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01 - 챕터 1510

1594 챕터

제1501화 줄행랑(35)

지훈이 문을 밀고 들어오자, 손을 잡고 있는 소혜와 시운을 보고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지금 들어가도 괜찮아? 아니면 너희 계속 얘기해. 내가 먼저 자리를 피해줄게.”소혜는 지훈이 나타난 순간부터 너무 놀라서 차렷 자세를 유지하며 말을 더듬었다.“넷째 도련님...! 여긴 어쩐 일이야?”“나 위층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일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는데, 네가 여기에 있다는 말을 듣고 왔지.”지훈은 말하면서 방에 들어왔고 웃으면서 시운에게 손을 내밀었다.“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민지훈입니다.”시운은 지훈의 이름을 듣고 소파에서 뛰어내려왔다.“넷째 도련님.”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시선은 시운에게 고정한 소혜를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았다.“네, 얼른 앉으세요.”이어 지훈은 시운과 재욱이 현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혜의 술잔을 빼냈다.“여보, 우리 임신 준비 중인데 술을 마시면 안 되지.”그러자 재욱과 시운이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여보?”“임신 준비?!”이 말을 들은 시운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만약 소혜와 지훈이 이미 결혼했다면 자신이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이 되기에 무서웠다.방금 재욱을 잘 밀어냈다고 좋아하던 시운은 안색이 좋지 않아졌다. 그런 시운을 재욱은 통쾌하다는 듯 바라보았다.마찬가지로 말하지 못하는 소혜는 지훈에게 스틱스에 있는 것을 들킨 것만으로도 끔찍한데, 더욱 끔찍한 것은 지훈이 혼자 임신을 준비했다는 것이다.‘완전 자기 맘대로네?’소혜가 임신 준비에 관해 질문하려 하는데 지훈은 그녀를 보면서 말했다.“오늘 유진이 내 경매장에 왔던데, 여보, 유진이 어떻게 내가 거기에 있는 걸 알지?”화가 끓던 소혜는 삽시에 잠잠해졌다. 소혜는 술잔을 내려놓고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안 마실게.”소혜를 해결한 지훈은 시운을 바라보았다.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 거 같은데, 맞나요?”“저요...?”시운이 막 부인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무엇인가 떠올랐다.3년 전, 시운은 여전히 종업원이었다. 어느 날 아침, 그가 교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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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2화 줄행랑(36)

시운은 소혜가 아무것도 몰라 보이는 표정을 보고 마음이 서서히 진정되었다. ‘아니지, 만약 소혜가 알았다면 이미 날 찾아 결판을 냈겠지. 이렇게 날 관심해 줄리가 없어.’게다가 몇 년이 지나서 증거도 없고 그날 밤 소혜랑 같이 있었던 사람이 누구인지 증명할 수도 없다.시운이 잡아떼면 지훈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시운은 무서워서 그 자리를 피하려고 했다.“도련님께서 오셨으니 저 먼저 일어나겠습니다.”나가려고 하는데 지훈의 목소리가 들렸다.“거기 서요.”시운은 긴장해서 더 불쌍해 보였다. 그는 소혜를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저 좀 구해줘요.”소혜는 시운이 안쓰러워 말했다.“우리 둘이 이야기하자. 쟤는 그냥 보내줘!”소혜가 시운을 감싸고 돌자, 지훈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지훈이 시운을 바라볼 때는 눈빛이 아주 차가웠지만 소혜를 바라볼 때는 옅은 우울감이 비쳤다.“여보는 내가 트집을 잡으려는 줄 알았어? 내가 당신한테는 그 정도로밖에 안 보여?”소혜는 말문이 막혔다.“어? 그럼, 왜 쟤를 못 가게 하는데?”지훈이 한숨을 내쉬었다.“나는 그저 저 붕대가 너무 허술하게 감겨 있어서 그랬지. 지금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감염될 수 있잖아?”소혜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그랬구나! 미안해, 널 오해했어.”소혜는 시운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다시 앉아.”지훈은 차갑게 시운을 한 번 보고는 다시 인위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앉으시죠. 혹시 제가 소혜한테 화를 내고 있어서 가려는 건가요?”“아니, 아니, 저는.”“아니면 앉아요. 재욱, 사람 불러서 붕대 좀 다시 감아줘요.”멀뚱멀뚱 보고 있던 재욱이 일어섰다. “사람 불러오겠습니다.”소혜와 얘기를 하는 지훈을 보며 재욱은 생각했다.‘도련님, 이런 능력이 있으시면서 아까 우리한테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셨어?’곧 의료진이 왔다.시운의 손에 감겨있던 거즈를 떼자, 지훈은 웃으며 말했다.“의사 선생님, 제 아내가 이 남자 모델에게 관심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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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3화 줄행랑(37)

