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금여는 일찌감치 비행기를 예약하고 이튿날 출국했다.성연은 또 특별히 반나절 휴가 신청을 해서 공항으로 배웅하러 갔다. 회사에 출근했던 무진도 달려왔다.자기 앞에 서 있는 두 젊은이를 보며 안금여는 마음 저 밑바닥에서부터 기분이 좋았다.성연의 손을 잡은 안금여는 다시 무진의 손을 잡아 두 사람의 손을 한데 포개었다.“성연아, 무진아, 할머니가 없는 동안에 둘이 같이 잘 지내고, 서로의 감정도 잘 키우고 그래라. 내가가 돌아왔을 때, 좀 더 진전된 모습을 보고 싶구나. 기억해. 절대 싸우면 안돼. 싸우면 감정만 상하게 돼. 만약 정말 싸우게 되면, 무진이 너 꼭 기억해, 반드시 성연이에게 양보해. 그렇지 않으면 할머니가 돌아와서 혼내 줄 거야.”성연은 안금여가 떠나는 게 너무나 아쉬웠다.그러나 안금여의 이 말을 듣고 성연은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할머니, 안심하세요. 저와 무진 씨는 싸우지 않을 거예요.”그녀와 무진은 딱 봐도 싸울 것 같지 않았다.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무진과 그렇게 오랫동안 함께 있었지만 지금까지 무진과 제대로 싸운 적이 없었다.냉전은 있었지만 무진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성연은 갑자기 눈앞에서 무진이 늘 자신을 지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심지어 자신이 조금이라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했다.무진은 자신에게 정말 잘했다.“맞아요, 할머니, 제가 어떻게 성연이와 싸워요?” 무진은 안금여가 정말 생각이 많다고 느껴졌다.그는 평소에 성연에게 한 마디도 심한 말을 한 적이 없었다.싸움은 아예 말할 것도 없고.그리고 간신히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으니 무진이 성연을 소중히 여기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어떻게 성연과 싸울 수 있겠는가?‘그건 바보짓이지.’“좋아, 너희 둘 다 착한 아이들이니, 이 할머니도 걱정하지 않으마. 너희들이 잘 할 수 있다면 할머니도 외국에서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거다. 무슨 일이 생기면 할머니한테 전화해.” 안금여는 사실 걱정할 게 없었다.지금 무진이 회사에 있으면서 혼자서 충분
안금여와 강운경이 출국한 이후 성연과 무진은 본래의 생활로 돌아왔다.성연은 평소대로 학교에 갔고, 무진은 회사에 출근했다.그러나 무진은 평소보다 좀 일찍 집에 돌아와 될 수 있으면 성연과 함께 지냈다.비록 성연이 스스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안금여가 없어 성연이 우울해하는 게 느껴졌다.오늘 학교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선 성연이 차문을 열자마자 뒤 자석에 앉아 있는 무진을 보았다.성연의 놀라면서도 기쁜 눈으로 물었다. “무진 씨, 어떻게 왔어요?”성연의 기뻐하는 표정에 기분이 좋아진 무진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위로 올라갔다.“오늘 별다른 일이 없어서 미리 너를 데리러 왔어.”“회사 일이 바쁘면 안 와도 돼요.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성연은 무진이 자신에게 많은 신경을 쏟고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무진이 일하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무슨 일이든 네만큼 중요하지는 않아. 너와 함께 할 시간은 있어.” 무진의 눈에 웃음기가 점점이 차 있었다.성연은 자신의 감정을 확실하게 알게 된 후, 무진이 항상 자신에게 밀어를 속삭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전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금 그 점을 깨닫고 나니 마음에 달콤함이 번져갔다.책가방을 들고 차에 올라탄 성연은 슬쩍 웃기만 한 채 무진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오늘 우리 밖에서 먹고 들어가자. 뭐 먹고 싶은 것 있어?” 무진은 성연과 함께 밖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에 며칠 동안 계획했다.원래 활발한 성격인 성연은 예전에 할머니가 있을 때는 언제든지 고택에 가서 갑갑함을 풀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안금여가 외국에 나가고 없으니 성연은 온종일 엠파이어 하우스에만 있었다.답답해 죽을 지경이지만, 무진이 바쁘다는 생각에 나가자는 말을 못했을 뿐이다.만약 무진이 성연의 마음을 알지 못했다면, 그것은 무진이 자신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무진의 말을 듣던 성연이 눈을 깜박였다.“오늘 무슨 중요한 날이에요?”“아니, 그냥 밖에서 밥 먹는 것일 뿐이야.”
