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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끝 연애 시작의 모든 챕터: 챕터 401 - 챕터 410

658 챕터

제401화 이영을 찾아가다

해커들은 국제적으로 매년 순위가 매겨지는데 이진이 알기로 루트는 항상 상위권에 있었고 순위가 항상 그녀와 막상막하였다.이진은 늘 루트의 신분에 호기심을 가졌지만 그가 이렇게 나타날 줄은 몰랐다!어쨌든 이진은 최대한 빨리 이 프로그램을 해독해야 했는데 마침 이 기회를 통해 루트와 한번 겨눠보려고 했다.이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번잡하고 복잡한 코드들을 열심히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코드 사이에서 허점을 찾아내려고 때때로 키보드를 몇 번 두드리기도 했다.바로 이때 이진의 컴퓨터에서 갑자기 귀를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경보음이 연이어 울렸고 스크린에 기괴한 붉은빛이 켜졌다.끊임없는 오류들이 스크린을 차지하더니 마지막에 커다란 빨간색 ‘Warning! Calculation error!’ (경고! 계산에 오류가 생김!)이 떠올랐다.이렇게 몇 분 동안 깜박이더니 컴퓨터가 꺼지고 말았다.이진은 이런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부주의로 비밀 누설 시스템의 보호 시스템을 촉발한 것이니 그녀는 정말 마음이 괴로웠다.이건 해독을 실패한 것도 모자라 루트가 설치한 프로그램에 의해 이진의 컴퓨터에 새로운 바이러스가 설치된 것이다. 마치 이진에게 함부로 해독하려고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것 같았다.그야말로 이진의 해킹 기술에 대한 가장 큰 모욕이다!이진의 실력으로는 자연히 이 바이러스를 해독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손끝을 만지작거리더니 잠시 손을 대지 않기로 결정했다.이 바이러스가 해독된다고 해도 또 다른 바이러스가 있을 것이다. 그 바이러스의 목적은 오직 비밀 누설 시스템을 파괴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기에 이진은 이렇게 된 이상 차라리 바이러스를 잠시 남겨두기로 했다.손을 댄 이상 반드시 뿌리를 잘라야 하기에 이진은 상대방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먼저 증거를 수집하기로 결정했다.루트의 신분은 신비롭지만 이영은 마침 좋은 돌파구였다.이진이 서재를 나서자 마침 이건을 만나게 되었다.이번은 이건이 물어보기도 전에 이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전 이씨 별장에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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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조사에 문제가 생기다

이진은 고개를 살짝 숙이더니 무심코 입을 연 척했다.“네가 회사를 열었다고? 난 왜 들어본 적이 없는 거지? 언제 있었던 일이야?”이진은 분명 이영을 비꼬는 것이었다.이진의 말을 듣자 이영은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지만 또다시 억울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작은 회사일 뿐이니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언니도 창업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잖아. 그냥 나 좀 내버려 두면 안 돼?”이진은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 물었다.“내가 궁금한 건 왜 이젠 네 어머니와 함께 GN 그룹을 빼앗으려고 하지 않는 거지?”그리고 눈동자를 굴리더니 계속 물었다.“혹시 다른 길을 찾으려는 건 아니겠지? 정말 욕심이 많나 본데?”이영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그냥 심심해서 시도해 본 거야.”“참, 넌 정말 한가하나 보네.”이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영의 얼굴에 새겨진 경계심을 한눈에 포착했다.곧 이진이 어떤 문제를 물어도 이영의 대답은 매우 보수적이어서 빈틈이 없어 보였지만 이는 이진의 예상했던 바다.하지만 이진은 이미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었으니 이영의 이런 속임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이진은 앞으로 나아가 이영의 턱을 잡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이영을 마주 보았는데 마치 손에 넣은 사냥감을 감상하는 것 같았다.“네가 무슨 수작을 부리든지 상관없지만 내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내가 직접 이씨 가문을 없애 버릴 거야. 어차피 넌 날개를 달아도 내 손바닥 안이야.”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앞에 있는 핏기 없는 얼굴을 만족스럽게 보더니 곧 이영의 손을 세게 뿌리쳤다.이진은 그 집을 나서자마자 익숙한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곧 연결되었고 맞은편에서 만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 회사 내부의 스파이에 대해 또 새로운 단서를 발견하셨나요?”이진은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이영이 새로 회사를 차렸다고 들었는데 어떤 회사인지 알아보고 그 회사의 장부를 모두 찾아 가능한 한 빨리 내 이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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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부하들이 눈치가 없다

