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11 - 챕터 1520

1594 챕터

제1511화 줄행랑(45)

“3년?”이 말을 들은 소혜는 깜짝 놀랐다.“우리 둘 3년 전에 말한 적도 없는데, 도련님이 날 어떻게 좋아한다는 거지?”“네가 나한테 물어보면 난 누구한테 물어봐?”유진은 화가 나 쿠션을 툭 던져 버렸다.“아무튼 지훈 오빠는 거짓말할 사람이 아니니까! 넌 거짓말 입에 달고 살잖아!”“쉿.”소혜는 여전히 머리가 아팠다.‘3년 전이면 내가 아직 스틱스에 매일 붙어 있을 땐데? 설마 도련님 취향이 독특해서 나처럼 막 노는 사람 좋아하나?’소혜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데, 유진이 짐을 다 싸고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빨리 짐 옮겨줘!”“응.”...공항에서 유진은 소혜의 손에서 트렁크를 건네받고 말했다.“간다!”유진이 가려고 하자 소혜가 팔을 잡아당겼다.“잠깐만, 너 어디가?”선글라스를 낀 유진이 잘난 척하며 고개를 들었다.“당연히 강원에 돌아가서 부잣집 딸 노릇해야지! 내가 지훈 오빠 손에 못 넣었다고 울 줄 알았냐? 웃기네 진짜!”소혜는 유진의 선글라스를 벗겨버렸다. 그러자 소혜의 눈에 들어온 것은 팅팅 부은 유진의 눈이었다. 유진은 다급히 선글라스를 뺏으며 말했다.“너 왜 그래!”“근데 너 선글라스 끼고 우는 거 이상해. 눈물이 계속 흐르잖아...?”“닥쳐!”소혜는 유진이 또 욕을 하려는 줄 알았는데, 유진은 그저 소혜를 잠시 바라보더니 피해버렸다.“넌 내가 미워하는 사람 중에 유일하게 그래도 별로 안 미운 사람이야!”소혜는 유진이 자신을 욕하는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네가 이렇게 간다고 하니까 좀 아쉽네.”유진은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내가 전에도 말했듯이 난 너한테 관심 없어. 너 나 좋아하지 마, 우린 안 돼!”소혜는 웃으며 대답했다.“아, 너무 그렇게 확정 짓지 마, 혹시 이제 네가 나 좋아하게 되면 어떡하려고? 가기 전에 한번 안아보자!”소혜가 다가오자, 유진은 눈물이 쏙 들어가서 소리쳤다.“변태.”유진은 트렁크를 끌고 도망가 버렸다.너무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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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2화 줄행랑(46)

지훈은 잠시 머뭇거렸다. 너무 조용해서 서로의 심장 소리가 들릴 듯했다.소혜는 유진이 말한 것이 사실일까 봐 조금 무서웠다. ‘내가 모르는 상황에서 도련님이 날 3년이나 짝사랑했다고? 좀 감격스러워. 근데 도련님이 날 3년이나 짝사랑할 수 있나?’‘내가 이렇게 매력이 있다고?’‘아니면 나 연애운이 엄청 좋은가?’답답한 것을 참지 못하는 소혜가 지훈에게 달려가 입술을 벌리려고 할 때 지훈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이건 얼굴 보고 얘기해야 할 거 같아, 나 지금 집 갈게.”소혜는 기다릴 수 없어 다급히 말했다.“빨리 얘기해! 과학이 이렇게 발전했는데, 핸드폰으로 뭐 할 거야?”소혜의 말을 들은 지훈이 웃으며 그녀를 설득했다.“소혜야, 나 어떻게 말할지 생각할 시간은 좀 줘야지. 나 지금 심장이 너무 빨리 뛰고 땀이 너무 나서 너한테 이 3년을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어.”너무 급해서 지훈을 찾아가려고 하던 소혜가 지훈이 3년 전부터 자신을 좋아했다는 말을 들은 뒤 기분이 좋아서 웃으며 말했다.“헤헤, 알았어, 나 그럼 집에서 기다릴게!”지훈은 아까보다 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응, 여보 조금만 기다려.”통화를 마친 소혜는 다리를 꼬고 앉아 혼잣말했다.“아, 아닌데? 3년 전부터 날 좋아했으면 왜 지금 나더러 돈을 쓰게 한 거지?”너무 깊이 생각한 나머지 2층 복도에 얼굴이 창백해서 지켜보고 있는 시운을 발견하지 못했다.다리가 저려 내리려고 할 때 뒤쪽에서 무거운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고개를 돌려 보니 시운이 복도 계단에서 넘어져 이마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소혜는 너무 놀라 시운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왜 그래! 왜 넘어진 거야?”시운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2층에 있는 도우미를 가리키더니 기절해 버렸다.“시운아, 정신 차려봐!”“빨리 병원으로 보내요!”...지훈이 집에 돌아오자, 거실에서 바닥을 닦고 있는 도우미를 보았다.“집사람은?”“도련님 오셨어요! 시운 씨께서 2층에서 떨어져서 피를 엄청 많이 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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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3화 줄행랑(47)

