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내려준 그녀의 구원자의 모든 챕터: 챕터 1091 - 챕터 1100

1132 챕터

제1090화 다시 나타난 연다빈

황현준은 아파트 단지의 고급스러운 환경을 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이상하네, 이렇게 돈 많은 친구가 있을 리가 없는데.”이 아파트의 집값은 최소 평당 600만 원부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남자는 분명히 황현준에게 친구 중에서 가장 부자라고 말했었다.“친구가 아니라 거래 파트너일 가능성이 크죠.”심지안이 추측했다.“내 초안 도면을 거래한 거라고?”황현준은 여전히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었다.“그럼 뭐겠어요?”성연신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으며 말했다.“멍청한 건지...”그가 저지른 문제를 처리하지 않았다면 이 시간에 우주와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을 것이다.황현준은 화가 났지만 참으며 투덜거렸다.“알았어요. 빨리 들어가자고요.”그들은 해당 아파트로 들어가서 루갈에서 전달받은 주소로 올라갔다. 문 앞에 다다르자, 안에서 격렬한 말다툼 소리가 들렸다.“심지안이 말하길 그 종이 한 장만 해도 몇십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데, 넌 나한테 200만 원만 줬잖아? 날 바보로 아는 거야? 오늘 반드시 보상해 줘, 그렇지 않으면 다 폭로해 버릴 거야. 다 같이 죽는 거야!”“로이슨! 너 미쳤어? 그 종이 한 장이 무슨 몇십억 원이 된다고 그래?”“아직도 나를 계속 속이려고 하네, 내가 무식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좋아, 당장 너를 신고할 거야!”“얼마를 원하는데?”그 남자의 이름은 로이슨이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목소리는 여자 목소리였고, 어딘가 익숙했다. 성연신은 특이한 표정으로 말했다.“방금 목소리 연다빈 같지 않아?”심지안은 눈썹을 찌푸렸다.“연다빈이라니... 내가 듣기엔 임시연 같았는데...”다시 떠올려 보니, 연다빈 같기도 했다.갑자기 머릿속에 번뜩이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심지안은 그 생각을 접으려 했지만 너무 빨라서 놓쳐버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끼익...”문이 열렸다. 로이슨이 욕을 하며 나오면서 고개를 들어 성연신과 눈이 마주쳤을 때,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당... 당신들!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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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제발 해고하지 말아줘요

“맞아요! 정말이에요. 그녀는 제 룸메이트일 뿐이에요. 세움 주얼리를 표절이라고 비난한 사람도, 황현준의 초안 도면을 산 사람도 저예요.”남자의 이름은 안희철이었다. 그는 곤란하고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정말 방법이 없었어요. 부모님이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집에 돈이 없어요. 어느 날 친구에게서 그가 유명한 디자이너 황현준을 알고 그의 집에도 갔다고 들었어요. 순간적으로 잘못된 마음이 들어서 세움 주얼리를 협박해서 돈을 뜯어내려 했어요.”심지안이 물었다.“그 친구가 누구죠?”황현준이 대답했다.“방금 도망간 로이슨이요.”성연신은 안희철을 날카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어떻게 이렇게 빨리 죄를 인정하지? 어떤 결과를 감당해야 할지 알고 있어?”안희철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알아요. 하지만 죄를 인정하지 않으면 도망칠 수도 없고, 차라리 태도를 좋게 보여주는 게 났겠죠. 잠시 후에 제가 해명하는 글을 올릴게요.”말을 마치고 그는 황현준의 초안 도면을 꺼내 돌려주었다.심지안은 관자놀이가 쿡쿡 쑤시지만, 일이 너무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생각이 들었다.황현준은 도면을 받아 들고 살펴본 후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바로 제가 잃어버린 도면 초안이에요!”성연신은 눈썹을 펴며 안희철에게 지금 바로 트위터에 해명 글을 올리라고 요구했다.곧 댓글란은 세움 주얼리를 응원하는 댓글들로 가득 찼다.[그렇죠. 큰 브랜드가 어떻게 블로거의 디자인을 표절하겠어요.][이건 정말 잘못된 의심이었어요. 저는 세움 주얼리를 애정하는 충성 고객이에요.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응원할 거예요!][이번 신제품 정말 예쁘던데, 표절이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아니었으면 환불하려고 했었거든요.][헐! 억울하게 당한 거였군요. 지금 당장 환불 신청 취소해야겠어요!]안희철이 비록 죄를 인정하고 태도를 좋게 보였지만, 법을 어겼고 세움 주얼리에 손해를 입혔으므로 처벌을 면할 수 없었다.연다빈은 죄책감에 시달리는 표정으로 그들에게 석 잔의 뜨거운 차를 내밀었다.“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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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연다빈의 편을 드는 거야?

