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221 - 챕터 230

1132 챕터

제221화 열정적인 기대

성연신은 심지안을 꽉 끌어안으며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었다.“찾아보면 알 거 아니에요.”“알겠어요... 근데 이건 좀 풀어 주면 안 돼요? 숨 막혀요.”숨이 막혔던 심지안은 버둥거리며 말했다.“그냥은 싫어요. 벗어나고 싶으면 뽀뽀해 줘요.”심지안은 성연신의 얼굴을 두 손으로 잡더니 짧게 뽀뽀했다. 그러고는 해탈한 표정으로 머리를 돌렸다.“이제 됐죠?”성연신은 촉촉해진 입술의 감촉을 느끼며 깊은 눈으로 심지안을 바라보다 머리를 숙여 다시 한번 입술을 겹쳤다. 얼마 후 심지안이 발그레한 얼굴로 그를 밀어냈다.“사무실에서 뭐 하는 거예요...”“그게 문제였던 거예요? 그러면 퇴근하고 집에 가서 계속 해요.”성연신은 뜨거운 눈빛으로 심지안을 바라봤다. 도무지 무시하려야 무시할 수 없는 눈빛이었다. 그래서 심지안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눈을 피하기에 급했다.“우리 사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이렇게 급하게 굴어요.”“그렇다고 사귀는 마당에 참고 있을 건 없잖아요?”“흥, 예전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열정이네요.”“그러니까 지금 기회를 주는 거잖아요. 소중하게 여기고 지난번처럼 섹시한 잠옷 치마를 꺼내 입어야죠.”심지안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애써 당당한 척 허리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그 얘기는 금지에요!”성연신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기분 좋은 듯 피식 웃었다.“아무튼 저녁을 기대하고 있을게요.”심지안은 도무지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 버렸다. 행동파 앞에서 계속 입을 놀려봤자 손해만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오후, 심지안은 작은 회의를 열어 시장 조사와 더불어 새로운 방안을 연구할 생각이었다. 그녀가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동료들을 모으고 있을 때 실종된 지 한참 된 경은이 갑자기 나타났다.경은은 아주 오랫동안 출근하지 않았다. 인사팀 직원 말로는 사직서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본인이 직접 서면으로 제출한 것이 아니라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직접 제출하지 않으면 그녀가 한 짓을 상업계에 퍼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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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은혜 갚는 심지안

심지안은 바로 이유를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임시연이 만나자고 했던 시간은 퇴근 시간 한 시간 전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별로 시간 낭비를 하는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빌딩 밖에서 임시연은 우산을 펼친 채 심지안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안색은 좋지 못했다. 병원에서 바로 나왔는지 스웨터 안에는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심지안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갑자기 불러내서 미안해요.”“본론이나 말해요.”“제가 요즘 치료받으며 오레오를 반려동물 호텔에 맡겼는데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요. 연신이랑 같이 잠깐 돌봐 주면 안 돼요?”심지안은 당연히 거절하려고 했다. 오레오를 중정원으로 데려가는 것은 임시연이 성연신과 만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절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찾아가지 않을게요. 그리고 첫 단계 치료가 끝나자마자 바로 데리러 갈게요. 두 사람 사이를 이간질할 생각은 없으니까 제발 부탁해요.”심지안은 임시연의 진지한 표정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거절해야 한다고 직감이 말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직감을 믿기로 했다.“죄송하지만...”이때 임시연이 갑자기 심지안을 뒤로 확 밀쳤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심지안은 휘청거리며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눈앞에는 광기 서린 표정으로 임시연의 팔뚝에 칼을 꽂은 경은이 보였다.첫 번째 시도가 실패했는데도 경은은 전혀 개의치 않아 보였다. 그녀는 칼을 뽑아 들고 다시 심지안을 향해 달려갔다. 다행히 심지안이 빠릿빠릿한 데다가 회사 경비원이 근처에 있어서 두 번째 시도도 성공하지는 못했다.“이게 너 때문이야! 네가 내 인생을 망쳤다고! 너만 없었으면 나는 진작 기획팀 팀장이 됐어!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하지만 이제는 보광 그룹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도 나를 채용하지 않으려고 해. 우리 한 식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사람은 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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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그녀가 원하는 삶

