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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끝 연애 시작의 모든 챕터: 챕터 191 - 챕터 200

658 챕터

제191화 물거품이 되다

룸의 온도는 꽤 낮았는데 이진이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방금 그 물은 얼음 물이라 아무리 술에 취한 사람이라도 바로 술이 깰 것이다.지금 이 상황은 방금 전 이기태와 백윤정이 그를 치켜세우는 상황과 완전히 하늘과 땅 차이였다.이 사장은 얼른 일어나 손등으로 눈을 힘껏 문질렀다. 그러고는 주먹을 불끈 쥐고 막 화를 내려던 찰나 갑자기 정신을 차리더니 윤이건의 차가운 얼굴을 보게 되었다.그는 눈을 깜박거리고는 환각이 아닌 것을 확신하고는 다리를 떨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이때 조금 남아 있던 술기운마저 순식간에 사라졌다.“윤, 윤 대표님…….”이 사장은 말을 더듬으며 입을 열었는데 얼굴에는 온통 공포와 두려움이 가득했다.“윤 대표님께서 이곳엔……? 제가 방금 눈이 멀어 윤 대표님을 몰라뵀네요.”그는 말을 하며 윤이건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고는 이진을 바라보았다. 그가 생각한 것이 옳다면 이 여자는 분명 윤이건의 여자다.그는 미치지 않은 이상 윤이건과 여자를 빼앗을 용기가 없었을 거다. 이 사장이 공포에 가득 차 있을 때 윤이건은 여전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는 그저 눈썹을 찡긋거렸을 뿐인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어색하고 두려운 감정이 뒤섞여 이 사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잠시 망설인 뒤 그는 몸을 돌려 이기태를 바라보며 화난 표정을 지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지금 저를 가지고 노시는 거예요? 이…….”이 사장은 이진을 가리켰지만 끝내 어떻게 부르거나 어떻게 이 상황에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사장님, 어떻게 이런 말을 하실 수가 있어요. 저희는 그런 적이 없…….”이 사장이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자 이기태는 울고 싶을 정도였다.“됐어요. 이번 합작은 없던 걸로 하죠! 다시는 절 찾지 마세요.”이 사장은 이 말을 하고는 윤이건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매를 뿌리치고 가버렸다. 그냥 가버렸다기보단 도망간 것이다.거의 성사된 계약이 날아가 버리자 이기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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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되돌릴 기회가 없다

이진은 술에 취하진 않았지만 많은 술을 마신 탓에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정희와 민시우는 사귀는 사이기에 그녀도 안심할 수 있었다.그녀는 마찬가지로 윤이건의 부축에 따라 천천히 차에 올랐고 윤이건도 그녀와 함께 뒤에 앉았다.같은 술과 같은 사람.이번에 윤이건을 다소 실망시킨 것은 이진이 정말 취한 것이 아니라는 거다.지난번에 이진이 취했을 때 자신의 품에서 보인 모습을 윤이건은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번 이진이 술에 취한 다음날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는 것을 생각하자 윤이건은 그제야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진의 그런 모습이 좋긴 하지만 그녀가 아프기라도 한다면 그의 마음도 아프기 때문이다.다행히도 방금 화났던 기분은 곧 가라앉을 수 있었다.차에 앉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이진은 윤이건에게 인사를 하고는 2층의 방으로 돌아가 휴식했고 윤이건은 이 비서를 불렀다.“현지 부동산 사장들을 좀 찾아봐. 성은 이씨이고 최근에 이기태 쪽과 연락을 오갔던 사람이야.”“네.”방금 식당에 갔을 때 이 비서는 따라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윤이건이 이렇게 얘기하자 그도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의 말을 따랐다.이쪽의 부동산 재벌들은 적지 않은 데다가 성씨도 흔한 성씨라 이렇게만 찾는다면 좀 어려웠을 것인데 이기태와 가까이한 이씨 부동산 재벌이라면 훨씬 쉬웠다.몇 시간 후, 윤이건이 서재에서 회사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 이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대표님, 찾아냈어요.”예상했던 일이라 윤이건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그는 손에 든 문건을 내려놓고 목을 살짝 비틀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안전을 확보하는 전제에 그 사람의 프로젝트 액수를 아래로 눌러. 되돌릴 기회는 남겨둬도 되는데 지금은 절대로 안 돼.”“네, 대표님. 알겠어요.”이 비서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분명 식당에서 무슨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바로 몸을 돌려 일을 처리하러 갔다.윤이건은 이진을 도와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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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저 여자는 누구야

