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851 - 챕터 860
1132 챕터
제851화 그녀만 원한다면 그는 주저하지 않고 그녀를 데리고 떠날 것이다
덤덤한 표정의 성연신이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안 왔어요.”홍지윤이 멈칫하더니 벙찐 표정으로 물었다.“왜 안 왔어요? 아이의 행방을 알고 싶지 않은 건가요?”“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말문이 막힌 홍지윤은 한참 지나 코웃음을 치고는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당연히 상관있죠. 만약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으면 내가 당신에게 모든 걸 털어놓는다고 해도 당신은 약속을 안 지킬 수도 있잖아요.”성연신보다 홍지윤은 심지안을 더 믿었다.그녀를 루갈에 5년이나 가둔 걸로 봐선 성연신이 얼마나 매정하고 모진 마음을 먹은 사람인지 잘 보아낼 수 있었다.성연신이 의미심장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는 테이블 서랍에서 박스 하나 꺼내고는 말했다.“이 안에 출국할 수 있는 비자, 현금, 신분증 다 있어요. 당신에게 10분밖에 안 주어졌으니 말할지 안 할지는 당신 마음대로 해요.”홍지윤은 멈칫하더니 그 박스를 열어보려고 다급하게 앞으로 걸어갔다.중심을 잃어서인지 그녀는 걸음을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해 겨우 똑바로 섰다. 그리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박스를 열어 꿈에서도 그리던 신분증을 들어 올렸다. 그 위에는 새로운 이름이 쓰여 있었다.그녀만의 이름이었다. 앞으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과거와 완전히 작별할 수 있는 신분이었다. 그녀에게는 실로 사치스러운 것들이었다.눈시울이 붉어진 홍지윤은 설레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성연신에게 물었다.“사실대로 말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출국하는 비행기를 먼저 준비해 줘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제가 알고 있는 모든 걸 알려줄게요.”솔직히 그녀는 성연신이 그녀의 요구를 들어줄 거란 확신이 없었다. 그들은 서로 협력하는 관계가 아니었으니 말이다.비밀 조직에 몸을 담갔던 그녀가 이 비밀을 알지 못했더라면 성연신은 그녀를 지금까지 살려두지 않았을 것이다.“그러죠.”의외로 성연신은 빠르게 동의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고 거의 무관심하다 싶을 정도로 덤덤했다.지금 그에게는 더 중요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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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2화 영화에서만 나타날 것 같은 섬뜩한 장면
성연신이 눈썹을 치켜들었다.“언제든지 해결할 수 있죠.”“지금 나랑 장난해?”성수광은 분노가 끓어올랐다.언제든지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왜 지금까지 끌고 있단 말인가?“지안 씨도 임시연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어요. 계획은 반쯤 진행됐어요.”“아, 그러니까 임시연을 혼내기 위해 지금 줄 서고 있다는 거야?”‘지안이도 제대로 화풀이를 해야지. 임시연 그 나쁜 년 절대 가만히 내버려두면 안 돼. 그리고 마지막에 내가 마무리를 지어야지.’성수광은 나이를 좀 먹었을 뿐이지 노망이 든 건 아니었기에 이 일을 순순히 넘길 수 없었다.성연신이 그의 말을 듣고는 입꼬리를 씰룩거렸다.“갈게요.”“자식아, 조심해서 가. 산길이 가파르니 차를 이상한 구덩이에 몰지 말고.”성연신은 손에 든 차 키를 흔들고는 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뒤도 안 돌아보고 알겠다며 대답했다.성수광은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보더니 이상하게 심장이 벌렁벌렁 뛰기 시작해 숨쉬기도 어려울 지경이었다.서백호가 이 상황을 빠르게 눈치채고는 다급하게 그에게 산소통을 건넸다.“어르신, 괜찮으세요? 지금 바로 의사를 불러올게요.”