시운이 핸드폰을 꺼내 찍은 영상을 보여주었다.영상에는 도우미가 시운을 등지고 컵에 흰색 가루를 넣고 그 컵을 시운에게 건네주었다.화면이 너무 흔들려 영상을 찍은 사람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 수 있었다.소혜가 두 번 돌려 보고 깜짝 놀랐다.소혜가 말이 없자 시운이 빨개진 눈으로 말했다.“아침에, 죽에 독이 들었다고 말했을 때 누나가 절 안 믿고 도련님만 믿으셔서 제가 영상 찍어놨어요. 저 진짜 거짓말 한거 아니고 도련님이 절 죽이려고 한다니까요.”소혜는 지훈이 이런 일을 벌였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음, 도우미가 설탕 넣어준 건 아니고?”시운이 눈물을 흘렸다.“누나, 영상도 다 있는데 아직도 절 안 믿으세요?”소혜가 대답하지 않자, 시운은 흐느끼며 말했다.“3년 전에 누나가 저를 집에 데려다줬을 때, 제가 빚 때문에 사람들한테 맞는 걸 봤었죠. 그리고 제 아빠가 자기 자식은 꼭 대신 빚을 다 갚아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누나만이 그 말을 듣고 절 도와 신고해 줬어요. 누나가 저한테 그럴 필요 없다고 얘기해 주셨죠, 자기 삶을 잘 살아야 한다고.”“그 후로 누나가 제 업적을 올려 주셔서 제가 정식으로 남자 모델로 일할 수 있었고 회사 숙소에 묵을 수 있었어요. 덕분에, 집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잘 살 수 있었어요. 누나, 누나는 절 잘 대해준 유일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제가 어떻게 누나를 속이겠어요?”소혜는 시운이 옛 상처까지 꺼낸 것을 보고 마음이 약해져 어쩔 줄 몰랐다.“근데 왜? 도련님이 널 싫어하면 왜 집에 데려다가 재워주고 상처까지 치료해 주는데?”시운은 소혜의 시선을 피하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도련님, 엄청나게 똑똑한 분이세요. 절 이렇게 죽이면 스틱스의 모델들이 누나를 감히 건드리지 못하잖아요.”소혜는 요 며칠 남자 모델들이 인스타에 복근 사진을 안 올린 것을 보고 의아했었다. 예전 같으면 아침, 점심, 저녁으로 올리는데 너무 조용했다.‘아, 그런 거였어?’시운은 이때다 싶어 계속해서 말했다.“그리고 전에 누나가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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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4화 줄행랑(48)

