에 있는 강무진이 자신들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 동의해 주겠는가?그런데 연례 대회에서도 자신들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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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비행기 사고

성연은 요리에 중독된 듯 틈만 나면 수시로 무진에 밥을 해 주었다.무진은 먹을 복이 있었다. 또 성연도 자신의 시간을 잘 안배할 것이라고 믿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날 저녁을 다 먹은 뒤에 안금여에게서 영상전화가 왔다.성연은 마침 핸드폰을 가지고 놀고 있어서 바로 전화를 받았다.그녀는 영상 맞은편을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할머니.”안금여도 따라서 입술 끝을 올렸다.“성연아, 요즘 어떠니?”“아주 좋아요, 할머니는요? 밖에서는 지내시기 어떠세요? 즐거우세요?”화면을 사이에 두고 가끔 통화도 했지만, 성연은 한동안 안금여를 보지 못했던 터라, 안금여가 무척 보고 싶었다.“온종일 산책만 해. 외국의 공기가 좋아. 다 늙은 이 할머니는 외국 음식을 잘 못 먹겠다. 적응이 안 돼. 역시 우리 나라, 우리 게 좋아.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 있고.” 안금여는 지금 별장에 혼자 지내고 있었다.강운경은 외국에 나오면 안금여가 먹을 수 있는 것들을 만드는 데만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안금여도 운경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고.강운경이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모시는 데 전념하게 해서 여러 날 보지 못한 상태였다. 조승우의 가족은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강운경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강운경의 복이었다. 이번에 출국해서 시부모들과 좋은 시간을 가지며 서로 정을 더 키울 수 있을 터라, 안금여는 방해하기가 더 힘들었다.안금여도 입장을 바꾸어 사고할 줄 안다. 다행히 조승우의 가족들이 너그러이 받아들였다. 그렇지 않았다면 강운경은 살기 어려웠을 것이다.“할머니, 얼른 돌아오세요. 제가 음식을 만들어 드릴게요. 살이 좀 빠지신 것 같아요.” 성연은 화면 속의 안금여를 보니 마음이 아팠다.안금여는 아마도 그곳의 풍토가 맞지 않는 것 같은데, 요 며칠 보니 확실히 많이 야위었다.“그래, 아마 며칠 후에 돌아갈 거야. 너도 무진이랑 요즘 사이 좋게 잘 지내니?”안금여가 밖에 나가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시 두 손자, 손부였다.무진이 성연을 화나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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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믿을 수 없어

이 소식을 전달받은 무진의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멀쩡하시다가 어떻게 사고가 일어난 거야?안금여와 고모 강운경이 떠나기 전에 특별히 그들을 위해 개인 비행기를 준비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부모님의 갑작스런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무진은 앞이 캄캄해지며 꼼작을 할 수가 없었다.성연은 위층으로 올라가 무진의 안색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았다.그녀는 무진이 발병할까 봐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무진 앞에서 흔들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무진 씨, 무진 씨, 괜찮아요?”성연의 목소리에 무진은 겨우 정신을 차리게 했다. 그는 이 소식을 성연에게 알렸다.소식을 들은 성연은 바로 대경실색하여 절대 믿지 않았다.그러나 이런 큰 일이 일어나 조급해질수록 더욱 침착해야 한다는 것을 성연은 알았다.그리고 지금 사고가 난 사람은 무진의 가족이다. 무진은 분명히 자신보다 더 괴로울 것이다.그녀가 냉정을 찾지 않으면 이 일은 처리할 방법이 없다.성연이 무진의 손을 잡으며 위로했다.“우선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할머니와 고모 같은 좋으신 분들은 당연히 하늘이 정한 운이 있어요. 그렇게 쉽게 사고가 나지 못해요. 우리가 먼저 가서 확인해요. 아마도 결과는 그렇게 나쁘지 않을 지도 몰라요.”무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억지로 진정했다.성연은 두 사람이 갈아입을 옷 두 벌을 챙겨 트렁크에 넣었다.무진이 개인 비행기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후 황급히 사고가 난 지점으로 달려갔다.먼저 호텔에 짐을 푼 후 다른 일을 처리하러 갔고, 손건호도 따라갔다.무진과 성연이 호텔에 있을 때, 그는 그곳의 경찰 측에 연락해서 도대체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았다.현재 그들이 전화 한 통으로 소식을 전달받은 게 다였고, 다른 것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호텔.무진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는 성연의 마음도 그리 좋지 않았다.그녀 역시 절친을 잃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 이것이 어떤 느낌인지 안다.무진은 비록 지금 이미 자신이 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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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모두 살아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건호가 사고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해외에서 안금여 일행의 수색을 담당하고 있는 구조대 측과 연결이 된 손건호는 즉시 전용기를 준비해서 무진과 성연을 사고 현장으로 보냈다.구조대가 현장에서 무진과 성연을 기다리고 있었다.차에서 내린 무진은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물었다.“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구조요원이 현재까지의 수색 상황을 무진에게 설명했다.“항공 전문가의 조사를 통해 알아낸 바에 따르면, 안 회장님께서 탑승하신 비행기가 해역 상공에서 항로를 이탈했다고 합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이용해서 대대적으로 수색 중에 있습니다만, 생존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입니다.”구조대가 수색하고 있는 해역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무인도들이 점점이 박혀 있었다.설령 안금여 일행이 비행기 추락 시에 무인도에 떨어져 생존했다 치더라도,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 물과 식량도 없이 버텨야 하는 데다, 또 무인도에 서식하는 맹수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만약 무인도가 아니라 바다 한가운데에 떨어졌다면 상황은 더 심각해서 지금까지 생존해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이미 이런 유사한 사고를 겪었던 무진도 그런 이치를 잘 알고 있었다.다만 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수색대원들의 대답을 들은 무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세 사람은 무진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이었다. 지금 난데없이 발생한 사고로 세 사람을 잃는다면 강씨 집안 본가에는 이제 자기 혼자만 남게 되는 것이다.강씨 집안에 방계 혈족들은 많지만, 그 누가 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강운경에 비교할 수 있을까?할머니와 고모처럼 무진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헌신할 사람이 또 누가 있다는 말인가?고모 강운경과 고모부 조승호는 지금까지 자신을 친자식처럼 생각하며 돌봐 주었다.부모님이 비행기 사고를 당했을 때도 고모는 밤낮 없이 매일 그의 곁을 지켜주었다.그래서 나중에 연로해진 고모와 고모부를 잘 모셔서 편안한 노년을 누릴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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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엄청난 스트레스

