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571 - 챕터 580

1132 챕터

제571화 잘못한 건 당신이잖아요

심씨 가문의 저택.심지안은 세탁 완료된 옷을 세탁기에서 꺼내 베란다에 하나하나 널어놓고 있었다.따뜻한 빛이 그녀의 몸 위로 내려앉았다. 심지안은 현모양처처럼 집안일을 하면서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 그 무엇보다 매우 아름답고 화목했다.성연신의 심장은 저도 모르게 빠르게 뛰었다. 이런 장면은 오랫동안 보지 못한 장면이었다.그는 얼른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갔다.사과를 씻어 먹으려던 심지안은 성연신이 나타난 것을 보고 놀란 마음에 바로 사과를 버리고 2층으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지금 입은 이 잠옷은 몸매가 잘 드러나는 옷이다.“멈춰요.”성연신의 목소리가 그녀를 불러세웠다.심지안은 그런 성연신의 말을 듣지 않고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하지만 다리가 긴 성연신은 몇 걸음 만에 심지안의 손목을 잡고 바로 그녀의 배에 자기의 손을 갖다 댔다. 어두워진 그의 눈 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일렁였다. 그러더니 기뻐하면서 확신에 찬 어투로 얘기했다.“정말 임신했어요?”심지안은 성연신이 어떻게 눈치챘는지 몰랐다. 속으로는 매우 놀랐지만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써 부인했다.“아니요. 그저 어젯밤에 많이 먹었을 뿐이에요!”“언제의 일이에요? 몇 개월인데요? 왜 일부러 나한테 숨겼어요?”성연신은 아니라고 잡아떼는 심지안을 믿지 않고 바로 물었다.대답하고 싶지 않았던 심지안은 고개를 숙여 발만 쳐다보았다.“말 좀 해요.”성연신은 심지안의 턱을 잡아 올려 눈을 맞추었다.힘은 딱 좋은 정도였다. 아프지도 않지만 벗어날 수도 없을 만큼의 힘이다.“우린 이미 헤어졌어요. 내가 왜 알려줘야 해요?”심지안은 심통이 나서 짜증을 내면서 얘기했다.“게다가 연신 씨 아이라는 보장도 없잖아요.”“지안 씨, 우리 제대로 얘기해요, 네?”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리고 힘주어 얘기했다.그 어떤 남자도 이런 모욕적인 농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런 말이 애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더욱 원하지 않는다. “연신 씨나 제대로 얘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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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나를 떠나는 게 그렇게 쉬워요?

“일단 그 얘기는 나중에 해요.”성연신도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토론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니 아예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그리고 심지안의 손을 끌어서 소파에 앉혔다.“아까 한 말, 진심이에요?”“뭐요?”“임시연의 아이와 지안 씨 중에 하나만 고르라는 거요.”심지안은 검은 성연신의 눈을 마주 보고 힘주어 대답했다.“네.”“왜요?”“눈에 흙이 들어와도 안 돼요.”적어도 시도는 해봤지만 정말 참을 수 없었다.성연신과 심지안이 사귀기 전에 있었던 아이라면 적어도 이렇게까지 메스껍지 않을 것이다.하필이면 두 사람이 결혼했을 때 성연신의 실수로 생긴 아이라니.그날 밤이 실수였다면, 실수로 임신한 아이를 왜 책임져야 하는가.심지안은 이해되지 않았다. 성연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예수가 와도 참지 못할 것 같았다.성연신은 심지안이 이렇게 강경한 태도로 나올 줄 몰랐기에 심장이 순간 덜컹 내려앉았다. 하지만 이내 조금 화를 내며 물었다.“나를 떠나는 게 그렇게 쉬워요?”“어쩔 수 없어요. 연신 씨가 이기적으로 자기 생각만 하니까요. 내가 내 생각을 해야죠.”성연신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얻게 할 수는 없다.눈을 지그시 감은 성연신은 화제를 돌렸다.“내일 같이 병원으로 가서 검사받아요.”“필요 없어요.”“무조건 검사 받아요. 나는 아직 아이가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잖아요.”심지안은 성연신의 고집을 이길 수 없었다.“난 자러 들어갈래요. 이만 가요.”“난 아이의 아빠예요. 같이 갈 거예요!”“연신 씨, 정말 창피한 줄도 모르겠어요?!”“아내랑 아이를 다 잃게 생겼는데 창피한 게 중요해요?”성연신은 담담하게 얘기했다. 우아한 얼굴이지만 이럴 때만큼은 뻔뻔하기 짝이 없다.심지안의 입가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나를 놓아주겠다고 했잖아요. 이제 며칠이 지났다고 후회하는 거예요?”“놓아준다고 했지 다신 찾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었어요.”“...마음대로 해요. 난 이만 자러 갈 거니까 따라오지 말아요. 내 침대에는 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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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3화 바람둥이