심지안은 냉소를 지으며, 살짝 고개를 기울이고 미소를 지었다.“성원 그룹을 드나드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마침 다빈 씨가 위험에 처했을 때 성 대표님을 만나려면 우연일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제가 고작 그까짓 작은 일에 신경 쓸 리가 없잖아요. 게다가 다빈 씨는 피해자인데, 그렇지 않나요?”심지안의 비꼬는 어조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잠시 멍해졌다.황현준은 목을 움츠리고 입을 막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성연신의 잘생긴 얼굴이 잠시 굳어졌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목시계를 보며 심지안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늦었어요. 이만 갑시다.”하지만 심지안은 발을 떼지 않았다. 그녀는 다소곳이 서 있는 연다빈을 바라보았다.연다빈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고, 그녀는 당황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가녀린 어깨를 돋보이게 하는 베이지색 잠옷은 그녀를 더욱 불쌍해 보이게 만들었다.성연신은 의아한 표정으로 심지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안 씨?”심지안은 ‘까다롭고 변덕스러운' 이미지를 끝까지 밀고 나가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연다빈에게 휴지를 건네며 친절하게 말했다.“울고 싶으면 울어요. 불쌍한 척 참지 말고요.”이 말에 연다빈은 당황하여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눈물을 글썽였다.연다빈은 눈이 붉어진 채로 심지안을 바라보며 물었다.“지안 씨는 아직도 성 대표님이 저를 도와주신 게 마음에 걸리고 불편한가요?”심지안은 냉소하며 생각했다. 그렇다고 하면 자신이 소심하고 집착이 강한 사람처럼 보일 것이고, 아니라고 하면 억울해도 참아야 할 상황이었다.그러나 심지안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다. 불편하면 불편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솔직히 말하면 불편하고 불쾌하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사직할 건가요? 아니면 성원 그룹에 계속 남을 건가요?”만약 연다빈이 자진해서 사직한다면, 그녀는 상당한 보상금을 줄 생각이었다. 그녀의 용기를 존경하니까.연다빈은 눈물을 삼키며 심지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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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자존심까지 내려놓았지만...

성연신은 굳게 다물었던 입 주변 근육을 풀며 잠시 침묵했다.“인정할게요. 연다빈 씨가 젊었을 때의 우리 어머니와 닮아서 처음에 마음이 갔던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안 씨가 너무 날카롭게 반응한 것도 사실이에요.”성연신은 심지안이 연다빈을 성원 그룹에 계속 남겨두지 않으려는 것도 이해되고, 질투를 느끼는 것에 기쁘기도 했지만, 이런 문제는 단둘이 있을 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했다.심지안은 성연신을 한참 바라보며 실망한 눈빛을 드러냈다.“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아요. 회사로 돌아갈게요.”“내가 데려다줄게요.”“필요 없어요.”심지안은 서둘러 길가에 택시를 잡아타고 문을 세게 닫았다. 따라오던 성연신은 문에 맞을 뻔했다.성연신은 창문 너머로 냉랭한 심지안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좌절감을 느꼈다.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그녀는 그를 밀어내려 했다.한 번 또 한 번, 심지안에게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잘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그녀는 조금도 감동하지 않았다.성연신은 택시가 멀어져 사라질 때까지 그대로 서 있었다....어두운 조명과 담배 연기 가득한 술집.장학수는 코끝에 얹은 안경을 밀어 올리며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솔직히 이번엔 지안 씨가 잘못한 게 없어.”그는 변호사로서 일반 남자들보다 더 섬세한 면이 있었다. 친구의 기분이 안 좋은 걸 알면서도 미래를 위해 진실을 말해주고 싶었다.성연신은 잔을 비우며 깊은 눈빛 속에서 자조적으로 말했다.“나는 내 목숨도 그녀에게 맡길 수 있어. 솔직히 말했는데도 그녀는 날 믿지 않더라. 더이상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이진우는 수박을 먹으며 방관자처럼 말했다.“네 말도 맞지만, 지안 씨가 화내는 것도 이해가 가. 그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화낼 만해.”성연신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회사 오비에서 직원이 괴롭힘을 당하는 걸 보고 도와준 게 잘못인가?”“네가 잘못한 건 아니야. 잘못은 연다빈이 심지안의 한계를 시험한 데 있지.”장학수는 턱을 만지며 지혜로운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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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4화 연다빈의 지인