이진은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이건을 보았다.“전에 이영이 회사를 만드는 것이 의심스러워 미리 내 부하를 안에 심어 놓았어. 내 부하한테 분명 권한이 있을 거야. 우리 자기는 그 계정을 쓰면 돼.”이진은 문득 깨달은 듯이 이건을 칭찬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이건이 대단한 줄은 알았지만 이처럼 계획이 치밀할 줄은 몰랐다.이때 이진은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더니 물었다.“이런 기밀을 아무렇게나 말씀하시면 어떡해요? 조심해야죠.”그러자 이건은 시무룩하더니 입가를 오므려 엄청 억울해 보였는데 곧 콧소리를 내며 말했다.“넌 남이 아니라 내 아내잖아. 부부 사이에는 비밀이 없는 거 아니야? 이진아, 우린 벌써 몇 년째 부부인데 왜 아직도 날 남처럼 대하는 거야?”이건은 말을 하면서 이진에게 벌을 주듯이 그녀를 안고 있던 팔에 더 힘을 주어 그녀를 꼭 껴안았다. 이진이 용서를 빌며 놓아달라고 소리를 치고서야 이건은 손을 놓았다.“하지만.”이진은 여전히 걱정이 가득했다. 괜히 자기 회사 일 때문에 이건이 연루되는 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하지만 이건은 조금도 거절할 기회를 주지 않고는 곧장 이진을 서재로 데려갔다.“내 사람을 그곳에 심어 놓은 일은 당사자인 그들 빼고는 우리 자기밖에 모르는 일이니 안심해도 돼. 게다가 나도 그 회사에 대해 알아보려고 했지만 시간문제 때문에 미뤘었는데 지금이 가장 좋은 타이밍이네.”서재로 온 이건은 먼저 자리에 앉아 이진을 도와 컴퓨터를 켰는데 그는 이진이 방심한 틈을 타 그녀를 자신의 다리에 앉혔다.이진은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고 이건을 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고마워요, 또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되었는데 이건 나중에 반드시 갚을 게요.”이건은 이 말을 듣자 몰래 기뻐했다.‘우리 자기가 맨날 신세를 졌으면 좋겠네. 그럼 난 평생 자기를 내 옆에 남겨 둘 만한 이유가 있으니 앞으로 절대 도망가지 못할 거야!’이런 생각에 이건은 못된 미소를 짓더니 이진이 컴퓨터에 전념할 때 몰래 이진의 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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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루트의 정체

이영은 이렇게 하면 의심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이영의 이런 행동이 더 의심스러워 보였던 거다.이런 생각에 이진은 황급히 만만에게 전화를 걸었다.“은행 거래 명세서 번호를 몇 개 보낼 테니 이 송금의 수취인이 누구인지 한번 알아봐. 5분 줄 테니 빨리 알아보도록 해.”“네, 알겠습니다.”이진이 전화를 끊자 이건이 옆에 앉아 계속 고개를 젓는 것을 보았다.“이 여자는 여전히 멍청하나 보네. 아이큐는 우리 자기와 아예 비교가 안 되게 낮은 것 같네.”이건은 말을 하며 사탕을 이진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진은 그의 진지한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고는 장난스럽게 물었다.“어떻게 팬을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이영이 알고 탈덕이라도 하면 어떡해요?”이건은 이 말을 듣자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자꾸 나까지 창피하게 만드는 팬은 없는 게 나아.”이 말을 듣자 이진은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5분도 안 되어 이진은 만만이 보내온 자료를 받았다.“대표님, 이 몇 건의 거래 수취인은 모두 한 사람이에요.”이진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조금도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진은 자료를 열어 그 사람의 신분을 한번 훑어보았다.루트라는 이 사람은 아주 평범한 젊은 남자아이에 불과하며 그의 자료와 배경은 모두 특이한 점이 없었다.다른 사람이라면 이진은 한 번 보기만 했을 텐데 루트는 달랐다.루트는 국제적으로 몇 안 되는 해킹 기술로 이진과 막상막하였기에 이진의 라이벌이기도 했다. 그래서 루트의 자료가 평범할수록 더욱 이진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다음 날, 이진은 케빈과 회사 아래층 식당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케빈은 이진을 보자마자 평소같이 해맑고 밝은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보스, 정말 오랜만이에요. 전 보스가 절 잊으신 줄 알았어요.”“그럴 리가? 넌 아직 써먹을 데가 많아서 쉽게 놔주지 않을 거야.”두 사람이 자리에 앉은 뒤 이진은 바로 본론을 이야기했다.“오늘 만나자고 한 건 이 사람에 대해 더 깊이 조사가 필요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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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저분으로 할게요