수색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지난번 무진의 사고 때와 마찬가지일 것이다.생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되면, 수색 팀 측에서는 금새 포기할 것이 분명했다.어차피 현장에 있어봐야 도움이 되지 않아, 무진과 성연은 호텔로 돌아왔다.사고 현장이 있는 국외로 나오면서 한시도 제대로 쉬지 못한 두 사람.지금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지만, 휴식을 취할 생각이 있을 리 만무하다.할머니 안금여와 고모 강운경, 고모부 조승호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 잠이 올 턱이 없었다.며칠 전, 할머니와 영상 통화를 하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기억이 떠올랐다.그런데 지금 사고로 생사조차 확인할 수는 없다니, 성연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대신해서 자신을 진심으로 아껴주는 어른을 이제 겨우 만났는데, 하늘은 어쩜 이리도 야속하게 할머니를 데려가려고 하는지…….평소 할머니가 무진에게 얼마나 잘 했는지는 성연도 잘 알고 있다.무진도 늘 마음 속 깊이 할머니 안금여를 사랑하고 존중했다.그리고 무진의 건강이 좋지 않은 데에는 부모의 비행기 사고의 탓도 컸다.무진이 갑자기 또 발병할까 성연은 무진의 건강 상태가 늘 걱정스러웠다.이곳의 의료 시설은 국내보다 완비되지 못한데다 이용하기도 편리하지 않아서, 만약 진짜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상당히 번거로울 터였다.하지만 성연이 무진과 손을 잡으면서 무진의 맥을 짚어보니, 약간의 불규칙적인 박동이 느껴졌지만 그런대로 안정적인 상태로 보였다. ‘그러니 별일 없겠지?’성연은 옆에서 무진을 위로했다.“사람을 못 찾았다는 건 아직 희망이 있다는 말이에요. 어찌 되었든 사람을 찾은 다음에 생각해요. 지금은 구조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 돼요.”할머니와 고모를 일찍 발견하면 할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질 터.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인 무진이 잠시 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손건호는 무진이 룸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는 바로 무진의 뒤를 따랐다.호텔의 복도, 창가에 선 무진이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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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사람의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어

성연이 생각하기에, 외국이다 보니 국내보다 불편하기도 할뿐더러 수색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밑의 수하들만 믿고 사람을 찾아서는 안된다.잠들었던 무진이 깨어나 보니 이미 날이 저물어 있었다.성연이 옆에 있으니 역시 평상 시처럼 잠이 든 모양이다.잠에서 깬 후, 성연은 자신의 생각을 무진에게 말했다.자신 또한 할머니와 고모 부부를 자신의 가족으로 여기고 있었기에, 당연히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었던 성연이다.무진은 이런 부분들까지 생각할 줄 아는 성연이 기특했다.하지만 이런 스트레스는 자기 혼자만 감당해도 되는 것이다. 성연이 이런 일들까지 걱정하는 건 원하지 않았다. 성연 같은 어린 아가씨가 이런 방면의 일을 잘 알고 있을 리도 만무하고.“괜찮아, 넌 걱정 안 해도 돼. 사람들을 더 보낼 테니까.” 무진은 더 이상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무진 또한 별다른 방도가 없으리라 생각한 성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성연이 짐작으로는, WS그룹이 아무리 전국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해도 해외까지 모두 손을 뻗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그러니 지금 무진이 동원할 수 있는 인원이 몇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 것이다.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성연은 알지 못했다. 무진이 이미 이터너티의 수하들을 보내 할머니와 고모를 찾게 하고, 또 최첨단의 위치추적 시스템을 동원해서 항공에서 대단위 면적을 스캔하도록 지시했다는 사실을.무진이 이끄는 이터너티의 실력은 성연이 이끄는 아수라문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세계 최정상급의 이터너티가 동원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자원은 전국 각지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뻗어 있었다.사실 성연은 무진이 이터너티의 수장인지는커녕 이쪽 방면에 자신의 세력이 있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그래서 무진이 이터너티 수하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위해 룸을 나갔을 때, 성연은 서한기에게 몰래 연락을 했다.“보스, 무슨 일이에요?” 방금 잠에서 깼는지 아직 명확하지 않은 발음으로 서한기가 전화를 받았다. 성연이 시간을 확인해 보니, 국내는 지금 새벽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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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음식 맛을 몰라서 그래