성연신이 말했다.“없어.”“회사 포탈에 있을 텐데? 자기 사진으로 되어 있을 거야, 한 번 찾아봐.”성연신은 처음엔 찾고 싶지 않았지만, 이진우의 계속된 설득에 못 이겨 테이블 위에 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이진우는 시선을 돌려 술집 안의 여자들을 훑어보았다.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아서 오늘 밤을 보내려는 생각이었다.술집 안에는 남녀가 몸을 흔들며 춤을 추고 있었고, 술기운에 취해 분위기가 아슬아슬했다.한 금발 미녀가 술잔을 들고 카드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눈길은 잠시 성연신에게 머물렀다. 그의 외모와 분위기에 놀란 그녀는 접근하지 못했다. 그는 너무 매력적이었지만, 너무 위험해 보였다.금발 미녀는 장학수를 쳐다봤다.‘음... 이 사람도 안 되겠어. 너무 깐깐하고 스마트해 보여.’마지막으로 그녀는 이진우를 쳐다보았다. 한눈에 봐도 돈 많은 바람둥이처럼 보였다. 돈을 뜯어내기 쉬울 것 같았다.금발 미녀는 배를 쏙 당기고 엉덩이를 쭉 내밀며 이진우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그러다 갑자기 발이 미끄러진 척하며 이진우에게 넘어졌다.이진우는 이미 그녀의 의도를 눈치챘지만, 그녀의 동작을 그대로 받아주며 신사적으로 그녀를 부축했다.“괜찮아요?”금발 미녀는 이진우의 손길에 놀랐다. 그가 그녀를 부축하면서도 추잡하게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이 남자는 다른 놈들과는 다르네...’“저... 괜찮아요.”“괜찮다니 다행이네요.”금발 미녀는 이진우의 바지를 가리키며 말했다.“실수로 옷에 술을 쏟았네요. 우리 카톡 추가해요. 제가 계좌이체 해드릴게요.”이진우는 당연히 거절하지 않았다.“좋아요. 돈으로 보상할 필요는 없어요. 미녀와 저녁 약속을 잡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장학수는 이진우를 흘겨보며 혀를 찼다.“또 발정 났군.”금발 미녀가 말하기도 전에, 성연신이 휴대폰을 그들 앞에 내밀었다.“이 사람이야.”“와, 진짜 닮았네.”“젊었을 때 어머님의 모습과 많이 닮았어.”“근데 성형한 거 아니야? 코 옆에 흉터가 있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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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5화 백발이 된 고청민