케빈이 자신을 향한 각종 칭찬을 듣자 이진은 별 감흥이 없었는데 오히려 방금 그녀를 깜짝 놀라게 한 것 때문에 그를 힐끗거렸다.“연예계에 발을 들이려는 게 아니라 그저 한시혁을 도와주는 것뿐이야.”“맞아요! 이것도 하나의 기회이니 분명 대박 날 거예요.”이 말을 듣자 이진은 눈을 부릅뜨더니 더 이상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린 뒤 뒷자리로 이동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보스, 뒤에서 뭐 하세요, 지금…….”“한 마디만 더 하면 차에서 내리는 사람은 너일 거야.”케빈은 어깨를 살짝 떨더니 곧 입을 다물고 시동을 걸었다.지정된 촬영 장소에 도착한 후 이진은 업무 증명서를 꺼내 자신이 온 목적을 밝혔다.경비원은 이진이 한시혁의 게스트로 왔다는 말을 듣자 호기심에 자기도 모르게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러나 케빈이 잇달아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은 그를 막아 나섰다.“죄송합니다. 사원증이 없는 이상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전 이 대표님의 비서예요.”케빈은 눈살을 찌푸렸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이진과 많은 장소를 드나들었는데 이번이 처음으로 그가 가로막힌 거다.“저희 스태프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이진 씨께서는 안심하셔도 될 겁니다.”이 경비가 케빈을 막아서는 것에 대해 이진이 좀 불편한 건 사실이다. 그녀의 스케줄이었다면 그들을 상대하지 않은 채 반드시 케빈을 데리고 들어갔을 것인데 이번 주인공이 한시혁이라 그녀도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이런 생각에 이진은 몸을 돌려 케빈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는데 케빈도 그제야 입을 다물고는 차로 돌아갔다.이진이 촬영장으로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원희가 바삐 뛰어나왔는데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이진 씨, 시혁 오빠는 지금 촬영 절차를 맞추고 있는 중이니 제가 이진 씨를 케어하기로 했어요.”“수고 많으시네요.”이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곧이어 두 사람은 함께 방송국으로 들어갔다.분장실의 문을 열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이진을 향했는데 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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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차분하게 해결하다

“정아 씨, 어쨌든 간에 저분은 한시혁 씨께서 초대한 게스트니 주의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백정아의 매니저는 그녀가 누군가에게 약점이라도 잡힐까 봐 얼른 그녀의 팔을 잡았다. 보통 인기가 많은 연예인일수록 보는 눈이 많기에 조금이라도 잘못 행동한다면 쉽게 약점이 잡힐 거다.그러나 백정아는 주변에 사람이 있든 없든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늘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다.“그러면 어때? 저 여자가 시혁 오빠가 초대한 게스트라면 난 제작진이 초대한 게스트야.”백정아는 화를 가라앉히고는 몸을 돌려 의자에 앉은 후 손을 들었다.“가서 저 여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데려와.”“정아 씨, 저희도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잖아요?”매니저는 당황한 듯 입을 열었고 옆에 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난 제작진이 초대한 게스트야. 그러니 한 명으로는 당연히 부족하니까 저 사람도 불러와.”이 말을 들은 매니저는 난처했지만 그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백정아의 성격이 얼마나 까칠한지는 모두 알고 있었는데 말 한마디라도 잘못했다간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정도였다.한편 이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을 보며 회사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다시 고개를 들자 그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백정아의 매니저한테 끌려갔다.“죄송하지만 저희 백정아 씨의 순서가 비교적 앞이기에 잠깐만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백정아의 매니저가 한 말은 얼핏 들었을 때 공손해 보였지만 사실은 빌린다기보단 빼앗는 것이었다.이진도 속으로 알고 있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이 정도의 내적 갈등도 없다면 연예계라고 할 수 없지.’그녀가 한번 둘러보자 더 이상 한가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한 명도 없었다.이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다가오자 백정아는 매우 즐겁게 웃으며 의자의 각도를 약간 바꾸었다.원래 그녀는 거울을 마주한 채 화장이 잘 되었는지 지켜봐야 했지만 지금 그녀는 그저 이진이 망신당하는 꼴을 보려고 했다.그녀에게 화장을 해줄 사람이 없자 이진은 그저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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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가르쳐 주세요

