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871 - 챕터 880

1374 챕터

제871화 뭘 믿고 덤벼

집에 돌아온 진미선은 시어머니 이숙자에게 사실대로 이 일을 알렸다.하지만 자신이 여는 다과회에 강씨 집안의 안금여 회장이 참석한다는 글을 이미 단톡방에 올리며 잔뜩 자랑을 한 이숙자였다. 한순간에 자신의 계획이 어그러져 자신이 거짓말쟁이로 전락하게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이숙자는 진미선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이 집안에 들어와 편안히 지낸 지가 얼마인데, 어떻게 이리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게야! 매일 호의호식하게 해줬으면, 보답할 줄 알아야지. 이런 것조차 제대로 못하다니, 지금 나더러 속이 터져 죽으라는 게냐?”진미선이 이숙자에게 자신을 위한 변명을 늘어놓았다.“어머님, 안금여 회장은 내일 출국한다니,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죠. 이것도 갑자기 듣게 된 소식이에요.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 다과회를 취소하시는 게 좋겠어요.”만약 지금이라도 다과회를 취소한다면, 적어도 남아 있는 체면이라도 좀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그러나 이숙자는 진미선의 권유를 달갑지 않아 했다.“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강무진이 일부러 거짓말해서 너를 속인 거야, 너는 그것도 못 알아차려? 도대체 네 이 머리는 장식용인 게냐? 내가 언제까지 너희들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 거야? 네가 우리 왕씨 집안에 들어온 후부터 집안이 완전 망한 게야!”이숙자는 진미선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바로 욕설을 퍼부었다. 안 그래도 조금 전에 성연에게서 한 소리 듣고 왔던 진미선은 시어머니 이숙자에게 또 다시 욕을 먹으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았다.안금여가 참석하지 않는 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라고? 자신이 가서 말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설마 내가 억지로라도 안금여 회장을 참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런 생각을 하니 눈에서 바로 눈물이 흘러내렸다.진미선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더 화가 난 이숙자는 바로 진미선의 팔을 꼬집어대기 시작했다.“울어? 네가 울어? 하루 종일 울 줄밖에 모르고? 우는 것 말고 도대체 네가 할 줄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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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조금의 여지도 없이

진미선에게 욕설을 퍼부었지만, 단톡방에서 이미 큰 소리 뻥뻥 쳐 놓은 이숙자. 만약 안금여가 오지 않는다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을 것이다.그래서 해가 지기도 전에 이숙자는 혼자 택시를 잡아타고 강씨 집안 고택으로 향했다. 안금여를 직접 만나 이 일을 부탁할 생각에.얼마되지 않아 이숙자는 강씨 집안 고택에 도착했다.인터폰으로 이숙자를 확인한 집사는 먼저 안금여에게 물어보겠다고 하며 바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이숙자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여기 강씨 집안에서 자신이 행패를 부릴 수는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좀 부드러운 말투로 바꾸어 집사에게 말했다.“지난번에 왔을 때 봤잖아? 아직 기억하고 있지? 그냥 들어가게 해줘.”전문적인 소양을 갖춘 집사는 이숙자에게 별다른 색안경을 끼고 대하지 않았다.그저 얼굴에 한결같이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그래도 저는 회장님께 먼저 여쭤보아야 합니다.”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자 이숙자는 귀찮다는 듯이 손을 홰홰 내저었다.“됐어, 알았으니 빨리 가서 내가 왔다고 알려.”집사가 하인데 아닌데, 이숙자는 마치 자신이 주인이라도 된 듯이 명령했다.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집사는 바로 거실로 들어와서 안금여에게 이숙자가 방문했음을 알렸다.쟈스민 차를 마시고 있던 안금여는 집사의 말을 들으며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여기엔 왜 왔다는 거야?”“잘 모르겠습니다. 혼자 왔습니다. 한번 만나보시겠습니까?” 집사가 안금여에게 물었다.“혼자 왔다고?” 찻잔을 쓰다듬던 안금여는 잠시 후에 말했다. “됐어. 이왕 왔으니 한 번 만나보지 뭐.”안금여의 허락이 떨어지자, 집사는 바로 현관의 인터폰 앞으로 가서 이숙자를 향해 말했다.“회장님께서 들어오라고 하십니다.”이숙자는 턱을 들어올린 채 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안금여 회장이 어떻게 날 안 만날 수 있겠어?’이 정도의 체면은 안금여 회장이 봐 줄 거라고 이미 생각했던 것이다.거들먹거리는 태도로 집안으로 들어선 이숙자.지난번에 한 번 와 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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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절대 그만두지 않을 기세

