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441 - 챕터 450

1370 챕터

제441화 이렇게 맞닥뜨릴 수도 있다

무진보다 먼저 와 있던 성연은 창고 위 구석에 웅크린 채 앉아서 한참이나 그들의 싸움을 몰래 지켜봤다.적당한 때를 봐서 약재를 가지러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그런데 도중에 예상치 못한 불청객이 등장한 것이다.한참을 관찰해 보니 저 ‘불청객’ 어째 익숙한 사람이 아닌가.‘하, 강무진이라니.’성연의 마음이 꽤 복잡해졌다. 여기서 또 이렇게 맞닥뜨릴 줄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도대체 자신과 강무진은 무슨 이런 악연이란 말인지.옆에서 같이 무진의 얼굴을 확인한 서한기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보스, 강무진이 왜 여기에 있죠?”‘설마 강무진이 일부러 여기를 노리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서한기는 무진에 대해 썩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성연에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강무진이 있었다.성연이 해명하지 않아도 자신은 성연의 능력을 믿었다. 서한기는 무진이 고의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내가 어떻게 알겠어?” 성연도 머리가 아파왔다.다른 사람이 와서 그나마 다행이다. 만약 강무진이 직접 왔더라면 성연이 손을 쓸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그럼 보스, 우리 이제 어떡하지요?” 서한기가 뒤통수를 긁적였다.“좀 두고 보지.” 성연이 이를 악문 채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쌍방이 지금 한창 싸우는 중이다.성연은 우선 조용히 싸움의 추이를 지켜보았다.뒤로 갈수록 성연은 점차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이러다가는 약재를 그대로 빼앗길 것 같았다.“시작해.” 성연이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서한기가 수하들을 데리고 돌진했다.오기 전에 모두들 이미 위장을 한 상태라 다행이었다. 만약 무진이 자신 중 하나를 알아본다면 큰일이니.또 다른 제3의 무리가 등장하자 블랙문과 무진 양측 모두 깜짝 놀랐다. 무진이 입을 꽉 다물었다. ‘강문호, 보기만 아작을 내버릴 테다.’‘이 위치를 또 누가 알고 있단 말이지?’‘강문호, 정말 일을 만드는군.’‘설마, 강상철 쪽에서 물건을 강탈하는 척하며 자신을 여기로 끌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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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그와 적이 되고 싶지 않아

보고서를 통해 미리 상황을 파악한 성연이다.조직 블랙문이 이곳을 숨어서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그래서 이번 작전에 성연은 많은 인원을 데려오지 않았다.수적인 열세로 인해 점차 무진 측의 사람들에게 밀리기 시작했다.약재 주변을 점점 무진 측의 사람들이 장악해 나갔다.처음에는 무진의 몸을 걱정해서 제대로 손을 대지 못하던 성연이었다. 하지만 수하들이 점차 밀리는 상황을 본 성연은 저도 모르게 아주 심각해졌다.성연이 휘두르는 긴 채찍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한 무더기씩 쓰러졌다.그러나 무진이 데려온 인원이 너무 많았다. 성연은 아무리 강하다 해도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뒤로 갈수록 성연은 마음이 급해졌다.동시에 속으로 좌절감도 느꼈다.서한기와 곽연철 모두 성연의 심리 상태가 좋지 못함을 느꼈다.서한기가 기회를 틈타 성연 옆으로 가서 성연에게 다가가는 상대를 쳐냈다. 성연의 귀에 대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몇 마디 했다.“보스, 맞은편 상대를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강무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요. 이러다간 보스 위험해요.”강무진은 이미 성연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었음을 서한기는 알았다.