점심에 고연희와 만나고 오후에는 수영장까지 가다니. 참 바쁜 몸이었다....차 열쇠를 갖고 온 심지안은 차가운 시선으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성연신을 발견했다.영문을 모르겠기에 심지안은 바로 물었다.“왜요?”“테이블 위의 사탕, 누가 준 거예요?”“고청민 씨요.”“그 사람이 주는 물건 받지 말아요. 좋은 마음이 아니에요.”“그래요. 그럼 연신 씨도 임시연의 아이를 갖지 말아요.”이미 까밝혀진 마당에, 심지안은 막 나가기로 했다.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할 거다. 어차피 사람은 자기만 좋으면 되는 게 아니겠는가.“운전해요.”성연신은 더 얘기해봐야 소용 없다고 생각하고 화제를 끝냈다.심지안은 기분이 나빠 확 욕설을 읊조렸다.“바람둥이.”“...”심지안은 집중해서 열심히 운전했다. 어떤 차가 갑자기 끼어들어도 당황하지 않고 잘 대처했다.그 모습을 보며 성연신은 드디어 위험한 장롱면허에서 벗어난 심지안이 기특하고 뿌듯했다.갑자기 앞의 차량이 멈춰 섰다.성연신이 급하게 얘기했다.“브레이크 밟아요.”“아.”심지안은 매우 담담했다.이윽고 성연신은 상반신이 앞으로 밀려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만약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면 성연신은 바로 앞의 유리창에 머리를 박았을 것이다.하지만 옆의 심지안은 두 손으로 핸들을 꼭 쥔 채 자랑스러운 듯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어때요? 내 운전 실력, 많이 늘었죠?”“...아마도 그런 것 같네요.”성연신은 심지안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심지안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의기양양해져서는 심씨 저택부터 목적지까지 한 시간 동안 운전했다.병원에 도착한 성연신은 메스꺼움을 참고 심지안과 함께 병원으로 들어섰다.10분만 더 앉아있었더라면 바로 토가 나왔을 것이다.성연신은 심지안과 함께 순서를 기다리며 정욱에게 와서 운전을 하라고 메시지를 보냈다.다시는 심지안에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을 생각이었다.검사를 다 하고 의사에게 찾아가니 의사의 대답은 저번과 같았다. 이젠 거의 다 안정되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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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전 여친