“파우치, 고마워요.”이진은 파우치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뒤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고는 작은 소리로 감사를 표했다.그녀는 몸을 돌려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뒤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이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멈추었는데 이때 원희가 마련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의 앞에 서있었다.“이, 이진 씨 맞죠?”이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을 뿐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사실 방금 원희 언니가 화장을 도와달라고 했을 때 엄청 기뻤거든요. 하지만 제가…….”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아직 초보인 데다가 방금 상황이 나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저 화장을 할 수만 있다면 사실 그게 누구든지 상관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이진의 메이크업 기술을 보자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지더니 자신의 이런 신분에 만족할 수 없었다.그녀는 그저 이진이 자신에 대한 인상을 다시 끌어올려 방금 그 기술을 배울 생각을 했다. 방금 그 메이크업은 화려해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격식을 차리지도 않았지만 정말 아름답고 놀라웠다.더군다나 메이크업 과정은 매우 간단해 보였고 적용되는 사람과 장소가 아주 넓어 보였다.만약 이것을 배워 튜토리얼을 낼 수 있다면 반드시 흥행할 뿐만 아니라 그녀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하던 일을 마저 하세요.”이진은 손을 흔들며 돌아서려고 했는데 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직접 팔을 내밀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이진은 분장실 안의 사람들은 신경 쓰진 않았지만 이렇게 치근덕거리는 것은 정말 싫어했다.“무슨 일 있어요?”이진이 가볍게 입을 열었는데 방금 불쾌한 기분 때문인지 매우 엄숙해 보였다.그 순간, 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너무 긴장되어 입가에 오른 말을 더듬기만 했다.“이진 씨, 전 그저, 그저 방금 하신 메이크업의 절차를 배우고 싶을 뿐이에요. 혹시 어떻게 하신, 하신 건지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그녀가 말을 마쳤지만 안타깝게도 이진은 전혀 관심이 없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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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무대에 오를 준비

“어쨌든 간에, 이진 씨는 한시혁 씨께서 직접 초대한 게스트니 여러분들도 자신의 입장을 잘 아시길 바랍니다.”원희는 말을 하며 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보았다. 그러나 그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이런 상황이 처음인 데다가 그녀 스스로는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백정아가 자기를 부르는 것에 대해 거절할 용기조차 없는 데다가 지금 상황에 입을 열 사람은 그녀밖에 없었다.그러자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숙이고는 이진의 앞으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이진 씨, 죄송해요. 이번 일은 제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이런 사단이 일어난 거예요.”이진은 당연히 이 어린아이는 그저 잘못을 뒤집어쓰는 것뿐이고 진짜 장본인은 백정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에게 있어서 굳이 이런 사람과 따질 필요는 없었다.그녀는 그저 한시혁을 도우러 온 것뿐인데다가 이 사람들을 다시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러나 이 일은 이진이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모두가 그녀와 같은 것은 아니다.얼마 후, 모든 게스트들과 출연진은 무대 뒤에서 대기를 했다.이진도 그제야 한시혁을 만나게 되었다.한시혁은 이진의 메이크업과 차림새를 보자 눈을 번쩍였다. 그러나 이진이 막기도 전에 원희는 한시혁의 곁으로 다가갔는데 분명 한시혁에게 방금 분장실에서 발생한 일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그러자 한시혁의 웃던 얼굴은 어느새 어두워지고 말았다. 마침 이때 백정아는 휴게실에서 나오면서 한시혁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백정아는 한시혁을 알게 된 지 오래되었지만 그의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한시혁의 강한 카리스마 때문인지 그녀가 제 발이 저린 건지 백정아는 심장이 쿵 내려앉은 것만 같았다.백정아는 얼른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갔는데 이진의 곁을 지날 때 이를 악물었다.“시혁 오빠, 오해가 있었나 본데 방금 분장실에서 있었던 일은.”백정아는 말을 하면서 원희를 노려보았다.“저도 그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이진 씨를 위해 준비된 분이신지 몰랐어요. 그래서…….”이 말을 할 때 백정아는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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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애틋한 듀엣