학교가 너무 크다 보면 같은 학교라도 얼굴을 모르는 사이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이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정말 아이러니한 상황이네요. 같은 이름, 같은 성씨의 사람을 만나는 건 흔한 일이지만, 학교까지 같은 속을 나올 수가 있을까요? 정말 믿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이것도 인연인데, 두 사람이 만날 수 있게 자리 한 번 만들어봐야겠어요.”이때, 장학수가 중요한 정보를 포착했다.‘같은 이름, 같은 성씨, 같은 학교? 이건... 성형!’장학수는 갑자기 떠오른 위험한 생각에 술이 확 깼고, 몸 전체에 식은땀이 흘렀다. 그는 서둘러 성연신에게 이 위함한 생각을 말하고 싶었지만, 돌아보니 성연신은 이미 눈을 감고 잠들어 있었다.장학수는 잠시 망설이다가 심지안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지안 씨의 직감이 맞을 수도 있어요. 연다빈에게 뭔가 비밀이 있는 것 같아요.]5분 후, 심지안이 답장을 보냈다.[학수 씨도 그렇게 생각해요? 우선 연신 씨에게 말하지 말고 증거부터 찾아봐요.]...별빛이 반짝이는 밤을 지나 하늘이 푸르게 물들기 시작할 무렵.아직 날이 완전히 밝아지기 전이었지만 심지안은 잠에서 깼다.심지안은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기분 좋게 반신욕 하며, 장학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일어났어요? 좀 일찍 만날 수 있어요?]심지안은 어젯밤 장학수와 연다빈을 조사할 방법을 논의한 후,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다가 우연히 임시연의 오래된 SNS 계정을 발견했다.임시연의 사진을 보는 순간, 심지안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한 전율을 느꼈다.연다빈이 어딘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누구를 닮았는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야 알게 되었다. 바로 임시연을 닮았던 것이었다.얼굴은 완전히 다르지만, 몸매와 분위기, 그리고 그녀의 눈빛이 어딘가 익숙하고 신경 쓰였다.심지안은 곧바로 무서운 생각이 떠올렸다.‘임시연이 성형 수술로 외모를 바꾸고, 다른 사람의 신분을 도용해 성원 그룹에 면접을 본 것이 아닐까?’생각만 해도 소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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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그리움만 사무치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네. 잠깐 회사에 다녀오려고요.”심지안은 집사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잠시 멈칫했다가 고청민을 바라보며 말했다.“머리가 왜 이렇게 하얗게 변했어요? 치료가 잘 안되고 있는 거예요?”고청민은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만지며, 창백한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치료 중에는 흔한 일이에요.”“의사 말을 잘 따라야 해요. 지원 씨는요? 병원에 같이 가는 거 아니에요?”고청민이 성씨 가문으로 이사 온 이후, 아내인 하지원도 당연히 함께 이사 왔다.성동철은 하지원을 매우 예뻐했고, 그녀가 고청민에게 순종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하지원은 성씨 가문에서 매우 편안하게 지냈으며, 생활도 하씨 가문에서 있을 때보다 훨씬 여유로워졌다. 그러나 하지원은 이 성동철과 심지안을 피하려 했기에, 자주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하씨 가문에 다녀온대요. 간만에 오빠를 보러 갔어요.”고청민이 말을 이었다.“이렇게 일찍 회사에 가요? 인터넷에 뜬 표절 사건을 봤는데, 잘 해결했더군요. 이후 회사의 후속 처리는 제가 도와줄 테니, 다음번에는 혼자 대처 잘할 수 있도록 경험을 쌓아요.”“물론 잘 해결됐죠. 하지만 다음번이 없기를 바라요. 그리고 회사로 올 필요 없어요.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아니에요. 할아버지께서 맡기신 일도 잘 처리해야 하니까 회사로 갈게요.”심지안은 잠시 망설였지만,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고개를 끄덕였다.“먼저 가볼게요.”“나중에 봐요.”고청민의 갈색 눈동자가 오래간만에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심지안이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시야에서 사라졌는데도 말이다.집사는 옆에서 잠시 기다리다 시간을 확인하고, 늦을까 봐 조용히 말했다.“고 이사님, 이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고청민은 여전히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먼 곳을 쳐다보다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했다.“출발해야겠죠...”“고 이사님, 출발합니다. 어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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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7화 성형으로 키까지 고칠 순 없잖아요?

심지안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남자가 바람피우면 이렇게 되는구나!”“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연신이 바람을 피운다고 해도 두 사람이 재혼하면 그의 재산은 모두 지안 씨 거예요.”심지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나도 법에 대해 조금 알아요. 결혼 전 재산은 공동소유가 될 수 없잖아요.”장학수는 손짓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연신이가 이미 재산 공증을 해놨고,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모든 재산이 심지안 씨에게 돌아간다면 믿으시겠어요?”심지안은 깜짝 놀라며 성연신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성연신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고, 할아버지에게도 똑같이 말했었다. 그러나 심지안은 성연신이 이렇게 빨리 행동에 옮길 줄은 몰랐고, 이 사실에 마음이 약간 뭉클해졌다.장학수는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본론으로 돌아가요. 어젯밤에 연다빈에 대한 개인 정보를 조사해 봤는데, 지안 씨의 추측이 맞는 것 같아요.”심지안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뭐예요? 연다빈의 정체가 임시연인가요?”장학수는 어이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지안 씨... 저는 변호사이지 경찰이 아니잖아요? 경찰도 이렇게 빠르게 정체를 밝히지 못할 거예요.”“알았으니까 계속 말해봐요.”“어젯밤에 바에서 한 여자를 만났는데, 그 여자가 연다빈을 알고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성원 그룹에 입사한 연다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사진을 보여주니 두 사람의 외모가 전혀 다르다는 거예요. 더 조사해 보니 그 여자가 말한 연다빈과 성원 그룹의 신입사원 연다빈은 개인 정보만 일치했어요.”심지안은 충격을 받았지만,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말했다.“성형했으면 얼굴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수는 있겠죠. 하지만 어젯밤에 그 여자로부터 ‘연다빈'의 전신사진과 재학 당시 건강검진 보고서를 받아봤는데, 키가 달랐어요. 그 여자가 말한 연다빈은 키가 약 155cm였지만, 우리가 본 연다빈은 168cm 정도는 돼 보였잖아요. 성형 수술로 키까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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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8화 누가 찾아온 거지?

