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451 - Chapter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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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뺨을 핥다

귀신의 집에서 나오니 날이 완전히 저물어 있었다.야간의 X국은 가는 곳마다 불빛으로 반짝였다. 도로 위로 올라서니 끝없이 넓은 들판이 한 눈에 들어왔다.무진의 손을 잡은 채 그에게 기댄 성연은 아주 가볍고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바람에 날린 성연의 머리카락이 팔 위로 떨어졌다. 마치 두 사람을 하나로 묶으려는 듯이.거리의 중심부까지 걸어가니 북적대는 것이 상당히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였다.거리 곳곳에서 공연 중인 사람들 틈에 한 남자 아이가 기타를 치고 있었다.성연의 고개가 자꾸 그리로 향하자 무진이 앞으로 나서며 성연의 시선을 가렸다.성연이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아니, 난 예술 감상도 못해? 진짜 치사해.’“어디 가서 뭐 좀 먹자.” 무진이 성연의 손을 꼭 잡은 채 앞으로 끌며 나아갔다.인파가 너무 많이 몰려 있었던 터라 군중 속에서 성연을 놓칠까 걱정이 된 무진이다.“뭐 먹을래?” 하루 종일 놀았던 성연도 배가 고팠다.“따라와.” 그녀의 손을 꼭 잡은 무진이 발걸음을 재촉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목조로 장식된 한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벽에 그려진 정교한 삽화로 예술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무진이 종업원에게 몇 마디를 건넸다.그러자 종업원은 두 사람을 이층의 룸으로 안내했다.곧이어 다시 돌아온 종업원의 트레이 위에는 와인과 촛불이 있었다.성연이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말로만 듣던 촛불 디너?’종업원이 스테이크와 다른 요리를 올린 후, 조명을 껐다.환한 촛불은 음식을 먹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냈다.와인을 딴 무진이 성연의 잔에 따른 다음 자신의 잔에도 따랐다.그리고 성연의 접시를 자기 앞으로 당겨와 스테이크를 썰어 주었다.촛불에 무진의 이목구비가 더 도드라지며 무척이나 아름다웠다.턱을 괸 채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무진을 바라보며 성연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쿵, 쿵, 쿵’하는 소리가 귓가에서 아주 선명하게 들리는 것 같다.그러나 지금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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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내가 지켜줄 게

음식점을 나온 무진과 성연은 산책을 하며 호텔로 돌아갔다.모처럼 출국해서인지 차분하니 다른 나라의 풍속과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조금 전 부끄러움에 달아올랐던 얼굴의 붉은 기운이 바람을 쐬는 동안 많이 사라졌다.세상에, 강무진이 이렇게 자신을 건드리며 자극하다니, 예전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나날이 변해가는 세상풍조에 미색마저 사람을 홀리고 있다.무진은 계속 딴 데 정신을 팔고 있는 성연의 손을 단단히 잡아당겨 발 밑의 돌을 피하게 했다.자신을 세심히 살피는 무진의 동작에 성연의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졌다.누군가에게 보살핌을 받는 이런 느낌이 정말 좋았다.수하들은 모두 성연이 뭐든 못하는 게 없다고 생각하며, 보스로서 자신을 하늘처럼 떠받들었다.그러나 그녀도 한낱 소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누구도 생각지 못했다.워낙 자신이 강하다 보니 그녀 자신조차 잊어버린 듯했다. 하지만 무진의 다정한 보살핌은 매번 성연 내면의 연약함을 건드렸다.무진이라면 안심하고 자신을 내맡길 수 있었다. 아무런 염려 없이.갑자기 생각이 난 듯 성연이 물었다.“무진 씨, 왜 나에게 이렇게 잘해주는 거예요? 나를 좋아해요?”성연의 말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던 무진이 곧 다시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너는 내 약혼녀야. 널 좋아하지 않으면 누구를 좋아하겠니?”아직 어린 성연은 직접적인 대답을 피하는 무진에게 좀 놀랐다.하지만 무진의 고민을 이해하기엔 아직 서투른 성연은 그의 애매한 대답에 기분이 나빠졌다.‘그 말은 뭐야? 누구든 자기 약혼녀라면 다 좋아한다는 뜻 아냐?’성연은 왠지 좀 짜증스러운 기분을 느꼈다.서로 자기 생각에 빠진 두 사람이 침묵에 빠졌다.앞의 골목만 지나면 곧 묵고 있는 호텔이다.그때 골목에서 발자국 소리가 자그맣게 들려오자 표정이 어두워진 무진이 걸음을 멈추었다.무진의 뒤에서 이런저런 일을 생각하며 걷고 있던 성연이 갑자기 멈춘 무진의 등에 곧바로 콕, 부딪혔다. 고개를 들어 한 마디 따지려던 성연이 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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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손속이 더 잔인해지다

