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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절대 그만두지 않을 기세

고택을 나온 이숙자는 오늘 강씨 고택에 와서 정말 제대로 체면을 구긴 것 같았다.

화가 나서 집으로 돌아오니, 왕대관과 진미선이 밥을 먹고 있었다.

시어머니 이숙자에게 전례 없이 목소리를 높였던 진미선은 본래 밥을 먹지 않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또 남편이 괜히 소란 떤다고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사 도우미가 식사 준비를 끝낸 후에 방에서 나왔다.

시어머니가 돌아오는 기척이 크게 느껴졌다.

그때 고개를 들어 마침 화가 나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시어머니를 본 진미선은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왕대관 또한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멀쩡하시던 어머니가 왜 저리 화가 나신 거지?’

진미선 앞에 다가가 바로 진미선의 밥그릇과 수저를 반대편으로 밀어버린 이숙자가 진미선을 향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쩜 이렇게 뻔뻔한 지. 지금 우리 왕씨 집안 밥을 먹을 염치가 있어?”

진미선은 몸을 움츠린 채 시어머니의 얼굴을 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왕대관이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상황인지 모르겠다는 듯이 곧바로 일어나 어머니를 막아 세웠다.

“어머니, 무슨 일이 있으면 밥 다 먹고 나서 얘기해요.”

“그래도 먹겠다고? 하루 종일 먹고, 먹고, 또 먹어. 그렇게 많이 먹어대는데 어떻게 머리가 이렇게 안 돌아가는 거야. 바로 네가 장가간 이 잘난 마누라가 오늘 오후에 네 엄마한테 어떻게 대들었는데? 도저히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진미선을 비난하던 이숙자의 머릿속에 자신을 대하던 안금여의 표정이 생각났다.

강씨 집안에서 당한 일로 난 화를 모두 다 진미선에게 쏟았다.

“당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진미선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대들었다는 소리를 들은 왕대관은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진미선이 잘못했다는 생각에 바로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미선을 응시했다.

자신을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을 보며 진미선은 끅끅 울며 낮에 있었던 일을 자백했다.

“이 일은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이숙자가 매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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