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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화 그녀의 견고한 피난처가 되다

순간 무진의 동공이 수축하며 삽시간에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

절체절명의 위기.

무진이 성연을 잡아당기는 순간 성연을 향했던 칼이 무진의 팔에 박혔다.

붉은 피가 팔을 타고 흘러내렸다.

검은 옷의 남자가 칼을 뽑을 때, 무진이 심음을 흘리며 반쯤 무릎을 꿇었다.

성연의 얼굴에 경악스러운 표정이 들어찼다.

사실 유연하고 민첩한 몸을 가진 그녀는 스스로 이 칼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칼날이 다가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

그런데 무진이 이렇게 나올 줄은 몰랐다. 선혈이 흐르는 팔을 본 성연은 순간 멍했다.

곧이어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코가 시큰거리며 눈물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사람은 모두 이기적인 존재이다. 그런데 강무진은 무엇때문에 스스로를 희생해서 그녀 자신을 구하려 든거지?

성연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강무진, 당신 바보야? 왜 당신이 뛰어들어 칼을 맞아! 당신, 정말 바보야.”

몸을 웅크리고 앉아 무진의 상처를 보는 성연의 손이 조금씩 떨려왔다.

무진이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리며 위로하듯이 미소를 지었다.

“겁먹지 마, 난 괜찮아.”

“나는 분명히 피할 수 있었다고요. 지금 뭐하는 거예요?”

성연은 무진을 바라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알아, 너 대단해. 알아서 피할 수 있었을 거야. 하지만 내가 겁이 났어.”

무진의 새카만 눈동자가 성연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성연이 다치고 상처를 입을까 봐 겁이 났다. 자신 때문에 성연이 뜻밖의 사고를 당할까 봐 무서웠다.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차라리 자신이 다치는 게 나았다.

무진의 눈빛에 꼭 데일 것만 같은 기분이 든 성연은 어색한 듯이 무진의 다친 팔로 시선을 옮겼다.

치마의 한쪽을 찢어 무진에게 지혈을 해주려 했다.

그런데 도저히 지혈이 되지 않았다.

칼날이 박혔던 상처가 너무 컸다.

피로 흠뻑 젖은 하얀 치마 조각을 본 성연의 눈이 금세 붉어졌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검은 옷의 패거리들은 성연과 무진을 가만둘 생각이 없었다.

두 사람을 완전히 없애 버릴 생각인지 공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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