처음에는 능히 상대할 수 있던 무진이었지만, 이 검은 옷의 남자들은 실로 실력이 상당했다.성연을 엄호하며 저들을 상대하느라 무진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며 점차 힘에 부치는 것 같았다.무진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비상벨을 눌렀다.지금이면 손건호가 이미 신호를 받았을 것이다.그러나 오늘 손건호는 자신의 지시에 따라 지사로 간 터였다.서둘러 온다 해도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잠시 시간을 끈다 해도 잠시일 뿐이다.이 패거리는 확실히 좋지 않았다. 아무런 말도 없이 오로지 싸움에만 집중하는 모양새가 꼭 목숨을 내놓고 싸우도록 전문적 훈련을 받은 치들 같았다.저들이 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순간, 무진은 어쩌면 오늘 밤 상황이 아주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자신이 아니라 성연이 가장 염려스러웠다.무진은 성연 쪽을 흘깃 쳐다보았다.멍하니 제자리에 못 박힌 듯 선 성연이 눈에 들어왔다.겁에 질린 듯한 모습이다.무진의 눈에 걱정스러운 빛이 비쳤다.“송성연, 괜찮아?”분명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던 무진이 이때 또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다.“무진 씨, 제발 저들에게 집중해요! 한눈팔지 말고!”이를 부득부득 가는 듯 다소 격분한 어투로 성연이 소리쳤다.상대방은 칼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고는 있는 건지?’“나는 네가 걱정이야.” 무진의 어투는 차분했지만 깊은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도대체 이 남자, 멍청한 건지 어떤 건지 감을 못 잡겠어.’그녀는 무진에게 소리를 낮춰 외쳤다.“나는 무진 씨 뒤에서 안전하게 있는데 무슨 걱정이에요?”‘그러니 당신은 당신 자신이나 걱정하라고요.’하지만 마지막 한마디는 입에서 나오지 않았다.무진은 성연이 자신과 여상이 대화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다소 안심이 되었다.이내 눈앞의 패거리를 물리치기 위해 다시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조들은 마치 꽉 들어찬 말벌집처럼 하나와 싸우면 또 하나가 튀어나왔다. 체력도 어찌나 좋은 지.무진은 자신의 동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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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그녀의 견고한 피난처가 되다

순간 무진의 동공이 수축하며 삽시간에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절체절명의 위기.무진이 성연을 잡아당기는 순간 성연을 향했던 칼이 무진의 팔에 박혔다.붉은 피가 팔을 타고 흘러내렸다.검은 옷의 남자가 칼을 뽑을 때, 무진이 심음을 흘리며 반쯤 무릎을 꿇었다.성연의 얼굴에 경악스러운 표정이 들어찼다.사실 유연하고 민첩한 몸을 가진 그녀는 스스로 이 칼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칼날이 다가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그런데 무진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선혈이 흐르는 팔을 본 성연은 순간 멍했다.곧이어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코가 시큰거리며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사람은 모두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강무진은 무엇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해서 그녀 자신을 구하려 든거지?성연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강무진, 당신 바보야? 왜 당신이 뛰어들어 칼을 맞아! 당신, 정말 바보야.”몸을 웅크리고 앉아 무진의 상처를 보는 성연의 손이 조금씩 떨려왔다.무진이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리며 위로하듯이 미소를 지었다.“겁먹지 마, 난 괜찮아.”“나는 분명히 피할 수 있었다고요. 지금 뭐하는 거예요?” 성연은 무진을 바라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알아, 너 대단해. 알아서 피할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내가 겁이 났어.” 무진의 새카만 눈동자가 성연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성연이 다치고 상처를 입을까 봐 겁이 났다. 자신 때문에 성연이 뜻밖의 사고를 당할까 봐 무서웠다.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차라리 자신이 다치는 게 나았다.무진의 눈빛에 꼭 데일 것만 같은 기분이 든 성연은 어색한 듯이 무진의 다친 팔로 시선을 옮겼다.치마의 한쪽을 찢어 무진에게 지혈을 해주려 했다.그런데 도저히 지혈이 되지 않았다.칼날이 박혔던 상처가 너무 컸다.피로 흠뻑 젖은 하얀 치마 조각을 본 성연의 눈이 금세 붉어졌다.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검은 옷의 패거리들은 성연과 무진을 가만둘 생각이 없었다.두 사람을 완전히 없애 버릴 생각인지 공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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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한 놈도 놓치지 마