고택을 나온 이숙자는 오늘 강씨 고택에 와서 정말 제대로 체면을 구긴 것 같았다.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오니, 왕대관과 진미선이 밥을 먹고 있었다.시어머니 이숙자에게 전례 없이 목소리를 높였던 진미선은 본래 밥을 먹지 않을 생각이었다.하지만 또 남편이 괜히 소란 떤다고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가사 도우미가 식사 준비를 끝낸 후에 방에서 나왔다.시어머니가 돌아오는 기척이 크게 느껴졌다.그때 고개를 들어 마침 화가 나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시어머니를 본 진미선은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왕대관 또한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멀쩡하시던 어머니가 왜 저리 화가 나신 거지?’진미선 앞에 다가가 바로 진미선의 밥그릇과 수저를 반대편으로 밀어버린 이숙자가 진미선을 향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어쩜 이렇게 뻔뻔한 지. 지금 우리 왕씨 집안 밥을 먹을 염치가 있어?”진미선은 몸을 움츠린 채 시어머니의 얼굴을 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왕대관이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곧바로 일어나 어머니를 막아 세웠다.“어머니, 무슨 일이 있으면 밥 다 먹고 나서 얘기해요.”“그래도 먹겠다고? 하루 종일 먹고, 먹고, 또 먹어. 그렇게 많이 먹어대는데 어떻게 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는 거야. 바로 네가 장가간 이 잘난 마누라가 오늘 오후에 네 엄마한테 어떻게 대들었는데?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진미선을 비난하던 이숙자의 머릿속에 자신을 대하던 안금여의 표정이 생각났다.강씨 집안에서 당한 일로 난 화를 모두 다 진미선에게 쏟았다.“당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진미선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대들었다는 소리를 들은 왕대관은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진미선이 잘못했다는 생각에 바로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미선을 응시했다.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을 보며 진미선은 끅끅 울며 낮에 있었던 일을 자백했다.“이 일은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이숙자가 매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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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어떻게 이렇게 후안무치한 사람이 있을까

엠파이어 하우스에 도착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 성연은 이숙자가 고택으로 안금여를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밥도 먹지 못한 채 바로 무진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고택으로 왔다.고택으로 오는 도중에 성연은 왕씨 집안이 역겹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후안무치한 사람이 있을 수 있지?’“정말 그 사람들 해도해도 너무했어요. 우리가 없는 틈을 타서 몰래 할머니를 찾아가다니!”원래 지난번에 진미선이 일가족을 데리고 설날에 강씨 집안으로 찾아왔을 때도 성연은 이미 충분히 화가 났었다.그런데 그 사람들이 끊임없이 자신에게 새로움 경험을 제공할 줄은 몰랐다.이런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다니 말이다.“넌 걱정하지 마. 할머니도 다 생각이 있으실 거야. 네가 왕씨 집안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으면 할머니는 당연히 그 사람들에게 좋은 낯을 보이지 않으실 거야.” 무진이 옆에서 성연을 위로했다.강씨 집안에 온 이후 성연이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은 처음 보았다.모든 게 왕씨 집안 사람들 때문이다.왕씨 가족이 탐욕스러운 것은 탓할 수는 없다. 북성에서 WS 그룹의 영향력은 정말 대단하니까.누구든 조금만 관계가 맺더라도 사람들은 잘 보이려고 필사적이었다.다만 성연은 자신의 어머니가 이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뿐이다.이리 반듯한 성연인데, 성연의 엄마 진미선은 어떻게 저럴 수 있는지, 무진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나는 그 사람들이 할머니에게 나쁜 마음을 먹을까 두려워요. 이 일은 모두 나 때문에 일어난 거예요.”성연은 만약 자신이 강씨 집안에 오지 않았다면, 진미선과 왕씨 가족이 찾아오는 일도 없었을 텐데라고 생각했다.이 귀찮은 일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 성연은 내내 마음속에 자책감을 느끼고 있었다.“할머니는 항상 너를 아끼셔. 별일 없을 거야. 걱정 마.” 성연이 초조한 마음을 알아차린 무진은 운전에 전념하며 일부러 속도를 높였다. 차가 곧 강씨 집안 고택에 도착했다.그들이 도착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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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5화 아쉬워하다

