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581 - 챕터 590

1132 챕터

제581화 심지안처럼 되고 싶은

심지안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젠 그 이름이 지겨울 정도다.점심을 정욱에게 건넨 심지안이 짜증스레 발로 사무실 문을 박찼다.임시연은 놀라서 비명을 잠깐 지르더니 두 손으로 얼굴을 막고 성연신 뒤에 숨었다.김슬비는 심지안을 훑어보더니 얘기했다.“왜 노크도 안 해요? 깜짝 놀라게.”“내가 내 남편 찾으러 오는데 왜 노크를 해요? 뭐 이상한 일이라도 하고 있었어요?”“하... 아니요!”김슬비는 몰래 성연신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성연신과 이상한 일이 생기길 바라고 있었다. 성연신만 넘어와준다면...그렇게 되면 그녀도 심지안처럼 막 나갈 수 있을 텐데, 얼마나 짜릿할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같이 점심 먹으러 온 거예요?”성연신이 꿀 떨어지는 눈으로 심지안을 보며 물었다.심지안은 차갑게 성연신 뒤의 임시연을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얼굴은 왜 가려요? 뱀파이어가 해를 무서워하는 것도 아니고.”김슬비가 화를 내며 얘기했다.“우리 시연이 충분히 불쌍한 애예요. 말조심해요.”“불쌍?”성연신이 낮은 소리로 얘기했다.“얼굴이 심하게 부어서 흉이 남을 수도 있대요.”심지안이 멈칫했다.“무슨 일이래요?”“고청민 씨가 때렸대요.”“무슨 소리예요.”고청민과 임시연은 엮일 일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고청민은 항상 부드럽고 예의 있는 사람인데, 갑자기 임시연을 때릴 사람이 아니었다.“거짓말이 아니에요! 고청민이 때렸다니까요!”임시연이 화가 난 듯 나서서 얘기했다.그제야 심지안은 임시연의 얼굴을 확인했다.양 볼이 붉게 부어올랐는데 예전의 청순가련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만두처럼 부어오른 볼만 보일 뿐이었다.살짝 웃기기도 한 게 드라마에서 나오는 특수분장 같기도 했다.하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피부가 찢어진 흔적이 보였다.손톱에 긁혀서 찢긴 게 아닌, 정말 힘 때문에 찢긴 흔적이었다.심지안의 머릿속에는 임시연이 피부가 찢길 정도로 맞는 장면이 상상되었다. 그러자 괜히 자기 뺨도 아파지는 기분에 저도 모르게 얼굴을 매만졌다.“지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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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혹시 누가 시킨 짓이에요?

심지안은 비웃듯이 웃었다. 고청민의 집안이 두려운지 묻는 건 성연신을 자극하기 위해서다.팔짱을 낀 심지안은 위협하는 듯한 시선으로 성연신을 쳐다보았다.성연신은 그런 심지안의 시선을 보고 마음이 씁쓸해졌다.솔직히 얘기하면 그는 고청민을 불러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참에 그 자식을 손봐주고 싶은 생각이었다.임시연의 일과는 별개로 말이다.“고청민을 불러올게.”성연신이 입을 열었다.임시연의 눈에는 기쁨의 눈물이 엿보였다. “고마워, 연신아. 날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다니.”심지안은 화가 치밀어 올라 얘기했다.“오늘 고청민 씨를 찾아가기만 해봐요. 오늘 밤 내 방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마요!”성연신은 심지안의 손을 잡고 한쪽으로 가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얘기했다.“임시연 편을 드는 게 아니에요. 고청민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임시연이 대면할 수 있다고 얘기한 걸 보면 고청민은 꼭 문제가 있는 것이었다. 심지안에게 위선의 가면을 벗어던진 고청민의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청민 씨가 때린 거라고 해도 뭐 어때요. 날 위한 거잖아요. 연신 씨는요? 지금 임시연 씨를 도와주고 있는 거예요!”심지안은 불쾌한 듯 도리 있게 성연신의 말을 반박했다. 잠시 침묵하던 성연신은 진지한 말투로 얘기했다.“고청민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한 사람이 아니에요. 임시연을 저렇게 심하게 대한 걸 봐요. 앞으로 지안 씨가 고청민과 사이가 틀어지기라도 하면 똑같은 처지가 될 수도 있어요.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르는 거예요. 난 지안 씨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예요. 그리고 그냥 고청민을 불러오는 것만 할 거예요. 더는 끼어들지 않을게요.”성동철의 체면도 생각해 줘야 했다. 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며 반신반의했다.“정말요? 사심 없는 거 확실해요?”성연신은 큰손으로 심지안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얘기했다.“하늘에 맹세해요. 사심은 없어요. 오직 당신뿐이에요.”“됐어요. 말 몇 마디로 날 유혹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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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김민수의 등장