성연은 속으로 어디를 가든지 다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샤브샤브 가게 입구에 선 순간, 멍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뿌리내린 듯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자신의 속에 들어갔다 나온 듯이 자신이 이걸 먹고 싶어한다는 걸 무진이 어떻게 알았지?’성연이 고개를 돌려 무진을 바라보았다.“어, 어떻게 이걸 먹으러 왔어요?”“예전에 네가 아주 잘 먹는 걸 봤어. 그렇게 잘 먹는 건 집에서도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먹은 지 아마 오래된 것 같아서 같이 맛보려고 데려왔어. 왜, 마음에 들지 않아?” 무진은 자신의 추측을 통해서 이런 것들을 고려했다.성연이 과연 좋아할지 아닐지 확실하지 않았다.“좋아요, 들어가요.”성연이 먼저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서며 무진의 팔을 잡아당겼다.그들이 가게로 들어가자 한 남자가 다가왔는데, 뒤에는 종업원 몇 명도 있었다. 아마 식당의 매니저가 아닐까?무진을 본 매니저가 웃으며 안내했다.“대표님, 룸이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모두 밖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언제든 호출하시면 됩니다.”무진이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보통 때처럼 서비스하면 됩니다. 하시던 일 보세요.”매니저가 즉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무진은 성연을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다.이곳의 룸은 방음이 잘 되어 있어서 안에서는 바깥의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우아한 분위기이지만 현대적인 느낌도 잃지 않은 룸 내부 실내장식은 성연이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이었다.이 식당의 모든 부분이 완전히 성연의 스타일이었다.무진이 직접 성연에게 메뉴를 보여주었다.“뭐가 좋을 지 한 번 봐.”주문표에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는 재료들을 체크한 성연이 고개를 들어 무진에게 물었다.“무진 씨는 뭐 먹고 싶어요?”“다 괜찮아.” 무진은 사실 이런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성연과 함께 먹기 위해서일뿐.고개를 끄덕인 성연이 몇 가지를 더 골랐다.성연이 선택한 것은 원앙 샤브샤브
아주 오랜만에 먹는 샤브샤브라서인지 성연은 아주 작정한 듯이 마음껏 먹었다.그리고 배가 불러오자 무진이 성연의 손을 잡고 산보 삼아 걸었다.식당 바깥의 풍경은 아주 아름다웠다. 밖에는 모두 주황색의 조명이 외부 나무를 장식하고 있어 특히 몽환적인 느낌이 가득했다.성연과 무진 두 사람은 서로의 손가락을 엇갈리게 깍지 낀 채 불빛 아래를 걷고 있었다.그녀는 이 길이 길어져서 평생 걸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마지막에는 떠나야함을 마음속 깊이 아주 잘 알고 있었다.자신은 아직 충분히 뛰어나지 못했다. 사부님도 중요하고, 무진도 똑같이 중요했다.많은 것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이 강해져야 무진과 어깨를 견줄 충분한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그래서 그녀는 지금 무진과 함께 있는 날을 더없이 소중히 여겼다.나중에 다시 만나는 날이 언제가 될지 알 수가 없으니까.성연이 머리를 옆으로 기울이자 마침 무진의 선이 뚜렷한 옆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이렇게 줄곧 그와 함께 있고 싶어서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한숨 소리는 가벼웠지만 무진의 귀에도 들릴 정도였다.무진이 몸을 돌려 손을 들어 성연의 머리카락을 쓸었다.“왜? 기분이 안 좋아?”“아니오, 그냥 안 좋은 생각이 나서, 인제 지나갔어요.” 성연은 무진에게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말하지 않았다.‘떠나는 일은 숨기는 것이 좋겠지?’‘무진 씨가 알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과거의 일은 그냥 지나가게 둬. 사람은 항상 앞을 내다봐야 해.” 무진이 말하며 고개를 숙이고 성연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어쨌든 앞으로는 내가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무진의 말에 감동받은 성연의 눈시울이 촉촉해졌다.그러나 입으로는 자신의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일부러 틱틱거리며 말했다.“남자의 입은 사람을 속이는데 귀신이라고 하던데? 나는 무진 씨 안 믿어요.”무진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이마를 성연의 이마에 맞대었다.“내가 한 말은 당연히 책임진다. 이 말은 너에게만 하는