안금여는 일찌감치 비행기를 예약하고 이튿날 출국했다.성연은 또 특별히 반나절 휴가 신청을 해서 공항으로 배웅하러 갔다. 회사에 출근했던 무진도 달려왔다.자기 앞에 서 있는 두 젊은이를 보며 안금여는 마음 저 밑바닥에서부터 기분이 좋았다.성연의 손을 잡은 안금여는 다시 무진의 손을 잡아 두 사람의 손을 한데 포개었다.“성연아, 무진아, 할머니가 없는 동안에 둘이 같이 잘 지내고, 서로의 감정도 잘 키우고 그래라. 내가가 돌아왔을 때, 좀 더 진전된 모습을 보고 싶구나. 기억해. 절대 싸우면 안돼. 싸우면 감정만 상하게 돼. 만약 정말 싸우게 되면, 무진이 너 꼭 기억해, 반드시 성연이에게 양보해. 그렇지 않으면 할머니가 돌아와서 혼내 줄 거야.”성연은 안금여가 떠나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그러나 안금여의 이 말을 듣고 성연은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할머니, 안심하세요. 저와 무진 씨는 싸우지 않을 거예요.”그녀와 무진은 딱 봐도 싸울 것 같지 않았다.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무진과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었지만 지금까지 무진과 제대로 싸운 적이 없었다.냉전은 있었지만 무진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성연은 갑자기 눈앞에서 무진이 늘 자신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심지어 자신이 조금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했다.무진은 자신에게 정말 잘했다.“맞아요, 할머니, 제가 어떻게 성연이와 싸워요?” 무진은 안금여가 정말 생각이 많다고 느껴졌다.그는 평소에 성연에게 한 마디도 심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싸움은 아예 말할 것도 없고.그리고 간신히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으니 무진이 성연을 소중히 여기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어떻게 성연과 싸울 수 있겠는가?‘그건 바보짓이지.’“좋아, 너희 둘 다 착한 아이들이니, 이 할머니도 걱정하지 않으마. 너희들이 잘 할 수 있다면 할머니도 외국에서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거다. 무슨 일이 생기면 할머니한테 전화해.” 안금여는 사실 걱정할 게 없었다.지금 무진이 회사에 있으면서 혼자서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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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6화 그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다

안금여와 강운경이 출국한 이후 성연과 무진은 본래의 생활로 돌아왔다.성연은 평소대로 학교에 갔고, 무진은 회사에 출근했다.그러나 무진은 평소보다 좀 일찍 집에 돌아와 될 수 있으면 성연과 함께 지냈다.비록 성연이 스스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안금여가 없어 성연이 우울해하는 게 느껴졌다.오늘 학교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선 성연이 차문을 열자마자 뒤 자석에 앉아 있는 무진을 보았다.성연의 놀라면서도 기쁜 눈으로 물었다. “무진 씨, 어떻게 왔어요?”성연의 기뻐하는 표정에 기분이 좋아진 무진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오늘 별다른 일이 없어서 미리 너를 데리러 왔어.”“회사 일이 바쁘면 안 와도 돼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성연은 무진이 자신에게 많은 신경을 쏟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무진이 일하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무슨 일이든 네만큼 중요하지는 않아. 너와 함께 할 시간은 있어.” 무진의 눈에 웃음기가 점점이 차 있었다.성연은 자신의 감정을 확실하게 알게 된 후, 무진이 항상 자신에게 밀어를 속삭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 그 점을 깨닫고 나니 마음에 달콤함이 번져갔다.책가방을 들고 차에 올라탄 성연은 슬쩍 웃기만 한 채 무진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오늘 우리 밖에서 먹고 들어가자. 뭐 먹고 싶은 것 있어?” 무진은 성연과 함께 밖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에 며칠 동안 계획했다.원래 활발한 성격인 성연은 예전에 할머니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고택에 가서 갑갑함을 풀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안금여가 외국에 나가고 없으니 성연은 온종일 엠파이어 하우스에만 있었다.답답해 죽을 지경이지만, 무진이 바쁘다는 생각에 나가자는 말을 못했을 뿐이다.만약 무진이 성연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면, 그것은 무진이 자신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무진의 말을 듣던 성연이 눈을 깜박였다.“오늘 무슨 중요한 날이에요?”“아니, 그냥 밖에서 밥 먹는 것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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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7화 그녀가 좋아할까