고청민은 손을 뻗어 안경을 벗더니 눈을 열심히 비비고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임시연을 쳐다보았다.“실례지만... 누구세요?”화가 치민 임시연은 바로 고청민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성연신 앞에서 이미지를 챙겨야 했기에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날 모르는 척하는 거예요?”“죄송합니다만 그런 뜻이 아니에요.”고청민은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가리키더니 웃으며 얘기했다.“얼굴이 너무 부어서 누구인지 알아볼 수가 없네요.”“풉...”심지안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 내 웃어버렸다.고청민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임시연의 자존심을 갉아버리고 있었다.임시연은 원래도 얼굴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고청민의 말까지 듣고 나니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 “어제 누구를 때린 건지 기억도 안 나요?”임시연은 이를 꽉 깨물고 고청민에게 물었다.“다른 사람을 불러와서 알려줄까요? 어차피 어제 지나가는 행인이 다 봤어요. 증인을 불러와요?”성연신을 찾아온 임시연은 준비성이 철저했다.이제는 웃을 수가 없어 심지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설마 임시연의 말이 진짜인가.김슬비는 의기양양해져서 얘기했다.“증인이 바로 아래에 있어요. 지금 당장 불러올 수 있어요.”고청민은 당황하지 않고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얘기했다.“성 대표님이 오늘 절 부른 이유가 임시연 씨의 복수를 해주기 위해서예요?”그 말을 들은 심지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성연신은 심지안을 위한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사실은 고청민의 말이 맞았다.고청민을 불러온 건 임시연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뜻이니까.성연신은 손에 든 펜을 규칙적으로 돌리며 사회자처럼 중앙에 앉아있었다.“이유는 궁금해할 것 없어요. 일단 해명부터 해요.”“저는 해명할 게 없어요. 한 게 없으니까요. 증인을 불러요.”임시연은 고청민이 이렇게 나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김슬비를 향해 눈짓했다.김슬비는 바로 내려가서 사람을 데려오려고 했다.김슬비가 떠나자마자 고청민은 코를 매만지더니 재채기를 하고 사람들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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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영원히 심지안을 지킬 것이다

성연신의 얇은 입술이 굳게 닫혔다. 심지안의 말에 동의한다는 뜻이었다.김슬비는 어이가 없었다.“시연아, 너는 피해자야. 무서워할 필요 없어.”오기 전에 두 사람은 이미 얘기를 마친 상태였다. 임시연은 불쌍한 척하고, 김슬비는 강하게 심지안을 상대하는 것으로.하지만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 임시연은 더는 연기를 이어가기 힘들었다.고청민이 앰배서더로 김슬비를 뽑아주지 않은 일 때문에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 임시연과 함께 오게 된 것이었다.임시연은 김슬비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녀는 고청민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죄송해요. 제가 눈이 잘못된 모양이에요. 청민 씨와 연신이 시간만 낭비하게 했네요.”고청민은 그녀의 사과를 받아주며 물었다.“괜찮습니다. 또 다른 일이 있나요?”“없어요.”임시연은 빠르게 고개를 저었다. 긴 머리카락이 엉켜서 흐트러져 귀신 같아 보였다.입꼬리를 끌어올린 고청민이 성연신을 보면서 장난스레 얘기했다.“성 대표님, 임시연 씨 대신 복수하는 건 물거품이 되었네요. 안타깝겠어요.”“정말 잘못 봤어?”성연신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의심스레 물었다.“어, 정말이야. 미안해, 연신아. 다 내 잘못이야. 내가 너무 흥분했어.”눈에 맺힌 눈물이 툭툭 떨어져 임시연은 더욱 불쌍해 보였다.성연신은 손가락으로 김민수를 가리키며 차갑게 물었다.“저 사람은? 아는 사람이야?”갑자기 바뀐 화제에 임시연은 숨이 턱 막히고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기분이었다. 고청민은 흥미진진하다는 듯 눈썹을 움찔거렸다. 혹시 뭔가를 눈치챈 건가?하긴, 아까 고청민이 암시했으니까.심지안은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아냈다.그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이 김민수에게로 향했다.키는 170에서 180 정도 되고 얼굴은 깨끗했다.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꽤 잘난 남자였다.임시연은 성연신의 시선을 느끼고 그 압박감에 숨이 막혀왔다. 주먹을 너무 꽉 쥐어서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다. 하지만 애써 진정하고 대답했다.“모르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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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성연신이 미워서 죽을 지경