아니나 다를까 케빈은 식당을 떠난 지 한 시간도 안 돼 루트가 일하는 레스토랑 주소를 알아내 이진에게 보냈다.그 레스토랑의 이름을 보자 이진은 자기도 모르게 실눈을 떴다.그곳은 이진의 가지고 있는 가게 중 꽤나 전망이 좋은 레스토랑이었는데 반년 동안 루트가 뜻밖에도 이진의 손에서 일하고 있었다.“세계에서 유명한 해커가 웨이터로 일한다고?”이진은 고개를 저으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인재를 이렇게 쓰는 건 너무 아깝지.”이진은 루트에 대해 더욱 흥미를 느꼈다. 심지어 직접 회사 인트라넷에서 그 레스토랑 직원들의 자료를 빼냈는데 곧 이수빈이라는 이름의 직원을 찾았다.전에 이진이 봤던 것과 같은 사진이었고 자료도 이전에 받은 것에 비해 별 차이가 없어 다른 일반 직원들과 다를 바 없었다. 심지어 학력도 고작 평범한 대학에서 졸업했던 거다.하지만 그는 특기 란에 이렇게 적어 놓았다.[컴퓨터 지식에 관심이 있고 조금 알고 있다.]이진은 이걸 보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루트의 수준이 조금 알고 있는 정도라면 이 세상에는 엘리트 해커가 몇 명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바로 이때 이건이 서재의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이건은 들어오자마자 컴퓨터 스크린에 놓인 이수빈의 사진을 보더니 얼른 물었다.“이진아, 뭐 하고 있는 거야?”이건은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또 슬그머니 그 사진의 얼굴을 몇 번 살펴보았는데 몰래 자기와 이수빈을 비교하고 있었다.한차례의 비교를 거쳐 이건은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역시 내가 좀 더 잘생겼어.’이수빈이라는 녀석도 잘생겼고 이진이 줄곧 그의 사진을 쳐다보며 멍하니 있자 이건은 질투심이 들끓었다.이건은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이진의 눈을 가렸다.“어떻게 나를 두고 다른 남자 사진을 몰래 볼 수 있어? 넌 나만 봐야 되니까 이제 그만 봐!”이건은 잠시 멈추더니 계속 덧붙였다.“사진이라도 안 돼!”이 말은 온통 강렬한 질투심과 소유욕이 섞여 있었다.이진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이건의 말을 알아차리고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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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꺼져야 할 사람은 너야

이진은 이건을 데리고 창가 자리를 찾아 앉았다.자리에 앉은 후 남자아이는 먼저 그들에게 얼음물 두 잔을 따라주었는데 너무 긴장한 탓에 물을 조금 쏟고 말았다.이건은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리고는 이진의 귓가에 작은 소리로 물었다.“이 사람이 루트야? 내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른데? 혹시 사람을 잘못 찾은 거 아니야? 이 남자애 엄청 평범한 데다가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어 해커와는 좀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이진은 몰래 이건의 손을 툭 치며 조급해하지 말라고 표시하고는 고개를 들어 루트를 보았다.“미디엄 레어 스테이크 하나 주세요. 감사합니다.”이진은 프랑스어로 이 말을 꺼냈다.루트는 잠시 의아해하더니 곧 프랑스어로 대답했다.“그럼 이 분은 무엇을 드릴까요?”이건은 이진의 의도를 몰랐기에 루트의 유창한 프랑스어를 들었을 때 마음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건은 루트가 떠난 뒤 궁금해하며 물었다.“루트가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컴퓨터를 끌 때 이건은 그 자료들을 한 번 훑어보았는데 그 위에는 이수빈이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는 내용은 없었다.이진은 루트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더니 입가에 자신이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루트는 국제 해커 순위에서 상위권에 오를 만한 사람이기에 그의 언어 특기 정도는 모두 알고 있었어요. 그는 프랑스어를 엄청나게 잘하는 걸로 유명하기에 전 저분이 루트라고 확신해요.”이건은 문득 깨달은 듯이 루트가 다시 돌아올 때 그를 흔상하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루트는 그들의 행동에 깜짝 놀라더니 그들에 대한 경계심도 더욱 깊어졌다.이진도 자연히 루트의 반응을 알아차리고는 오늘 온 목적을 생각해 보더니 루트와 직접 협상할 계획을 취소하고 일단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30분 정도 지나면 마감 시간이기에 이진과 이건은 재빨리 식사를 마치고는 레스토랑을 떠난 후 줄곧 레스토랑의 맞은편을 지켰다.30분 후, 그들은 루트가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그들은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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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3단계를 거쳐 해결하다