그렇지 않다면 송성연이 이처럼 혼란 상태에 빠질 리가 없었다.성연도 자신의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을 다잡은 뒤 소리를 낮추어 말했다.“너희들은 나 신경 쓰지 말고 약재를 빼앗는 데만 집중해.”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미워한다고 말하려니 강무진이 미워지지 않았다.강무진에 대해서는 무력해지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가능하다면, 정말 무진이 여기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랬다.무진과 적이 되는 것이야 말로 그녀가 가장 원하지 않는 상황이었다.그녀의 마음속에 깊이 가라앉아 있던 감정이었다.그러나 지금 이렇게 많은 수하들을 거느린 상황에서, 또 사부님이 보내신 약재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억지로라도 무진과 대적할 수밖에 없었다.성연은 계속 앞으로 나서며 무진과 맞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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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한 놈도 그냥 두지 않으리라

결국 성연은 약재를 무진에게 빼앗겼다.물건을 손에 넣은 직후, 무진 쪽 사람들은 즉시 창고를 떠났다. 조금도 지체함 없이 아주 신속하고 깔끔한 동작들이었다.성연은 눈을 부릅뜬 채 무진 일행이 사라지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이리저리 마음이 복잡했다. 정말 지금의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약재를 다른 사람도 아닌 강무진이 탈취해 가다니, 전혀 상상도 해보지 않았던 일이다.‘이제 어떡하지?’성연이 얼음장 같은 눈빛으로 창고 입구를 주시했다.그러다 구석에 쭈그리고 있는 블랙문의 몇몇 조직원을 바라보았다.바로 걸어가서 채찍으로 블랙문의 패거리들에게 몇 차례 채찍을 휘둘렀다.“누가 너희들에게 내 물건을 강탈하라고 시켰어?”블랙문 조직원들은 바닥에서 뒹굴었다.“우, 우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보스가 여기에서 지키고 있게 해서…….”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그들은 그 물건이 무엇인지조차도 몰랐다.“보스?” 성연이 눈썹을 치켜 세웠다.보아하니 이곳을 지키던 몇 명은 그저 졸개에 불과했다.저들 뒤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네, 우리 보스가 시킨 일인 걸요.” 그중 하나가 코를 훌쩍거리며 몹시 겁을 먹은 듯 말했다. 성연에게 맞설 용기는 전혀 없이.“너희들 보스가 누구야? 그리고 너희들은 평소 어디서 모여?” 성연은 배후 인물을 알아낼 작정이었다.이것들이 먼저 손대지만 않았어도 지금 약재들은 무진에게 빼앗기는 일 없이 자신의 손에 고스란히 들어와 있을 텐데.이리 재고 저리 따져도 역시 블랙문 이 조직이 문제였다.‘내 물건을 강탈했으니, 절대로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지.’작은 조직일 뿐이지만 완전히 밟아버려서 앞으로는 감히 더 이상 나쁜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말이다.“보, 보스가 우리에게 말할 때는 보통 검은 가면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는 창고 입구에서 한 번 본 적 밖에 없습니다. 보통은 주로 전화로 연락합니다.”블랙문의 조직원들은 어쩔 수 없이 아는 대로 불었었다.그들은 단지 보스의 지시대로 지키고 있었을 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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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강무진에게 특별하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는 성연이지만 자신은 잘 알고 있다.지금 그녀의 마음이 얼마나 사납게 요동치고 있는지.북성에서부터 태평양을 건너 이곳으로 날아왔다.바로 약재들 때문에 말이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약재를 무진이 가져갔다.피를 토할 정도로 성연은 화가 치밀었다.