전화를 끊은 후, 성연은 불현듯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다. 무진과 자신은 출국하자마자 부리나케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일을 처리하고 호텔로 돌아온 직후, 잠이 드는 바람에 아직까지 아무것도 먹은 게 없었다.성연 자신은 어찌해도 상관이 없었지만, 무진의 현재 건강 상태로는 계속 버틸 수 없을 터였다.차량 추락 사고 이후에 극도로 나빠졌던 무진의 몸은 간신히 회복되어 이제 좀 안정적인 상태였다.그런데 연이어 닥친 뜻밖의 불행한 사고로 또 다시 정신없이 움직이게 될 줄 어찌 알았으랴.무진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성연은 무진이 이곳의 음식을 제대로 못 먹을까 걱정이 되었다.그래서 호텔 주방을 잠시 빌려서 직접 장 봐온 재료들로 무진을 위한 식사를 준비했다.다행히도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출국할 때 몇 가지 보약을 챙겨 왔었다.보약들은 지금 마침 유용하게 쓰였다.약해진 장기를 보하고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약재들을 무진이 먹을 탕에 같이 넣었다.이렇게 만들어진 음식들을 눈으로 보며 성연은 내심 흡족했다.호텔 측은 아주 친절하게 주방과 주방 내의 도구들을 사용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성연은 호텔에서 제공해 준 그릇과 쟁반을 이용해서 직접 만든 음식을 룸으로 가져갔다.한편, 무진이 전화 두 통을 하고 룸으로 돌아오니 성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무진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손건호를 보며 물었다.“성연이는?”계속 무진의 곁을 따라다녔던 손건호 역시 성연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어깨를 으쓱이는 손건호 또한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무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할머니와 고모, 고모부가 실종 중인 상황에 성연마저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자신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지도 모른다.순간 무진의 몸은 자동 반사로 성연을 찾기 위해 룸을 나섰다.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룸으로 걸어오던 성연은 자신을 향해 마주보며 걸어오는 무진이 눈에 들어왔다.“왜 여기에 있어요?” 무진 씨가 왜 룸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왔지? 라고 생각하면서 성연이 물었다.무진의 등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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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최선을 다해 조사하겠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에 성연은 휴대폰을 가지고 노는 척하면서, 사실은 휴대폰으로 스카이 아이 시스템을 이용한 수색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무슨 문제가 생기면 서한기가 바로바로 보고하겠지만, 그냥 앉아서 보고만 들을 생각이 없었던 성연은 계속 수색 상황을 체크하고 있는 중이다.같은 시각, 무진은 비행기 추락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여기 공항에서는 이륙하기 전에 규정에 따른 점검을 안했다는 말인가?비록 강씨 집안의 전용기라 할지라도, 안전 비행을 위해 전문 항공 정비사들의 비행 전 점검은 필수다.이번에 일어난 참사는 정말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사고 조사 책임자에게서 곧바로 연락이 왔다.공항 보안 책임자가 사고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직접 무진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공항 보안 책임자의 음성이 휴대폰 건너 편에서 들려왔다.“강 대표님, 강씨 집안의 전용기에 대해 저희 쪽에서는 한치의 오차 없이 규정대로 진행했습니다. 비행 전에 항공기 전체에 대한 외관 점검, 연료 보급뿐만 아니라, 기내 각 장치의 작동 상태 등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부모님의 항공기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는 무진에게 끼친 영향력은 실로 컸다.부모님의 사고 이후, 무진은 전용 항공기 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왔다.조종사이든 항공기 정비사이든 모두 전국에서 수소문해 찾은 최고 실력자들이었다.그런 만큼 자신들의 직업에 대한 그들의 프라이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그렇기에 이번 사고는 정말 간단히 생각할 수가 없었다.이런 부분들을 생각하던 무진의 표정이 금새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했다.‘설마 과거 고의로 부모님의 사고를 일으켰던 자들이 또 손을 쓴 건가?’‘하, 우리가 잘 지내는 건 못 보겠다는 건가?’예전에 부모님이 당하신 비행기 사고에 대해 무진은 항상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단지 물적 증거를 얻지 못했을 뿐.지금까지도 그 사고에 대한 진상 조사를 포기하지 않고 있던 무진이었다.만약 진짜 동일범의 소행이라면, 드디어 부모님의 사망 이후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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