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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2화 조금의 여지도 없이

진미선에게 욕설을 퍼부었지만, 단톡방에서 이미 큰 소리 뻥뻥 쳐 놓은 이숙자. 만약 안금여가 오지 않는다면 망신도 그런 망신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해가 지기도 전에 이숙자는 혼자 택시를 잡아타고 강씨 집안 고택으로 향했다. 안금여를 직접 만나 이 일을 부탁할 생각에.

얼마되지 않아 이숙자는 강씨 집안 고택에 도착했다.

인터폰으로 이숙자를 확인한 집사는 먼저 안금여에게 물어보겠다고 하며 바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숙자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여기 강씨 집안에서 자신이 행패를 부릴 수는 없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좀 부드러운 말투로 바꾸어 집사에게 말했다.

“지난번에 왔을 때 봤잖아? 아직 기억하고 있지? 그냥 들어가게 해줘.”

전문적인 소양을 갖춘 집사는 이숙자에게 별다른 색안경을 끼고 대하지 않았다.

그저 얼굴에 한결같이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

“그래도 저는 회장님께 먼저 여쭤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자 이숙자는 귀찮다는 듯이 손을 홰홰 내저었다.

“됐어, 알았으니 빨리 가서 내가 왔다고 알려.”

집사가 하인데 아닌데, 이숙자는 마치 자신이 주인이라도 된 듯이 명령했다.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집사는 바로 거실로 들어와서 안금여에게 이숙자가 방문했음을 알렸다.

쟈스민 차를 마시고 있던 안금여는 집사의 말을 들으며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엔 왜 왔다는 거야?”

“잘 모르겠습니다. 혼자 왔습니다. 한번 만나보시겠습니까?”

집사가 안금여에게 물었다.

“혼자 왔다고?”

찻잔을 쓰다듬던 안금여는 잠시 후에 말했다.

“됐어. 이왕 왔으니 한 번 만나보지 뭐.”

안금여의 허락이 떨어지자, 집사는 바로 현관의 인터폰 앞으로 가서 이숙자를 향해 말했다.

“회장님께서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이숙자는 턱을 들어올린 채 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안금여 회장이 어떻게 날 안 만날 수 있겠어?’

이 정도의 체면은 안금여 회장이 봐 줄 거라고 이미 생각했던 것이다.

거들먹거리는 태도로 집안으로 들어선 이숙자.

지난번에 한 번 와 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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