친부를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어.서한기는 이렇게 앉아서 죽기를 기다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일어나 성연의 곁으로 다가갔다.“보스, 내가 사람을 데리고 쫓아가서 물건을 가져올까?”그렇게 중요한 물건이 아니었다면, 자신들이 이런 고생을 하며 외국까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그는 차마 성연의 처진 모습을 볼 수 없었다.설령 상대가 강무진이라 해도 두렵지 않았다.누가 알았겠는가, 성연이 도리어 고개를 저으며 무진 쪽을 쫓으려는 생각을 가로막을 줄.“이번 일은 아마 무슨 착오가 있는 듯해. 먼저 가서 똑똑히 알고 보자.”성연은 무진이 이곳에서 재료로 사용할 화물들을 압수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그러니 강무진의 목적은 그 화물들이야, 우리 약재가 아니라.’원래대로라면 강무진은 자신들의 약재에 대해 모르는 게 맞았다.무진의 현재 몸, 그리고 그가 관련하고 있는 영역에서는 이 약재들을 사용할 수 없다.성연은 무진이 이 창고에 나타난 순간부터 일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일단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것이 좋다.좀 달갑지 않은 마음의 서한기였지만, 그가 성연의 말을 거역한 적이 여지껏 한 번도 없었다.다른 쪽으로 걸어가던 서한기가 소리쳤다.“보스, 강무진을 대할 때는 좀 너무 특별한 거 아닙니까?”“특별해?” 성연이 기막히다는 듯 물었다.“뭐 때문에 그런 착각을 한 거야?”“됐습니다.” 성연이 앞에서 감히 입을 열 용기가 없던 서한기가 빙 돌아서 곽연철의 뒤에 숨었다.“강무진이 여기 있는 게 좀 이상하지 않아? 분명 뭔가 착오가 생긴 거야. 약재가 강무진의 손에 들어간 게 오히려 더 안전할 수도 있어. 기회를 봐서 찾아오면 그만이니까.” 이렇게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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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한 차례 블랙문 조직원들을 훈시한 후 잠시 앉아 있던 성연이 수하 몇 명만 남겨둔 채 창고를 떠났다.저 조무래기들을 미끼로 이용해서 블랙문의 보스를 끌어낸 후 저들 조직의 소굴을 찾아낼 계획이다.자신의 약재를 강탈해 간 만큼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게다가 블랙문에서는 이 약재가 아수라문의 것이라는 것을 알고도 강탈해 갔다는 것은 아수라문을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는 뜻이다.그녀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한 블랙문에게 그 끝이 어떻게 되리라는 걸 알려줄 것이다.돌아가는 길, 성연은 고개를 창밖으로 향한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잠시 뒤 돌아가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무진을 마주 대할 지 고민했다.무진의 조금 전 행동이 너무 미웠다. 이가 갈릴 정도로. 참지 못하고 무진을 작살내 버릴지도 모른다.그렇게 심혈을 기울였는데도 강탈당했다는 사실에 울화가 터질 지경이다.곽연철이 앞자리에서 운전대를 잡고 서한기는 조수석에 앉았다. 뒷좌석에 혼자 탄 성연이 뒤로 몸을 기댔다.좀 멍한 표정이다.지금 성연의 상태가 썩 좋지 않은 게 보였다.서한기는 몰래 자기 뺨을 한 대 쳤다. 약재는 성연의 사부님이 보내준 거였다.성연에게 사부님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서한기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지금 약재를 빼앗겨 가장 괴로운 사람은 송성연 본인일 것이다.그런 보스한테 그런 말을 했으니.자신을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뭔가라도 해 보려는 생각에 서한기는 곽연철에게 차를 세우라고 요구했다.곽연철이 서한기를 힐끗 돌아보며 물었다.“너 또 뭘 어쩌려고?”“내려서 뭐 좀 사려고.” 서한기가 곽연철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냈다.곽연철이 고개를 돌려 성연을 한 번 쳐다보았다.성연이 아직 앞쪽의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것을 본 곽연철이 천천히 차를 세웠다.서한기가 문을 열고 내렸다.