오늘은 대외에 공개하는 전시회였기에 적지 않은 사람이 왔다. 송준은 갈색의 외투를 입고 자리에 도착했다. 이국적인 얼굴과 빼어난 몸매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띌 정도였다.심지안은 그가 일부러 이번 프로젝트 발표회의 합작사 옆에 앉는 것을 목격하고는 성연신의 손을 꼭 잡고 물었다.“이상한 소리를 하면 어떡해요?”“무서워할 것 없어요.”성연신은 웃을락 말락 하며 위로하듯 그녀를 토닥여주었다.“무서워하지 마요. 오늘은 우리가 반격할 때니까.”심지안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믿을게요!”성연신이 무대에 오른 후, 진현수가 정문으로 들어와 심지안 뒤에 앉았다.5분 정도가 지난 후, 심지안은 그제야 자기 뒤의 사람을 확인했다. 하지만 별로 놀라지는 않은 듯 얘기했다.“해외로 다시 나간 줄 알았어요.”진현수는 금융업계에서 성연신만큼 유명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젊은 성공한 사업가라고 할 수 있었다.이런 대형 발표회에는 꼭 참석할 사람이다. “아니요, 잠시 금관성에 있으려고요.”그는 우아하게 웃으며 담담하게 얘기했다.”“장 대표님, 오 대표님, 동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다들 대단하신 분들이네요.”합작사의 세 사람이 송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예의를 차려 얘기했다.“듣자 하니 요즘 금호 그룹이 상승세라면서요? 산 땅이 많이 개발되었다면서요? 우리보다는 송 대표님이 더 대단하죠. 그런데 우리의 체면을 세워주다니, 고맙군요.”“우리의 체면을 세워주는 게 아니라 성 대표님의 체면을 세워주는 거겠죠.”“아, 그러네요. 제가 말을 잘못했습니다. 제 문제예요.”“우리는 그저 돈을 투자할 뿐이지, 기술적인 부분은 역시 성 대표님이 하시는 거죠.”송준은 손을 저으며 얘기했다.“운이 좋았을 뿐이니 별것 아니에요.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 발표회에 관해서 들은 얘기가 있는데 해도 되는지 모르겠군요.”“무슨 얘기요? 해보세요.”“성형찬 씨가 감옥에 간 거, 알아요?”장 대표가 놀라서 물었다.“이사회에서 쫓겨난 건 알지만, 감옥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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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표절

“내려와서 말해요.”그는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지금 말하세요.”“성연신 씨, 빨리 내려와요. 당신이 표절한 거 우린 이미 다 알고 있어요!”동 대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 피해자 인척 신분을 드러내며 자신을 보호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무대 아래는 시끌벅적해졌고 이때를 틈타 장 대표는 송준이 건네준 자료를 사람들에게 보여줬다.자료를 보고 난 사람들은 경멸, 충격, 의심과 같은 각양각색의 눈빛으로 무대 위의 남자를 쳐다보며 다른 사람의 불행을 보고 기뻐했다.성연신이 비꼬듯이 입꼬리를 치켜세웠다.“자료는 어디에서 난 거예요?”“송 대표님께서 주셨어요.”장 대표는 이 말을 하면서 송준에게 감격스러워했다.송준도 쿨하게 인정하며 그를 도발했다.“무심결에 발견한 건데 성 대표님 설마 이 일로 절 괴롭히시는 건 아니겠죠?”“네. 그럴 일 없어요.”성연신은 차가우면서도 평온한 얼굴로 정욱을 바라봤다.“우리가 1년 전에 신청한 소프트웨어 특허를 사람들에게 보여줘.”특허 보고서를 받아 본 송준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성형찬, 이 멍청한 놈은 이런 기본적인 사실도 몰랐다는 거야?’“이건... 도대체 누가 누구를 표절했다는 거죠?”“바보예요? 성원 그룹이 특허까지 받았으니 표절당한 거겠죠.”“어쩐지 외국에서만 하더라니.”성연신은 냉랭한 표정으로 군중 속에 있는 송준을 쳐다보았다.“왜 회사의 기밀문서가 유출되었는지에 대해 말하자면 성형찬이 훔쳐서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어디에 팔았는지, 얼마에 팔았는지, 누구에게 팔았는지는 경찰 측도 지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송 대표님께서는 이 자료를 어떻게 얻으셨을까요?”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라 이 말뜻을 모두 알아들을 수 있었다.사람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알아차린 송준은 화를 내면서 사람들을 밀치고 자리를 떠나려 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경찰복을 입은 오지석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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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심지안에게도 유전자 검사를 시켜