성수광은 산소를 몇 모금 들이마시더니 희끗희끗한 눈썹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괜찮아. 사람이 나이가 드니까 걱정거리도 많아진 모양이야.”성연신은 워낙 일도 똑 부러지게 하고 운전면허도 성인이 된 후로 한 번에 땄다. 지금까지 운전 경력만 10년이 넘었으니 그 대신 제사 지내는 것쯤이야 분명 별일이 없을 거로 생각했다....오늘은 토요일이라 본가 저택에서 시내를 벗어나는 데 40분이 걸렸다.톨게이트를 지나니 차가 점점 줄어들어 성연신은 속도를 높였다.마디가 뚜렷한 손을 핸들 위에 걸친 성연신은 여유가 철철 흘러넘쳤다.그는 무심코 사이드미러를 통해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속도로 그의 뒤를 쫓아오고 있는 SUV 한 대를 발견했다.운전석에는 어떤 남자가 앉아 있었는데 차 안에 세 명쯤 더 있어 운전자까지 포함해 모두 네 명이 타고 있었다.이 길에는 그들 외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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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심지안은 복덩이
성연신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재빨리 핸들을 돌려 후진했다.칼을 든 사람들은 성연신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걸 눈치채자 휘파람을 불었다. 순식간에 사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그들은 각자 다르게 배치된 위치에 서 있었다. 어떤 사람은 성연신 앞에, 어떤 사람은 성연신 뒤에 서 있었는데 성연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던 사람은 불과 그와 5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손에 수리검을 든 그들은 성연신의 타이어를 찌른 후 그를 죽이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다행히 성연신은 오늘 산길을 오를 줄 알고 평소와는 달리 타이어를 개조하며 더 신경을 썼었다.첫 번째 수리검이 날아오자 타이어를 뚫기는커녕 밖으로 튕겨 나갔다.두 번째, 세 번째까지도 겨우 버틸 수는 있었다.그들이 더 날카로운 수리검을 사용하자 성연신은 미간을 구겼다.펑!김빠지는 소리가 나면서 타이어가 하나 펑크 났다.성연신은 핸들을 꼭 잡은 채 휴대폰으로 안철수에게 연락했다.“성연신, 빨리 항복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러면 우리가 널 괴롭히지 않고 바로 죽여줄게.”앞장선 사람은 입에 담배를 물면서 오만방자하게 말했다.오늘 출동한 사람들 중에는 비밀 조직에서도 실력이 출중한 엘리트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고청민이 특별히 고용한 외국인 고용병도 있었다.성연신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한들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그들은 성연신을 죽이려고 작정하고 찾아온 듯했다.성연신이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겨우 당신들로?”“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그는 휴대폰을 든 성연신을 보고는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여기는 신호가 없거든. 전화가 안 나갈 거야. 구원병을 부르는 허튼짓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그들은 특별히 이곳을 골라 손을 썼으니 분명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다.이 구역의 신호는 터지지 않아 절대 전화를 걸 수 없었다.제원 파크에 도착하거나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선택지 둘뿐이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 어떤 선택도 가능할 것 같지 않았다.“그래?”