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861 - 챕터 870

1132 챕터

제861화 그 사람도 이렇게 아플까?

심지안은 창밖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기분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이 점점 더 타들어 갔다. 성연신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으니 말이다.‘나쁜 놈, 설마 그렇게 재수 없이 죽겠어?’“지안 씨,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 보여요.”방매향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알아요. 병원에 갈 거예요.”심지안은 결연하게 사무실 밖으로 걸어 나갔다.그녀는 병원에 가야 했다. 몸 상태가 이렇게도 좋지 않으니 분명 병이 난 것이 틀림없다. 지난번에 갔던 개인 병원은 실력이 부족해 진단을 잘못 내렸었다.게다가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성연신과 관한 일이었으니 주의를 돌려야 했다.“나도 같이 갈게요.”서류를 테이블 위에 놓은 후 방매향은 그녀의 뒤를 따랐다.아들이라도 있었으면 심지안을 잘 챙겨줬을 텐데 말이다.심지안은 방매향을 힐끔 쳐다볼 뿐 그녀를 말리지 않았다. 자신이 또 의식을 잃을 수도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건 사실이었다.방매향과 함께 병원에 도착한 심지안은 접수한 후 뇌CT 검사를 받았다.의사가 검사 결과를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문제없어요. 일찍 쉬고 밤을 새우지 말고, 또 식사를 담백하게 드시면 됩니다.”심지안은 의문스러운 얼굴로 이마를 짚었다.“정말 문제없는 거 맞아요? 하지만 저 요즘 두통이 심하고 잦아요. 한 번 아플 때면 진짜 머리가 깨질 것만 같거든요.”“그럼 정신과로 가보세요.”의사가 제안했다.우울증이나 조울증은 모두 두통을 유발할 수 있고,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다.심지안은 입만 뻐끔거리다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또 물었다.“선생님도 제게 정신 질환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다른 병원에 가보셨어요?”진료 기록을 펼쳐보던 의사가 사뭇 엄숙한 얼굴로 물었다.“그럼 정신 질환일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제가 정신과에 전화해서 접수할 수 있는지 물어봐 드릴게요.”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심지안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아니요! 제가 정신병이 있다니요!”의사가 대답을 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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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실리콘을 품은 임시연

반응이 없자 임시연은 어금니를 깨물면서 또 말을 이어갔다.“뉴스를 봤어요? 연신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죽은 것 같더라고요.”심지안의 눈빛에 고통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임시연을 응시하며 말했다.“할 얘기 있으면 해요, 이상하게 말 돌리지 말고.”“딱히 할 얘기는 없고요. 그냥 우리 두 사람 모두 성연신과 결혼을 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임시연 씨는 결혼은 안 한 게 아니라 못 한 거잖아요.”임시연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그냥 사람 일은 알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그렇게 날을 세울 필요 있나요?”“뭐가 그렇게 놀랄 일이에요? 임시연 씨는 과부가 될 자격도 없잖아요.”“누가 과부 따위를 앞다투어 하나요?”임시연이 피식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녀가 성연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건 사실이었다. 실력이면 실력, 얼굴이면 얼굴, 분위기면 분위기, 그보다 더 훌륭한 남자를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다만 성연신은 안목도 없지, 임시연도 아니고 하필 심지안을 좋아했다.만약 성연신이 임시연과 결혼했더라면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비밀 조직에서도 이렇게 빨리 그를 죽이려 움직이지 않았을 것이다.임시연은 남은 평생을 함께하는 남자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우쭐거렸다. 그리고 허리를 곧게 펴고는 오만한 눈빛으로 심지안을 바라봤다.“널리고도 널렸죠. 연신 씨가 가진 전 재산은 어쩌면 왕실보다도 더 많을 거예요. 작년에 보광 그룹에서 왕실에 투자한 프로젝트만 20조가 넘는데요.”심지안은 임시연의 말에 더 대꾸하기 싫었지만 임시연이 머리를 쥐어짜면서까지 불을 지폈으니 그녀도 더는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었다. 마침 답답한 마음을 분출할 수 있는 명분이 필요했었는데 말이다.임시연은 화내기는커녕 입꼬리를 올렸다.“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걸 누릴 운명은 아닌가 보죠. 지안 씨는 청민 씨와, 나는 석환 씨와 결혼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잘된 일이에요. 인생 그렇게 집착하면서 살 필요 있어요? 순리에 따라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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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저에게 악운이 있는 걸까요?