소혜는 무슨 일이 있으면 얼굴에 다 드러나서, 핸드폰을 지훈 앞에 내밀었다.“너 시운이 먹는데 독 넣었어?”지훈이 영상을 보더니 소혜의 손을 잡고 말했다.“우리 나가서 얘기해. 시운이 치료하는데 방해 되겠어.”“누나, 내 다리...!”지훈이 자신을 까발릴까 봐 두려워 시운은 소혜를 잡아두려 했다. 그러나 지훈이 웃으며 말했다.“다리 아파요? 석고에 문제가 생겼나? 이 병원에 제가 아는 의사가 있어서 불러서 다시 해달라고 하죠.”“선생님.”시운은 아까 할 때 너무 아팠기 때문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거절하려는데 의사 선생님이 이미 들어오고 있었고 시운은 멀어져 가는 소혜를 보며 소리쳤다.“누나! 누나, 잠시만요! 아!”복도에서 소혜는 지훈의 손을 뿌리쳤다.“여기서 말하자. 시운이 가족이 없어서 와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 너무 멀리 가면 안 돼.”지훈은 한숨을 내쉬고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여보, 집에서 나 기다린다면서 왜 말도 없이 나온 거야?”병원에 오는 길에 소혜는 지훈에게 말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핸드폰을 꺼내자마자 시운이 토하고 싶다고 해서 기사님과 소통하느라 바빠서 잊어버렸다.소혜의 설명을 들은 지훈은 기분이 조금 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상황이 상황이니까 여보가 나한테 말 못 한 것도 그럴 수 있겠네.”“맞아, 미안해.”사과하던 소혜가 문득 깨달았다.“아니지? 내가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니야. 너 도우미한테 시켜서 시운이 먹는데 독 넣으라 했어?”“아니.”지훈이 대답했다.“근데 나 도우미들 시켜서 독 넣은 것처럼 보이게 해달라고 했어. 난 그저 걔를 좀 놀라게 해서 목숨이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면 그날의 일을 자기 절로 말하라고...!”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혜가 끊어 버렸다.“그래서 아침에 시운이 죽에 독을 넣는 것을 봤다는 게 정말 누군가 그렇게 했다는 거지?”지훈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묵인한 상황이다.소혜는 지훈이 자신을 속여서 화가 났다.“설마 도우미 시켜서 시운을 계단에서 민 거야?”지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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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5화 줄행랑(49)