경호원은 능력도 좋게 영화관에서 관람하기 가장 좋은 위치의 표를 샀다.성연과 무진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았다.그녀는 밀크티와 감자칩을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맛으로 샀다.봉지를 뜯은 성연은 먹기 전에 봉지 채로 무진에게 건네며 물었다.“무진 씨 먹을래요?”무진이 고개를 저었다.“안 먹어. 너도 조그만 먹어. 이런 음식들은 건강에 안 좋아. 이따가 배가 아플 수도 있어.”“괜찮아요.” 전에도 그렇게 먹었는 걸, 하고 생각하는 성연.게다가 산 양도 많지 않아 배가 아플 정도는 아니다.성연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자신이 있었다.무진은 성연이 좋아하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영화가 곧 시작되자 성연은 동작을 낮추고 감자칩을 씹었다.고개를 돌려 무진을 보다가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다.성연은 일부러 몸을 기울여 무진의 귓가에 다가가 말했다.“입을 벌려라.”무진이 아무 생각없이 성연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감자칩 두 조각이 입을 막았다.목적을 달성한 성연은 생선을 훔친 고양이처럼 웃었다.무진은 감자칩을 천천히 씹어 삼켰다.무진의 목젖이 살살 움직였다.그가 다시 소리를 냈을 때 목소리가 좀 쉬어 있었다.“밀크티 달아? 한 입 마시게 줘 봐.”“달지도 않아요.” 성연은 무방비로 고개를 돌려 밀크티를 건네주었다.바로 이때, 무진이 손을 내밀어 성연의 뒷목을 살짝 누르며 잡았다.그리고 곧장 앞쪽으로 고개를 내리며 성연의 입술에 입을 갖다대었다.성연의 입술 사이는 온통 밀크티와 감자칩 맛이었다.키스가 점점 깊어지면서 그녀의 입에서 나는 과자의 맛을 완전히 훔쳤다.성연은 키스에 정신이 없었지만 공공장소라는 것을 잊지 않고 무진을 밀어내려고 했다.그러나 무진이 힘을 주지는 않았지만 성연을 놓을 생각은 없었다.성연도 더 이상 발버둥치지 못했다. 앞뒤 모두 사람들로 가득했다.누군가가 자신과 무진을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자 성연의 얼굴은 연기가 날 정도로 뜨거워졌다.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지만, 무진이 동작을 멈추었다.그
곧 주말이 되었다.안금여가 없으니 성연은 늘 뭔가 허전하게 느껴졌다.이날 무진이 집에 있는 것을 보고 성연이 무진을 잡아당겼다.“무진 씨, 우리 나가서 놀자.”좋은 주말, 성연은 집에 틀어박혀 있고 싶지 않았다.“어디 놀러 가고 싶은데?” 성연이 다가오자 무진은 즉시 손의 일을 내려놓고 성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아무데나. 집에만 있지 않으면 돼요.” 성연이 입을 삐죽거렸다.집에 있으니 정말 심심했다.“잠깐만 기다려.” 무진은 노트북을 열고 요즘 북성에서 재미있는 곳이 있는지 검색했다.무진이 여기저기 검색한 결과.토요일, 일요일 이틀, 성동 지역에 있는 아쿠아리움에서 돌고래 공연이 있었다.이틀만 공연한다고 나와 있었다.무진은 시간을 보더니 노트북 화면을 성연 쪽으로 돌렸다.“돌고래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어떼?”“좋아요.” 성연은 돌고래 공연을 본 적이 없었다.게다가 무진과 함께 간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즐거운지 말할 것도 없다.“하지만 오늘 오프닝 시간은 지났으니 중간에 들어갈 수밖에 없어. 내일 가자.”무진은 바로 아쿠아리움의 규정을 확인해 보았다.“그래요.” 성연이 곧 대답했다.다음 날 이른 아침, 성연은 일어나서 준비를 했다.특별히 하늘색 스웨터를 골라 아쿠아리움으로 갔는데, 비교적 잘 어울렸다.원래 이목구비가 뚜렷한 성연이 이번에 따뜻한 느낌의 하늘색 스웨터를 입으니 더욱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겼다.무진도 베이지색 스웨터에 검정 슬랙스를 입었다. 머리를 흩트려 놓으니 꼭 대학생처럼 보였다.성연이 무진과 같이 커플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성연이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하니 꽤 보기 좋아요.”“네가 마음에 든다면 다음에 너랑 나갈 때도 이렇게 입을 수 있어.” 무진은 성연만 좋아하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다.“싫지 않아요. 이렇게 하니 잘 어울려요.”성연은 싱글벙글 웃으며 무진을 끌고 외출했다.“가요, 지금도 늦었어요. 우리 아침 먹으러 가면 딱 맞을 것 같아요.”성연은