심지안은 몸이 굳어지며 멀지 않은 곳에서 겁먹은 듯한 표정으로 서 있는 중년 여사원과 안색이 어두운 성연신을 바라보았다.경비는 심지안의 눈치를 보다가 상황을 설명했다.“사모님, 지금 대표님과 이야기 중인 분은 그룹 재무팀의 부장, 안미경 씨입니다.”심지안은 눈을 깜빡이며 속으로 생각했다.‘재무팀? 그럼 연다빈의 상사인가?’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몰래 엿들어 보기로 했다.성연신은 밤새 잠을 잘 자지 못하여서 머리가 아팠는지 이마를 지그시 눌렀다.“연다빈 씨에게 사직을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재무팀 부장은 당황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감히 이 문제를 언급할 자격이 없는 걸 알지만, 연다빈 씨는 비록 그룹에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매우 성실합니다. 우리가 제출한 보고서에서 여러 오류를 바로잡은 것도 연다빈 씨였고요... 그런데 어젯밤에 저에게 메일로 사모님과의 갈등 때문에 사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어요. 아직 어려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사모님을 화나게 한 것 같습니다...”“이 모든 이야기를 연다빈 씨가 안 부장에게 했습니까?”성연신의 눈빛이 날카로워졌고 불쾌한 기색이 감돌았다.“아닙니다. 어젯밤 사직을 논하길래 상황이 이상해서 제가 몇 가지 캐물었던 것입니다.”“정말인가요?”안미경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 인격을 걸고 맹세합니다. 사실입니다. 제가 어떻게 대표님을 속일 수 있겠습니까?”성연신의 표정이 조금 풀리며, 옷에 묻은 주름을 가볍게 털어냈다.“우선, 저는 연다빈을 해고한 적이 없고, 두 번째로 안 부장은 연다빈 씨의 직속 상사로서 연다빈 씨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안미경은 놀란 얼굴로 자신을 가리키며 물었다.“제가 결정할 수 있다고요?”“네.”성연신이 귀찮아하며 대답하던 그때, 마침 전화가 울렸다. 그는 전화를 받으며 그룹 로비로 향했다. 재무팀 부장은 성연신의 말을 곱씹으며 혼자 남아 있었다.‘내가 결정할 수 있다면 연다빈을 남겨둘 수 있는 거야... 만약 대표님이 정말로 연다빈을 내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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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9화 사모님, 제발 오해하지 마세요

정욱은 심지안을 보자마자 말문이 막혔고, 하려던 말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다시 삼켰다. 정욱은 헛기침하며 심지안을 맞이했다.“엣헴... 사...사모님, 무슨 일로 오셨어요?”심지안은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왜요? 오면 안 되는 상황인가요? 사무실에 지금 벌거벗은 여자가 숨어 있기라도 한 거예요?”정욱은 얼굴 근육이 파르르 떨렸다.“사모님, 제발 오해하지 마세요. 무섭습니다.”심지안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약간 장난스럽게 말했다.“정욱 씨, 요즘 유진이와는 어떻게 지내요?”진유진 이야기가 나오자, 정욱의 눈에서 갑자기 꿀이 뚝뚝 떨어졌다.“지난주에 집에 데려가서 어머니께 인사드렸고, 이번 주에는 유진 씨의 집에 가서 인사드리려고 해요.”“전에 유진이 부모님을 만나 뵌 적이 있으니, 쉬운 분들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을 거예요. 마음의 준비는 했어요?”심지안은 진심 어린 충고를 하며 물었다.진유진의 부모는 지나치게 아들을 편애해서 심지안은 그들을 좋게 생각하지 않았다.정욱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그럼요. 그래도 두 사람이 평생 함께할 거라면, 두 집안이 엮일 수밖에 없잖아요.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이죠.”“유진이는 좋은 여자예요. 다만, 그녀의 부모가 너무 아들만 편애해서 문제죠. 나중에라도 귀찮다고 회피하면 저한테 혼날 줄 알아요!”결혼 후에는 배우자의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는 남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결혼 전에는 잘 보이려고 노력하다가도 결혼 후에는 무관심해지곤 하는 케이스 말이다.진유진의 가족 문제가 결혼 후 여러 가지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심지안은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 정욱의 마음이 식을까 걱정이었다.정욱은 머리를 긁적긁적하며 멍한 표정으로 말했다.“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혼 가정에서 자라서, 어릴 때부터 남의 시선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니 제가 유진 씨의 가정문제로 유진 씨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어요.”정욱은 어머니와 의지하며 살아왔고, 대학 졸업 후 우연히 성연신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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