무진과 성연은 계속해서 뒤로 물러서고 검은 옷의 패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드는 상황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성연과 무진은 코너로 몰렸다.무진의 얼굴은 이제 투명할 정도로 창백해서 금방이라도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두 사람은 이제 막다른 길에 몰린 상태였다.주먹을 움켜쥔 성연이 무진의 상태를 보며 막 손을 쓰려던 때, 우르르 몰려오는 듯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설마 이 놈들의 패거리일까?’이 몇 명만 해도 상대하기 힘든데 인원이 더 늘어난다면…….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성연의 마음도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성연은 이제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목숨을 걸고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가만히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다가는 결국 죽음밖에 없을 것이다.어차피 무진이 이미 스스로를 희생해 그녀를 구했으니, 그녀도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성연이 죽음을 각오하고 싸움을 시작하려 할 때, 귓가에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보스, 사모님.”손건호의 음성이다.희망을 발견한 성연이 즉시 소리쳤다.“손 비서님, 빨리, 무진 씨가 다쳤어요.”무진이 다쳤다는 말을 들은 손건호가 즉시 달려왔다. 무진의 다친 팔을 본 손건호의 안색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바로 걱정으로 가득찼다.“저 xx들이 감히 보스를 다치게 하다니!”“그렇게 심하지 않아.” 담 모퉁이에 기댄 무진은 호흡이 아주 약해져 있었다.“보스, 잠시만 기다리세요.” 일어선 손건호가 검은 옷의 무리들과 맞붙었다.검은 옷의 패거리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철수하려고 했다.손건호가 데려온 이들이 그 틈에 추격해서 곧바로 패거리를 제압하기 시작했다.그러나 저들은 경험이 많은 지 즉시 골목의 각 방향으로 달아났다.손건호는 차가운 음성으로 끝까지 추격할 것을 지시했다.“당장 저 놈들 잡아와. 한 놈도 놓치지 말고.”‘하, 간이 배 밖으로 나와 하늘을 가릴 정도군. 감히 우리 보스를 상처 입히다니.’구석에서 성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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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자신을 위해 스스로의 안위도 살피지 않다

무진은 곧바로 응급실로 실려갔다.응급실 입구에서 기다리는 손건호와 성연, 두 사람은 응급실 쪽을 뚫어지게 응시했다.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얼마가 지났는지도 알 수 없을 때, 의사가 안에서 나왔다.성연과 손건호는 즉시 일어서서 다가섰다.“우리 보스는 어떻습니까?”손건호가 먼저 입을 열어 물었다.의사가 마스크를 벗고 손건호와 성연에게 말했다.“남자 분의 몸 바탕이 원래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출혈이 너무 많아서 아직 혼수상태에 있습니다.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부상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입니다. 계속해서 잘 치료하고 관리해야 회복할 수 있습니다.”손건호의 안색이 굳어졌다.“네, 의사 선생님. 감사합니다.”무진의 상황이 썩 좋지 않을 거로 짐작했던 성연이지만 이렇게까지 나쁠 줄은 몰랐다.무진의 상처에 대한 처치가 끝난 후라 가족들이 들어가서 돌볼 수 있었다.이제 무진이 깨어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성연은 병실로 들어가 무진을 지켰다.손건호는 상처를 거즈를 싸맨 채 창백한 얼굴로 누워 있는 무진을 보면서 차마 눈을 떼지 못했다. 안금여와 강운경이 이런 무진의 모습을 본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성연을 본 손건호가 살짝 한숨을 쉬었다.“작은 사모님은 괜찮으십니까? 다친 곳은 없습니까?”무진의 오늘 행동에 손건호는 확실하게 깨달았다. 송성연은 강무진이 목숨을 다해 지키고 싶은 존재라는 것을.성연의 존재는 자신에게 있어 제2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였다.비록 무진 스스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목숨을 걸고 성연을 구했다는 건 성연의 지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손건호는 자기 보스 또한 자신의 목숨을 매우 아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안다.그래서 그동안 치료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왔던 것이다.그런데 지금 성연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나는 다치지 않았어요. 무진 씨가 완전히 보호해 주었어요.” 성연이 무거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그래, 강무진은 날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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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그야말로 헛된 망상이지