“어?”소혜가 아무리 섬세하지 않다고 해도 지금 일이 좀 이상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손으로 태향혈을 누르며 말했다.“아니, 뭔가 이상한데?”지훈이 소혜의 손을 잡아당기며 웃으며 말했다.“소혜야, 마음에 드는 사람 말해 봐. 다 데리고 가자.”지훈은 자연스럽게 재욱을 바라보았는데, 옆에서 생각 없이 구경하던 재욱이 무서워 차렸 자세를 유지했다. ‘민 씨 저택 같은 곳에서 살아나올 수 있을지 몰라, 누가 감히 들어가겠어?’재욱은 멋쩍게 웃었다.“저 아직 모셔야 할 고객들이 계셔서 먼저 가보겠습니다.”...이렇게 지훈은 소혜를 끌고 떠났고 뒤에는 경호원에게 끌려오는 시운도 있었다.너무 이상한 장면이어서 스틱스 내부 사람들이 토론하기 시작했다.“소혜 누나 아니야? 무슨 상황이지?”“아, 너 아직 모르는구나? 소혜 누나랑 도련님께서 이미 결혼한 사이인데, 시운이 그것도 모르고 소혜 누나를 꼬시다가 들킨 거잖아!”“어? 그럼,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누가 알겠어! 시운이 감고 있는 붕대가 피로 물든 것 좀 봐. 가서 또 어떤 일을 당할지!”소문은 아주 빨리 퍼졌고 심지어 지훈이 시운의 다리를 부러뜨렸다는 소문까지 났다.민 씨네 집안 권력이 하늘을 찌르고 지훈이 민씨 집안 도련님이기에, 항상 부드럽고예의 바르지만 이런 일을 당하면 어떻게 화가 안 나겠는가?소혜와 교류가 있었던 남자 모델들은 다 너무 무서워 어떤 사람들은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어떤 사람들은 집까지 옮겼다.스틱스 내부가 완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됐지만 소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소혜의 양옆에 지훈과 시운이 앉았다.소혜는 중간에 껴서 제대로 앉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했다.시운은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 그는 아직 지훈이 자신을 데리고 가는 이유가 3년 전일 때문인지 알지 못했다.일단 소혜가 사실을 알게 되면 시운은 자신을 돌보는 유일한 누나를 잃게 되어 원래의 가난하고 눈치 보는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시운은 소혜를 바라보았다. 이 3년 동안 그는 소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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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4화 줄행랑(38)