“지안 이모, 엉엉, 혹시 저 데리러 오실 수 있나요?”전화기 너머로 성우주의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의 흐느끼며 말하는 목소리를 듣기만 해도 마음이 미어질 것만 같았다.심지안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물었다.“어디야? 누가 괴롭혔어?”“저도 어디인지 모르겠어요. 혹시 위치 보내드려도 될까요?”“그래.”위치를 확인한 후 심지안은 곧바로 성우주가 있는 곳으로 향했고 방매향은 정체가 탄로 날까 봐 더 따라가지 않았다. 지금 상황에서 폐를 끼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성연신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니 말이다.방매향은 떠나기 전에 또 심지안에게 성형찬과 성여광이 회사로 찾아온 얘기를 알렸다. 두 사람은 분명 꿍꿍이가 있을 테니 심지안더러 조심하라며 신신당부했다....목적지로 도착한 심지안은 눈앞에 펼쳐진 적막하고 쓸쓸한 공원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몸을 웅크려 앉고는 성우주를 보며 물었다.“여기는 왜 왔어?”“둘째 할아버지가 데리고 오셨어요. 이곳에 아빠가 있다고 하셨어요.”성우주는 귀족 학교의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진한 네이비 색은 고귀하고 세련되어 보였다. 책가방을 멘 그는 잘생긴 얼굴을 찌푸리더니 걱정스럽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심지안은 입만 뻐끔거리다가 한참 동안 고민하고는 물었다.“기사 봤어?”“네.”성우주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우리 아빠, 정말 죽었어요?”“아니.”“그럼 살아계세요?”심지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아무리 또래보다 똑똑하다고 하지만 성우주는 여전히 어린 아이였다.인터넷에서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씩씩한 아이였다. 그리고 성형찬은 희망을 놓지 않은 아이의 마음을 이용해 여기까지 데리고 온 것이다.성우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심지안을 보더니 검은 눈동자에 점점 눈물이 차올랐다. 하지만 아이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꾹 참았다.심지안은 그런 성우주를 보며 너무나도 속상했다.“성형찬 할아버지가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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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이제 후회해

심지안은 깜짝 놀라며 손을 꼭 움켜쥐고 말했다.“누가 말했어?”성우주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이고는 풀이 죽어서 말했다.“사실 저도 제가 집안의 재앙인 것 같아요.”어려서부터 어머니도 없고 증조할아버지는 식물인간이 되었다가 겨우 깨어났는데 이제 아버지까지 일이 터지다니.그는 태어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집에 행운을 가져다주지 못했다.명실상부한 재앙이었다.“아니, 예전에도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야. 그리고 앞으로는 더더욱 아닐 거야.”심지안은 결연한 눈빛으로 성우주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는 팥죽을 먹은 듯 따뜻했다.“모든 아이는 하늘이 주신 선물이야, 선물을 가진 사람은 가장 행운스러운 사람이야. 그들은 너희들이 있어서 삶이 더 다채로워졌고 너희들 덕분에 진정한 가정을 이룰수 있었어.”성우주의 눈이 보석마냥 반짝였다. 그는 아이만이 가질수 있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물었다.“진짜예요? 제가 진짜 재앙이 아니라 하늘이 주신 선물이에요?”“당연하지. 가끔은 무소식이 희소식이야. 성연신은 안전하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어.” 심지안은 웃으며 성우주의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 주었다.성우주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위로해 줘서 고마워요, 고모.”그를 잘 대해 주는 건 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 외에 고모밖에 없었다.어떡하지, 방금 고모와 아버지의 재결합을 반대한다고 했는데 이제 좀 후회스러웠다.“위로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거야.”심지안이 참을성 있게 물었다.“누가 너한테 재앙이라고 했는지 말해 줄 수 있어?”“둘째 할아버지요.”성우주는 모두 솔직하게 대답했다.미간을 찌푸린 그녀의 눈가에는 차가움이 스쳐 지나갔다.“날이 어두워졌으니 집에 데려다줄게.”그녀와 같이 가는 건 안전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를 보호할수 없기 때문이다.더욱이 내일이 바로 결혼식이라서 적합하지 않았다.“네, 고마워요, 고모.”이때, 성우주의 정서가 안정되어 고분고분 말을 잘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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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5화 우리는 할아버지를 괴롭히지 않았어