빨간 머리 남자는 맞아서 비명을 지르면서도 반격하려 했다.진현수는 그들을 깔고 앉아 때렸다.“짐승 같은 것들. 임산부를 괴롭히다니.”“임산부면 뭐? 네 애도 아니잖아?”“누가 내 애가 아니래? 지안 씨가 낳은 애는 내 애야.”진현수는 화를 내며 거세게 내리쳤고 빨간 머리 남자는 한 대 맞더니 기절했다.그는 심지안이 찢어진 옷으로 가슴을 가리고 추워서 얼굴이 파래진 것을 발견하고는 얼른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줬다.“괜찮아요?”심지안은 입술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녀는 재채기하며 놀라움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진현수가 방금 한 말은 전혀 들리지 않았고 다만 그의 말 중 이상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녀는 문득 화장실 입구에 서 있는 성연신을 바라보면서 입을 벌렸다. 성연신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주시하면서 뼛속으로부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치 악마가 환생한 것 같은 그의 살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지난날의 일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송준이 며칠 전에 그에게 호의로 알려준 말들이 끊임없이 머릿속에 맴돌며 마귀에 홀린 듯 사라지지 않았다.“연신 씨, 저 빨간 머리 남자 두 명이 나에게 나쁜 짓을 하려고 했어요…”말을 마친 심지안의 가슴속에서 억울함이 밀려왔다.“나쁜 짓을 하려 했다고요? 내가 둘의 좋은 일을 방해한 건 아니고요?”성연신이 경멸하는 말투로 말했다. 그의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녀는 멍해졌다.“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내가 지안 씨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여기에 찾아오지 않았다면 둘이 무슨 짓 하려고 했어요? 지금 지안 씨 모습 좀 봐봐요. 임신했는데도 그렇게 방탕하게 가슴을 다 드러내 놓고 있네요. 비밀조직에게도 그렇게 형편없는 사진을 찍히고 일부러 임신 사실도 숨기고 아이의 옷을 선물받고... 난 그래도 지안 씨를 믿었어요.”심지안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조금 전의 대화를 회상하다 마침내 문제점을 깨닫고는 이내 머리가 하얘졌다.진현수가 한 말은 확실히 사람을 오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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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자기 아이를 죽이다

“다행히 피를 많이 흘리지 않아 아이는 지켰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몸이 허약하므로 조산할 확률과 유산의 위험이 있습니다. 앞으로 환자를 잘 보살펴 주셔야 합니다.”“아이가 유산되지 않았나요?”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당장 낙태 수술을 준비해 주세요.”그는 그녀가 다른 사람과 그 짓거리를 해서 아이를 낳는 것이 싫었다.의사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아... 지금 환자의 몸이 너무 허약해서 바로 수술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언제쯤 가능하죠?”“글쎄요, 일주일 정도 지나면 아마 가능할 겁니다.”성연신은 눈을 감으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사는 멋쩍어하며 자리를 떠났다. 사실 내일 낙태 수술을 할 수도 있었지만 심지안이 응급실에서 첫 아이이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아이라고 말하며 의사에게 아이를 지켜줄 것을 빌었다. 그녀는 아이가 없으면 안 됐다.남편을 제외하고 이 아이는 그녀에게 세상에서 유일한 가족이었다.환자가 이번 주 내로 남편과의 갈등을 해결하고 아이를 낳길 바랐다. 그래서 환자 남편의 공격적인 태도에 의사는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깨어난 심지안은 병실 안의 남자를 보고 긴장하며 배를 만졌다. 다행히 아이는 무사했다.그녀는 힘겹게 일어나 조심스럽게 남자의 손을 잡았다.“진현수 씨와 나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배 속의 아이도 그와 상관없어요. 맹세해요.”“그래요?”성연신은 관자놀이를 질끈 누르며 빨개진 눈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진현수가 사실을 다 말했는데도 발뺌할 생각이에요?”심지안은 바짝 마른 입술을 핥으며 무슨 말인지 몰라 되물었다.“그가 뭘 말했다는 거예요?”성연신의 손의 핏줄이 심하게 뛰었다. 그는 감정을 억누르면서 말했다.“둘이 어떻게 붙어먹었는지 모두 말했어요. 그것도 아주 자세히. 계속 나를 속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어요. 나를 더 역겹게 만들 뿐이죠.”심지안이 깨어나지 30분 전에 진현수가 전화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 말했다. 그는 심지안의 배 속의 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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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성연신 씨가 사람이에요?