갑자기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차문이 닫히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성연은 그저 차창을 통해 서한기의 뒷모습만 쳐다볼 뿐이다.성연이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서한기가 지금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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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계속 물고 늘어지더라니

무진은 호텔로 돌아가지 않고 물건을 가지고 먼저 지사 창고로 갔다.그곳에 새로 임명된 지사장 이성태가 이미 만반의 준비를 한 채 무진을 맞았다.뒤에 있는 수하들이 박스를 들고 무진의 뒤를 따랐다.무진은 강문호 쪽에서 계략을 쓴 게 아닌지 의심스러웠다.우선 강문호가 원재료를 줄였는지 먼저 확인해 보기로 했다.지하 창고에 도착하자 손건호가 다가와 상자를 열었다.그런데 현장에서 상자 안의 물건을 보던 사람들이 모두 일시에 멍해졌다.상자 안의 물건은 자신들이 원하던 재료가 아니었다.말린 초목 한 무더기가 들어있는 것을 보며 약재인 것으로 추정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어렵게 어렵게 가서 찾아왔는데 돌아와서 보니 가져온 게 엉뚱한 물걸이다?손건호는 기가 막혀 말도 나오지 않았다.강문호가 일부러 자신들을 물 먹였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잘못했거나.그러나 그때까지도 강문의 약점인 장부가 자신들의 손에 있었다.자신의 미래를 걸고 장난치지는 않을 텐데.무진의 얼굴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가, 가서 강문호가 말한 창고 위치를 전해준 놈을 잡아와서 다시 확인해.”손건호는 즉시 사람을 찾으러 나갔다.강문호가 주소를 말할 때 한 사람만 들은 것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손건호는 아예 두 사람을 찾아 비교했다.앉아 있는 무진 앞에 두 사람이 섰다. 무진 앞에서 허리를 뻣뻣하게 세운 채 잔뜩 긴장한 모양새다.‘약재를 손에 넣었는데 어떻게 보스는 아직 기분이 별로인 모양이지?’“너희들이 전달했지? 어제 강문호가 말한 약재를 보관했다는 창고 위치. 도대체 바닷가 어느 창고야?”무진이 차가운 음서으로 물었다.“88호 창고입니다.”“89호 창고입니다.”아까 88호라고 했던 그 수하였다.그런데 돌연 또 하나의 숫자가 튀어나왔다.“도대체 어느 거란 말이야?” 무진의 이마에 핏줄이 불끈 치솟았다.다시 한번 물었지만 두 사람의 대답은 여전히 같았다.88호 창고에 그들이 갔었지만 그 물건이 아니었다.그럼 우리 쪽 수하가 창고 번호를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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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여기에서 손을 쓰는 것이 가장 좋다

손건호는 수하들을 이끌고 89호 창고로 갔다.이번에 몇 명만 데리고 가서 그곳의 동태만 살펴볼 생각이었다.그런데 손건호가 89창고에 갔을 때 강문호가 이미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손건호가 사람을 데리고 들어오자 강문호가 불평을 늘어놓았다.“왜 이제야 옵니까?”“여기서 얼마나 기다렸어?” 손건호가 강문호 앞에 서서 조용히 물었다.“6시부터 지금까지 기다렸구만.” 강문호의 어조에는 짙은 원망이 담겨 있었다.이 황량하고 인적이 없는 곳에서 모기에게 얼마나 물어 뜯겼는지. 그런데도 강무진 쪽에서는 사람이 올 생각을 안 하니.그 말을 듣던 손건호가 되려 웃었다.“누가 너한테 우리가 오늘 올 거라고 했어?”강문호가 여기에 함정을 파 놓았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어 은밀하게 움직였다.하지만 행적이 드러났다.강문호가 알아서 실토를 하니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이리 멍청하니 겨우 강상철, 강상규 패거리에 낀 거겠지만.강문호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저들이 올 거라고 당연히 강일헌이 말했었다.또 여기서 지키고 있다가 강무진이 오면 물건을 온전히 넘겨주라고 강문호에게 지시했다.하지만 강문호는 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바닷가의 창고는 불법이기 때문에 모든 곳이 매우 외진 곳에 있었다. 