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의 모든 챕터: 챕터 1521 - 챕터 1530

1594 챕터

제1521화 줄행랑(55)

소혜는 밖을 내다보며 말했다.“누구지?”지훈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하며 대답했다.“아마 도우미가 내 옷 가져왔을 거야. 미스 진 미안한 데 가서 문 좀 열어줄래?”“알았어.”소혜가 문을 열자 문 앞에는 큰 옷장이 놓여 있었다. 그녀는 아주 당황스러웠다.“이게 뭐야?”도우미가 뒤쪽에서 머리를 내밀고 대답했다.“도련님 옷입니다.”“네?”소혜는 소파에 앉아 있는 지훈을 바라보았다.“아니, 옷 이렇게 많이 가져와서 뭐 하게? 런웨이 하려고?”지훈은 소혜보다 더 놀랐다.“아니, 미스 진이 내 병 치료해 준다며, 그래서 여기서 지내면 병 치료하기 더 편하잖아? 아니면 미스 진이 저택에 돌아가도 되고. 미스 진이 결정해.”소혜는 일이 조금 이상하게 흘러감을 감지했다.소혜의 집이 비록 좀 작았지만 익숙한 곳이기에 그녀는 신중하게 대답했다.“그럼, 여기서 지내.”지훈은 도우미 보고 옷장을 들여오라고 했다.옷장이 너무 커서 집안에 들여오기 무척 힘들었다. 고급스러운 옷장은 어질러진 소혜의 방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도우미가 간 뒤, 소혜는 반쪽 벽을 차지한 옷장을 보며 말문이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니, 너 이 옷장...?”“아, 맞다. 나 여기 공짜로 들어와 살 수는 없잖아? 그래서 월세랑 의료비 내려고 하는데, 한 달에 5,000만 어때?”“5,000만...?”소혜는 눈앞에 놓인 옷장이 순간 예뻐 보였다. 그녀는 소매를 걷고 트렁크를 바라보았다.“도련님은 앉아 있어. 내가 정리해 줄게!”“괜찮아.”지훈이 소혜의 손을 잡았다.“도우미가 점심 식사 가져올 때 와서 정리해 줄 거야. 나 여기 잘 모르니까 네가 좀 구경시켜 줄래?”“알겠어. 알아야 뭐 사러 나가지.”소혜는 쌓여있는 옷더미에서 조금 덜 접힌 셔츠를 꺼내 바꿔 입었다. 그 모습을 본 지훈은 할 말을 잃었다. 소혜는 다급히 설명했다.“다 깨끗한 거야. 그냥 넣기 귀찮아서 씻은 다음에 여기다 둔 거야.”지훈은 눈썹을 찌푸리며 대답했다.“응, 편리하긴 하겠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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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2화 줄행랑(56)

‘자주 만난다고...?’아줌마는 두 사람이 연인 사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냈다.두 사람이 가자 아줌마는 익숙한 손놀림으로 채팅방에 문자를 보냈다.[17층에 사는 낮에는 안 나가고 밤에만 나다니는 여자애 말이야, 오늘에 걔 남자 친구를 봤지 뭐야, 엄청나게 잘생겼어! 집안도 엄청나게 잘 사나 봐, 부러워!]소혜는 아줌마의 위력을 알지 못한 채 지훈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어른들이 널 되게 좋아하네?”“그렇지, 내가 골동품 쪽 일을 하니까 대부분 사람이 다 나이가 꽤 있으신 분들이라, 이제는 자연스럽게 어른들이랑 어떻게 대화를 나눠야 하는지 알게 됐지.”지훈은 앞에 놓은 나뭇가지를 잡았다.“여기 단풍나무를 많이 심었네. 가을이 되면 엄청 예쁘겠다.”“아? 몰랐네. 난 평소에 낮에는 잘 안 나가고 밖에 나와서 밥 먹고 다시 들어가서 자니까.”“그렇게 하면 몸에 안 좋아. 왜 저녁에 할 일을 낮에 하지 않는 거야?”“나한테는 낮이랑 밤이 별 차이가 없는데?”소혜는 지훈이 자신을 싫어하게 만들기 위해 또다시 작전을 시작했다.“나처럼 이렇게 낮과 밤이 뒤바뀐 사람들이랑 살면 엄청 피곤할걸? 네가 출근하는데 난 자고 있고 네가 집에 와서 자려는데 난 노트북으로 일하고 있으면 말이야. 안 그래?”지훈은 단풍나무 잎을 만지며 아침의 햇살 속에서 가볍게 웃었다.“한 명은 낮에, 다른 한 명은 밤에. 이러면 하루동안 집이 계속 밝을 거니까 좋은 거 아니야?”소혜는 당황스러워 더워졌다.“아, 맞다. 저기 마트가 있는데, 우리 가서 마실 거 사자.”오전 9시 반, 젊은 사람들은 다 출근하러 갔고 아침 운동을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집을 가거나 채소를 사러 갔기에 아주 조용했다.가을에 들어섰기에 날씨는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았다. 잔잔한 바람이 불어오자 아주 편안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소혜는 지훈과 나란히 그늘을 걷고 있었고 풀 냄새를 맡자,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도련님, 뭐 하나 물어봐도 돼?”“응.”“왜 날 좋아하는 거야? 심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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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3화 줄행랑(57)