이진은 집주인의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를 무시하고 루트를 향해 걸어갔다.루트는 경계하는 표정으로 이진을 쳐다보았다. 루트는 이진과 이건이 레스토랑에 나타났던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기에 그들이 분명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방금 루트는 미행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데 그들의 짓일 거다.루트는 기회를 찾아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목적을 알아내려고 했는데 마침 집주인이 나타난 거다.그들이 자신의 방금 전의 난처한 모습을 봤다는 생각에 루트는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방금부터 계속 절 따라오신 것 같은데 무슨 일이시죠?”이진은 싱긋 웃으며 자신의 해커 신분을 그에게 알려줬다.루트는 눈을 부릅뜨고 떨리는 손으로 이진을 가리켰다.“당, 당신이 정말.”이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제가 바로 그 해커예요. 저희가 국제 해커 순위에서 대등한 상대라는 건 인정해요. 심지어 당신이 저보다 대단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기서 당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봐요.”루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여자를 여러 번 훑어보았다.이건은 한쪽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루트를 쳐다보았는데 그의 눈빛에는 질투심이 가득했다.‘이 녀석, 설마 날 못 본 척하는 거야? 감히 내 앞에서 대놓고 내 아내를 훑어보다니?’하지만 루트가 놀라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현재 그가 알기로는 국제 해커 순위 10위 안에 이미 신분을 공개한 해커 중에는 아직 여자 해커는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이진은 그가 본 첫 번째 여자 해커였다.루트는 그와 국제 차트에서 우열을 가리지 못하던 해커가 여자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결국 루트는 이진의 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며 고개를 저었다.“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요? 당신은 분명 그분을 사칭하고 있는 거겠죠! 차라리 증거라도 보여주세요.”이진이 인정사정없이 부정당하는 것을 보자 이건은 화가 나서 입을 열려고 했는데 이진이 그를 가로막았다.이진은 가방에서 검은 글씨가 촘촘히 적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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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엘리베이터에 갇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에게 자신의 신분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상 이진도 바로 본론을 이야기했다.“지금 많은 돈이 필요해서 이영 씨를 도와 제 회사에 손을 대신 거죠?”루트는 겸연쩍게 고개를 끄덕였다.“전 과거 따위 따지지 않고 루트 씨를 도와드릴게요. 제 조건은 바로 이영 씨와 협력을 중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저희 회사에 출근하시길 바랍니다. 루트 씨가 저희 회사에 들어오신다면 가장 좋은 설비는 물론 이영이 주지 못할 만큼 좋은 대우를 드릴 겁니다.” 루트는 이진이 먼저 제기했던 요구는 예측했으나 이렇게 직접적으로 자신을 스카우트할 줄을 전혀 몰랐다.루트는 이진의 회사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곳은 확실히 루트의 해커 재능을 남김없이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다.게다가 이진이 있다면 루트는 반드시 그곳에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사실대로 말하자면 이진이 제시한 후한 조건에 대해 루트는 매우 설레었지만 이것은 분명 고객을 배신하는 것이다.루트의 해커 신분을 보았을 때 이영은 거리낌 없이 버려도 되는 고객이었다. 게다가 이 업계에서는 누가 돈을 더 많이 주느냐가 더 중요했다.하지만 루트는 고려해야 할 일이 따로 있었다.루트는 고개를 들어 말했다.“좀 더 생각해 봐야겠어요.”이진도 조급해하진 않고는 자신의 명함을 루트에게 건넸다.“시간은 충족히 드릴 테니 결정을 내리신 뒤 이 번호에 연락을 주시죠.”이진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났는지 또 덧붙여 말했다.“저희 회사의 이익을 위해 루트 씨께서 심어 놓으신 기밀 누설 시스템은 이미 해독해 두었어요. 만약 자신의 계정에 소식이 없다는 걸 이영이 발견한다면 분명 루트 씨를 찾을 것이니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아요. 정확한 선택을 하시 길 바랍니다.”이진이 루트를 쳐다보는 눈빛은 의미심장했다.이진은 이 말을 마치고는 아직도 골목에 쓰러져있는 집주인을 매정하게 걷어차 깨우고는 돈을 몇 장 던졌다.“이건 방금 저 소년의 이번 달 집세예요. 제가 먼저 대신 냈으니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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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꿈도 꾸지 마