여기에서 손을 쓰는 것이 가장 좋았다.그래서 그냥 물건을 돌려주라는 건지 아니면 직접 그들에게 보낼 건지 물었었다.그떼 강일헌은 다른 계획이 있다고만 말했었다.그래서 강문호는 부득이 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무진 곁에 있는 이 손건호라는 비서, 정말 예리했다. 문제의 핵심을 바로 파악해 내다니 말이다.강문호은 눈알을 굴리며 목을 꼿꼿이 세운 채 대답했다.“내, 내가 짐작하는 게 무슨 문제야?”손건호가 콧방귀를 뀌었다. 강문호한테 그런 걸 알아맞힐 머리가 있다는 걸 믿으라고?누가 정보를 흘렸는지는 간단하지 않는가?오늘 자신이 온 목적은 그 물건들 때문이라는 걸 더 이상 말하는 것도 귀찮았다.강문호도 여기에 있으니 물건이 도망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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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터무니없이 실수하다

물건을 확보한 것은 물론 좋은 소식이다.하지만 무진은 이 일을 처리하며 자신이 너무 터무니없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남의 물건을 대놓고 빼앗다니.어릴 때부터 훌륭한 교육을 받은 무진은 사람을 대할 때면 그에 맞는 방식을 취해 왔다.생판 남의 물건을 대가 없이 가져가는 일은 해본 적이 없다.뿐만 아니라 무고한 사람들이 자신의 부하들에게 얻어맞았다.무진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부끄러운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물건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그러나 애초에 두 무리가 이 약재 상자를 가져가려 했음이 기억났다.이 약재의 주인이 창고에서 먼저 본 자들인지, 아니면 그 후에 나타난 자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무진은 고민을 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대개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바닷가의 불법 창고는 원래 사람들이 볼 수 없도록 물건을 숨기는 용도였다.어쩌면, 이 약재 상자는 원래 그 패거리들이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할 수단으로 가져온 것일지도 모른다.그래서 주인이 누구인지 아직 단정할 수가 없었다.정말 돌려주고 싶지만 정말 까다로웠다.옆에 서있는 손건호를 본 무진이 이 일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간단하게 설명했다.“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제자리에 서서 잠시 생각한 손건호가 대답했다.“이 내용을 조직의 채널을 통해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대충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는 거지요. 주인이라면 상자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말할 수 있을 테니 확인하고 건네줄 수 있을 겁니다. 어떻습니까?”세계적으로 거대한 조직들은 모두 각자의 조직 내 채널을 가지고 있다.대부분의 용병들은 채널을 통해 임무를 맡는다. 각종 임무나 가격, 난이도 지수 등 모두 스스로 선택할 수 있었다.매우 잡다한 종류가 있지만 사람이나 물건을 찾는 면에서 꽤나 유용했다.“음, 괜찮은 아이디어야.” 무진이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손건호의 의견이 상당히 유효해 보였다. 그 패거리들, 딱 봐도 보통이 아니었다. 몸놀림이 모두 아주 좋았다.무진이 직접 훈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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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언제나 자신을 기다리는 그녀가 있다