성연은 속으로 어디를 가든지 다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샤브샤브 가게 입구에 선 순간, 멍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뿌리내린 듯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자신의 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이 자신이 이걸 먹고 싶어한다는 걸 무진이 어떻게 알았지?’성연이 고개를 돌려 무진을 바라보았다.“어, 어떻게 이걸 먹으러 왔어요?”“예전에 네가 아주 잘 먹는 걸 봤어. 그렇게 잘 먹는 건 집에서도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먹은 지 아마 오래된 것 같아서 같이 맛보려고 데려왔어. 왜, 마음에 들지 않아?” 무진은 자신의 추측을 통해서 이런 것들을 고려했다.성연이 과연 좋아할지 아닐지 확실하지 않았다.“좋아요, 들어가요.”성연이 먼저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서며 무진의 팔을 잡아당겼다.그들이 가게로 들어가자 한 남자가 다가왔는데, 뒤에는 종업원 몇 명도 있었다. 아마 식당의 매니저가 아닐까?무진을 본 매니저가 웃으며 안내했다.“대표님, 룸이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모두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 호출하시면 됩니다.”무진이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보통 때처럼 서비스하면 됩니다. 하시던 일 보세요.”매니저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무진은 성연을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다.이곳의 룸은 방음이 잘 되어 있어서 안에서는 바깥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우아한 분위기이지만 현대적인 느낌도 잃지 않은 룸 내부 실내장식은 성연이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이었다.이 식당의 모든 부분이 완전히 성연의 스타일이었다.무진이 직접 성연에게 메뉴를 보여주었다.“뭐가 좋을 지 한 번 봐.”주문표에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는 재료들을 체크한 성연이 고개를 들어 무진에게 물었다.“무진 씨는 뭐 먹고 싶어요?”“다 괜찮아.” 무진은 사실 이런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성연과 함께 먹기 위해서일뿐.고개를 끄덕인 성연이 몇 가지를 더 골랐다.성연이 선택한 것은 원앙 샤브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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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앞으로 난 언제나 네 곁에 있어

아주 오랜만에 먹는 샤브샤브라서인지 성연은 아주 작정한 듯이 마음껏 먹었다.그리고 배가 불러오자 무진이 성연의 손을 잡고 산보 삼아 걸었다.식당 바깥의 풍경은 아주 아름다웠다. 밖에는 모두 주황색의 조명이 외부 나무를 장식하고 있어 특히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했다.성연과 무진 두 사람은 서로의 손가락을 엇갈리게 깍지 낀 채 불빛 아래를 걷고 있었다.그녀는 이 길이 길어져서 평생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마지막에는 떠나야함을 마음속 깊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자신은 아직 충분히 뛰어나지 못했다. 사부님도 중요하고, 무진도 똑같이 중요했다.많은 것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이 강해져야 무진과 어깨를 견줄 충분한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지금 무진과 함께 있는 날을 더없이 소중히 여겼다.나중에 다시 만나는 날이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으니까.성연이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자 마침 무진의 선이 뚜렷한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이렇게 줄곧 그와 함께 있고 싶어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한숨 소리는 가벼웠지만 무진의 귀에도 들릴 정도였다.무진이 몸을 돌려 손을 들어 성연의 머리카락을 쓸었다.“왜? 기분이 안 좋아?”“아니오, 그냥 안 좋은 생각이 나서, 인제 지나갔어요.” 성연은 무진에게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떠나는 일은 숨기는 것이 좋겠지?’‘무진 씨가 알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과거의 일은 그냥 지나가게 둬. 사람은 항상 앞을 내다봐야 해.” 무진이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성연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어쨌든 앞으로는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무진의 말에 감동받은 성연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그러나 입으로는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일부러 틱틱거리며 말했다.“남자의 입은 사람을 속이는데 귀신이라고 하던데? 나는 무진 씨 안 믿어요.”무진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이마를 성연의 이마에 맞대었다.“내가 한 말은 당연히 책임진다. 이 말은 너에게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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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아파요?