소혜는 지훈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내가 계속 추구해 온 건 뭐야? 그냥 지훈이 잘생겨서? 그러면 이런 좋아함은 시운 같은 애들을 좋아하는 감정처럼 곧 사라지겠지...?’여태까지 경험으로 보면 소혜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좋아하는 마음이 얼마 가지 못했다.만약 지훈도 소혜처럼 순간적인 끌림으로 좋아한다면 소혜도 그 틈을 타 이익을 좀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지훈이 그녀를 3년이나 좋아했고 또 결혼까지 하려고 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쭉 단속할 것이다.소혜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하던 감정을 추스르고 이제는 다른 사람을 좋아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눈이 마주치자, 지훈은 무슨 말을 할지 직감한 것처럼 힘겹게 말을 뱉었다.“여보.”“날 여보라고 부르지 마.”소혜는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진 빚 갚을 거야, 근데 난 너랑 결혼하지 않을 거야.”지훈의 예쁜 두 눈에는 점차 빛이 흐려졌다. 그는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말했다.“근데 계약서에 10년 후면 네가 내 아내가 된다고 썼잖아.”소혜는 머리를 쥐어 잡으며 말했다.“내가 그 2,000억을 미리 갚으면 결혼 안 해도 되잖아.”지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그래서 너 내 곁에 남아 일하기 싫다는 거야?”“응.”소혜는 지훈의 눈을 피했다.“난 그래도 자유로운 직업을 좋아해. 이렇게 출, 퇴근 시간 딱딱 맞춰서 일하는 거 나랑 안 맞아.”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그럼 내가 네 시간에 맞춰서 일하러 나가면...?”“됐어!”소혜는 큰소리로 대답했다. 거절하는 의미와 자신이 마음이 약해지지 않도록 그러는 듯싶다. “도련님은 모든 면에서 다 너무 좋은 사람이야! 근데 난 자유로운 삶을 더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어. 나 병실로 돌아갈게. 얼른 가.”...병실에서 석고를 다시 한 시운이 침대에 기대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소혜가 들어오자 아픈 몸을 이끌고 다급히 일어났다. “누나, 왜 그렇게 오래 밖에 있었어요? 도련님께서 누나한테 무슨 말씀하셨어요?”똑똑하게 지훈에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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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6화 줄행랑(50)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한 달이 지난 뒤, 소혜는 열심히 일해서 모은 계좌에 있는 2억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이 한 달 동안 낮과 밤이 뒤바뀌고, 손가락에 물집이 배겼다. 그러나 2,000억이라는 목표에 비하면 모래알 한 알 정도 해낸 셈이다. 어느 장기를 팔지 고민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한 달 동안 연락이 없던 지훈인 줄 알고 다급히 핸드폰을 들었는데, 시운이었다.시운이 퇴원한다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밥을 사겠다는 문자였다.소혜는 한 달 내내 집에서 몸과 마음을 다스렸기에 나가서 바람 좀 쐐고 싶어 동의했다....다음날, 소혜는 점심까지 잤고 시운이 약속 장소를 메시지로 보내왔다.소혜가 약속 장소에 가보니 아주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었다. “왜 이렇게 비싼 데서 만나자고 한 거야? 너 일자리 잃었잖아.”시운은 소혜에게 물을 따라주면서 억지로 웃었다.“네, 스틱스 쪽에서 절 안 쓰겠다고 하네요. 그리고 도련님한테 잘못을 저질렀다는소문이 쫙 퍼져서 이쪽 일은 이젠 못할 거 같아요.”소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시운을 바라보았다.“너 도대체 무슨 일을 했길래 도련님이 널 저택에 데리고 가서 그런 일을 꾸몄을까?”“그건.”시운은 소혜의 눈을 피했다.“아마 도련님이 질투해서 그런 거겠죠.”“말이 안 되잖아?”소혜는 머리를 긁적였다.“질투했다면 널 로켓에 매달아서 화성에 보내야지, 왜 널 저택에 데리고 가겠어. 그게 아니면...?”시운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아니면...?”“질투하는 걸 즐기나?”“캑캑캑.”시운이 대답하기도 전에 등 뒤에서 사레들린 소리가 들려왔다.이 레스토랑은 자리가 다 병풍으로 가려져 있어 소혜는 방금 자신이 너무 큰 소리로 얘기해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준 것 같아 입을 막았다.식사를 마친 뒤, 소혜는 트림하며 말했다.“시운아, 너 예전부터 도련님 알고 있었던 건 아니지?”“아, 아니에요. 저 같은 신분으로 어떻게 도련님을 알겠어요.”여기까지 말하고 시운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불쌍한 듯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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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7화 줄행랑(51)

‘특별한 경우라.’수인이 간 뒤, 지훈은 창밖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그러네, 특별한 경우가 있잖아. 그 특별한 경우가 내가 아니라 시운일 뿐이잖아.’아까 소혜 옆자리에 앉았던 사람이 바로 지훈이었다. 지훈은 그들의 대화를 똑똑히 들었다.소혜는 자유를 좋아하지만, 시운을 집에 데리고 갔다.비록 지훈은 그때 시운이 자기 대신 소혜와 가까워졌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이 3년을 그는 놓쳐버렸다....“도착했어! 여기야!”소혜는 부동산 중개소를 가리키며 시운 보고 말했다.“얼른 들어가.”시운이 깜짝 놀랐다.“여긴...? 저희 여기서 뭐 해요?”“너 집 찾는 거 아니야? 나 여기서 집 구한 적 있어서 걱정 안 해도 돼. 네가 어떤 참신한 요구를 하던 다 만족시켜 줄 거야!”“맞아요.”문 앞에 있던 부동산 아저씨가 웃었다.“소혜 씨가 저희한테 만들어준 시스템이 있는데, 휴식 시간까지 정해 놓을 수 있어요. 일찍 일어나고 싶으면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고 싶으면 늦게 자고, 강아지 산책 등등 다 안배 가능해요. 뭐 어떤 거 원하시죠? 오늘 저녁에 입주할 수 있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시운은 소혜가 자기 집에 데리고 가주는 줄 알았는데, 집 찾는 것을 도와줘서 당황스러웠다.이런 생각도 잠시 시운은 아저씨한테 끌려가 컴퓨터 앞에 앉았다.“얼른 이 표부터 작성해요.”소혜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너 여기서 잘 찾아봐, 난 먼저 갈게.”“아, 누나!”...소혜는 집에 돌아가 일을 좀 하고 게임 좀 놀다가 잠이 들었다.그러나 핸드폰이 울려서 소혜는 잠에서 깨어났다.“누구야, 재밌는 꿈 꾸고 있었는데!”처음 듣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 도련님께서 취하셔서 누구도 못 다치게 하세요. 혹시 와주실 수 있을까요?”...밤 12시, 스틱스가 가장 뜨거울 때다. 복도에 있는 모델들은 다 초콜릿 복근이 있었다.그러나 그 모델들은 소혜한테 명함을 건네기는커녕 피해 다녔다.곧 지훈이 있는 방에 도착했다.“도련님,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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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8화 줄행랑(52)