”“이러고도 연신 씨가 사람이에요? 만약 연신 씨가 계속 나에게 사인하라고 강요를 한다면 나는 평생 연신 씨를 원망할 거예요.”심지안의 가슴 미어지는 소리가 병실에 울려 퍼졌다. 원망도 뒤섞여 있었다.성연신은 조금의 동요도 없었다. 그는 강제로 그녀의 손을 잡고 펜을 들어 서명란에 비뚤비뚤 이름을 적었다.마지막 한자를 남기고 심지안은 온 힘을 다해 그의 통제에서 벗어나서 있는 힘껏 볼펜 촉으로 그의 손을 찔렀다. 그러나 성연신은 꿈쩍도 안 하고 그녀의 손을 잡고 마지막 한자를 완성했다.심지안은 팔을 늘어뜨리고 쓸쓸하게 웃었다.“성연신 씨,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정말 나를 못 믿는 거예요?”그들은 임시연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어렵게 다시 사이가 좋아졌는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변하게 된 건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심지안의 말을 들은 성연신은 목이 메오며 마음이 약해졌지만 한 마디만 남기고는 자리를 떠났다.“진현수가 모두 인정했어요. 그러니 지안 씨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어요.”심지안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가슴에 큰 구멍이라도 뚫린 듯 숨 쉬는 것조차 아팠다.그녀는 성연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그녀를 버리고 간 그는 한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성연신은 정말 모질게 그녀를 대했다.그녀는 여위고 허약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절망한 채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몹시 불쌍해 보였다.심지안은 지금 너무 허약했다. 그녀는 울다가 잠이 들었다.잠에서 깨어나 보니 어느덧 날이 밝아 있었다.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본 신현아는 다가가며 물었다.“심지안 씨, 성연신 씨께서 저 보고 지안 씨를 돌보라고 하셨습니다. 불편한 곳이 있으면 저에게 말씀해 주세요.”이 말을 들은 심지안은 눈을 파르르 떨었다.“진현수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아요?”“중정원에 있습니다.”진현수가 중정원에 있다는 소식을 그녀는 어제 얼핏 들었다.“저 중정원에 갈래요.”심지안은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반드시 그에게 똑똑히 물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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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성수광이 돌아가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전 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의 저로서는 달리 방법이 없네요.”“우리는 본인의 결정을 존중해요.”이 말을 들은 심지안의 눈빛이 밝아졌다. 그녀는 문밖에 있는 신현아를 의식하며 낮은 목소리로 구걸했다.“저는 지금 감금당하고 있어요. 저를 내보내 줄 수 있을까요?”의사가 그녀에게 말했다.“병원은 환자의 자유를 제한하지 않아요. 정말 방법이 없다면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보세요.”진유진이 성연신을 당해 낼 수 없는 걸 잘 알았기에 심지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성연신은 고청민과 그녀가 만나는 것을 뭐라 하지 않았다. 그녀의 두 눈이 반짝였다.진유진이 성연신을 만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고청민에게 알릴 수는 있었다.‘고청민이 과연 나를 도와줄까…’그가 일단 심지안을 도와준다면 그와 성연신은 정식으로 틀어지게 된다.의사가 가자마자 신현아가 들어왔다.“혼자 있는 게 너무 답답해서 친구를 만나고 싶어요.”심지안이 신현아에게 말했다.“진유진에게 연락해 주세요.”휴대폰은 이미 성연신에게 뺏긴 터라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신현아는 생각해보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성연신 씨가 어떤 친구도 지안 씨와 접촉하지 못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도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왜 날 이렇게까지 몰아붙이는 거예요?”심지안은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며 물건들을 집어 던졌고 병실은 이내 아수라장이 되었다.그녀의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격해지자 신현아는 그녀를 위로했다.“잠시만요. 제가 지금 성연신 씨에게 말씀드려 볼게요.”성연신은 이번엔 진짜 바쁜 듯했다. 정욱이 대신 전화를 받았다.그는 심지안의 부탁을 듣고 망설이다가 결국 동의했다.이렇게 큰일은 확실히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진유진은 어젯밤에 정욱에게 끌려나간 뒤로 심지안이 걱정되어 병원 근처의 호텔에 머물고 있었다.심지안은 진유진을 만나자마자 성연신이 낙태를 강요한 일을 말했다.진유진은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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