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 Chapter 721 - Chapter 730

1132 Chapters

제721화 화풀이

운전기사는 싸우는 모습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차에서 싸우지 말아요! 일 생기면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요!”심지안은 김슬비의 두 팔을 꺾어 제압해 버리고 말했다.“문 잠그면 되잖아요.”기사는 그 말을 듣고 급하게 문을 잠갔다. 최소한 잠시 동안은 위험하지 않을 거다. 막혔던 길도 금방 풀릴 것이다.두 비서는 있는 힘껏 차를 두드렸지만 들어가지는 못하고, 그저 자기 연예인이 심지안에게 뺨을 맞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내 얼굴! 얼굴은 때리지 마!”엄청난 고통에 김슬비는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고 무서워서 울기까지 했다.연예인에게 제일 중요한 게 얼굴이란걸 누가 모르겠는가. 일 년에 얼굴에 들이는 돈만 해도 몇천만이었다. 역시 악독한 여자라서 그런지, 상대방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알고 있었다.심지안은 손을 잠깐 멈췄다.“나는 고작 네 뺨을 때리는 거고. 너는 나 죽이려고 했잖아.”“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언제 너 죽이려고 했어?”“며칠 전에. 네가 빨간색 차로 나 스토킹했잖아. 만약에 내가 빨리 피하지 않았으면 너한테 치여 죽었겠지.”김슬비는 어리둥절했다.“내가 안 그랬어.”심지안은 눈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예전에 찍은 사진을 꺼내 보여줬다.“이거 네 차 아니야?”“내 차 맞긴 한데...”퉁퉁 부은 얼굴로 어리둥정한 표정을 짓는 김슬비를 보자 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웃고 싶었다.“그렇지만 나는 그날 드라마 촬영 중이었다고. 운전한 적이 없단 말이야.”“누굴 속이려는 거야. 임시연이 널 대신해서 사과까지 다 했어.”그녀는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이해를 못 하고 있다가 전후 사정을 눈치채고는 분노에 휩싸였다.그녀는 그제야 임시연이 진작 그 차를 빌려 갔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임시연이 그녀를 사칭해서 심지안을 스토킹하고 들키니까 죄를 뒤집어씌운 것이었다.그것도 모르고 임시연의 편에 서서 같이 심지안을 손봐주려고 했다니, 죽 쒀서 개 준 꼴이었다.“그날은 나 아니야. 임시연이 나처럼 꾸민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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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왕자와 거지

거대한 트라우마가 심지안을 덮쳐왔다. 그녀는 목덜미가 뻣뻣하게 굳어서 고개를 들어 고청민을 보았다.그 얼굴은 여전히 청순하고 수려한 게 무해해 보였다. 아마 둘 사이가 너무 가까워져서 심지안은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핸드폰에 고정했다.다행인 건 인터넷상의 사진들이 대부분 흐릿한 데다가 그녀는 쭉 차 안에만 있으면서 내리지도 않아서 대부분이 김슬비가 찍힌 사진들이었다.심지안은 몰래 한숨을 내쉬고 고청민이 이상한 점을 못 느끼게 서둘러 화제를 전환했다.“내일 장현진 씨가 찍은 쇼츠가 올라온다던데, 그때 반응 좋으면 초대해서 라이브 방송 해도 좋을 것 같아요.”“라이브 방송은 좀 아닌 것 같아요.”고청민이 말했다.“왜요?”“라이브 방송 회사에 더 적당한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별로예요.”심지안은 “오.” 한마디 하고 더는 캐묻지 않았다. 그녀는 고청민에게도 그만의 판단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성동철은 그 둘을 지켜보다가 무표정하게 헛기침했다.“밥 먹을 때 일 얘기 하지 마라.”“알겠어요. 할아버지.”심지안은 고분고분하게 대답하고는 무언가 생각이 나서 물었다.“할아버지, 박만호라는 사람 아세요?”“박만호?”성동철은 흐릿하게 그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었다.“아마 어느 왕실에 심복이라서 세움 주얼리 경매에도 몇 번 참가했을 거다.”“그랬군요.”“무슨 일이야?”심지안이 고청민을 보자 고청민이 말해도 된다는 뜻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엄마랑 박만호라는 사람이 서로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일반적인 관계도 아닌 것 같고요. 아버지 말로는 엄마가 그 사람 빼고는 다른 남자랑 만나본 적 없다는데요.”성동철은 나이가 지긋하긴 해도 머리만큼은 여전히 빠르게 돌았다. 그래서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일반적이지 않은 관계’의 뜻을 알아들었다. 그는 통쾌하게 몇 번 웃었다.“너 혹시 무슨 오해라도 한 거 아니니? 박만호 그 사람은 몸에 문제가 좀 있어.”“네? 몸에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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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빛나던 인생이 모두 망가졌다

