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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왕자와 거지

거대한 트라우마가 심지안을 덮쳐왔다. 그녀는 목덜미가 뻣뻣하게 굳어서 고개를 들어 고청민을 보았다.

그 얼굴은 여전히 청순하고 수려한 게 무해해 보였다. 아마 둘 사이가 너무 가까워져서 심지안은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시선을 핸드폰에 고정했다.

다행인 건 인터넷상의 사진들이 대부분 흐릿한 데다가 그녀는 쭉 차 안에만 있으면서 내리지도 않아서 대부분이 김슬비가 찍힌 사진들이었다.

심지안은 몰래 한숨을 내쉬고 고청민이 이상한 점을 못 느끼게 서둘러 화제를 전환했다.

“내일 장현진 씨가 찍은 쇼츠가 올라온다던데, 그때 반응 좋으면 초대해서 라이브 방송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라이브 방송은 좀 아닌 것 같아요.”

고청민이 말했다.

“왜요?”

“라이브 방송 회사에 더 적당한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은 별로예요.”

심지안은 “오.” 한마디 하고 더는 캐묻지 않았다. 그녀는 고청민에게도 그만의 판단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성동철은 그 둘을 지켜보다가 무표정하게 헛기침했다.

“밥 먹을 때 일 얘기 하지 마라.”

“알겠어요. 할아버지.”

심지안은 고분고분하게 대답하고는 무언가 생각이 나서 물었다.

“할아버지, 박만호라는 사람 아세요?”

“박만호?”

성동철은 흐릿하게 그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었다.

“아마 어느 왕실에 심복이라서 세움 주얼리 경매에도 몇 번 참가했을 거다.”

“그랬군요.”

“무슨 일이야?”

심지안이 고청민을 보자 고청민이 말해도 된다는 뜻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

“엄마랑 박만호라는 사람이 서로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일반적인 관계도 아닌 것 같고요. 아버지 말로는 엄마가 그 사람 빼고는 다른 남자랑 만나본 적 없다는데요.”

성동철은 나이가 지긋하긴 해도 머리만큼은 여전히 빠르게 돌았다. 그래서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일반적이지 않은 관계’의 뜻을 알아들었다. 그는 통쾌하게 몇 번 웃었다.

“너 혹시 무슨 오해라도 한 거 아니니? 박만호 그 사람은 몸에 문제가 좀 있어.”

“네? 몸에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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