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신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매력적인 목소리로 차갑게 얘기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송준은 기분 나쁘게 웃으며 얘기했다. “다른 뜻이 아니라 그냥 귀띔해 주는 거야. 오늘 오후에 네 아내를 찾아온 남자가 하는 얘기를 들었거든. ‘우리’의 아이를 위한 옷을 준비했다던데, ‘우리’라는 단어가 너무 잘 들려서 말이야.”그 말을 들은 성연신은 바로 통화를 끊었다.그리고 차갑게 회사 문 앞의 쓰레기통을 쳐다보았다.심지안은 성연신의 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멈춰서서 몸을 돌렸다.노을 아래서, 성연신의 몸에는 주황색 빛이 쏟아졌다. 곧게 뻗은 코에는 그늘이 졌고 깊은 눈은 감정을 알 수 없었으며 얇은 입술을 꽉 다물고 있었다.옆에서 보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심지안이 물었다.“무슨 생각 해요?”진현수의 선물을 던져버린 것으로 풀리지 않은 건가? 다시 곱씹는 건가?성연신이 드디어 시선을 심지안에게로 돌렸다. 빛을 등지고 선 성연신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진현수랑 마지막으로 언제 만났어요?”고개를 갸웃거리던 심지안이 대답했다. “아마도 4, 5개월 전에요. 갑자기 그건 왜요?”성연신은 말을 하지 않더니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와 얘기했다.“아니에요. 얼른 가요. 저녁에 뭐 먹을래요? 요리사한테 얘기해 놓을게요.”“연어 먹고 싶어요.”“알겠어요.”돌아가는 길, 심지안은 연습할 겸 운전을 하겠다고 했다.신호등 앞에 멈춰서니 오픈카를 탄 한 노란 머리 남자가 성연신을 향해 중지를 내밀며 얘기했다.“호스트바 놈.”성연신은 바로 차갑게 물었다.“뭐라고?”“여자한테 빌붙는 놈!”남자는 여전히 성연신을 보며 멸시했다. 하지만 심지안을 보며 부드러운 시선을 보냈다.“돈 많은 누나. 이런 자식 스폰하지마요. 관상을 딱 보니까 누나 돈 때문에 빌붙는 놈이에요.”심지안은 재미있어서 웃음을 터뜨렸다.“왜 이 사람이 빌붙는다고 생각해요?”“누나가 돈이 많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비싼 차를 몰 수 없죠.”노란 머리 남
Last Updated : 2024-10-2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