성연신은 머리가 아팠다.“시연이가 지안 씨에 관한 얘기를 해주겠다고 해서 데려다준 거예요.”“내 얘기요?”“지안 씨가 임신했다는 거요.”바로 표정이 굳어버린 심지안은 고개를 돌려 임시연을 보며 물었다.“내가 임신한 건 어떻게 알았어요?”“수영장에서 물에 빠졌을 때, 배가 나온 걸 봤어요.”“그래요?”심지안은 차갑게 웃었다.“수영을 잘 못하는 사람은 물 안에서 눈을 잘 뜨지 못하는데...”임시연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얘기했다.“전 수영을 못해요. 연신이도 알아요. 지안 씨를 속이려는 게 아니에요.”“확실히 시연이는 수영을 못해요.”성연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은 사실인 거다.전에도 임시연은 수영과 관련된 일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실수로 배에서 떨어져 익사할 뻔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심지안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고 의도 다분하게 얘기했다.“아, 네, 네. 연신 씨가 가장 잘 알겠죠.”심지안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임시연의 편에 서다니.남자에게 전 여친은 꽤 강력한 추억인 모양이었다.성연신은 할 수 없었다. 지금의 심지안은 마치 건드리기만 해도 털을 쭈뼛 세우는 예민한 고양이 같이 심심하면 화를 내고 있었다. 심지안은 더 이상 성연신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그대로 걸어갔다.성연신은 그런 심지안을 따라가며 외쳤다.“너무 빨리 걷지 마요. 배 속의 아이를 생각해야죠!”“괜찮아요. 당신 같은 아빠가 있는 애는 꼭 건강할 거예요.”“네?”“4개월 전에도 아빠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잖아요. 이후에도 필요 없어요.”그렇게 말하는 심지안의 눈은 또 붉어졌다. 꽉 쥔 두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그런 심지안을 보면서 성연신은 손을 들어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하지만 하는 수 없이 손을 내려놓았다.요즘 심지안은 툭하면 눈물을 흘렸다.그러나 심지안은 평소에 자주 우는 사람이 아니었다.혹시 정말로 성연신이 잘못한 걸까.모든 재산을 두 사람의 아이 명의로 돌려도 용서받을 수 없는 걸까.성연신은 길게 한숨을 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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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그저 부모도 없는 고아

두피가 뜯겨나가는 것 같은 고통에 임시연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놀란 눈으로 얘기했다.“고청민, 당신이 내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난 비밀 조직의 사람을 시켜서 당신을 죽이게 할 거예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청민의 손바닥이 임시연의 뺨을 내리갈겼다. 여자와 남자의 힘 차이는 절대적인 것이다.어제 심지안이 때린 뺨은 아프긴 했지만 참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고청민이 때린 뺨은 임시연의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였다. 얼굴은 불에 덴 듯이 뜨거웠고 피부가 벗겨지는 기분이었다.거친 호흡을 몰아쉬는 임시연은 화가 나서 몸을 바르르 떨었고 얼굴은 고통으로 인해 일그러져 있었다. “감히... 날 때려?!”임시연의 분노는 이제 극한에 달했다. 이성을 잃은 그녀는 바로 달려들어 고청민을 때리려고 했다.고청민은 당황하지 않고 피하지도 않았다.시기를 잘 잡은 후 그녀의 머리카락을 낚아채고 또 뺨을 날렸다.뺨 두 대를 맞은 임시연은 반항할 힘을 잃었다. 얼굴은 팅팅 부어올랐다.고청민은 천천히 우아하게 임시연을 떼어냈다. 부드럽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차가운 말투로 얘기했다.“지안 씨를 괴롭힐 생각은 하지 마요. 당신 같은 쓰레기가 함부로 손댈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심지안은 그저 부모도 없는 고아일 뿐이지 않은가! 뒤를 책임져주는 가문도 없고 회사도 그저 조그마한 기업인데!도대체 그런 심지안이 뭐가 잘 나서 임시연은 손 댈 수도 없다는 것인지, 임시연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아 묻고 싶었다.하지만 맞은 뺨이 너무 아파 입을 벌리는 것도 어려웠다....오후 세 시.성연신은 오지석의 집으로 왔다. 오지석은 휴가 중이라 바로 나와 성연신을 맞이했다.“무슨 일로 또 나를 찾아온 거야? 뭘 빌리려고?”“아니, 빌리려는 게 아니라 줄 게 있어서 그래.”오지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뭔데?”성연신은 바로 얘기하지 않고 안쪽을 들여다보며 물었다.“네 아내는?”“침실에 있어. 왜? 집에 큰일이라도 생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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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심지안을 찾아온 송준