다 시키고 나서 지훈은 소혜를 끌고 안방으로 갔다.안방에 들어가려는데 소혜가 문을 잡고 멈춰 섰다.“아, 내 방은 저긴데.”“게스트 룸 손님한테 내줘야 하니까 요 며칠은 나랑 안방에서 자자.”소혜는 뭐라고 대꾸하고 싶었는데, 안방의 배치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반짝반짝 빛이 나는 대리석 바닥과 벽에 걸려있는 값져 보이는 그림, 그리고 부드러운 촉감의 카펫, 왕자님이 사는 궁궐 같았다.소혜는 바보처럼 웃으며 말했다.“좋아.”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먼저 쉬어, 난 서재에 가서 골동품들 좀 복구할게.”소혜가 넓은 침대에 편히 누워 잠이 들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진동했다. 시운이 보내온 문자였다.[누나, 저 손이 너무 아파서 그러는데 와주실 수 있어요?]누워있는 것이 너무 편했던 소혜는 움직이기 싫었다. 그러나 시운이 또 문자를 보내왔다.[미안해요, 누나. 제가 너무 힘들게 했죠. 그냥 못 본 걸로 해주세요.]동정심을 자극하는 말을 보니 소혜는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시운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소혜는 시운이 자신이 원래 묵고 있던 방에 있을 줄 알았는데, 들어가 보니 방에 시운이 없었다. 도우미한테 물어보고 나서야 시운이 아래층에 묵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이럴 거면 왜 날 안방에서 자라고 한 거지?’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훈과 마주쳤다.“어머나, 깜짝이야.”지훈이 웃었다.“여보, 어디가?”“아, 시운이 손이 아프다고 해서, 보러 가려고.”“아, 그래?”지훈은 도우미를 보며 말했다.“가서 가정의를 불러와.”말을 마친 지훈은 웃으며 소혜에게 말했다.“손이 아프면 의사 선생님을 불러야지, 안 그래?”소혜는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말했다.“역시 생각하는 게 다르네!”조금 후, 가정의 민지가 왔다....아래층 방에서 시운은 다리를 안고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소혜가 온 것을 보고 급히 내려왔다.“누나.”말을 채 하지 못했는데 뒤에 지훈과 민지가 따라 들어왔다. 시운은 당황해하며 뒤로 물러났다.“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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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5화 줄행랑(39)

지훈이 분명 웃고 있었지만, 소혜는 닭살이 돋았다. “아니!”지훈은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우리 돌아가서 쉬자.”방으로 돌아가기 전, 지훈은 고개를 돌려 민지에게 말했다.“아, 맞다. 매일 와서 약 교체해 줘. 상처가 덧나지 않게.”소혜가 지훈과 함께 나가는 뒷모습을 본 시운은 여전히 하얗게 질려 있었다.시운은 잘 알고 있었다. 지훈이 이렇게까지 해서 소혜가 자신을 불쌍해하는 것을 철저히 막기 위함이라는 것을 말이다.‘설마 전에 누나한테 옷을 가져다준 사람이 나라는 걸 눈치챘나? 근데 왜 나한테 직접 질문하지 않지? 누나한테 얘기한 거 같지도 않고. 설마 날 이 저택에서 소리 없이 없애려고?’시운은 불안한 듯 주위를 살펴보았다. 시운의 시선은 민지가 남겨 놓은 약병에 멈췄다. ‘이 약 설마 독이 든 거 아니겠지?’시운은 긴장해서 약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안 되겠어. 민 씨 저택에 있는 동안 각별히 조심해야겠어!’...윗층 안방에서, 샤워를 마친 소혜가 손가락을 물며 욕실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있었던 일이 너무 많아 머릿속이 복잡했다.“도련님은 먼저 왼쪽부터 씻을가, 아니면 오른쪽부터? 위부터 아니면 아래부터?”물소리를 들으며 소혜의 머릿속에는 이상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갑자기 물소리가 멈췄다. 소혜는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목을 빼고 아름다운 몸매를 감상하려고 했다.그러나 오늘 아침에는 가운을 대충 감싸고 나왔던 지훈이 잠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심지어 제일 위에 단추까지 꽁꽁 잠갔다.지훈이 침대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여보, 잘자요.”지훈은 불을 끄고 소혜를 등지고 누웠다.‘뭐야? 이렇게 자는 거야?’맛을 봐버린 소혜는 이걸로 성에 차지 않아 지훈의 등 쪽으로 몸을 옮겼다.“저기, 도련님, 오늘 저녁에 시간 돼? 나 예약하고 싶은데.”“미안, 갑작스러운 예약은 받지 않아.”어두워서 표정이 보이지 않아 지훈의 목소리는 엄청 차가워 보였다. 소혜는 할 수 없이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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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6화 줄행랑(40)