눈이 마주치자, 지훈은 소혜를 지그시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또 모든 것을 다 말한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지훈은 다시 발걸음을 뗐다.“다 듣고 나니까 부잣집 도련님이라는 명목이 되게 가짜 같지?”소혜가 위로했다.“아니야. 그렇지 않아.”지훈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활짝 웃으며 말했다.“맞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그건 다른 사람들 문제지.”전에 소혜가 지훈을 좋다고 따라다니거나 빚을 갚는 상황에 있었는데, 처음으로 이렇게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두 사람은 집 부근을 돌다가 도우미가 점심 식사를 가져왔다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문을 열고 들어간 소혜는 눈을 의심했다. 깔끔하게 정리된 방에는 새로운 가구가 몇 개 들어와 있었고 낡아서 못 봐주던 소파는 가죽 소파로 바뀌어져 있었으며 쿠션에서는 빛이 났다.택배 상자를 모아 놓던 테라스에는 흔들의자가 놓여 있었고 안방에는 각종 간식을 놓은 서랍이 있었다. 침대도 새로 교체되어 있었다.소혜는 예쁜 커튼을 보며 말했다.“이거 진짜 우리 집 맞아?”“맞지, 내가 그냥 업그레이드 좀 시킨 것뿐이야. 월세 이외의 감사 선물이랄까?”“선물?”소혜의 눈이 동그래졌다.“그래서 너 이거 나갈 때 안 갖고 나가고 나 준다고?”“응.”‘드디어 나도 이런 선물을 받는구나!’소혜는 너무 기뻐 바보처럼 웃었다.“받기만 하니까 미안하네. 걱정 마, 내가 꼭 너 치료해 줄게!”오후에 지훈은 일이 있어서 나가고 소혜가 열심히 인터넷을 찾아보았다.요즘처럼 개방적인 시대에 인터넷을 아무리 찾아도 존중해 주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어렵게 한 방법을 찾았는데, 그 사람 앞에서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라는 것이었다.‘여성의 아름다움이라.’소혜는 거울을 비춰보면서 섹시한 포즈를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자신의 그런 모습을 감당할 수 없었다.‘난 안 되겠어, 이런 건 전문적인 사람한테 맡겨야지!’소혜는 새로 개업한 술집에서 지훈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지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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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4화 줄행랑(58)

