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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4화 전 여친

성연신은 머리가 아팠다.

“시연이가 지안 씨에 관한 얘기를 해주겠다고 해서 데려다준 거예요.”

“내 얘기요?”

“지안 씨가 임신했다는 거요.”

바로 표정이 굳어버린 심지안은 고개를 돌려 임시연을 보며 물었다.

“내가 임신한 건 어떻게 알았어요?”

“수영장에서 물에 빠졌을 때, 배가 나온 걸 봤어요.”

“그래요?”

심지안은 차갑게 웃었다.

“수영을 잘 못하는 사람은 물 안에서 눈을 잘 뜨지 못하는데...”

임시연은 어깨를 으쓱이더니 얘기했다.

“전 수영을 못해요. 연신이도 알아요. 지안 씨를 속이려는 게 아니에요.”

“확실히 시연이는 수영을 못해요.”

성연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은 사실인 거다.

전에도 임시연은 수영과 관련된 일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실수로 배에서 떨어져 익사할 뻔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안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고 의도 다분하게 얘기했다.

“아, 네, 네. 연신 씨가 가장 잘 알겠죠.”

심지안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임시연의 편에 서다니.

남자에게 전 여친은 꽤 강력한 추억인 모양이었다.

성연신은 할 수 없었다. 지금의 심지안은 마치 건드리기만 해도 털을 쭈뼛 세우는 예민한 고양이 같이 심심하면 화를 내고 있었다.

심지안은 더 이상 성연신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그대로 걸어갔다.

성연신은 그런 심지안을 따라가며 외쳤다.

“너무 빨리 걷지 마요. 배 속의 아이를 생각해야죠!”

“괜찮아요. 당신 같은 아빠가 있는 애는 꼭 건강할 거예요.”

“네?”

“4개월 전에도 아빠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잖아요. 이후에도 필요 없어요.”

그렇게 말하는 심지안의 눈은 또 붉어졌다. 꽉 쥔 두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런 심지안을 보면서 성연신은 손을 들어 그녀를 품에 안고 싶었다.

하지만 하는 수 없이 손을 내려놓았다.

요즘 심지안은 툭하면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심지안은 평소에 자주 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혹시 정말로 성연신이 잘못한 걸까.

모든 재산을 두 사람의 아이 명의로 돌려도 용서받을 수 없는 걸까.

성연신은 길게 한숨을 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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