“진짜 우연이에요. 제가 무슨 변태도 아니고.”진현수는 미소를 지으며 설명을 덧붙였다.“제 친구가 이 근처에 살아요. 친구 집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소화도 할 겸 산책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는 걸 보면 저희가 인연이긴 한가 봐요.”심지안은 말없이 작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쯤에서 산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이때 길가의 화단에서 새끼 고양이가 뛰어나왔다. 그러자 오레오와 원이가 전부 흥분한 듯 꼬리를 흔들며 따라가려고 했다. 강아지 두 마리의 힘을 이기지 못한 심지안은 몸이 앞으로 확 쏠려 버렸다.“괜찮아요?”진현수는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다행히 그가 잡아 준 덕분에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도움을 받으며 겨우 중심을 잡은 심지안은 그의 손을 밀어내며 대답했다.“네, 괜찮아요. 덕분에 넘어지지 않았네요.”“별말씀을요.”심지안은 원이와 오레오의 엉덩이를 툭 쳤다. 그러자 오레오는 그녀의 뜻을 알아챈 듯 시무룩한 표정으로 귀를 내렸다. 반대로 원이는 그녀가 놀아주려는 줄 알고 계속 제자리를 뱅뱅 돌았다.심지안은 머리를 절레절레 젓더니 머리를 돌리며 진현수에게 말했다.“저는 산책이 끝나서 이만 돌아가 볼게요.”“강아지들은 지안 씨가 키우는 거예요?”“한 마리는 연신 씨 강아지고, 다른 한 마리는 친구 강아지예요.”“중형견 두 마리를 혼자 돌보고 있는 거예요? 집에 도우미는요?”“우리 집에는 도우미가 없어요.”진현수는 잠깐 멈칫하더니 속상하다는 눈빛으로 심지안을 바라보며 말했다.“설마 재판에서 성연신 씨한테 400억 빚진 일 때문에 도우미 일을 대신하고 있는 건 아니죠?”이 말을 들은 심지안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400억 일은 어떻게 알았어요?”“아마 업계에 모르는 변호사가 없을걸요.”“아... 처음에는 400억 때문에 시작한 게 맞기는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저 연신 씨랑 정식으로 사귀기로 했어요.”“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저는 다 이해해요.”진현수는 지갑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더니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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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다른 길

심지안은 찔리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뒤늦게 성연신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발견하고 콧방귀를 뀌며 투덜거렸다.“네네~ 마음대로 생각해요.”“하하하, 삐졌어요?”말을 마치자마자 성연신은 조금 전 정욱이 전화했던 것이 떠올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남진영 씨와 은옥매 씨는 모르는 사이래요.”“그렇다면 설마 진심으로 심연아가 마음에든 걸까요?”심지안은 입술을 깨물었다.나이를 먹고도 아이가 없어서 입양을 선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비록 심연아는 똑똑한 편이 아니었지만, 잔머리만큼은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어쩌면 남진영은 그녀처럼 계략 있는 아이를 좋아할지도 몰랐다.“비록 이 길은 막혔지만, 제가 또 다른 길을 찾았어요.”“다른 길이요?”심지안은 초롱초롱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성연신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일부러 시간을 끌려는 듯 느릿느릿 말했다.“오늘 지안 씨가 하는 걸 봐서 알려 줄지 말지 결정할게요.”심지안은 귀까지 빨개진 채로 사레까지 들려서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연신은 태연하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피식 웃었다.“그렇게까지 놀랄 건 없고요. 낮에 회사에서 얘기 다 끝났잖아요.”“저 샤워하러 갈게요.”심지안은 한참 기침하다가 겨우 이 한마디를 짜내고 욕실을 향해 달려갔다. 기분이 좋았던 성연신은 책 한 권을 꺼내서 대충 펼쳐 보며 기다리기 시작했다.얼마 후 심지안이 샤워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성연신의 앞으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잠옷 못 찾았어요. 오늘은... 안 입으면 안 돼요?”성연신은 머리를 들었다. 심지안의 우윳빛 피부와 수건에 가려진 몸매가 옅은 바디워시의 향기와 함께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심지안을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귓불에 뽀뽀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면 행동으로 대신해.”심지안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낯선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최선을 다해 성연신에게 반응해 주며 그의 허리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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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살인범 심전웅