무진이 돌아오기 전에 성연은 호텔로 돌아왔다.소리 없이 나갔다가 돌아와서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아마도 무진이 붙여 놓은 경호원 두 명은 적을 너무 가볍게 여겼다. 성연 같은 어린 여자애는 노릴만한 게 없다고 생각하고 경계를 늦추었다.호텔로 돌아오니 성연은 소파에 틀어박혀 몸을 웅크리고 휴대전화를 보고 있었다.그녀를 보는 순간 무진은 문득 기이한 기분이 들었다.자신이 어디를 가든 항상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가슴이 가득 부풀어올랐다.온몸의 피로까지 싹 사라지는 듯하다.외투를 한쪽 소파에 걸쳐 놓은 무진이 성연 옆에 앉았다.“오늘 호텔에서 뭐 했어?”성연은 머리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아무것도.”이 호텔에 놀만한 게 뭐 있다고?아직도 무진에게 약재를 빼앗겨 기분이 처져 있는 성연이다.무진이 다시 물건을 토해내도록 달려들고 싶은 것을 참은 것만해도 대단할 지경이다.푹 가라앉아 있는 성연의 표정을 본 무진은 병이 난 게 아닌가 걱정스러웠다.손을 내밀어 성연의 이마를 짚었다.이마의 온도는 정상이었다. 별 다른 문제는 없어 보였다.호텔 안에 너무 오래 있어서 그런지 좀 기운이 없어 보이는 게 아닌가 싶다.무진이 물었다.“오후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손 비서에게 사오라고 할까?”“다 괜찮아요. 마음대로 해요.” 성연은 이제 뭘 먹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약재를 무진에게 빼앗긴 후로 성연의 세계는 이미 암흑으로 변했다.하필이면 강무진 이 인간에게 모진 마음을 못 먹어서는.성연은 누구도 싫어하지 않는다.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본인일 것이다.‘정말 못났다!’“그럼 손 비서한테 알아서 준비하라고 할게.” 무진이 성연의 머리카락을 쓸었다.멀쩡하던 머리카락이 금세 위로 치켜 뻗어도 성연은 상관하지 않았다.그냥 다른 모든 일에 조금도 흥미도 생기지 않았다.무진은 손건호를 시켜 호텔 밖의 맛있다고 정평 난 음식점에서 음식을 포장해 오게 했다.늘 호텔 음식을 먹었더니, 이거나 저거나 결국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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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그와 함께 하는 게 좋아

무진은 성연이 평소와 달리 보이는 게 호텔에서 너무 오래 있어서라고 생각했다.성연이는 원래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성격인데 말이다.성연이 답답해할까 다음 날 무진은 성연을 데리고 인근 놀이공원에 놀러 가자고 했다.성연의 눈에 놀라움의 빛이 가득 들어찼다. X국 놀이공원의 기구들이 아주 자극적이라는 말을 들었던 터라 예전부터 한번 체험해 보고 싶었다.그러나 무진의 곁에 있느라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그래서 결국 속으로 나중에 기회를 봐서 다시 와서 가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다.그런데 무진이 자신을 데리고 놀러 가자고 하다니, 정말 뜻밖이다.“무진 씨는 처리해야 할 일이 많잖아요?” 성연은 무척 가고 싶었지만 무진을 위해 슬쩍 사양하는 척했다.“일이 바쁘긴 해도 하루 종일 시간을 못 낼 정도는 아니야. 어때? 가고 싶어?” 무진은 주로 성연이 자신을 따라와서 아무것도 못 놀고 하는 게 마음에 걸렸다.“당연하죠. 당장 옷 갈아입고 올게요.” 성연이 뛸 듯이 기뻐했다.쏜살같이 뛰어가는 성연의 뒷모습을 보며 무진이 혼자 실소를 흘렸다.남들이 또 자신들을 남매로 오해할까 신경 쓰인 무진은 슈트를 입지 않았다. 머리에도 왁스를 바르지 않았다. 캐주얼 웨어와 약간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차갑던 무진의 전체 분위기를 젊고 부드럽게 만들었다.나가면 대학생이라고 해도 아마 다들 믿을 정도다.그런데 성연 또한 무진의 성숙한 분위기를 생각해서 좀 분위기 있는 원피스를 입었다.침실에서 나온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해 선택한 옷차림을 보며 시선을 교환하며 웃었다.두 사람은 호흡이 꽤 잘 맞았다.객실 입구까지 갔을 때 성연이 자발적으로 다가가 무진의 팔짱을 꼈다.무진의 입술 끝이 올라갔다.국내 놀이공원과 비교해서 X국의 놀이공원이 좀 더 성인 취향에 자극적이었다.스릴 넘치는 바이킹, 귀신의 집, 그리고 드롭 타워…….아마도 비교적 무난한 기구가 관람차 정도일 것이다.드롭 타워 매표구에 선 성연은 빨리 타고 싶어 안달 난 눈치다.“아가씨,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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