오지석은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준수하게 생긴 얼굴은 지금 살짝 멍청해 보였다. 놀란 오지석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바로 물었다.“이렇게 빨리 임신했다고?”낙태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한 달이었나 두 달이었나.그런데 또다시 임신했다고?성연신은 몰랐으니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심지안은 여자로서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건가?어떻게 해도 몸 건강이 최우선인데.성연신은 미간을 찌푸렸다.“뭐가 빨리야.”오지석은 다시 물었다.“너 몰라? 지금이 임신 몇 개월인데?”“4개월이야.”그러면 이해가 되었다.수년간의 형사 경력의 오지석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 있었다.심지안은 낙태하지 않고 바로 성연신에게 아이의 존재를 알린 모양이었다.요즘 사람들은 정말 담도 크지.이런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너 뭘 알고 있는 거야?”성연신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아무런 감정도 없어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상위 포식자의 차가운 기운을 담은 시선은 예리하게 오지석을 쳐다보았다. 성수련도 옆에서 재촉했다.“할 말이 있으면 얼른 해요. 왜 그렇게 우물쭈물하는 거예요?”오지석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동정의 시선으로 성연신을 보며 얘기했다.“지안 씨 배 속의 아이가 네 아이가 아닐 수도 있어.”그 말을 들은 성연신은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심장까지 덜컹 내려앉았다.놀란 성수련의 표정도 확 바뀌어 오지석을 비난했다.“함부로 그런 말 하지 마요! 연신 씨 아이가 아니면 누구 아인데요?!”“일단 계속 얘기해 봐.”성연신이 얘기했다.오지석은 전에 심지안이 임신한 사실을 숨겨달라고 한 사실부터 모든 이야기를 다 얘기해주었다.“내 아이가 아니라는 말을 확실히 한 적은 없는 거지?”“그건 없어.”“그럼 내 아이가 확실해. 나는 지안 씨를 믿어.”성연신의 말투는 무겁지는 않았지만 나름 진중했다.심지안이 자기를 속이지 않을 것이라고, 성연신은 굳게 믿었다.예전처럼 그녀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성연신은 이제 열심히 심지안을 사랑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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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7화 내가 성연신보다 더 잘할 거예요

송준은 나른하게 프런트에 기대 심지안을 쳐다보았다. 여우 같은 눈을 가늘게 뜬 그가 교활하게 웃었다.“제가 뭘요? 더러운 손이라니. 제 손이 얼마나 예쁜데요.”“예쁜지 아닌지는 관심 없어요. 그 손으로 절대 우리 직원을 만질 생각 하지 마요.”심지안이 차갑게 얘기하며 프런트 직원을 자기 뒤로 끌어당겼다.송준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거렸다.“왜 그렇게 화를 내요. 저는 사업 얘기를 하러 온 건데.”“전 당신 같은 사람이랑 사업 얘기 안 해요. 이만 가세요.”“좋아요. 원래는 좋게 얘기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매몰차게 나오니 나도 어쩔 수 없군요.”불안한 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라 심지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송준이 매매계약서를 그녀 앞에 던져주더니 미친 듯이 웃고 얘기했다.“당신들이 일하는 이곳, 이젠 내 땅이에요.”심지안은 그 계약서를 들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검사했다.회사의 직원들은 순식간에 놀라서 웅성댔다.“우리 실직자 되는 거예요?”“아니... 그게...”“회사가 망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여기에 뼈를 묻을 생각이라고요!”“걱정하지 마. 이 땅이 아니더라도 심 대표님이 다른 곳에 사무실을 마련해줄 거야. 큰일이 아니야.”오래된 직원이 다른 직원들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하지만 심지안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냈다.이른 시일 내에 적당한 사무실을 찾는 건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심 대표는 지금 임신중이니...송준은 비웃으며 얘기했다.“아직 나가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뭐가 그리 급해요?”“무슨 사업 얘기를 하고 싶은 건데요?”심지안이 먼저 물었다.“나랑 같이 자면 이 계약서를 찢어버릴게요.”심지안은 사악하게 웃는 송준을 보더니 헛웃음을 쳤다.“하,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요? 안되면 다른 곳으로 옮겨가면 되죠. 이게 협박이 된다고 생각해요?”“나는 협상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심각하게 얘기하지 말아요. 사실 금호그룹이 금관성의 부동산 산업을 시작하고 있거든요. 얼마 지나지 않으면 상업가의 빌딩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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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난 당신만 있으면 돼요