“그렇다고 할 수도 있죠.”정욱은 은옥매가 아이를 낳을 때 성유진이 금방 임신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성유진의 곁에는 심전웅이 하루 종일 함께 있을 때, 은옥매의 곁에는 시도 때도 없이 타두던 남자가 있었다는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의 증언도 있었다. 특히 두 사람은 남자에게 가정이 있다는 둥 예민한 화제로 싸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아... 그 남자가 누군지는 찾았어요?”“찾는 중이에요. 아마 내일 알 수 있을 거예요.”이 사실을 알게 된 심지안은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속으로는 지금껏 알게 된 힌트를 정리하기 시작했다.어쩐지 은옥매가 심전웅과 다시 만나다 했더니 책임질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심연아가 계략에 능한 것도 은옥매에게 전수받아 그럴 수도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심전웅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한 순간이었다....이튿날.정욱의 일 처리 속도는 아주 빨랐다. 그는 아예 은옥매의 산후 도우미를 찾아서 데려왔다. 산후 도우미의 이름은 김희경으로 50대의 평범한 부인이었다.“옥매 씨가 좋아하던 남자는 김대휘라고 했는데 제경 사람이라고 들었어요. 그때 벌써 유부남이었고 옥매 씨랑은 파티에서 만났대요. 저는 그냥 여기까지 알고 있어요... 이제 돈을 주는 거예요?”정욱은 성연신을 바라봤다. 그가 눈빛 신호를 주자 곧바로 돈다발을 꺼내 김희경에게 건네줬다.김희경은 떨리는 손으로 돈을 받아 들었다. 아들의 수술비를 드디어 마련하게 되었으니 얼굴에는 기쁨으로 가득했다.정욱은 이만 몸을 일으켜 김희경을 보내주려고 했다. 이때 심지안이 벌떡 일어나 두 사람을 막아서더니 예리한 말투 물었다.“아주머니 심씨 성을 가진 집안에서 산후 도우미로 일한 적 있죠?”‘심씨 성’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김희경은 눈에 띄게 당황하며 시선을 피했다.“아, 아니요.”“아니라고요?”심지안은 차갑게 웃었다. 그리고 오래전에 찍은 듯한 옛날식 가족사진을 휴대폰 속에서 찾아내더니, 그 속에 희미하게 찍힌 한 사람을 가리키면서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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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정욱의 핸드폰, 영원히 잠들다

“믿어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가를 치르게 해야만 해요.”심지안은 주먹을 꼭 쥐었다. 눈은 실핏줄이 터져 빨갛게 되었다. 속으로는 심전웅에게도 성유진이 겪었던 것과 똑같은 절망을 맛보여 주리라 다짐했다.정욱은 김희경을 힐끗 보며 성연신에게 물었다.“대표님, 이 사람은 어떻게 할까요?”“일단 돌려보내고 잘 감시해. 앞으로 증인이 필요할 때가 있을 것 같으니까.”...심지안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성연신은 오전 일정을 전부 미룬 채 그녀와 함께 있어 줬다.성연신의 품에 안겨 있던 심지안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잠들어 버렸다.심지안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시간은 어느덧 오후 두 시가 되었다. 전보다 훨씬 진정된 그녀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미안해요, 저 때문에 일을 하나도 못 했죠.”“이제 좀 괜찮아요?”성연신은 턱을 괴고 눈물 자국을 닦아내는 심지안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다행히 맑은 눈동자에 담긴 강인함이 다시 돌아온 듯했다.“네, 저 이만 기획팀으로 돌아갈게요. 저녁에 다시 봐요.”지금의 심지안에게는 슬픔도 사치였다. 감정을 추스르고 나면 곧바로 일상생활을 계속해야 했다. 눈물은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니 말이다.이제는 반격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오후, 심지안이 지난달에 만든 보고서와 프로젝트가 공개되었다. 그 즉시 보고서는 수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특히 금융권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그녀의 독특한 관점과 문장력을 칭찬하며 화제성을 더욱 끌어올렸다.어떤 사람은 심지안의 사진까지 찾아내서 금융권 최고 미인이라는 칭찬과 함께 ‘금융의 꽃’이라는 타이틀도 달아줬다. 그렇게 사무실에서도 가끔 금융의 꽃이라는 장난스러운 말들이 오갔다.금방 아이를 낳고 나서 휴가 중인 김인정도 소식을 보고서는 바로 전화로 축하해 줬다. 그러자 심지안은 한결같이 겸손하게 대답했다.“이것도 다 언니가 잘 가르쳐준 덕분이에요. 저는 아직 초짜일 뿐인걸요.”“지안 씨가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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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사진에 따른 오해