경호원은 능력도 좋게 영화관에서 관람하기 가장 좋은 위치의 표를 샀다.성연과 무진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았다.그녀는 밀크티와 감자칩을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맛으로 샀다.봉지를 뜯은 성연은 먹기 전에 봉지 채로 무진에게 건네며 물었다.“무진 씨 먹을래요?”무진이 고개를 저었다.“안 먹어. 너도 조그만 먹어. 이런 음식들은 건강에 안 좋아. 이따가 배가 아플 수도 있어.”“괜찮아요.” 전에도 그렇게 먹었는 걸, 하고 생각하는 성연.게다가 산 양도 많지 않아 배가 아플 정도는 아니다.성연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자신이 있었다.무진은 성연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영화가 곧 시작되자 성연은 동작을 낮추고 감자칩을 씹었다.고개를 돌려 무진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다.성연은 일부러 몸을 기울여 무진의 귓가에 다가가 말했다.“입을 벌려라.”무진이 아무 생각없이 성연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감자칩 두 조각이 입을 막았다.목적을 달성한 성연은 생선을 훔친 고양이처럼 웃었다.무진은 감자칩을 천천히 씹어 삼켰다.무진의 목젖이 살살 움직였다.그가 다시 소리를 냈을 때 목소리가 좀 쉬어 있었다.“밀크티 달아? 한 입 마시게 줘 봐.”“달지도 않아요.” 성연은 무방비로 고개를 돌려 밀크티를 건네주었다.바로 이때, 무진이 손을 내밀어 성연의 뒷목을 살짝 누르며 잡았다.그리고 곧장 앞쪽으로 고개를 내리며 성연의 입술에 입을 갖다대었다.성연의 입술 사이는 온통 밀크티와 감자칩 맛이었다.키스가 점점 깊어지면서 그녀의 입에서 나는 과자의 맛을 완전히 훔쳤다.성연은 키스에 정신이 없었지만 공공장소라는 것을 잊지 않고 무진을 밀어내려고 했다.그러나 무진이 힘을 주지는 않았지만 성연을 놓을 생각은 없었다.성연도 더 이상 발버둥치지 못했다. 앞뒤 모두 사람들로 가득했다.누군가가 자신과 무진을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성연의 얼굴은 연기가 날 정도로 뜨거워졌다.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무진이 동작을 멈추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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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0화 이렇게 하니 꽤 잘 어울려

곧 주말이 되었다.안금여가 없으니 성연은 늘 뭔가 허전하게 느껴졌다.이날 무진이 집에 있는 것을 보고 성연이 무진을 잡아당겼다.“무진 씨, 우리 나가서 놀자.”좋은 주말, 성연은 집에 틀어박혀 있고 싶지 않았다.“어디 놀러 가고 싶은데?” 성연이 다가오자 무진은 즉시 손의 일을 내려놓고 성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아무데나. 집에만 있지 않으면 돼요.” 성연이 입을 삐죽거렸다.집에 있으니 정말 심심했다.“잠깐만 기다려.” 무진은 노트북을 열고 요즘 북성에서 재미있는 곳이 있는지 검색했다.무진이 여기저기 검색한 결과.토요일, 일요일 이틀, 성동 지역에 있는 아쿠아리움에서 돌고래 공연이 있었다.이틀만 공연한다고 나와 있었다.무진은 시간을 보더니 노트북 화면을 성연 쪽으로 돌렸다.“돌고래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어떼?”“좋아요.” 성연은 돌고래 공연을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무진과 함께 간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즐거운지 말할 것도 없다.“하지만 오늘 오프닝 시간은 지났으니 중간에 들어갈 수밖에 없어. 내일 가자.”무진은 바로 아쿠아리움의 규정을 확인해 보았다.“그래요.” 성연이 곧 대답했다.다음 날 이른 아침, 성연은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특별히 하늘색 스웨터를 골라 아쿠아리움으로 갔는데, 비교적 잘 어울렸다.원래 이목구비가 뚜렷한 성연이 이번에 따뜻한 느낌의 하늘색 스웨터를 입으니 더욱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겼다.무진도 베이지색 스웨터에 검정 슬랙스를 입었다. 머리를 흩트려 놓으니 꼭 대학생처럼 보였다.성연이 무진과 같이 커플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성연이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하니 꽤 보기 좋아요.”“네가 마음에 든다면 다음에 너랑 나갈 때도 이렇게 입을 수 있어.” 무진은 성연만 좋아하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다.“싫지 않아요. 이렇게 하니 잘 어울려요.”성연은 싱글벙글 웃으며 무진을 끌고 외출했다.“가요, 지금도 늦었어요. 우리 아침 먹으러 가면 딱 맞을 것 같아요.”성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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