지훈은 소혜가 스틱스의 단골손님이라고 생각해서 경험이 아주 많은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너무 서툴렀다.사랑을 나누게 된 날, 소혜가 아프다고 소리를 쳐서 지훈은 그녀가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소혜가 소리를 질렀다.“반품해 줘요!”아쉽지만 지훈의 세상에는 반품이라는 개념이 없다.지훈이 가볍게 말했다.“돈을 다 줬는데 당연히 바라는 대로 해 드려야죠.”...그날 밤이 지난 뒤, 지훈은 돈을 버는 것 이외에 자신이 신경을 쓰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음날, 지훈은 소혜를 위해 옷을 샀고 그녀와 대화를 나눠 보려고 했는데, 올라가는 길에 민 씨 저택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할아버지가 유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지훈은 급히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써서 쇼핑백에 넣고 시운에게 심부름을 시켰다.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민씨 집안은 아주 시끄러워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온 뒤, 지훈은 그제야 소혜한테서 전화가 오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그러나 지훈은 아주 빨리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 원래 장사라는 것이 쌍방의 동의하에서 진행이 되는 거니까.그런데 지훈은 할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소혜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알고 보니 소혜는 둘째 형의 사촌 동생이었다.진 씨네 집안과 민 씨네 집안은 원래 사이가 좋지 않았다. 진 씨네 집안에서 민 씨네 집안이 일을 처리하는 품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종래도 연회에 참여하지 않았고, 명주가 돌아간 후부터는 더욱 거래가 없었기에 지훈은 진 씨네 집안 사람들을 잘 알지 못했다.이번 장례식에 진 씨네 집안 사람이 온 이유는 민 씨네 집안 권력을 현재 진 교수님 외손자께서 장악하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진 교수님이 할아버지 장례식에는 와서 얼굴을 비춰야 한다고 해서일 것이다.소혜와 친척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훈은 인연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지훈은 웃으며 소혜에게 다가갔다. 그러나 그때 소혜가 어떤 종업원을 보고 웃으며 말하는 것을 보았다.“너무 잘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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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7화 줄행랑(41)

이른 아침, 소혜가 단잠에 빠져있는데 팔이 갑자기 바늘에 찍힌 것처럼 아파졌다.소혜가 눈을 떠서 보니 정말 바늘에 찔려 있었다.침대 옆에서 민지가 소혜의 팔을 잡고 피를 뽑고 있었다. 민지는 소혜가 깨난 것을 보고 인사했다.“일어나셨어요? 아직 3병이 남았는데, 곧 다 뽑을 거예요.”소혜가 옆을 보자 안에는 이미 5병이 있었다. 주삿바늘이 아직 팔에 달려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펄쩍 뛰었을 것이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저 피 뽑는데요?”“피를 왜 뽑냐고요!”“아, 지금 임신 준비 중이시라면서요? 도련님께서 소혜 씨 자꾸 밤샌다고 몸 안 좋을까 봐 검사해 달라고 하시던데요?”5병이나 뽑힌 피를 보며 소혜는 지훈이 어제 말했던 임신 준비가 그냥 한 얘기가 아님을 깨달았다.소혜는 애써 피하려고 했다.“아니, 지금 임신 준비하기에 너무 빨라! 먼저...!”“안 빨라.”지훈이 밖에서 들어오며 말했다.“자연 임신율은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떨어지고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또 떨어지지. 몸조리에 일, 이년 걸리고 임신 준비하는데 또 일, 이년 걸리지. 아이 띠 문제도 고려해야 하잖아. 그렇게 계산하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이미 늦었는데?”지훈이 말을 마치자 민지가 마침 마지막 한 통까지 다 뽑았다.“다 뽑았어요. 저 먼저 가겠습니다.”“아, 저기, 잠시만요!”소혜가 손을 뻗어 잡으려고 하는데 지훈이 피 뽑은 자리를 꾹 눌렀다.“피 멈추게 눌러야지.”소혜는 지훈을 보며 물었다.“음, 도련님, 정말 나랑 애 가지려고? 날 닮으면 어떡해?”지훈은 소혜를 잠시 바라보더니 웃으며 대답했다.“우리 여보는 유명한 프로그래먼데, 얼마나 훌륭해?”지훈이 분명 예전처럼 다정하게 얘기하는데 소혜는 둘 사이에 벽이 세워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소혜가 물었다.“도련님, 설마 시운 때문에 나한테 화났어? 너 시운 싫어하지?”지훈이 대답하지 않고 물었다.“너는? 넌 시운 좋아?”“어? 나? 난 꽤 좋아하지.”‘그냥 말 잘 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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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8화 줄행랑(42)