소혜가 따라서 들어갔을 때, 바닥에 넘어졌던 지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일어나고 있었다.“나 괜찮아, 그냥 좀 미끄러워서 그래. 나 먼저 잘게.”곧이어 소혜는 지훈이 욕조에 몸을 던져 버리는 것을 보았다.소혜는 너무 놀라 다급히 달려가 욕조에 쓰러진 지훈을 힘겹게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도련님,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니야? 내가 데리고 나갈게.”“나 아까도 말했다시피 많이 안 마셨어. 그렇게 걱정되면 도우미 불러.”지훈은 핸드폰을 찾아 전화를 치려고 했는데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전원이 꺼진 거지?”“너 비누 들었어.”소혜는 지훈이 들고 있던 비누를 제자리에 올려놓고 지훈을 부축해서 밖으로 나갔다.바람을 쒜인 지훈은 그제야 정신이 좀 들어 예의를 차리며 소혜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이젠 진짜 괜찮아. 나 먼저 갈게.”말이 끝나자, 지훈은 당당한 발걸음으로 화단에 빠져버렸다.화단에서 지훈을 끌어내자, 지훈은 여전히 괜찮다고 얘기했다. 소혜는 원래도 피곤했는데 지훈이 쉴 새 없이 말하자 화가 나 소리쳤다.“조용히 해!”지훈이 입을 닫자, 세상이 조용해졌다.소혜는 힘겹게 지훈을 택시에 태우고 자신도 함께 차에 탔다. 택시 기사가 고개를 돌려 물었다.“어디 가세요?”“민 씨...!”“비란 정원이요.”소혜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내 집 주소 말해서 뭐 해?”“내가 너 데려다줄게.”“아니, 너 많이 마셨는데 날 데려다준다고?”지훈은 진지하게 대답했다.“나 많이 안 마셨어.”‘또 시작이네.’소혜는 할 수 없이 대충 대답하고 기사에게 다시 말했다.“민씨 저택으로 가주세요.”“비란 정원이요.”“민씨 저택이요!”기사는 짜증이 난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말했다.“도대체 어디 가시는 거예요?”지훈이 수표를 꺼내서 기사에게 주면서 말했다.“비란 정원으로 가세요.”“알겠습니다! 얼른 출발할게요!”“아이고!”얼마 지나지 않아 비란 정원에 도착했다. 소혜는 지훈이 택시 기사에게 돈을 주는 정신이 있는 것을 보고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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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9화 줄행랑(53)