심지안은 자조적으로 웃으며 얘기했다.“그런 편이죠. 그럭저럭 잘살고 있어요.”“시간 돼요? 같이 식사라도...”심지안은 입술을 말더니 대답했다.“죄송해요. 시간이 없어요. 다음에 저랑 연신 씨가 같이 식사를 대접할게요.”진현수는 어색해하며 물었다.“전에 제가 지안 씨를 속인 것 때문에 그래요?”“아니요. 다 지나간 일이잖아요. 전 임신한 몸이라 다른 남자와 단둘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에는...”심지안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성연신 씨가 질투해요?”심지안은 그저 웃어넘기며 대답하지 않았다.성연신이 질투할까 봐 걱정되는 게 아니었다. 그냥 성연신에게 해명하는 것이 귀찮았다.어차피 해명해도 듣지도 않을 것이 아닌가.진현수는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더니 물었다.“아직 퇴근할 시간이 아니죠?”“네, 왜요?”“줄 선물이 있어요. 이따가 가져올게요.”“괜찮아요. 오늘 이미 절 도와주셨잖아요. 아직 식사 대접도 못했는데 또 선물이라뇨...”심지안은 몸 둘 바를 몰랐다.“너무 귀한 물건도 아니에요. 일단 일부터 처리해요. 선물은 프런트에 놓을게요. 퇴근하고 와서 가져가요.”손을 뻗어 심지안의 어깨를 두드린 진현수는 말을 마치고 떠났다.심지안이 입을 열어 진현수를 부르려고 했지만 그는 이미 멀리 떠난 후였다. 그러다 난장판이 된 홀을 보니 화가 나서 송준을 다시 데려와 흠씬 패고 싶었다.일단은 청소부 아주머니한테 정리를 맡기고 전체 직원회의를 열었다.사무실은 옮겨야 했다. 오늘 송준이 그들한테 옮겨가라는 말은 하지 않았지만 다음 달이면 임대계약도 만료되고 재계약은 힘들 것 같았다.송준의 오만한 얼굴을 떠올리면 메스꺼워서 계약을 진행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송준도 계약을 해줄 생각이 없을 것이다.보광 중신 주변에 있는 빌딩이 마음에 들었지만 가격이 조금 비쌌다.저녁, 심지안을 데리러 온 성연신은 송준이 깽판을 치고 갔다는 것을 알았다.성연신의 얼굴은 바로 차갑게 굳었다. 감히 심지안을 건드리다니. 사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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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아내가 중요해요 체면이 중요해요?

