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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빛나던 인생이 모두 망가졌다

티비 속 화면을 노려보던 성연신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빠르게 성수광의 소리에 생각이 끊겼다.

“그럴 리가 없어. 내가 임시연이 다른 남자랑 얽히고 있다는 걸 똑똑히 들었다니까.”

성연신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다. 임시연의 교활함에 놀라움을 느끼긴 했지만, 이 쪽으로 더 놀랄 것도 없었다.

“우주만 제 아이면 됩니다.”

성수광은 마음에 들었다. 어찌 보면 좋은 일인 게 그 남자애가 척 봐도 똘똘한 게 성씨 집안 핏줄인 것도 좋았다.

“너 몇 년 동안 비밀 조직이랑 충돌 생긴 거 있니?”

“거의 없어요.”

그는 멈칫하고 떠보듯이 물었다.

“너희 엄마...”

성연신은 손끝으로 매화꽃을 만지면서 그윽하게 말했다.

“실마리는 있어요.”

성수광은 깜짝 놀라 안간힘을 쓰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읊조렸다.

“정말 살아있었네.”

게다가 송석훈을 벗어난 데다가 송씨 집안에서 도망쳐 나왔으니 얼마나 대단한 생명력이란 말인가...

성연신은 조용히 주먹을 움켜쥐고 수년간 마음에 품어온 한을 억누르며 말했다.

“네. 엄마는 살아계세요. 하지만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셔서 제 기억이랑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평범한 얼굴이 그녀의 원래 아우라를 덮어버렸다.

그녀는 예전에 굉장히 예뻤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혀보고, 결혼한 뒤에는 돈 때문에 머리 아파한 일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체면도 내려놓고 이름도 바꾸고 웃는 얼굴로 영업을 뛰며 입에 풀칠하고 있었다.

빛나던 인생이 모두 망가졌다.

이런 고통은 그녀가 겪을 필요가 없는 것들이었다.

성수광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당연히 그 고통을 알기에 마음이 아팠다.

성연신이 아니였으면 그녀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견뎌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언제 너희 엄마를 모셔 올거니?”

성연신은 고개를 저었다.

“송석훈이 무조건 제 주변에 첩자 심어뒀을 거예요. 지금은 기회를 찾고 있어요.”

송석훈이 남하영에 대한 병적인 점유욕이 선을 넘었다. 만약에 발각되면 그녀는 또 2차 상해를 입게 될것이었다.

그가 송석훈을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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