복도에서는 소혜의 화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센서 등이 켜지자, 소혜는 지훈의 슬픈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지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라서 안 되는 거야?”“응? 뭐가 안 된다는 거야?”소혜는 갑자기 무엇인가 떠올랐다.‘설마 내가 지훈을 거절해서 타격을 너무 받아서 남자를 좋아하게 된 거야?’소혜는 다급히 설명했다.“그거 아니야! 너 아주 훌륭해!”그러나 지훈은 여전히 시무룩해서 고개를 끄덕였다.“시간이 늦었으니까, 너희를 방해하지 않을게.”“너네? 누구?”소혜는 지훈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지훈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더니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에 부딪혔다.“아! 도련님!”...새벽, 처음으로 술에 취해 본 지훈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는 태양혈을 어루만지며 도우미 보고 해장국을 갖고 오라고 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때 지훈은 어딘가 잘못됨을 느꼈다.‘어, 여긴 우리 집이 아닌데? 나 어제 스틱스에 갔었지?’여기까지 떠오른 지훈은 총알처럼 튀어 올라 옆에 부푼 이불을 보고 소리쳤다.“누구야!”소혜는 하품하며 고개를 돌렸다.“아니, 너 우리 집에 있으면서 내가 누군지 물어본다고?”소혜인 것을 확인한 지훈은 철렁였던 가슴이 진정되었다. 지훈은 어지러운 방을 둘러보며 말했다.“나 왜 여기 있어...?”“너가 왜 여기 있냐고?”저녁 내내 고생했던 소혜가 대답했다.“내가 착해서.”소혜가 어젯밤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지훈은 너무 부끄러워 이불을 손에 꽉 쥐었다. 지훈이 다른 말로 자신의 이미지를 살려내려고 하는데 소혜가 그의 어깨를 지면서 진지하게 말했다.“도련님, 뭐 또 남자를 좋아하고 그래?”지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설명하려고 했다.“어제밤에는...!”“쉿!”소혜는 손가락으로 지훈의 입을 막으면서 말 안 해도 다 안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나 알아, 너 같은 도련님은 거절을 당한 적이 없어서 이렇게 거절당하고 나니 충격이 컸던 모양이지?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야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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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0화 줄행랑(54)

소혜는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보듯이 지훈을 바라보며 군침을 삼켰다.“도련님, 아까 머리 아프다고 하지 않았어? 내가 마사지 해줄게.”아래로 향하던 손이 지훈에게 잡혀 태양혈에 놓아졌다.“소혜야, 내 머리 여기 있어.”이 순간 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소혜는 갑자기 숨쉬기 어려워 다급히 손을 치웠다.“음, 아침 뭐 먹고 싶어? 아, 맞다, 아래에 써브웨이 파는데 내가 가서 사 올게!”소혜가 다급히 도망가자, 지훈은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집 아래에서 소혜는 써브웨이를 사며 멍을 때렸다.‘한 달 못 본 사이에 도련님 왜 이렇게 멋있어진 거지? 설마 나 몰래 무슨 마법이라도 썼나? 힘들게 끊었는데, 또다시 빠지는 거 아니야?’“다 됐어요.”종업원이 다 된 샌드위치를 건네자, 소혜가 말했다.“오늘은 두, 개 주문할게요.”종업원은 웃으며 물었다.“남자 친구 생기셨어요?”“아니요, 그냥 친구예요.”“뭐 다들 그렇게 둘러대는 거죠. 서비스 많이 넣었으니까, 친구분이랑 드세요.”소혜가 집에 도착하자, 샤워를 마친 지훈이 가운을 걸치고 욕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소혜가 온 것을 본 지훈은 미안한 듯 말했다.“미안, 욕실 좀 빌려서 썼어. 도우미 보고 옷 가져오라고 했으니까 아침밥 먹을 때 옷이 좀 이래도 좀 참아줘.”소혜는 바보처럼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히 괜찮지!”소혜는 평소에 격식을 갖추고 식사를 하지 않기에 집에는 식탁이 없었고 대부분 소파에서 먹었다.소혜는 지훈과 나란히 앉았는데 시선은 계속 지훈의 몸에 가 있었다. 지훈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아침을 다 먹고 소혜를 바라보았다.“아까 미스 진이 날 도와서 여자를 다시 좋아하게 만들어 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도와줄 건데?”소혜는 침을 닦고 대답했다.“아, 그건, 내 생각에는 먼저 몸부터 시작해야 할 거 같아. 아니면 내가 먼저 검사해 줄까?”소혜가 지훈에게 손을 뻗는데 지훈이 막았다.“미스 진 잊어버렸나 본데 나 지금 여자 안 좋아해.”“그럼, 마음부터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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