성연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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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4화 기억이 안 나는데요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안철수는 또 한 번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같은 상황이었다. 전화를 받는 사람은 없었다.그는 감히 더 생각할 수도 없었다.‘대표님은 단지 전화를 받을 시간이 없으실 뿐이야... 그래, 그런 거야...’안철수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클락션을 몇 번이나 눌렀다.그리고 창문을 열어 앞길을 막은 차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신호가 바뀌었잖아요. 눈이 멀었어요? 왜 아직도 안 가는 거예요? 내가 그 망할 차를 끌어갈 때까지 기다리는 거예요?”“X발.”어떤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민채린이 얼굴을 내밀고는 목소리를 높였다.“눈이 먼 건 당신 아니에요? 내가 앞으로 안 가려는 게 아니라 앞에 길이 막혔잖아요.”“당신이었어요?”안철수는 바로 여우 같은 교활한 민채린을 알아봤다.민채린이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씩 웃으며 말했다.“난 또 누구라고.”안철수는 마음이 다급해 그녀와 얘기를 나눌 여유도 없이 한사코 앞만 바라봤다.민채린은 긴장된 그의 얼굴을 보며 이상함을 감지하고는 진지하게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아무것도 아니에요.”성연신이 혼자 싸우다 보면 부상을 면치 못할 것이니 안철수는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의사 한 명 있는 것이 좋을 거로 생각했다.“저 좀 도와주시겠어요?”“뭐요?”안철수는 지난번 클럽에서 그녀를 지켜준 적이 있기 때문에 민채린이 눈썹을 치켜들며 물었다.“대표님에게 사고가 나신 모양이에요. 지금 어느 정도 부상을 입었는지 몰라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요.”안철수는 소식이 새어나갈 수도 있으니 일부러 진실을 고하지 않았다.그 얘기를 들은 민채린은 갑자기 이틀 전에 고청민과 성연신이 심지안 때문에 싸웠던 일이 생각 났다. 하지만 그녀는 일부러 무심한 척 물었다.“네, 그러죠. 대표님은 어디서 사고가 났대요? 내가 같이 따라가서 보죠.”성연신의 신분이나 지위로 봤을 때 그는 운전기사가 분명 있을 것이다. 운전기사는 전문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날 확률은 매우 낮았다. 그러니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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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5화 임시연이 임신한 건 사실이지만 성연신 씨의 아이는 아니에요
전혀 인상이 없었다.심지어 민채린이라는 사람도 어렴풋하게만 기억이 되었고 첫 만남이 어땠는지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네? 지금 나랑 장난해요?”‘겨우 이틀 만나지 못했을 뿐인데 왜 갑자기 기억을 잃은 사람처럼 구는 거지?’“장난 아니에요. 이제 출근해야 해서. 그럼, 이만.”심지안은 기본 예의만 지키는 진지한 얼굴로 차갑게 대답했다.오늘 아침에 회의가 있었기에 그녀는 제시간에 도착해야 했다.민채린이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는 갑자기 화제를 돌리며 조심스럽게 그녀를 떠보았다.“성연신 씨가 사고를 당한 것 같던데, 그것도 꽤 심각하게요.”심지안이 멈칫하더니 덤덤한 얼굴을 보이고는 낯선 사람 얘기를 듣는 것처럼 대답했다.“그럼 빨리 쾌차하시길 바랄게요.”민채린은 가슴이 답답했다.‘뭔가 이상한데?’그렇다고 심지안이 연기하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녀를 잊었을뿐더러 성연신에게도 이렇게 차갑게 굴다니.그래도 전남편이 되는 사람인데 이런 미지근한 태도보다는 야유 몇 마디 하는 게 정상적인 반응이 아닌가?...심지안은 민채린의 말이 그저 뜬금없다고 생각했을 뿐, 별다른 느낌은 받지 않았다.그녀는 회사 일 때문에 바빴다.최근 며칠간 판매량 데이터를 보고 부서원들을 만나 회의를 했다.점심에 음식을 사 들고 고청민을 찾아갔더니 비서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오늘 대표님께서 출근 안 하셨는데, 모르셨어요?”심지안의 얼굴색이 조금 바뀌었다.