소혜가 한참을 말했는데 대답이 들리지 않자, 고개를 돌려 물었다.“음, 도련님 왜 기분이 나빠 보이지?”지훈이 웃으며 소혜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그럴 리가, 미스 진이 이렇게 날 위하는데 너무 감격스럽지.”“그래? 얼른 들어가자.”...슈퍼노바 안의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두 사람이 자리에 앉자,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줄줄이 들어왔다.지훈과 소혜의 양쪽에 예쁜 여자 두 명이 앉아 있었고 그들을 위해 술을 부어주었다.이쪽 일을 하는 사람들은 눈치가 빨라 지훈의 옆에 앉은 여자가 지훈이 보통 사람이 아닌 것을 알아채고 더욱 열정을 가했다.“같이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술 따라 드릴게요.”지훈은 술잔을 치우며 말했다.“감사하지만 괜찮습니다.”다른 쪽에 앉은 여자가 말했다.“이렇게 정중하게 얘기하는데 술도 못 따르나요?”지훈은 주스를 들고 자신의 잔에 부었다.“미스 진이 내가 여자 안 좋아한다고 얘기 안 하던가요?”“네?”두 여자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소혜 옆에 앉았던 여자가 소혜의 눈치를 봤다.“음, 언니...?”소혜는 치킨을 삼키고 대답했다.“저도 남자 좋아해요.”그 여자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두 분 다 남자 좋아하시면서 왜 남자 모델 안 부르세요?”여자들이 기분이 나쁜 기색을 보이자, 소혜가 다급히 설명했다.“아니에요. 여기 예쁜 언니들이 많다는 말을 들어서 많이 보려고요. 보다 보면 여자 좋아할 수도?”여자는 거절을 당해 차갑게 말했다.“저희 같은 여자들은 그렇게 매력이 많지 않아요. 나비 언니가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말을 마친 두 사람이 나가려고 하는데 문 쪽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너희 정말 점점 대충 일하네? 이렇게 귀한 손님을 모셔놓고 그런 태도야?”두 사람은 공손하게 자세를 고쳐 잡았다.“나비 언니.”소혜는 나비가 이 업계에서 엄청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여기로 오게 된 것이다. 소혜는 다급히 나비를 바라보았다.나비는 서른 살쯤 되어 보였고 흰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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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5화 줄행랑(59)

소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지훈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나비 씨 눈썰미가 좋으시네요.”나비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고객들이랑 자주 얘기를 나누다 보니 눈썰미가 생겼어요.”지훈이 방안을 한번 쓱 훑고 말했다.“그러니까 슈퍼노바 연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렇게 장사가 잘되지.”“하하, 감사합니다.”나비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슈퍼노바 제가 연 거 어떻게 아셨어요?”지훈은 대답하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오늘에 우리가 온다는 걸 알고 직접 나온 거죠?”소혜는 두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무슨 얘기 하는 거예요?”“이런데 너 말 한마디에 사장님이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소혜는 손뼉을 쳤다.“그러네?”나비는 웃으며 두 손을 들었다.“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스틱스 쪽 소문을 들었어요. 도련님이랑 소혜 아가씨께서 결혼하신다는 말을 듣고 오늘 저녁 식사는 제가 직접 대접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나비는 아주 정중하게 두 사람에게 얘기했다.소혜는 소문이 다 퍼졌다는 말을 듣고 다급히 말했다.“도련님! 이렇게 큰 일은 얼른 해명해야죠!”지훈이 소혜를 바라보았다.“미스 진, 왜 이렇게 급해? 누가 보면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해서 나랑 엮이기 싫어하는 줄 알겠네?”“아니지! 나는 그저 소문이 나가면 네가 앞으로 여자 친구 찾는 데 불리할까 봐 그러지! 부잣집 사람들은 다 이런 거 신경 쓰잖아. 나 같은 사람들은 상관없어.”나비는 말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소혜 아가씨 너무 흥분하셨네요.”소혜는 다급히 사과했다.“미안해요.”지훈은 손을 닦으며 담담히 말했다.“소문은 해석한다고 안 퍼지는 거 아니야.”“그래도.”소혜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데 나비가 끊어버렸다.“소혜 아가씨, 너무 급해 마세요. 스틱스 쪽도 선은 지킬 겁니다. 제가 들은 건 스틱스 남자 모델 하나가 스틱스에서 나와서 소문이 난 거라고 하던데요.”“소혜 씨, 저 화장실 좀 다녀오려고 하는데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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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6화 줄행랑(60)