“그럼 여광이는요? 여광이도 성씨 집안 사람이잖아요. 만약 여광이한테 자리를 물려 주신다면 저는 의견 없어요.”“쳇, 너희 둘 지금 날 압박하는 거냐? 너 이놈 네 주제를 알아. 내가 참가한 전쟁터만 해도 네 놈이 먹은 소금보다 많은데 감히 누구 앞에서 수작을 부리는 거야. 지금 내가 반쯤 땅에 묻혀있다 해도 여전히 제경에서 인연을 끊고 얼굴을 들지 못하게 할 수 있어.”성수광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욕을 퍼부었지만, 사실 그가 말한 것은 모두 사실이었다.성형찬은 몇 년간 옥살이했지만 성씨 가문 덕분에 감옥에서 큰 고난을 겪지는 않았다.진짜 주인을 건드렸으니 성형찬은 두렵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성형찬은 가슴속에 분노가 치밀었지만, 감히 표현은 못 하고 태사의에 드러누워 버렸다.“아잇, 몰라요. 솔직히 말할게요. 주인 자리는 저 아니면 여광이한테만 주셔야 해요. 다른 사람은 생각도 하지 마세요.”성여광은 얼굴에 철판을 깔고 성수광의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할아버지, 저와 아버지는 할아버지의 짐을 줄여드리려는 거예요. 성씨 집안에 주인이 없지만 회사 일은 누군가 해야 하잖아요. 할아버지는 이제 나이가 많으시니 힘드시잖아요. 다섯 살짜리 조카는 너무 비현실적이고요.”“그래서 너희들은 네 형이 생사가 오가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든 그 자리에 오르려는거야?”성수광은 오래 전부터 담배를 피웠었지만, 건강을 위해 몇 년 전부터 금연 중이었다.하지만 어제 성연신과 연락이 끊기면서 답답한 마음에 몇 대 피웠다.손가락 사이에 담배를 끼운채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주름이 가득한 무표정한 얼굴은 아주 섬뜩했다.성여광은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리고는 성형찬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성여광은 인내심을 잃고 험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버지 그 고집을 제가 꺽을 수는 없지만 그 어린놈한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은 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안되면 시간을 끌면 될 일이었다. 성연신도 없는 마당에 어린애 하나 어떻게 하지 못할까?성수광은 무언가 눈치챈 듯 손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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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6화 이렇게 파렴치한 여자는 본 적이 없어

성우주는 허리를 숙이고 말하는 심지안을 바라보았다.사실 그는 원래 두렵지 않았지만 고모가 무조건적으로 자신을 보호해 주고 자신의 편을 들자, 오랜만에 느끼는 따스함에 감동이 밀려왔다.성우주는 고개를 숙여 빨개진 눈을 가리고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둘째 할아버지요. 둘째 할아버지가 저를 아버지한테 데려다준다고 하고는 버려진 공원에 저를 두고 차를 몰고 가버렸어요.”그의 목소리는 말랑말랑하니 평소처럼 활발하지 않아서 사람들의 보호 욕구를 불러일으켰다.“너는 외부인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말하는 거야.”성여광은 당황해서는 식지로 심지안을 가리키며 흥분해서 말했다.“오는 길에 우주랑 말을 맞춘 건지 어떻게 알아요. 우리 아버지를 모욕할 생각 마.”“그래요. 곱게 보내 줄 때 얼른 가요.”성형찬은 예전부터 심지안을 못마땅하게 생각했었다. ‘옛날에 심지안때문에 성씨 집안이 시끄러웠었는데 이혼한 다음에도 매달려있다니. 설마 성연신이 죽어가니까 이 기회에 한몫 챙기려는 생각은 아니겠지?’생각할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파렴치한 여자는 본 적이 없었다.성우주는 작은 몸으로 심지안의 앞을 가로막고 만만치 않은 힘을 내뿜으며 차가운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당신들 고모를 건드리기만 해봐요?”아버지가 안 계시니 그는 아버지를 대신해 고모를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힘을 숨기고 있던 성수광은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수염을 쓸어내렸다.‘이 녀석 제법 태가 나는걸, 가업을 물려줘도 되겠어.’눈앞의 두 바보 녀석보다는 훨씬 나았다.성형찬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서는 주먹이 나가려고 했다.“네 몸에 우리 성씨 집안 피가 흐르는데 외부인의 편을 들다니. 연신이가 없으니까 이 둘째 할아버지가 대신 대역무도한 네놈을 손봐야겠어.”말을 마친 그는 옆에 있는 먼지떨이를 집어 들어 성우주한테 던졌다.하지만 먼지떨이가 떨어지기 전에 심지안이 낚아챘기에 성우주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너너너... 우리는 지금 집안일을 처리하고 있는데 네가 왜 참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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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돈을 벌어서 너한테 쓸게