티비 속 화면을 노려보던 성연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빠르게 성수광의 소리에 생각이 끊겼다.“그럴 리가 없어. 내가 임시연이 다른 남자랑 얽히고 있다는 걸 똑똑히 들었다니까.”성연신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임시연의 교활함에 놀라움을 느끼긴 했지만, 이 쪽으로 더 놀랄 것도 없었다.“우주만 제 아이면 됩니다.”성수광은 마음에 들었다. 어찌 보면 좋은 일인 게 그 남자애가 척 봐도 똘똘한 게 성씨 집안 핏줄인 것도 좋았다.“너 몇 년 동안 비밀 조직이랑 충돌 생긴 거 있니?”“거의 없어요.”그는 멈칫하고 떠보듯이 물었다.“너희 엄마...”성연신은 손끝으로 매화꽃을 만지면서 그윽하게 말했다.“실마리는 있어요.”성수광은 깜짝 놀라 안간힘을 쓰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읊조렸다.“정말 살아있었네.”게다가 송석훈을 벗어난 데다가 송씨 집안에서 도망쳐 나왔으니 얼마나 대단한 생명력이란 말인가... 성연신은 조용히 주먹을 움켜쥐고 수년간 마음에 품어온 한을 억누르며 말했다.“네. 엄마는 살아계세요. 하지만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셔서 제 기억이랑은 완전히 달라졌어요.”평범한 얼굴이 그녀의 원래 아우라를 덮어버렸다.그녀는 예전에 굉장히 예뻤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혀보고, 결혼한 뒤에는 돈 때문에 머리 아파한 일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체면도 내려놓고 이름도 바꾸고 웃는 얼굴로 영업을 뛰며 입에 풀칠하고 있었다.빛나던 인생이 모두 망가졌다.이런 고통은 그녀가 겪을 필요가 없는 것들이었다.성수광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당연히 그 고통을 알기에 마음이 아팠다.성연신이 아니였으면 그녀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내지도 못했을 것이다.“언제 너희 엄마를 모셔 올거니?”성연신은 고개를 저었다.“송석훈이 무조건 제 주변에 첩자 심어뒀을 거예요. 지금은 기회를 찾고 있어요.”송석훈이 남하영에 대한 병적인 점유욕이 선을 넘었다. 만약에 발각되면 그녀는 또 2차 상해를 입게 될것이었다.그가 송석훈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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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성연신이 질투할지도 모른다