아침을 먹은 후, 아쿠아리움에 도착해서 시간에 맞춰 입구에 줄을 섰다.성연이 배가 고플까 봐 걱정이 된 무진은 특별히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서 손에 들고 있었다.성연은 무진이 큰 봉투를 들고 있는 것을 보다가, 또 옆에서 때때로 곁눈질하는 눈빛을 보았다. 성연이 무진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물었다.“무진 씨, 이것들 너무 많이 산 거 아니에요?”“많지 않아. 남으면 집에 가져가서 먹으면 돼.” 무진이 들고 있는 봉투에는 감자칩이 들어 있었다. 감자칩이 차지하는 면적이 넓어서 봉지가 큰 것이지 사실 양이 많은 건 아니었다.“그런데 저 사람들은 왜 계속 우리를 보고 있어요?” 성연이 주위를 둘러보니, 어떤 사람은 두 사람을 보며 손으로 가리키기도 했다.“아마 네가 예뻐서 그런가 보지.” 무진이 성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팔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성연이 힐끗 쳐다보자 사람들은 잇달아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성연은 그들의 눈빛에 악의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다만 성연은 이런 눈빛에 비교적 민감하여 사람들이 이렇게 쳐다보는 게 싫었다.성연이 무진에게 꼭 붙으니 무진도 성연의 시야를 가려주었다.평소에 무진은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런 상황에서 성연보다 더 잘 처신하고 있었다.이전에는 성연이 무진을 감싸 주었는데, 지금은 무진이 성연을 감싸 줄 차례였다.돌고래가 공연하는 장소에 이르러서야 성연을 향해 있던 시선들이 사라졌다.모두가 돌고래 공연에 빠져 있어서 아무도 성연을 주목하지 않았다.그래서 성연도 긴장을 많이 풀었다.두 사람이 입장했을 때 막 돌고래 공연이 시작되었다.아쿠아리움 측 사람과 함께 상호작용하는 것으로 보아 분명 돌고래 사육사인 듯했다. 돌고래는 사육사에게 아주 친근함을 보였다.돌고래는 장내에서 수면 위로 솟구쳐오르는 등 다양한 동작의 공연을 하면서 수시로 관람객들의 환호에 호응했다.성연은 돌고래의 동그란 머리를 만져보았다.말랑말랑한 것이 아주 신기한 느낌이었다.“이 돌고래, 너무 사람 같아요.
구정이 지난 후, 강씨 집안 친척들은 속속 북성을 떠나 자신들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다.지난 한 해, 어떤 사람들은 북성에 와서 즐거웠고, 또 어떤 사람들은 그다지 순조롭지 못한 시간을 보냈다.특히 강씨 집안 강상철과 강상규 쪽과 한통속이 되어서 대충 일하고 넘어가려던 사람들.어떤 사람은 돌아가 열심히 일하며 절대 강무진에게 약점을 잡히면 안 돼, 하고 다짐을 했다.결국 지금의 강무진은 그들이 보기에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그 중 몇 명은 그룹의 규칙을 잘 지키지 않아 무진 쪽에서는 안심할 수가 없었다.출국한 후에 또 다시 교활하게 굴까 봐 걱정이었다.손건호가 무진의 사무실에 와서 이 일을 보고했다.“보스, 사람을 보내서 그들을 쫓으라고 할까요?”“아니, 그럴 필요 없어. 저들은 당분간 그리 대담하게 굴지 못해. 우선 그냥 지켜보는 걸로 하지. 해외에도 우리 사람이 있으니, 만약 저들이 규칙을 어긴다면 자연히 우리 쪽 누군가가 저들을 주시하게 될 거야.”그들이 호의를 표하거나 혹은 무진에게 어떤 약속을 했다고 무진이 저들을 용서하고, 저들에 대해 안심한다는 생각하면 안된다.사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개가 똥 먹는 것을 고칠 수 없듯이 저들도 절대 단번에 고칠 수 없다.무진이 이번에 그들을 용서한 것은 그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에 불과하다.만약 그들이 다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다면, 무진은 더 이상 좋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손건호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자기 보스의 마음속에 계획이 있다만야.무진이 저들에 대해 살짝 경계를 늦추어 저들에게 틈을 주는 게 아닌가 걱정했었던 것이다.저녁, 무진이 집에 돌아왔을 때 성연은 이미 돌아와 있었다.앞치마를 두른 성연이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니, 오늘 저녁은 평소처럼 주방장이 만든 것이 아닌 모양이다.무진이 궁금해서 물었다.“오늘 무슨 날이야? 우리 꼬마 아가씨가 직접 요리를 다 하고?”“누가 꼬마야? 나는 이미 성인이라고요.” 성연은 무진이 자신을 꼬마라고 한 발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