같은 시각.강상철과 강상규도 이 소식을 들었다.그들은 벌써 축하 파티를 열었다. 아픈 몸으로 간 무진이 이제 중상을 입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무진이 죽기만 한다면 큰댁은 더 이상 후계자의 자리를 차지할 구실이 없을 터이다.오늘의 축하파티에는 강상철과 강상규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라인에 속하는 몇몇 인사들도 있었다. 그들은 무진에게 정리되지 않은 채 요행히 아직 회사에 남아 있었다.강일헌과 강진성, 심지어 강문호도 있었다.그들이 큰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강문호는 X국에서 더 이상 자신의 자리가 없을까 걱정했다. 강무진이 가장 먼저 칼을 들 사람이 바로 자신일 테니까.그래서 강문호는 밤새 비행기표를 사서 북성으로 날아왔다.북성에는 이렇게 강상철과 강상규가 있었다. 두 명의 어르신이 여기에 떡하니 자리잡고 앉아 있으니, 강무진이라도 감히 자신을 어떻게 할 수가 없을 것이다.“이제 WS그룹은 바로 강 부회장님과 강 사장님의 천하입니다. 제가 먼저 지금 두 분이 일이 성공하시길 축원드립니다.” 이때 한 고위 인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강상철과 강상규에게 술을 권했다.강상철과 강상규도 아주 체면을 차리면서 마셨다.만면에 홍조를 띤 채 무척이나 득의양양한 모습을 통해 오늘 밤 그들의 기분이 매우 좋다는 사실을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강상철이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강무진 그 병신 xx가 감히 우리와 싸우려 들다니? 이제 우리 손에 꼬꾸라진 것 아니겠나?”강무진이 나중에 회사의 실권을 잡았음에도 강상철은 여전히 무진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 무진이 중상을 입었다고 하니 강상철의 기세가 더 등등해졌다.“맞습니다, 역시 오래된 생강이 매운 법이지요. 강 부회장님의 지모가 대단하시니, 강무진은 당연히 버틸 수 없을 테지요. 이후 회장직에 오르시면 저희들을 데리고 가시는 걸 잊지 말아주십시오.” 또다른 임원이 옆에서 아부성의 말을 했다.“당연하지요. 여러분은 안심하세요. 앞으로 강씨 집안의 그 자리에 앉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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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다

무진이 없는 지금 안금여는 회사에서의 실권을 점차 내려놓고 집에서 휴양하고 있었다.현재 WS그룹에는 강운경 혼자 남아 있었다.비록 강운경은 결혼을 했지만 WS그룹에 입사했다.그러나 결혼을 해서 다른 집안의 사람이 되었기에 강상철과 강상규에 비하면 강운경의 발권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이번에 무진이 중상을 입고 입원 중이라는 사실은 WS그룹의 판세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안금여 쪽은 아직 이 일을 모르고 있었다.아직 회복 단계에 있는 안금여가 지금 손자 무진이 다쳤다는 말을 듣는다면 분명 그 충격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다.감히 안금여에게 소식을 알릴 수 없었던 손건호는 서둘러 정보를 차단했다.그리고 일부러 속였다.강상철, 강상규 쪽은 성급하게 축하하느라 다른 것들을 아예 생각지 않았다.외국에서 무진은 돌발적인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다.고열이 너무 심한 나머지 무진의 원래 창백하던 안색이 더 창백해졌다.그는 괴로운지 양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 피부 전체를 뒤덮었다.볼이 더욱 빨갛게 달아올랐다.손에 닿는 온도가 엄청 뜨겁다.성연은 눈썹을 찌푸린 채 줄곧 옆에 붙어 땀을 닦아주며 무진을 간병했다.손건호도 옆에서 지키고 있었다. 그는 성연처럼 침착하지 못하고 초조한 마음을 어쩌지 못했다.“손 비서님, 욕실에 가서 수건 좀 가져다주세요.” 옆에서 연신 한숨을 쉬는 통에 시끄러워서 짜증이 났다.가뜩이나 초조한 마음인데 손건호의 한숨 소리에 더 조급해지는 듯하다.여기서 자신을 방해하도록 그냥 두기보다는 차라리 다른 일을 하게 하는 것이 나을 터였다.“예, 사모님.” 대답한 손건호는 바로 욕실로 가서 수건을 꺼냈다.“한 장 더 갖다 주세요.” 성연이 침착한 음성으로 부탁했다.왠지 성연을 보던 손건호는 안심이 되었다.두말없이 바로 안에서 수건을 하나 더 꺼내 왔다.성연은 수건 한 장을 무진에 이마에 올려 두고 다른 수건 한 장으로 무진의 몸을 닦으며 체온을 낮췄다.좀 늦은 시간이 되자 무진과 성연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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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심장이 아프다