임시연은 회색 패딩에 하얀색 긴 부츠를 신은 채 마스크를 끼고 예쁜 눈망울만 드러내 놓고 있었다. 그 신비로움이 그녀를 더 알아보고 싶게 만들었다.변석환은 마음이 아파서 말했다.“속눈썹에 서리 꼈어요. 다음부터는 많이 입어요. 따뜻하게.”“싫어요. 쭉 차 안에만 있고, 게다가 패딩 입어서 그렇게 춥지도 않아요.”“그래요. 그럼 다음부터는 안까지 운전해서 들어갈게요. 적게 걷게.”임시연은 눈이 붉어져서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그를 보았다.변석환은 당황해서 급하게 티슈를 찾았다.“무슨 일이에요. 내가 뭐 잘 못 말했어요?”그녀는 목이 멨다.“나한테 이렇게 잘해준 게 석환 씨가 처음이라...”변석환은 잠깐 당황했지만 이윽고 임시연에 대한 사랑을 더욱 깊이 느끼며 얘기했다.“시연 씨. 난 시연 씨한테 쭉 잘할 거예요.”“진짜요?”“그럼요. 난 내가 한 말은 지켜요.”임시연은 수줍게 웃고는 가볍게 그에게 팔짱을 꼈다.“먼저 밥부터 먹어요.”“그래요.”변석환이 웃으면서 대답했고 종업원이 그들을 심지안 옆 테이블로 안내했다.임시연은 처음에는 심지안을 못 보고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심지안은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안녕~”임시연은 눈이 동그랗게 커져서 부드럽던 목소리가 갑자기 커졌다.“당신이 왜 여기 있어요? 나 미행한 거예요?”“그럴 리가요. 누구처럼 한가한 게 아니라서.”“거짓말! 분명히 일부러 한 거죠!”“마음대로 생각해요. 모든 사람이 다 당신처럼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임시연은 얼굴이 구겨지고 손에서 식은땀이나 마음 한구석이 찔리고 무서웠다.김슬비가 어제 그녀에게 전화 쳐 밑도 끝도 없이 한참을 욕했었다.임시연은 한참 뒤에야 심지안이 한 짓이라는 걸 알았다.“시연 씨. 이분은?”변석환은 사실 인터넷에서 임시연에 관한 찌라시를 본 적이 있었다. 그는 정색하고 화도 내지 않으면서 대인배 같은 면모를 보였다.기회를 찾아서 대화에 끼어든 건 단순히 임시연을 보호하고 싶어서였다.심지안은 더 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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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어떻게 보상할지

성연신은 태연자약하게 말했다.“들어와요. 제가 뭐 잡아먹기라도 해요?”심지안은 경계를 풀지 않고 문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밥해달라면서요. 여기서 뭘 할 수 있는데요?”“왜 안 돼요?”그녀는 귀찮았다.“여기 카페예요.”성연신이 뒤쪽에 있는 커튼을 거두자, 복고풍의 조리대가 눈에 안겨 왔다. 야채나 고기, 있을 건 다 있었다.“...이런거 쓸 줄은 몰라요.”“안의 구조는 다 현대식이야.”변요석은 해명을 하다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서 멈칫했다.“오늘 너를 부른 건 밥해달라고 부른 게 아니야. 그건 성연신 씨의 농담이야.”심지안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밥 안 해도 되는 거면 갈게요. 다음번에는 용건이 있으면 똑바로 말해요. 두 분이랑 차 마시면서 풍경이나 구경할 시간도, 의무도 없으니까.”하룻저녁에 두 탕이나 뛰는 건 힘든 일이었다. 편하게 동료들이랑 회식이나 하는 게 더 재밌지 않겠는가?“용건이 있어요.”성연신은 따뜻한 차를 한 잔 따라서 빈 자리에 놨다. 골격이 분명한 손가락을 뻗은 성연신은 마치 조각품처럼 눈앞의 의자를 가리켰다.“앉아요. 관심 가는 일일 테니까.”다른 사람에게는 호기심이라도 불러일으킬 수 있겠지만 심지안 눈에는 그냥 쇼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고 말했다.“그런 전 이만.”말을 마친 심지안은 태연하게 떠나면서 룸에 문도 닫아줬다.성연신은 얼굴을 찌푸리고 그녀를 따라나섰다.“저랑 돌아가요.”“싫어요. 관심 없다고 말했을 텐데요. 귀먹었어요?”“친아빠가 누군지 알고 싶지 않아요?”심지안은 얼굴을 찡그렸다.“이미 알고 있으니까 말할 필요 없어요.”성연신은 도도하게 그녀를 바라봤다.“박만호가 아니에요.”“그럼, 누군데요.”“아까 카페에서 본 그 남자요.”...변요석은 태어날 때부터 귀한 사람이었고 일찍이 많은 일을 겪어 웬만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심지안과 마주 앉자, 어딘가 어색했다.“그러니까... 몇 년 전에 발생한 사고였어. 내가 다른 사람의 함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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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사랑에 눈이 먼 오빠