“몰랐어요.”비서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저도 대표님이 어디 계시는지 잘 몰라서요. 직접 대표님께 전화로 확인을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네, 그러죠.”심지안이 조용한 곳을 찾아 음식을 내려놓고는 고청민에게 전화를 걸었다.“지안 씨, 무슨 일이에요?”부드러운 고청민의 목소리가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그는 밖에 있는지 바람이 세게 부는 소리도 들려왔다.“어디 있어요?”고청민이 잠깐 침묵을 지키고는 대답했다.“나 공항에 있어요. 방금 비행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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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
홍지윤은 솔직한 얘기를 털어놓으니 마음이 홀가분해진 것만 같았다.그동안 자신이 온갖 나쁜 짓을 다 하고,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은 걸 잘 알고 있었기에 홍지윤은 비록 몸이 망가졌지만 목숨 하나 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심지안이 결국 자비를 베푼 것이다.“당신이 한 얘기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요?”정욱은 아릿한 뺨을 움켜쥐며 물었다.“검사를 해보면 알죠.”정욱은 흠칫했다.‘그래, 친자확인을 해보면 되잖아. 나 정말 바보가 되었나? 이런 멍청한 질문을 하다니.’“종이랑 펜 하나 줘봐요. 제가 비밀 조직의 지형, 그리고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위치를 그려줄게요.”성연신과 비밀 조직의 싸움은 불가피할 것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비밀 조직의 내부 상황을 알아내면 분명 성연신에게 유리했다.다만 5년이란 시간이 지났기에 비밀 조직의 장치가 바뀌었을지도 모른다.“알겠어요.”15분 후, 홍지윤은 다 그린 스케치를 정욱에게 건네고는 감격스러운 얼굴로 말을 건넸다.“다들 고마워요.”정욱은 그녀를 힐끔 보고는 스케치를 잘 거뒀다.“곧 비행기 탑승 시간이니까 얼른 가봐요.”정욱은 홍지윤의 스케치를 100% 믿는 게 아니었다. 홍지윤이 나쁜 마음을 먹고 일부러 위치를 잘못 그렸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니 정욱은 소홀히 할 수 없었다.비밀 조직이 얼마나 위험한 곳이라고.“안내 말씀드리겠습니다. 비행기에 탑승하실 분들께서는 탑승 게이트로 이동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비행기 탑승이 곧 시작됩니다.”달콤한 목소리를 가진 스튜어디스의 안내문이 울려 퍼졌다.홍지윤은 설렘이 가득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오르면서 곧 그녀에게 다가올 새로운 삶을 기대하고 있었다.그녀는 정욱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잘 가요.”...공항을 나선 정욱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성연신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리고 안철수가 허겁지겁 떠난 모습을 떠올리자 불길한 예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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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7화 비즈니스 천재, 성연신의 죽음이 헤드라인에 뜨다
재무팀 팀장은 정욱을 보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비서님, 어떻게 할까요...”“가보세요.”재무팀 팀장은 바로 줄행랑을 치려 했다.“네, 그럼 부탁할게요.”“당신이 와도 소용없어. 성연신의 쫄따구 주제에.”성형찬이 코웃음을 치며 말을 이어갔다.“꾸물대지 말고 얼른 돈이나 줘. 내 기분을 잘 맞춰주면 당신을 계속 남겨 둘지도 모르잖아.”정욱은 미간을 찌푸렸다.“감옥에서 나오신 지 얼마나 되셨다고 대표님께서 당부하셨던 말씀은 다 잊으신 거예요?”회사 기밀을 누설하고 몇 년의 감옥살이를 한 성여광은 쥐새끼처럼 여기저기 숨어다니면서 오랫동안 종적을 감췄었다.옛날얘기에 성형찬의 얼굴은 순식간에 시퍼렇게 변했다.