손건호와 성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기다리는 도중에 손건호는 식은땀을 흘렸다. 무진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까 두려워서.안정된 무진이 다시 병실로 옮겨졌다.성연이 자연스럽게 무진의 맥을 짚었다. 그런데 무진의 상황이 정말 많이 좋지 않았다.‘이렇게는 도저히 안돼.’반드시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다.그러나 손건호가 옆에 있어서 아무래도 불편했다.그래서 성연은 한 가지 핑계를 대었다.“손 비서님, 무진 씨 몸이 너무 끈적끈적하지 않나요? 옷 두 벌로 갈아 입혀야겠어요. 손 비서님이 가서 무진 씨에게 갈아 입힐 옷을 좀 가져다주세요.”이건 핑계라고 할 수 없다고 성연은 생각했다. 강무진이 얼마나 깨끗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던가.깨어나서 이렇게 지저분한 자신을 보면 아마 스스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잠시 망설이던 손건호는 무진을 한 번 쳐다보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사모님, 보스를 부탁드립니다.”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손건호가 떠나고 10여분이 지나서 더 이상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 성연은 화장실에 가서 핸드폰으로 서한기에게 연락했다. “보스, 무슨 일이에요?” 서한기는 성연 쪽에서 일어난 일을 모르는 상태였다. “내 약 가방 좀 갖다 줘.”성연이 감정이 드러나지 않게 말했다.그러나 그녀의 말을 들은 서한기는 바짝 긴장하며 곧바로 물었다.“보스, 무슨 일이에요? 다쳤습니까?” “나는 괜찮아. 하지만 강무진이 다쳤어. 얘기하자면 기니까 시간 있을 때 다시 얘기하고. 당장 약 가방 가지고 와.” 성연은 길게 말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서한기는 성연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금방 눈치챘다.더 묻지 않은 채 성연에게 대답하고 바로 약 가방을 갖다 주었다.성연은 약봉지를 가지러 아래로 내려갔다.좌우를 두리번거리던 서한기의 눈에 약 가방을 가지러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성연이 들어왔다. 그리고 성연 본인이 다친 게 아니라는 걸 확인 한 후에야 안심했다.약 가방을 건네 받은 성연은 서한기에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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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0화 나와는 끝이야

약을 도포한 후 성연은 계속 무진의 체온을 낮추기 위해 애썼다.손건호가 옆에 없으니 성연이 혼자서 이리저리 뛰어다닐 수밖에 없었다.성연도 몸이 꽤나 피곤했지만 한 시도 쉬지 않고 무진의 이마를 쓸어내렸다.무진의 이마 위에 수건을 얹었다.성연이 다소 불퉁하게 말했다.“무진 씨, 꼭 빨리 나아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와는 끝이에요.”외할머니를 빼고는 그동안 누구의 시중도 이렇게 들지 않았다.약을 먹이고, 체온을 내리기 위해 이마에 물수건을 올리고 또 물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등 어느 한사람을 위해 이렇게 정성을 다해 보살필 줄은 성연 자신도 몰랐다. ‘무진 씨가 날 구해 준 걸 생각해서일 뿐이야, 흥.’잠시 무진을 향해 투덜거린 후 또 다시 열심을 다해 간병하는 성연이다.성연은 일 분 일 초도 이 상처를 잊을 수가 없었다. 강무진이 자신 때문에 부상을 입고 병상에 누워 있는 거니까.밤새 애를 쓴 보람이 있었던 지 무진의 열이 내렸다.그리고 지친 성연은 침대 옆에 엎드려 잠이 들었다. 손에는 물수건을 꼭 쥔 채.이튿날, 의식이 돌아온 무진의 눈에 침대 옆에 엎드려 잠든 성연이 보였다.성연의 손에서 살며시 수건을 빼냈다.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던 손건호는 병상을 내내 지켜보고 있었다.그러다 마침내 깨어난 무진을 보는 순간 하마터면 기뻐서 눈물을 흘릴 뻔했다.무진의 시선이 계속해서 성연을 향해 있자 손건호가 설명했다.“어젯밤 작은 사모님이 아주 고생하셨습니다. 사모님이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옆에서 간병하셨습니다.”자신도 거들고 싶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서는 안될 것 같은 느낌에 그만두었을 뿐이었다.성연을 바라보던 무진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쓸었다.요즘 들어 성연이 계속 자신을 돌보는 상황이다.곧 담당의사가 왔다.무진이 깨어난 것을 보고 잠시 놀라긴 했지만, 이 환자의 놀라운 의지력을 생각하면 또 이상할 게 없어 보였다.무진의 상처에 다시 약을 발라주기 위해 의사가 거즈를 열어젖혔다.그런데 어제 밤까지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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