“아니, 절대로 널 돈으로 사겠다는 뜻은 아니야.”심지안은 그저 웃기만 할 뿐, 믿지 않았다.변요석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시선을 성연신에게로 돌렸다.심지안의 경계심은 너무 강했다. 그녀의 어머니와 완전히 달랐다.변요석은 어떻게 해야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성연신은 상관하고 싶지 않았다. 원래 심지안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변요석 덕분에 원망만 더 샀다.하지만 변요석의 시선 아래, 성연신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혈연관계로 따지면 지안 씨는 변요석 씨의 딸이에요. 하지만 직접 키운 적은 없으니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하지 않을 거죠. 미래도 생각해 봐요.”심지안은 성연신의 의미심장한 시선을 보면서 담담하게 얘기했다.“그러니까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익을 챙기라는 거예요?”성연신은 대답하지 않고 반박하지도 않은 채 담배만 피우면서 그저 심지안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길게 숨을 들이쉰 심지안은 이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바로 얘기했다.“실망할 수도 있지만 저는 돈이나 권력에 관심이 없어서요. 있다고 해도 다 알아서 쟁취할 거예요. 이익을 가지려고 어머니의 명예에 먹칠하는 일은 못 하겠네요. 어머니의 과거를 발판 삼아 높은 곳으로 오르려는 건, 제정신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정말 묻고 싶네요. 당신들은 제정신이 있는 거예요?”그 말을 들은 변요석은 표정이 굳어버렸다. 모든 희망을 성연신에게 걸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누가 보면 변요석이 가만히 앉아있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진중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었다.변요석은 급하게 반박하지 않고 평정심으로 대책을 세웠다.너무 단순하게 생각하고 온 것 같았다. 심지안은 그의 자식들과 달랐다. 어릴 때부터 사랑을 받고 세상의 험악함을 모르는 아이들과는 달랐다.변요석의 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잘 대해주면 그대로 갚으려고 했다.하지만 심지안은 경계심 많은 고양이처럼 발톱을 드러내 상대를 쫓아내려고 한다.성연신은 깊은 검은 눈동자로 그들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설득력 있게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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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겉과 속이 같은 사람

고용인은 원인은 몰랐다. 하지만 변요석이 조금 화난 것같아서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몸을 일으켜 물러났다.저녁 열 시 반. 변석환은 운전해서 돌아왔다.고용인이 그에게 귀띔해 주었다.“공작님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이니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변석환은 멈춰서서 얘기했다.“여동생이 무슨 사고를 친 게 아니야?”변석환의 여동생은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자라서 성격이 불같았다. 별것 아녀도 쉽게 화를 내는 성격이었다.“아무 말도 하지 않으셔서 모르겠습니다. 일단 들어가 보세요.”“그래.”거실에 앉아있던 변요석은 변석환을 보고 불쾌한 표정으로 물었다.“여자 친구가 생겼다며?”“네. 다음 주에 부모님께 얘기하려고 했습니다.”“임시연이라고 했지?”“네. 시연 씨는 부드러운 사람이에요. 알고 지낸 지 한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리고 애가 있다는 것도 알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는 법이잖아요. 저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아요.”변요석은 말문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화를 참지 못한 그는 바로 변석환의 뺨을 때렸다.“그런 문란한 여자를 애인으로 둬?! 네가 정말 눈이 멀었구나!”“아버지, 시연 씨는 문란한 여자가 아닙니다. 사건을 제대로 몰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시연 씨는 피해자라고요!”변석환이 애써 변명했다. 항상 부드럽기만 하던 아버지가 오늘따라 이렇게 화를 내는 이유를 몰랐다.“너 이 자식. 당장 헤어져! 두 번 얘기하게 하지 마.”“왜요? 계속 결혼하라고 재촉하셨으면서, 지금은 왜 막으시는 거예요!”“임시연은 왕실에 들어올 수 없어. 신분도 깨끗하지 못하고 관계도 복잡해. 네가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야. 왕실에서 일어나는 일만으로도 충분하다. 더는 더러운 꼴을 보고 싶지 않구나.”“아버지, 시연 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니까요.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 시연 씨는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에요.”변요석은 자기 아들을 보면서 생각이 복잡했다.“이만 나가봐.”변석환은 미간을 찌푸렸다. 무언가 말하려다가 입을 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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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얌전한 고양이가 먼저 부뚜막에 올라간다.