“무슨 소리야, 아버지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아!”성형찬은 급히 해명했다.“쿨럭, 쿨럭, 쿨럭. 나 같이 힘없는 늙은이가 왜 무섭지 않겠어.”성수광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허벅지를 치며 하소연 했다.“네가 오기 전에 경영권을 여광이한테 물려주라고 협박했어. 내가 아직 이렇게 살아있는데 벌써 다 빼앗아 가려고 하다니, 서러워서는...”심지안은 주먹을 쥐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성형찬 부자를 노려보고는 성수광을 위로했다.“할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절대로 할아버지와 우주를 방치하지 않을 거예요.”성수광이 먼저 그녀에게 은혜를 베풀었고 임시연도 자신과 성연신 때문에 할아버지를 아프게 했다.이런 위기 상황에서 그녀는 당연히 그들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성수광은 안도하며 말했다.“네가 고생이 많아.”‘이봐, 눈빛을 보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잖아. 내가 잘못 보지 않았어.’성여광은 심지안 때문에 계획이 틀어지고 있자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허허, 고청민은 네가 여기 있는 걸 알아? 지조 없는 여자 같으니라고.”‘결혼식 전날에 전남편 집으로 달려오다니, 수치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이제 가야 할 때라는 걸 알 텐데.’심지안은 표정이 바뀌며 무의식적으로 휴대전화가 들어있는 가방을 만졌다.고청민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아직 그녀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다...“괜찮아요. 고모가 있고 싶을 때까지 있으면 돼요. 저랑 할아버지는 고모가 평생 여기 있어도 좋아요.”성우주가 가장 먼저 심지안을 감싸고 돌았다. 그녀에 대한 태도는 옆에 있는 두 부자보다 훨씬 친밀했다.성형찬은 눈앞에 있는 기세등등한 남자아이를 노려보았다. 그는 뭔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만약 하루빨리 이 조카를 처리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성연신 같은 사람이 될 것이다.그때가 되면 성형찬과 성여광은 여전히 출세하지 못할게 뻔하니 차라리 어렸을 때 처리하는 것이 나았다.심지안은 성형찬의 눈에 비친 살기를 눈치채고는 흠칫하며 성우주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성여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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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너 혹시 성연신에게 미련이 남은 거 아니야

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며 활짝 웃었다.“그래. 네가 크면 돈 벌어서 나한테 써.”“네! 꼭 그렇게 할 거예요!”---------달이 떠오른 밤, 성씨네 집.심지안이 막 주차를 마치자, 가정부가 뛰어왔다.“아가씨, 어르신께서 찾으십니다.”“아직 안 주무세요?”벌써 밤 11시가 넘었는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성동철에게 있어서 10시를 넘으면 밤을 새우는 것과 같았다.“아니요. 계속 아가씨와 도련님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심지안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청민씨가 아직 안 들어왔어요?”“아직이요.”그녀는 머리를 ‘탁’ 치며 후회했다.‘그러니까 어르신께서 지금까지 기다리시지. 내일이 결혼식인데 신랑신부가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으니 당연히 속이 타시겠지.’성씨네 집 정원은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심지안은 성동철이 연못에서 연꽃을 감상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특히 조용한 밤에는 맑은 호수가 마음을 가라앉게 한다.연못에 도착하니 과연 성동철이 있었다.심지안은 걸음을 재촉함과 동시에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왜 아직 안 주무세요. 내일 팬더곰 되시겠어요.”성동철은 손에 옥을 쥐고 주무르고 있었다. 그는 자애로운 얼굴로 물었다.“이제 내가 싫어진 거냐? 너희들이 조금만 일찍 왔어도 내가 밤을 새울 일은 없잖아.”“아니에요. 늦게까지 기다리시게 한 저희가 잘못했는걸요.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세요?”심지안은 성동철의 팔을 감싸안고는 호수를 바라봤다.개구리 울음소리는 여름에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비록 고청민에게 시집을 가지만 앞으로 줄곧 성씨네 집에 머물 것이니 예전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하지만 외손녀를 시집보내는 건 처음이라서 몇 마디 당부할 말이 있었다.“너 오늘 성씨 집에 갔어?”심지안은 이 말이 나올 줄은 몰랐어서 깜짝 놀랐다. 그녀는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솔직히 대답했다.“네, 할아버지는 늘 저에게 잘해주셨어요. 오늘 성씨 집에 좀 일이 있었어요.”“성연신이 교통사고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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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두 눈으로 직접 성연신의 시신을 보지 않으면 잠자리에 들지 못한다

