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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음식 맛을 몰라서 그래

전화를 끊은 후, 성연은 불현듯 잊고 있던 사실을 떠올렸다.

무진과 자신은 출국하자마자 부리나케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일을 처리하고 호텔로 돌아온 직후, 잠이 드는 바람에 아직까지 아무것도 먹은 게 없었다.

성연 자신은 어찌해도 상관이 없었지만, 무진의 현재 건강 상태로는 계속 버틸 수 없을 터였다.

차량 추락 사고 이후에 극도로 나빠졌던 무진의 몸은 간신히 회복되어 이제 좀 안정적인 상태였다.

그런데 연이어 닥친 뜻밖의 불행한 사고로 또 다시 정신없이 움직이게 될 줄 어찌 알았으랴.

무진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성연은 무진이 이곳의 음식을 제대로 못 먹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호텔 주방을 잠시 빌려서 직접 장 봐온 재료들로 무진을 위한 식사를 준비했다.

다행히도 선견지명이 있었는지 출국할 때 몇 가지 보약을 챙겨 왔었다.

보약들은 지금 마침 유용하게 쓰였다.

약해진 장기를 보하고 떨어진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약재들을 무진이 먹을 탕에 같이 넣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식들을 눈으로 보며 성연은 내심 흡족했다.

호텔 측은 아주 친절하게 주방과 주방 내의 도구들을 사용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성연은 호텔에서 제공해 준 그릇과 쟁반을 이용해서 직접 만든 음식을 룸으로 가져갔다.

한편, 무진이 전화 두 통을 하고 룸으로 돌아오니 성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무진이 고개를 옆으로 돌려 손건호를 보며 물었다.

“성연이는?”

계속 무진의 곁을 따라다녔던 손건호 역시 성연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어깨를 으쓱이는 손건호 또한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

무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할머니와 고모, 고모부가 실종 중인 상황에 성연마저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자신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지도 모른다.

순간 무진의 몸은 자동 반사로 성연을 찾기 위해 룸을 나섰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룸으로 걸어오던 성연은 자신을 향해 마주보며 걸어오는 무진이 눈에 들어왔다.

“왜 여기에 있어요?”

무진 씨가 왜 룸에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왔지? 라고 생각하면서 성연이 물었다.

무진의 등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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