이 말이 끝난 후 이진의 마이크가 켜졌고 그녀는 자연스럽게 마이크를 들었다.긴장되거나 주눅이 들기는커녕 엄청나게 침착한 그녀는 카메라를 얼굴 앞에 들이대도 아예 당황하지 않았다.“안녕하세요. 전 이진이예요. 한시혁 씨의 초대로 이번 무대에 오르게 되어 영광이에요.”이런 공식적인 석상에서 말을 하는 건 이진에게 있어서 정말 흔한 일이었다.그저 평범하게 무대 위에 서 있는 건 별거 아니지만 그녀는 카리스마부터 남달랐다. 일반인이지만 그녀의 카리스마는 옆에 있는 한시혁마저 뛰어넘어 아무도 그녀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다.더욱 가산점을 받게 된 것은 그녀의 메이크업이다.“저 사람이 한 메이크업이 유행인가? 너무 예뻐.”“그러게! 엄청 연한 데다가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엄청나게 예뻐!”무대 아래의 팬들은 여전히 이진에게 적의를 품고 있었지만 그녀의 메이크업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리고 시청자와 팬들은커녕 카메라 감독조차도 하이라이트를 알 수 있었기에 원래 이진을 멀찍이서 찍었던 그는 지금은 카메라를 이진의 얼굴에 대고 찍는 것도 모자라 한 치도 빠뜨리지 않았다.다시 이진을 보자 그녀는 마치 주위 사람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진행자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한시혁은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이진이 불편할까 봐 걱정되어 진행자에게 시작해도 된다는 눈짓을 보냈다.진행자의 소개와 함께 막이 오르자 무대 전체의 조명이 어두워지더니 관객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한시혁이 이 노래를 부르는데 이진을 초대한 이유는 이 노래는 발라드이자 듀엣곡이기 때문이다. 이진이 먼저 시작했는데 음악 소리와 함께 들려온 이진의 노랫소리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감미로웠다.관객들은 가까이서 보지 않았다면 분명 이진이 립싱크를 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한쪽에 서 있던 한시혁은 이진의 노랫소리를 듣자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때 한시혁도 함께 노래를 부르자 두 사람의 목소리는 찰떡처럼 조합되어 음악과 하나가 되었다.두 사람은 이전에 리허설을 하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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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구원을 하다

“자, 마지막으로 멋진 노래를 선보여주신 한시혁 씨와 이진 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이 말을 마치자 무대 아래의 관객들은 아쉬워했다.그들은 방금 이진이 등장했을 때 그들이 얼마나 부러워하고 질투를 했는지 잊은 것만 같았다.진행자도 이 두 사람이 무대에 남아 두 곡을 더 선보이 길 바랐는데 프로그램의 진행을 위해 절차를 중단할 수는 없었다. 그는 목을 가다듬고는 계속 진행을 이어갔다.만약 평범한 진행자라면 한시혁을 이 프로그램에 초대할 수 없을 것이기에 이 정도만으로도 이미 그의 진행 실력을 증명할 수 있을 거다.그 진행자는 단 한 번도 방송에서 실수를 한 적이 없었지만 방금 그들의 노래의 여운에서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해 하마터면 진행에 실수를 할 뻔했다. 다행히 무대 아래에서 지켜보고 있던 카메라 감독이 제때에 발견하고 상황을 마무리 지었다.진행자 뿐만 아니라 다른 스태프들도 방금 공연에 정신이 혼미해졌다.한편 무대 뒤에 서서 기다리던 백정아는 그들의 공연을 보자 순식간에 얼굴색이 어두워지고 말았다.원래 그는 한시혁의 다음 순서에 노래하도록 안배되었는데 이진이 나타나 시선을 끌어버리자 마음이 좀 언짢았다.게다가 이때 진행자가 하마터면 실수로 그녀의 순서를 빠뜨릴 뻔하자 그녀는 화가 순식간에 치밀어 올랐다.다행히도 진행자는 실력이 있는 분이라 정말로 실수를 하진 않았다. 어쨌거나 상황을 다시 되돌렸지만 그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자, 이제 박수로 다음 게스트를 모셔볼게요. 백정아 씨, 나와주세요!”백정아도 꽤 인기 있는 가수라 현장에는 그녀를 보려고 온 관객들도 가득했다.그러나 박수소리는 생각보다 작아 관객들의 텐션도 함께 낮아지고 말았다.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일어서서 이진을 보려고 무대 뒤쪽을 바라보았다.그러자 백정아는 이를 악물고는 마이크를 잡았는데 자기소개를 하는 것마저 깜빡하고 말았다.이때 진행자가 앞으로 나아가 그녀에게 슬쩍 눈치를 주었다. 그러나 그도 방금 그녀의 순서를 까먹을 뻔했기에 조금 난감하긴 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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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다

