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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6화 그리움만 사무치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네. 잠깐 회사에 다녀오려고요.”

심지안은 집사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잠시 멈칫했다가 고청민을 바라보며 말했다.

“머리가 왜 이렇게 하얗게 변했어요? 치료가 잘 안되고 있는 거예요?”

고청민은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만지며, 창백한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치료 중에는 흔한 일이에요.”

“의사 말을 잘 따라야 해요. 지원 씨는요? 병원에 같이 가는 거 아니에요?”

고청민이 성씨 가문으로 이사 온 이후, 아내인 하지원도 당연히 함께 이사 왔다.

성동철은 하지원을 매우 예뻐했고, 그녀가 고청민에게 순종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하지원은 성씨 가문에서 매우 편안하게 지냈으며, 생활도 하씨 가문에서 있을 때보다 훨씬 여유로워졌다. 그러나 하지원은 이 성동철과 심지안을 피하려 했기에, 자주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하씨 가문에 다녀온대요. 간만에 오빠를 보러 갔어요.”

고청민이 말을 이었다.

“이렇게 일찍 회사에 가요? 인터넷에 뜬 표절 사건을 봤는데, 잘 해결했더군요. 이후 회사의 후속 처리는 제가 도와줄 테니, 다음번에는 혼자 대처 잘할 수 있도록 경험을 쌓아요.”

“물론 잘 해결됐죠. 하지만 다음번이 없기를 바라요. 그리고 회사로 올 필요 없어요. 제가 알아서 할 수 있어요.”

“아니에요. 할아버지께서 맡기신 일도 잘 처리해야 하니까 회사로 갈게요.”

심지안은 잠시 망설였지만,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가볼게요.”

“나중에 봐요.”

고청민의 갈색 눈동자가 오래간만에 반짝반짝 빛났다. 그는 심지안이 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시야에서 사라졌는데도 말이다.

집사는 옆에서 잠시 기다리다 시간을 확인하고, 늦을까 봐 조용히 말했다.

“고 이사님, 이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고청민은 여전히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먼 곳을 쳐다보다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했다.

“출발해야겠죠...”

“고 이사님, 출발합니다. 어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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