심지안은 눈을 깜빡였다. “내연남? 내가 생각하는 그런 거예요?”“네, 남자랑요.”고청민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녀는 흠칫 당황했다. “말도 안 돼요. 이성애자 같았는데, 어떻게...”장현진 집이 부유하다는 건 전에 기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가 뜨는 과정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가 자신을 팔면서, 그것도 남자랑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심지안의 당혹스러운 얼굴을 보는 고청민의 눈에는 의미심장한 감정이 서려있었다. “그런 말이 있잖아요.. 얌전한 고양이가 먼저 부뚜막에 올라간다고요.”“그렇긴 해요. 임시연도 같은 부류잖아요.”그녀는 장현진한테 큰 미련은 없었다. 그저 놀랍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재밌는 가십거리니까.계약 관계일 뿐이다. 맘에 안 들면 바꾸면 된다.고청민은 심지안을 눈으로 배웅해주고, 씻으러 화장실로 갔다. 그는 커다란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의 고청민은 수려하고 점잖아 보였다. 웃는 눈에는 따뜻함이 서려 있어 친절한 사람 같아 보였다.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미소는 껍데기뿐이었다. 깊이 감춰진 서늘한 시선을 가려주는, 껍데기 말이다. ...다음 날 아침, 심지안은 평소처럼 출근했다.아침 회의가 끝나고 장현진이 찾아왔다.심지안은 의아해하면서 비서더러 커피 두 잔을 타오라고 시켰다."어제 지안씨 부서에서 한 라이브를 봤어요. 왜 제가 못 나오게 하신 거죠? 제가 뭘 잘못했나요?" 장현진은 겸허한 태도로 질문했다.심지안은 어제 고청민이 한 말을 떠올리고는 어색해져서 장현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라이브는 전문가한테 맡기는 거로 결론을 냈어요. 갑자기 사람을 바꾸면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도 힘들 거로 생각해서 우리 회사의 쇼호스트가 하기로 했습니다.”“그렇군요... 어쩔 수 없죠. 저도 전에 쇼호스트를 해본 경험이 있어요. 기회가 된다면 저도 라이브를 하고 싶네요. 페이는 받지 않을게요.” 장현진은 오랜만에 좋아하게 된 여자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일 얘기로 천천히 친해질 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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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언니 너무 편애한다