“네가 뭔데 감히 나에게 큰소리를 쳐?”“저야 대단한 사람이 아니지만 그쪽은 이미 성씨 집안 족보에서 제명당하셨잖아요. 그런데 지금 무슨 신분으로 보광 그룹에 들어오신 거죠?”“내가 성씨 집안 족보에서 제명당한 건 맞지만 우리 아들은 아니잖아. 게다가...”성형찬은 로또라도 당첨된 것처럼 무서운 웃음소리를 냈다.“성씨 집안의 직계 후계자는 두 사람뿐인데, 그 중 성연신은 이미 죽었으니 나머지 한 사람이 그룹을 이어받아야 하지 않겠어?”그 얘기를 들은 정욱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얼굴색이 확 바뀌었다.“대표님은 여전히 잘 살아계세요. 계속 여기서 행패를 부리시면 경비원 부르겠습니다.”“안 죽었다고?”성여광은 산길에서 차량이 폭발하는 사진을 꺼내면서 까불었다.“이렇게 됐으면 아무리 신이라도 해도 빠져나오지 못할걸?”“어떻게 그 사진을 가지고 있는 거죠?”정욱이 무섭게 그를 노려봤다.“그건 상관하지 말고. 아무튼 앞으로 보광 그룹과 성원 그룹은 우리 부자가 맡을 테니 넌 내 눈앞에 알짱거리지 말라고.”정욱은 달리 방법이 없어 어금니를 깨물었다.결국 그는 성씨 집안 사람이 아니었기에 내부 사안에 간섭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 외적으로 정욱은 더 노력하고 싶었다. 보광 그룹에서 일한 지 몇 년이나 되었으니 아무런 능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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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생사불명의 성연신
“대표님 살아계세요. 그런데 이 일을 어떻게 아셨어요?”“네? 인터넷에서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하던데...”정욱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옆에 있는 컴퓨터를 켜니 검색도 하기 전에 알림 창 헤드라인에 떴다. 그리고 성여광이 꺼내 보였었던 사진도 있었다.기사를 확인한 정욱은 역겨운 마음이 들었다. 성형찬 부자가 흘린 소식임을 쉽사리 알 수 있었다. 분명 성연신이 죽었다는 소식을 널리 알려 성여광이 회사를 이어받게 할 속셈이었다.퉤!“안 죽었다고요?”그제야 깨달은 진유진이 또 물었다.“언론에서 조작한 뉴스죠?”“언론이 아니라 성형찬이 한 짓이에요.”정욱이 미간을 문지르며 대답했다.“성형찬과 성여광 부자가 왜 갑자기 돌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누군가가 그들에게 소식을 흘렸을 거예요. 어쩌면 대표님에게 사고가 생긴 것도 그들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죠.”외부인의 입장인 진유진마저 저도 모르게 몸서리쳤다.“연신 씨가 그놈들에게 당한 것 같군요. 그럼 연신 씨는 지금 어때요? 괜찮아요?”정욱은 한숨을 푹 쉬며 대답했다.“상황이 안 좋아요. 철수 씨가 찾으러 갔는데 아직 대표님을 못 발견했거든요. 지금은 아마 절벽 아래서 찾고 있을 거예요.”진유진이 입술을 씰룩거렸다.“그런데 지안이는 왜 찾아요?”“지안 씨에게 전할 중요한 소식이 있어요.”“뭔데요?”정욱은 조금 망설이며 대답했다.“정말 중요한 일이에요.”“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저도 도울 수 없어요.”진유진은 쉽게 정욱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심지안은 요즘 몸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더 자극받게 하면 안 되었다.정욱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제가 지안 씨를 해칠까 봐 걱정이 돼요?”“아니요, 하지만 저도 무슨 일인지 알아야 도와줄 거 아니에요. 지안이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예요. 친구가 자극받을까 봐 걱정이 되어서 물어본 건데, 그래도 안 되나요?”“말할게요.”정욱은 그런 진유진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 잠깐 고민하고는 말을 이어갔다.“두 사람의 아이에 관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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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청민 씨랑 결혼할 거야? 정말로 그 사람 사랑해?