지훈은 소혜가 시운이 그날 밤에 남자라고 착각한 줄 모르고 그저 옷을 가져다준 명분으로 알게 된 줄 알았다. 그러나 새로운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소혜가 시운과 3년이나 관계를 유지했고 아까 좋아한다는 말까지 들으니, 화가 좀 났다.지훈이 소혜에게 다른 빚을 더 추가로 할지 생각하던 참에 소혜가 문을 두드렸다.“도련님, 안에 있어?”문은 열리지 않았고 그저 지훈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응, 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소혜는 둘 사이가 사랑을 나누기 전으로 돌아간 듯싶었다.소혜는 당황한 듯 말했다.“그, 도우미가 너 몸 불편하다고 하길래 보러왔어.”“나 괜찮아. 그냥 입맛이 없어서 그래. 그리고 아래층에 시운 씨가 너랑 먹으면 되니까 안 심심하잖아?”소혜가 대답했다.“그게 어떻게 같아.”말이 끝나자마자 문이 열리더니 지훈이 안에 서 있었다.“뭐가 다른데?”소혜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지훈을 만나 말문이 막혔다.햇살이 지훈의 등에 비치면서 더 멋있어 보였다. 그러나 평소에 항상 웃고 있던 지훈이 지금은 웃고 있지 않았다.지훈이 문밖으로 걸어 나오자, 소혜는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소혜는 벽에 붙어버렸다.“소혜야, 우리 어디가 다른데?”소혜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항상 젠틀하던 지훈이 물러나지 않고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열심히 물었다.“난 네 눈에 어떤데?”그 순간, 주위가 고요해지면서 지훈의 질문이 소혜의 심장을 쳤다.‘지훈은 어디가 다르지?’‘당연히 다르지...?’소혜가 지훈을 처음 봤을 때 심장이 막 뛰고 눈부셨었다.돈을 적게 내고도 잘생긴 남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지만, 소혜는 전 재산을 다 써서까지 지훈과 만나고 싶어 했다.그녀는 이렇게 무엇에 집착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어릴 적, 소혜는 이웃집 손자를 좋아했는데 그 애가 코를 파는 모습을 보고 짝꿍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짝꿍이 우는 모습이 너무 못생겨 옆 반에 남자애를 좋아했었다.소혜는 어릴 때부터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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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9화 줄행랑(43)