기사가 터졌을 때 장현진은 녹화 중이었다. 매니저는 급하게 녹화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하고는 그를 뒤로 끌어갔다.“요새 누구한테 밉보인 적 있어?”“아니. 나 평판 괜찮은 거 알잖아. 누가 날 건드린다고 그래. 혹시 뭐 잘못 본 거 아니야?”“뭐라는 거야. 지금 인터넷에서 난리 났어.”장현진은 흠칫 놀랐다.“뭔데.”매니저는 흐릿한 사진 몇장을 찾아 확대했다. 장현진은 휴대폰을 건네받고 찬찬히 보고는 욕을 퍼부었다.“시X, 이거 나 아니잖아!”“난 당연히 알지, 너 아닌 거. 근데 너랑 체형이나 특징이 너랑 너무 닮았어. 그러니까 누가 일부러 널 해코지하는 거라고 확신하는 거야. 너 도대체 누구한테 미움을 산 거야? 얼른 가서 사과하고 빨리 이 일을 처리해야 해.”장현진은 머리가 복잡했다.“나 진짜 누구 안 건드렸어. 누구한테 사과하라는 거야?”"잘 생각해봐. 난 먼저 누가 한 일인지 조사하러 갈게. 여러 언론사에서 동시에 터뜨린 걸 보면 만만치 않은 상대일 거야. 그러니까 맞서서는 안 되고 조용히 해결해야 해."장현진은 짜증이 났다. 그는 인터넷의 여론이 심지안의 회사에 부담이 될까 봐 걱정되었다. 한참 고민한 그는 결국 심지안한테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심지안은 너무 바빴다. 종일 휴대폰을 볼 시간도 없었다.저녁에는 모든 부서가 야근했다. 고청민도 외근 중이었다. 심지안은 저녁 먹을 겨를도 없었다. 배에서는 여러 번 꼬르륵 소리가 났다.직원들은 배달을 시키느라고 웅성거렸다. 방매향은 아무 말 없이 일을 그만 놓고 밖으로 나갔다.십 분도 지나지 않아 방매향은 따뜻한 도시락을 들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 도시락을 심지안의 책상에 올려놓더니 얘기했다.“이거 먹어요, 편의점에 이것 밖에 안 남았더라고요.”심지안은 바보가 아니었다. 그녀는 방매향의 태도가 조금 바뀐 것을 눈치챘다. 저번 레스토랑에서 그녀를 감싸는 말을 했던 건 우연이라고 해도, 이번은 절대 우연이 아닐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금방 일을 받았고 처리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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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신기한 음료

심지안은 머쓱해 하는 정욱을 흘깃 보고 시간을 확인했다.“너무 늦었어요. 안 갈래요.”변요석이 또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녀는 그가 반성하는 연기를 봐줄 시간이 없다.“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어르신과 도련님뿐이세요.”정욱은 차분한 태도로 말했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장담했다.“성 대표님께서 저번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하셨어요.” 심지안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거절할게요. 다음부터 미리 말씀해주세요. 저도 바빠요. 전 성씨 가문에서 고용한 요리사가 아니라고요.”정욱은 머뭇거렸다. 이렇게 포기하면 성연신이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심지안은 그와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하품하고는 그를 지나쳐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지안 아가씨 잠시만요.”“제가 말했잖아요. 안 간다고.”“그것 때문이 아니라, 제가 여쭤볼 게 있어서요. 유진 씨와 계속 연락하시나요? 혹시 연락처 좀 주실 수 있나요?”심지안은 그대로 멈췄다. 그녀는 신대륙을 발견한 듯 정욱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유진이 좋아하세요?”정욱은 깜짝 놀라 한참 동안 반응하지 못했다. 그녀가 이렇게 직설적으로 질문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의 구릿빛 얼굴이 삽시간에 새빨개졌다.“모르겠어요. 그냥 유진 씨랑 연락하고 싶어요.”“그래요. 연락처 드릴게요.”심지안은 재빠르게 진유진의 번호를 정욱에게 알려줬다.얘가 몇 년째 솔로로 지내고 있는데, 연애할 때도 되지 않았나.정욱은 그 개 같은 성연신의 비서지만 인품이 발랐다. 유진이가 원한다면 그녀는 축하해 줄 것이다.“고마워요, 지안 아가씨.”정욱은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한편, 어떻게 하면 심지안을 데려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심지안의 입에서 마지막 숫자가 나오기 직전, 그는 이를 꽉 깨물고 말했다.“지안 아가씨, 저랑 저택으로 갑시다. 성 대표님께서 이번 한 번만 오시면 식사를 두 번 차린 것으로 퉁쳐주겠다고 하셨어요.”심지안은 멈칫했다.“잠시만요,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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