성동철은 낯빛이 어두워졌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착각했나 보지.”비서는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네네. 그럼 일찍 쉬세요.”-------------제원파크, 산책로 근처.비 온 뒤의 땅은 미끄럽고 울퉁불퉁했다. 게다가 가로등도 없어서 걷기 힘들었다. 자칫 잘못하면 넘어지기 십상이었다.교통사고 현장은 비 때문에 많은 흔적이 씻겨나갔지만, 땅에 새겨진 자국들은 사고 당시 참혹함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송준은 고청민 옆으로 다가와 절벽 아래를 내려다봤다. 천 길 낭떠러지는 보기만 해도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떨어질까 봐 무섭지도 않아요?”“떨어지면 죽을까요?”고청민은 하루 종일 비옷을 입고 있었는데 꽁꽁 싸매고 있어 온몸이 습기에 둘려싸여깊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그의 맑고 무정한 연갈색 눈은 속내를 알 수 없게 했다.“당연하죠.”“저렇게 높고 바닥에는 뾰족한 돌멩이들이 가득한데 살아남을 수가 없죠.”“그럼, 왜 성연신의 시체를 찾지 못하는 거죠?”고청민은 비아냥거리며 곁눈질로 그를 쳐다봤다.송준은 화내지 않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아래가 저렇게 커서 빨리 찾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이죠. 지금 상황으로선 설사 살았다고 해도 이런 환경에서 며칠 버티지 못할 겁니다.” 깊은 산속, 머나먼 길.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을 찾는다는 것만 해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못 찾는다면 죽음을 의미한다. 설사 찾는다 하더라도 살려내기는 어렵다.고청민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그건 당신 추측일 뿐이에요. 정작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성연신을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도망치게 했잖아요.”“비밀조직이 그렇지 뭐.”“뭐 이렇게까지 화를 낼 필요가 있어요?”송준은 못마땅해하며 말했다.“성연신을 찾지 못한다고 해서 살아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혹시 알아요? 이미 늑대들한테 뜯어먹혔을지.”“죽었다는 뜻도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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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심지안 너는 고마움도 모르니

고청민은 입술을 꽉 깨물고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우리 결혼식 날에 성연신 뉴스를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아니요...” 심지안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조심스레 말했다.“저는 그냥 궁금해서, 다른 뜻은 없었어요.”“다른 남자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 않는 것 같던데요?”“이 일은 하루 종일 인터넷에서 난리인데 제가 보지 않으려 해도 어쩔 수 없잖아요.”그녀는 좀 억울했다. 고청민의 날카로운 말투가 어색했다.고청민은 밖에서 밤을 새우고 기쁜 마음으로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을 위한 신성한 의식을 치르러 돌아왔는데 정작 그가 직면한것은 이렇게 큰 ‘서프라이즈’였다. 참 아이러니했다.“그건 핑계잖아요?”심지안은 할 말이 없었다. 하나는 그녀가 확실히 봤고, 다른 하나는 팔로우도 했다.다만 마음속으로 고청민처럼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어쩌면 자신이 잘못한거일지도 몰랐다.심지안은 고청민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꼬리를 내리고 대답했다.“안 볼게요. 오늘 결혼식인데 우리 싸우지 마요, 네?”하지만 이런 그녀의 태도는 고청민이 보기에 그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었다.그는 거칠게 심지안의 휴대전화를 빼앗고는 그 속에서 수상한 흔적을 찾으려 했다.하지만 휴대전화는 아주 깨끗했다. 어제 받지 못한 전화 외에 아무것도 없었다.전화번호는 저장되어 있지 않아 고청민은 무시해 버렸다.“혹시 지운 거 아니예요?”그가 의미심장하게 물었다.심지안은 속상해하며 대답했다.“아니에요. 그리고 제가 뭘 지울 수 있겠어요?”“누가 알아요? 당신이랑 성연신이 몰래 연락한 게 한두 번이 아니잖아요.”“성연신은 지금 생사도 불투명한데 지금 이런 얘기는 아무 의미도 없잖아요. 오늘은 그냥 즐겁게 보내면 안 돼요? 내가 그렇게 미덥지 않아요?”심지안은 세련된 메이크업을 했지만, 그 속에는 피곤함이 역력했다.“그놈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당신이 이렇게 죽은 사람을 잊지 못하는 건지. 설마 같이 따라서 죽기라도 하겠다는 거야?”고청민은 소유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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