정욱이 기획부에 갔을 때 심지안은 마침 오후의 회의에서 사용할 자료와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었다. 정욱은 남몰래 그녀를 데리고 나가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지안 씨, 혹시 어제 진현수 씨와 만났어요?”심지안은 놀란 듯 멈칫하며 되물었다.“그걸 어떻게 알았어요?”“... 아마 지금 동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요.”엘리베이터에 올라탄 다음 정욱은 단톡방에서 있었던 일을 심지안에게 알려줬다. 그리고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사건의 포인트도 짚어줬다.“대표님이 지금 엄청 화났어요. 조금 전 핸드폰도 부쉈다니까요. 그러니까 절대 언성을 높이면 안 돼요. 상황을 잘 설명하고 나서 달래주면, 아마 대표님도 화를 가라앉힐 거예요.”심지안은 불안한 듯 손톱을 뜯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결심한 듯 심호흡하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오해했어요, 연신 씨, 저는 현수 씨랑 우연히 만난 거예요. 현수 씨의 친구가 중정원에 살거든요.”성연신은 다리를 테이블에 올린 채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싸늘한 냉기가 서려 있었다.“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우연히’라는 말을 믿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라고 했어요.”“진짜예요. 저 어제는...”성연신은 피식 웃으며 말머리를 잘랐다.“저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니까 좋았어요?”성연신은 어젯밤 장난으로 한 말이 진짜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인이 산책 시간을 이용해 다른 남자와 만났다는 증거가 떡하니 나타났으니 말이다.심지안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얼굴은 속상한 듯 축 처졌다.“좋았냐니까?!”참다못한 성연신이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개를 때린 건 데이트를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죠?”“저는 처음부터 오해라고 했어요. 어제 바로 얘기해주지 않았던 건 연신 씨가 지금처럼 오해할까 봐 그랬던 거예요. 그리고 애들은 갑자기 고양이를 향해 달려가서 살짝 때렸던 거고요. 연신 씨는 왜 번마다 저를 나쁜 사람으로 여기는 거예요? 서로한테 이 정도의 믿음도 없이 어떻게 계속 만나요? 더구나 사진 속에서도 저희는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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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돈으로 해결하는 다툼

“둘 다 잘못했네요.”손남영이 보기에 심지안의 잘못은 숨김에 있고, 성연신의 잘못은 불신에 있었다.성연신은 칼날같이 예리한 눈빛으로 손남영을 바라봤다. 그러자 그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 같아 급 말을 바꿨다.“둘 다 잘못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안 씨 잘못이 더 크네요. 형은 별로 잘못하지 않았어요.”“해결 방법은?”“당연히 돈이죠!”손남영은 잠깐 멈칫하다가 계속해서 말했다.“근데 지안 씨의 사정도 이해가 가기는 해요. 웬 여자 때문에 콩가루 집안이 된 건 둘째 치고 친아빠가 친엄마를 죽인 셈이니까요. 분명히 여자애 혼자서 견디기는 힘든 일인데 반나절 만에 진정하고 일에 집중하는 걸 보면 괜찮은 척하고 있는 게 분명해요. 그러니 형이 공감해 줘요.”성연신은 감정 없이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공감? 나도 부모가 죽고 없는 게 가장 큰 공감이 아닌가?”손남영은 안색이 약간 변했다. 성연신의 부모에 관한 얘기는 금기였기 때문에 아무나 함부로 꺼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그는 잠깐 고민하다가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하지만 지안 씨는 성격 좋으니까, 돈을 좀 주면 잘 해결될 거예요. 돈을 거절할 여자는 없으니까요.”사실 손남영이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솔직하게 얘기를 나누는 것이었지만, 성연신의 성격으로 가능할 리가 없을 것 같아서 돈 얘기만 하게 되었다.성연신은 전화를 끊자마자 회사에 연락해 직원 보너스로 남겨둔 돈을 전부 꺼내달라고 했다. 오후의 회의에서 사용하겠다면서 말이다.20분 후.각 부서에서 대표로 보낸 사람은 하나둘씩 회의실에 도착했다. 심지안은 혹시라도 성연신이 다들 보는 앞에서 트집을 잡지는 않을까 걱정되어서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구석 자리로 가서 앉았다.이때 성연신이 몸에 입은 정장의 검은색과 마찬가지로 어두운 분위기와 함께 회의실에 들어섰다. 그리고 심지안이 마치 공기라도 되는 것처럼 단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심지안은 입술을 꼭 깨물며 괜히 노트에 낙서했다. 화가 나는 동시에 서운하기도 했다. 피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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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오해에 오해를 거듭하며