“그럼 청민 씨와의 결혼식은 어떻게 해?”“그대로 진행하지.”“청민 씨가 동의할까?”“그게...”심지안에게 있어서 고청민은 언제나 그녀를 사랑으로 품어주는 햇살처럼 따뜻한 사람이었다.하지만 아이에 관한 문제이니 심지안은 괜히 겁이 났고 감히 그에게 얘기도 꺼내지 못할 것 같았다.망설이고 있는 심지안의 모습을 눈치채고 진유진은 또 한 번 물었다.“청민 씨랑 결혼할 거야? 정말로 그 사람 사랑해? 만약 아이와 청민 씨 두 사람 사이에서 한 사람만 고르라고 하면 누구를 고를 거야?”진유진의 질문 공세에 심지안은 의문스러운 얼굴을 보였다.“그런데 왜 갑자기 이런 얘기를 물어보는 거야?”진유진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내 말에 대답해.”“나... 나 모르겠어...”심지안은 진유진의 질문을 버거워했다.특히 아이 얘기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차갑고 도도한 성연신의 얼굴을 떠올렸다.“지안아, 잘 생각해야 해. 앞으로... 이런 문제에 부딪힐 수도 있잖아.”“하지만 아이는 진작 죽은 게 아니었어?”심지안은 그 일만 떠올리면 가슴이 아팠다.“태어난 날에 큰 불길 속에 파묻혔잖아.”“이 세상에는 기적이라는 게 존재해. 아이가 죽었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그리고 아이가 죽은 걸 네 두 눈으로 직접 봤어?”진유진은 너무 많은 이야기는 할 수 없어 애매모호하게 표현했다.심지안이 입술을 감쳐물더니 결연한 눈빛을 보였다.“청민 씨는 좋은 사람이야. 나를 사랑해 주고 바라는 것 없이 내 곁에 오랫동안 있었어. 그래서 아이 때문에 청민 씨를 버릴 수 없어. 마찬가지로 내가 열 달 품고 낳은 아이를 결혼식 때문에 포기하지 못해. 청민 씨를 열심히 설득할 생각이야.”처음부터 끝까지 심지안은 고청민을 사랑하는지, 진심으로 그와 결혼하고 싶은지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다. 그녀 자신도 답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항상 어떤 목소리가 속삭이고 있었다. 고청민과 결혼하지 않으면 그녀의 인생은 무의미해질 것이고, 또 할아버지도 그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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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왜 이렇게 슬플까?
“당연히 사실이지. 성씨 집안에서 흘러나온 사진이라는데 설마 가짜겠어?”“아깝네. 성연신 대표님의 얼굴이 엄청 내 스타일이었는데.”“꿈 깨. 언제 네 차례가 되겠어?”“그나저나 지안 팀장님 내일 대표님이랑 결혼하시지 않아? 전남편이 오늘 죽었으니 어떤 심정일지 몰라.”“누가 알겠...”말하던 직원은 갑자기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심지안을 발견하고는 입만 뻐끔거렸다.“무슨 얘기 해요?”심지안은 손을 닦는 것마저 잊어버린 듯 물방울이 그녀의 손끝을 따라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하는 얘기예요.”직원이 어색하게 설명하면서 웃음을 쥐어짰다.“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인터넷 기사는 대부분 거짓이잖아요.”심지안은 지금 고청민과 똑같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세움 주얼리의 핵심 관리자였다.말 한마디면 직원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의 권력을 쥐고 있으니 그녀에게서 풍기는 위압감이 대단했다.“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물었어요.”갑자기 높아진 심지안의 목소리에 직원은 깜짝 놀랐다.“그냥 인터넷에서 뜬 기사를 봤는데요. 거기에서... 성연신 대표님이 죽었다고 했어요.”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심지안은 눈만 깜빡였다. 가슴에 돌덩이가 얹힌 듯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그녀는 그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같은 말을 반복했다.“죽었다고요?”“인터넷에서는 그렇다고 했어요. 저도 자세한 상황은 모르죠.”성연신 같이 비즈니스계에서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풍기는 아우라가 대단했기에 언론이나 매체에서는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려는 마음이 있지 않은 이상 함부로 성연신에 관한 기사를 쓰지 않을 것이다.심지안은 어떻게 사무실로 돌아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그녀는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어두워진 스크린에 창백하고 투명에 가까운 그녀의 얼굴이 비쳤다. 자세히 보면 눈가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손을 들어 얼굴을 쓱 닦자 어느샌가 손끝이 젖어 있었다.언제부터 눈물이 흘렀지?그녀는 허둥지둥 휴지를 찾아 닦으려고 했지만 눈물을 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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