소혜는 이런 자극을 감당할 수 없어 도망가고 싶었는데 지훈이 허리를 꼭 껴안았다. 지훈은 머리를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속삭였다.“소혜야, 날 좋아해 줘, 응?”반박하려고 하는데 아래층에서 깨지는 소리가 나더니 곧이어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살려주세요!”소혜가 아래층을 내려다보니 시운이 도우미들이랑 대치하고 있었다.소혜가 아래층에 대고 소리쳤다.“무슨 일이야?”시운이 고개를 들고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대답했다.“누나, 이분들 날 괴롭혀요. 저 죽을 거 같아요, 너무 무서워!”소혜는 죽는다는 말에 그 자리에 굳어 버린 지훈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다급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 시운은 긴장한 듯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조금 전, 시운은 두 눈으로 도우미가 몰래 죽에 흰색 가루를 넣고 자신에게 건네주는 것을 보았다.‘도련님께서 날 죽이려나 보다. 얼른 여기서 벗어나야 해!’긴장한 순간에 고개를 들어 보니 소혜가 지훈과 안고 있자 더욱 화가 나고 당황했다. 어제 스틱스에서 나올 때,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기에 시운은 스틱스에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더군다나 시운이 지훈과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소문이 나면 다른 곳에서도 시운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고 돌아가기도 싫어! 소혜 누나가 내 유일한 구명줄이야!’그래서 소혜가 아래층으로 내려오자마자 시운은 소혜의 품에 안겨버렸다.“누나, 너무 무서워요, 저 사람들이 날 죽이려고 해요.”도우미들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소혜를 바라보고 있었다.“음, 오해한 거 아니야? 저분들 다 엄청 착하신 분들인데, 대낮에 널 어떻게 죽여? 죽인다고 해도 저녁에 죽이겠지.”도우미들이 대답했다.“그러니까요.”시운은 울며 고개를 저었다.“진짜예요! 도련님이 절 여기에 데리고 온 것도 소리 없이 절 죽이려고 그러는 거라니까요!”“응?”소혜의 뒤를 따라 내려온 지훈이 말했다.“제가 시운 씨를 데리고 저택에서 죽인다고? 스틱스에서도 죽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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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0화 줄행랑(44)

소혜는 시운이 계속 애처럼 소란을 피우자 조금 짜증이 났다. 3년 전의 사고 빼고 소혜는 시운과 아주 잘 지냈었다. 시운이 불쌍하기도 하고 조용한 사람 같아 소혜는 시운을 도와주고 싶었다.그러나 지금 소혜는 시운의 행동들이 이상해 보였다.소혜는 진중하게 말했다.“도련님은 그런 사람 아니야, 너 또 이러면 나 진짜 화내.”소혜는 성격이 좋기로 유명한 사람인데 이렇게 나오자, 시운은 더욱 당황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시운은 지훈이 자신의 목숨을 앗아갈까 봐 더욱 무서워졌다....오후에 지훈이 집을 나갔다. 소혜는 아침에 지훈에게 벽치기를 당하고 자신을 좋아하라는 장면을 떠올리면 온몸이 불편했다.이때 유진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소혜는 유진이 자신에게서 지훈의 소식을 얻으려는 줄 알았는데, 전화를 받자마자 유진의 잘난 척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족제비! 나 갈 거야, 안녕!”“어? 잠깐만, 어디 가는데?”“나 어디 가고 싶으면 어디 가는 거지! 뭔 상관이야!”유진의 화가 난 목소리에 소혜는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너 도련님 안 따라다니게? 내 자리 너한테 준다고 했잖아! 너 왜 도중에 포기해?”유진이 화난 목소리로 대답했다.“포기? 한, 두 마디로 설명하기 어려우니까 내 호텔로 와. 그리고 날 공항까지 데려다줘!”소혜는 다시 한번 운전기사가 되어 유진이 묵고 있는 호텔에 도착하자 유진의 방은 아주 엉망이었다. 옷이랑 신발이 마구 널브러져 있었다.“너 곧 간다며 왜 아직도 짐을 안 싼 거야?”유진은 거울을 보며 메이크업하고 있었는데 그런 소혜를 째려보았다.“다 입은 건데 왜 가져가.”소혜는 널브러져 있는 명품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너 안 가지면 내가 가진다?”유진은 그런 소혜를 깔보았다.“너 지훈 오빠랑 결혼한다면서 왜 이렇게 인색한 거야? 너 이러면 오빠가 얼마나 창피하겠어!”“아, 그렇지. 응? 결혼?”소혜가 당황해하는 모습을 본 유진은 이를 악물었다.“네가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길래 지훈 오빠가 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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