사람들은 깜짝 놀란 듯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저마다 말도 안 되는 추측과 함께 심지안을 향해 머리를 돌렸다.‘설마 이 돈이 다 심 팀장의 보너스는 아니겠지?’정욱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대표님, 재무팀에 남아 있는 현금은 3억 6천 원 정도 됩니다. 혹시 부족하면 제가 은행에 다녀올까요?”“됐어, 그냥 줘.”은행에서 더 많은 돈을 가져온다고 해도 어차피 심지안은 다시 은행으로 가져가서 저축해야하기 때문에 성연신은 일단 있는 만큼만 주기로 했다.정욱은 심지안의 앞으로 가서 멈춰서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건 대표님이 준비한 보너스예요.”심지안은 놀란 토끼 눈이 되어 가만히 서 있었다. 완전히 넋이 나간 듯 정욱의 말에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욱은 둘만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말했다.“보너스는 핑계이고 대표님이 사과하고 싶은가 봐요.”심지안은 무의식적으로 성연신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그러자 그녀의 반응을 살피고 있던 성연신은 약간 뿌듯한 표정으로 머리를 들었다. 어쩐지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었다. 마음도 순식간에 따듯해졌다.정욱은 작은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했다.“대표님한테는 지안 씨밖에 없어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그렇지, 이번에도 그냥 질투 난 거예요. 절대 일부러 화를 낸 게 아닐 거예요. 그러니 이만 화 풀어요.”두 사람이 싸울 때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정욱이 피해를 봤기 때문에 그는 최선을 다해 타일렀다.심지안은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숨기기 위해 머리를 살짝 숙였다. 이 세상에 아직 자신을 생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울컥했다. 비록 부모의 사랑은 받아 본 적 없지만 그래도 애인의 사랑은 받을 수 있을 듯하다.“고마워요, 대표님. 저는 앞으로도 대표님을 위해, 그리고 보광 그룹을 위해 최선을 다할게요.”심지안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코끝은 울먹이느라 약간 빨개져 있었다.모르는 사람이 듣기에는 회사에 충성하는 듯한 은밀한 고백에 성연신의 표정은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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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감금

심지안은 그대로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녀에게 은행 카드를 건넨 적 있는 사람은 성연신과 진현수 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그날 동네에서 산책할 때의 CCTV가 누군가에 의해 유출된 모양이다.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심지안은 머리를 들지 않고서도 성연신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연신 씨, 제가 설명할게요...”“지갑 내놔요.”성연신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자 심지안은 무의식적으로 가방을 몸 뒤로 숨겼다.“일단 제 설명부터 들어봐요. 아니면 현수 씨한테 전화해서...”심지안이 가방을 숨기는 것을 보고 성연신은 두말없이 가방을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지갑 안에서 낯선 은행 카드를 발견하고 말았다.성연신은 머리를 숙이며 눈빛 속의 감정을 숨겼다. 애써 화를 참는 듯한 목소리는 유난히도 싸늘했다.“얼마 받았어요?”심지안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저는 현수 씨한테서 돈을 받은 적 없어요. 이건 싫다는 데도 억지로 준 거예요. 돌려주려고 하기는 했지만 강아지들 때문에 쫓아갈 수 없었어요.”“얼마 받았냐니까요?”성연신은 언성을 높이며 또다시 물었다. 이제 슬슬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고 폭발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400억이요...”“하.”성연신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힘껏 심지안의 턱을 잡으며 물었다.“400억으로 당신을 사겠대요?”“아니에요. 그런 말은 한 적 없어요.”심지안은 턱이 너무 아팠지만 감히 성연신을 밀어내지는 못했다.성연신은 모든 것을 꿰뚫을 수 있을 법한 깊은 눈으로 심지안을 빤히 쳐다봤다. 그리고 다시 감정 없이 차가운 목소리로 돌아와서 물었다.“그 돈을 주면서 저를 떠나라고 했어요?”심지안은 몸이 경직되는 것 같았다. 입술도 주체 되지 않고 파르르 떨렸다.“현수 씨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저도 연신 씨를 배신할 생각이 없었고요...”성연신은 급기야 울분이 치밀어 올라 소리를 질렀다.“제가 그렇게 호구 같아요?”은행 카드를 받았으면 그 자리에서 돌려주던지, 안 그러면 바로 버리고 성연신에게 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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