시혁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이진아, 왜 이렇게 나한테 편견이 심한 거야? 위험에 처한 널 지금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난데 왜 날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는 거야?”“그냥 너 같은 놈의 도움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거야. 아직도 모르겠어?”이진은 비꼬는 듯이 입꼬리를 올리며 시혁을 보았다.시혁은 이 말을 듣자 조금 화가 난 듯해 보였다. 그러나 시혁은 여전히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을 보였고 입가의 미소를 매우 따뜻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흑심이 가득한 미소였다.이진도 그의 표정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내가 한시혁을 잘 알지 않았더라면 방금 그 말들을 믿었겠지?’“난 정말 이해가 안 돼. 윤이건이 도대체 왜 좋은 거야? 그놈이 줄 수 있는 건 나도 모두 줄 수 있어. 게다가 난 윤이건이 못하는 것도 할 수 있어. 지금처럼 네가 위험할 때 가장 먼저 네 곁에 있어주는 사람은 나잖아.”시혁은 이건의 회사에 긴급회의가 열려 한동안 이곳에 나타나지 못한 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이건의 회의가 끝날 때쯤은 이곳도 끝났을 것이다.이진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래도 그분은 항상 달려올 거야. 안 그래? 그분이 조금 늦게 오더라도 머릿속에 사람을 어떻게 해칠지 가득 찬 너보다는 훨씬 나아.”이진은 이 말을 마치고는 더 이상 시혁을 상대하지 않은 채 사방을 둘러보며 엘리베이터에서 나갈 방법을 찾았다.이진은 곧 엘리베이터 왼쪽에서 구조 요청 버튼을 찾았다.이진이 버튼을 눌러 구조를 요청하려던 참에 시혁은 일부러 이진과 맞서려는 것처럼 먼저 자신의 몸으로 그 버튼을 가로막았다.이진은 이미 주먹을 꽉 쥐고 있었는데 지금의 처지를 생각해서 시혁의 얼굴에 주먹을 휘두르는 충동을 참았다.“비켜, 난 너 같은 놈 이랑 이곳에서 죽고 싶지 않아!”시혁은 상관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렸다.“좋아, 나랑 데이트하기로 약속한다면 바로 비켜 줄게.”시혁은 또 그럴듯한 표정으로 이진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말했다.“비록 넌 결혼했던 몸이지만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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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마지막 희망

이건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미친 듯이 이진을 문 쪽에 가두고는 이진의 붉은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그리고 즉시 이진을 품에 꽉 안은 채 자신의 턱을 그녀의 어깨 위에 올려놓았다. “정말 왜 이렇게 날 걱정하게 만드는 거야! 방금 정말 너 때문에 놀라 죽을 뻔했어! 방금 밑에서 한참을 기다렸는데도 불이 켜지지 않았고 한시혁의 차가 부근에 주차되어 있어 혹시나 싶어 찾아갔던 건데 모든 계단을 찾아봐도 네가 없어서 엘리베이터를 보았는데 디스플레이가 꺼져 있어 네가 혹시나 엘리베이터에 갇힌 건 아닌가 싶어 서둘러 사람을 찾아 널 구한 거야.”이진은 조용히 이건을 껴안고는 손으로 가볍게 이건의 등을 두드리며 그를 다독였다.조용한 방 안에서 이진은 이건의 낮고 허스키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 소리는 마치 시냇물이 천천히 흐르는 소리와 같았다.이건의 차분하고 힘찬 심장 박동 소리가 안긴 몸을 통해 이진에게 들려왔다.이진은 그의 이런 모습을 보자 조금 미안한 감정이 들어 가볍게 입을 열었다.“이건 씨.”이진은 갑자기 자신의 목이 축축하게 젖은 것을 느꼈는데 뭔가 뜨거운 액체가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 같았다.이진은 놀란 마음에 손을 들어 이건의 얼굴을 만지며 물었다.“우시는 거예요?”이건은 더 이상 숨기지 않은 채 이진의 손을 잡아 자신이 눈물로 흠뻑 젖은 얼굴을 어루만지도록 했다. “이제 알겠어? 난 그동안 남자로서 눈물 따위는 쉽게 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가 엘리베이터에 갇힌 것도 모자라 그녀의 옆에 흑심을 품은 남자가 있다는 것에 정말 무너지고 말았어.”이진은 자신의 연약한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눈앞의 이건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이진아,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지 기억했으면 해. 만약 널 잃게 된다면 난 울뿐만 아니라 미쳐버릴 수도 있어.”이건은 말을 하면서 이진의 손을 풀어주고는 두 손으로 이진의 어깨를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그러니까 늘 내 옆에서 건강하게 있을 거라고 약속해!”“네,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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