녹화가 끝나자 감독과 현장 스태프들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이번 방송은 지난 한 해의 방송들보다 더 힘든 것 같아 모두 기 빨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모든 게스트들을 돌려보낸 후 스태프들은 한데 모여 서로를 마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이미 다 지나간 일이기에 카메라 감독은 웃으며 넘어가려고 했다.“여러분도 너무 긴장하진 말아요. 나중에 실시간 검색어를 보게 된다면 반드시 우리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엄청 높을 거예요.”모두들 이 말을 듣고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사실 그의 말이 맞았다. 이번 방송은 그들이 굳이 손을 쓰지도 않았는데 참가자들이 스스로 화제를 가져다 준거나 다름없었다.이 프로그램은 평일에 녹화하고 주말에 맞춰 방송이 된다.결국 방송 당일 저녁 감독의 말대로 그들의 프로그램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다.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서버가 마비되기도 하였다.얼마 정도 지나고 나서야 사람들은 다시 서버에 접속이 가능했는데 실시간 검색어는 역시 예상대로였다.한시혁과 이진의 듀엣이 1위를 차지했고 이진의 메이크업도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연예계에 있어서 이런 일반인이 실시간 검색어의 키워드를 2개나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여태껏 없었던 데이터로 앱 백스테이지에 있는 직원조차도 어리둥절해져서 다시 여러 차례 확인을 했다.제작진들은 이 상황을 보더니 아예 한시혁과 이진이 방송에서 선보인 노래를 간단한 잡음 제거 처리를 한 후 한시혁과 확인한 후 곧바로 음원으로 만들어 온라인에 게시했다.두 사람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이로써 그들의 노래도 함께 있었다.메인 플랫폼의 노래 댓글에는 온통 칭찬하는 말들 뿐이었는데 이건 역사상 처음이나 다름없었다.재생량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억대를 훌쩍 넘었는데 증가 속도는 조금도 줄지 않았다.이때 백정아는 자신의 별장에서 실시간 검색어를 보면서 손에 든 와인을 마시고 있었다.사실 백정아는 프로그램 녹화가 끝난 뒤 회사와 이틀 쉬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그녀는 방금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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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거절당하다

백정아는 그래도 꽤 전문적인 가수라 정훈의 곡을 한 번 들은 후 바로 오디오 조화 소프트웨어를 키고는 이 곡을 정훈의 곡과 함께 놓았는데 중합도가 매우 높았다.사실 작곡을 할 때 비슷한 음정들이 생기는 것도 흔한 일인데 만약 노래의 중합도가 어느 정도 수치를 초과하면 표절이라고 볼 수 있다.백정아는 소프트웨어에 나타난 수치를 보았는데 중합도가 매우 높은 데다가 이 정도면 절대로 참고하는 것이 아니라 표절이 분명했다.이 점을 깨달은 백정아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바로 이 소식을 인스타그램에 발표했다.그녀는 그래도 인기 가수로서 그녀를 팔로워 한 팬들은 꽤 많았다. 그녀는 명확히 이진이 표절했다고 쓰는 것 대신 애매모호한 말들로 그것을 암시했다.그러나 서버가 마비된 탓에 그녀의 글은 한참이 지나서야 게시되었다. 시간이 꽤 늦었기에 백정아는 그 글을 올리고는 바로 잠이 들어버렸다.이튿날이 되자 백정아는 천천히 눈을 뜨고는 뒤이어 어제 일이 생각났는지 벌떡 일어나 앉았다.컴퓨터는 아직 그대로 놓여있었고 스크린은 아직도 인스타그램의 메인 화면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어제 올린 글은 이미 널리 퍼지고 말았다.백정아는 이것을 보자 너무 기뻐 댓글 창을 열어 댓글들을 읽어보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예상했던 반응들이었다.대부분 댓글들은 이진의 곡이 표절이라는 것을 알고는 화난 댓글들이었는데 사실 대부분 댓글을 단 ID는 모두 그녀의 팬들이었다.그러나 너무 기쁜 백정아는 그들이 자기의 팬이라는 것을 무시한 채 그저 그들을 네티즌들이라고만 생각했다.심지어 그들은 모두 이진을 짓밟기 위해 자기가 올린 소식을 보게 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백정아는 스스로 생각을 마치고는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만약 일이 이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 둔다면 이 일이 제대로 터지기까지 한참은 걸릴 것이기에 그녀는 이 일을 더 크게 만들려고 했다.먼저 그녀는 게시물 아래의 인기 댓글에 좋아요를 누르거나 이모티콘으로 답장만 했을 뿐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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