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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다른 길

심지안은 찔리는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리고 뒤늦게 성연신의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발견하고 콧방귀를 뀌며 투덜거렸다.

“네네~ 마음대로 생각해요.”

“하하하, 삐졌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성연신은 조금 전 정욱이 전화했던 것이 떠올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남진영 씨와 은옥매 씨는 모르는 사이래요.”

“그렇다면 설마 진심으로 심연아가 마음에든 걸까요?”

심지안은 입술을 깨물었다.

나이를 먹고도 아이가 없어서 입양을 선택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비록 심연아는 똑똑한 편이 아니었지만, 잔머리만큼은 누구보다도 뛰어났다. 어쩌면 남진영은 그녀처럼 계략 있는 아이를 좋아할지도 몰랐다.

“비록 이 길은 막혔지만, 제가 또 다른 길을 찾았어요.”

“다른 길이요?”

심지안은 초롱초롱 기대에 찬 눈빛으로 성연신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일부러 시간을 끌려는 듯 느릿느릿 말했다.

“오늘 지안 씨가 하는 걸 봐서 알려 줄지 말지 결정할게요.”

심지안은 귀까지 빨개진 채로 사레까지 들려서 콜록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연신은 태연하게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피식 웃었다.

“그렇게까지 놀랄 건 없고요. 낮에 회사에서 얘기 다 끝났잖아요.”

“저 샤워하러 갈게요.”

심지안은 한참 기침하다가 겨우 이 한마디를 짜내고 욕실을 향해 달려갔다. 기분이 좋았던 성연신은 책 한 권을 꺼내서 대충 펼쳐 보며 기다리기 시작했다.

얼마 후 심지안이 샤워를 끝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고는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성연신의 앞으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잠옷 못 찾았어요. 오늘은... 안 입으면 안 돼요?”

성연신은 머리를 들었다. 심지안의 우윳빛 피부와 수건에 가려진 몸매가 옅은 바디워시의 향기와 함께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는 입꼬리를 씩 올리며 심지안을 품으로 끌어당기더니 귓불에 뽀뽀하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 행동으로 대신해.”

심지안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낯선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최선을 다해 성연신에게 반응해 주며 그의 허리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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