심지안은 그 순간 의아해했다.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진심이에요?”성연신은 웃으며 심지안의 코를 가볍게 꼬집더니 얘기했다.“내가 언제 거짓말한 적 있어요?”심지안은 눈을 흘기며 말했다.“거짓말한 적은 없는 거 같네요. 매일 당당하게 명령만 내렸죠.”성연신은 살짝 눈썹을 찡그렸다.기나긴 30년 동안 그에게는 공부와 사업뿐이었다. 그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이렇게 사람을 대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빠르고 직접적이니 효율이 높지 않은가.심지안은 고개를 들어 성연신을 쳐다보았다.“그러면 임시연의 아이는 어떡해요.”“오지석네 부부가 둘째를 갖고 싶어 하는데 개인 사정으로 인해서 가질 수 없는 상태예요.”심지안은 알아들었다. 오지석네 부부한테 입양 보내도 괜찮았다. 조건이 나쁜 것도 아니고 성연신과 임시연이 연락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으니까.성연신은 심지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조심스레 심지안을 품에 안으며 물었다.“이 방법도 싫어요?”“아니요, 연신 씨 말이 맞아요. 임시연이 임신한 지 6개월이 되어가니 지우는 건 불가능하죠. 게다가 몸도 안 좋잖아요.”성연신은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심지안을 더욱 꽉 껴안으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다시는 헤어지지 말아요.”“쳇, 우리 며칠 전에 헤어졌잖아요. 나한테 떠나라고 하던 사람은 어디 갔나 모르겠네요.”“...그건 그냥 위협 같은 거였어요. 하지만 지안 씨는 바로 고청민이랑 붙어있었잖아요.”그 일을 떠올리자 성연신의 검은 눈동자에 원망스러움이 담겼다.성연신은 자기가 이미 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심지안이 더 매정할 줄은 몰랐다.성연신의 아이를 임신한 채 다른 남자와 데이트를 하다니. 얼마나 매정한 사람인가.“누가 연신 씨더러 나를 집에 가두라고 했어요? 고청민 씨가 나를 꺼내줘서 다행이지.”심지안은 컴퓨터 전원을 끄고 당당하게 가방을 성연신에게 건네주었다.“가방 좀 들어줘요.”성연신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앞으로 잡혀 살고 싶지 않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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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선수 성연신

성연신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매력적인 목소리로 차갑게 얘기했다.“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송준은 기분 나쁘게 웃으며 얘기했다. “다른 뜻이 아니라 그냥 귀띔해 주는 거야. 오늘 오후에 네 아내를 찾아온 남자가 하는 얘기를 들었거든. ‘우리’의 아이를 위한 옷을 준비했다던데, ‘우리’라는 단어가 너무 잘 들려서 말이야.”그 말을 들은 성연신은 바로 통화를 끊었다.그리고 차갑게 회사 문 앞의 쓰레기통을 쳐다보았다.심지안은 성연신의 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멈춰서서 몸을 돌렸다.노을 아래서, 성연신의 몸에는 주황색 빛이 쏟아졌다. 곧게 뻗은 코에는 그늘이 졌고 깊은 눈은 감정을 알 수 없었으며 얇은 입술을 꽉 다물고 있었다.옆에서 보면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심지안이 물었다.“무슨 생각 해요?”진현수의 선물을 던져버린 것으로 풀리지 않은 건가? 다시 곱씹는 건가?성연신이 드디어 시선을 심지안에게로 돌렸다. 빛을 등지고 선 성연신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진현수랑 마지막으로 언제 만났어요?”고개를 갸웃거리던 심지안이 대답했다. “아마도 4, 5개월 전에요. 갑자기 그건 왜요?”성연신은 말을 하지 않더니 긴 다리로 성큼성큼 다가와 얘기했다.“아니에요. 얼른 가요. 저녁에 뭐 먹을래요? 요리사한테 얘기해 놓을게요.”“연어 먹고 싶어요.”“알겠어요.”돌아가는 길, 심지안은 연습할 겸 운전을 하겠다고 했다.신호등 앞에 멈춰서니 오픈카를 탄 한 노란 머리 남자가 성연신을 향해 중지를 내밀며 얘기했다.“호스트바 놈.”성연신은 바로 차갑게 물었다.“뭐라고?”“여자한테 빌붙는 놈!”남자는 여전히 성연신을 보며 멸시했다. 하지만 심지안을 보며 부드러운 시선을 보냈다.“돈 많은 누나. 이런 자식 스폰하지마요. 관상을 딱 보니까 누나 돈 때문에 빌붙는 놈이에요.”심지안은 재미있어서 웃음을 터뜨렸다.“왜 이 사람이 빌붙는다고 생각해요?”“누나가 돈이 많으니까.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비싼 차를 몰 수 없죠.”노란 머리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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