나비가 너무 에둘러서 말했기에 소혜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네? 무슨 말이에요?”나비는 소혜가 전혀 알아듣지 못한 기색을 보고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아, 아니에요. 소혜 씨, 아까 도련님께서 다시 여자를 좋아하게 하고 싶다고 하셨죠? 그래서 여기에 데리고 온 거고. 제 생각에는 이 문제가 소혜 씨 때문에 생겼으니까 소혜 씨가 직접 해결하는 게 좋은 거 같은데요?”“저요?”소혜는 나비의 매혹적인 몸매를 보고 다시 자신의 몸매를 보면서 머리를 긁적였다.“저, 전 안 될 거 같은데요. 언니처럼 이런 몸매를 가진 여자가 진짜 여자죠.”나비는 웃으며 말했다.“소혜 씨, 정말 순수하고 귀엽네요. 혹시 절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연락처 교환해도 될까요? 이제 시간 날 때 어떻게 하면 더 여성스러워지는지 가르쳐 드릴게요. 그러면 도련님의 병도 더 빨리 나을 수 있을 거예요.”“좋아요!”이렇게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했고 룸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나비가 발걸음을 멈췄다.소혜는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왜 그래요?”“저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남아서 두 분을 계속 접대하지 못할 거 같네요. 소혜 씨 저 대신 도련님께 사과의 말을 전해주세요.”“알겠어요.”나비가 가는 뒷모습을 보며 소혜는 마음이 좀 답답했다.‘도련님한테 잘 보이고 싶다면서 왜 가지?’소혜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룸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누나, 저 찾으러 오신 거예요?”소혜는 과일 접시를 들고 있는 시운을 보고 깜짝 놀랐다.“시운? 너 여기서 뭐 해?”시운은 자신이 입은 종업원 옷을 보면서 대답했다.“스틱스에서 쫓겨나서 종업원 일을 해야죠. 누나,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비록 좀 힘들지만, 저 도련님 원망하지 않아요.”“아주 관대하네.”고개를 돌리자, 지훈이 문 앞에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지훈을 보자 시운은 금세 얼굴이 하얗게 질러 버렸다. 시운은 또 소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누나.”소혜는 시운이 채 낫지 않은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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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7화 줄행랑(61)

소혜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자, 시운은 얼굴이 창백해져 어쩔 수 없이 그 잔을 손에 들어 한 입에 마셔버렸다.다 마신 뒤, 시운은 기침을 몇 번 하더니 나간 목소리로 말했다.“다 마셨으니까 가도 돼요?”지훈은 다시 술을 따랐다.“평소에 이렇게 고객을 대하나요? 한 잔만 마시고 가요? 그러니까 업적이 바닥이지.”술잔이 다시 차서 시운한테 돌아왔다.“주량이랑 사람 됨됨이는 연습해야 하는 겁니다. 계속 마시세요.”이렇게 시운이 연속 세 잔을 마시자, 눈앞이 핑핑 돌았다.“저 진짜 못 마시겠어요.”지훈이 가볍게 웃었다.“정말 못 마시겠을 때일수록 더 마셔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연습하겠어요?”“저 진짜 안 되겠어요...!”시운이 말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을 본 소혜가 기침했다.“도련님, 오늘은 여기까지 해. 시운이 더 마시면 안 될 거 같아.”지훈은 네 번째 잔을 시운의 앞에 놓고 웃으며 말했다.“많이 마시면 좋은 점이 또 있어. 술 마신 뒤에 진실을 얘기하지. 너희 안 지 3년 됐는데 시운 씨가 너한테 숨기고 있는 게 있을 텐데?”“뭐야?”소혜는 바로 앉아 있지 못하는 시운을 누르며 물었다.“시운,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있어?”시운은 여전히 눈도 바로 뜨지 못했다.‘누나한테 숨긴 일.’시운은 그때의 일이 증거가 없다고 지금까지 소혜를 속이고 있었다.지훈이 까밝힌다고 해도 시운은 지훈이 일부러 그런다고 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그 옷을 시운이 소혜에게 줬고 3년을 알고 지낸 사람이 시운이니까 말이다. 지훈이 바로 껴든 사람이라고 시운이 잡아떼면 그만이다.시운은 자신의 혀를 꽉 깨물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그는 소혜를 바라보려고 노력했다.“누나, 저 계속 말 못한 일이 있는데, 저 누나 좋아해요.”이 말을 다 하자마자 시운은 쓰러져 버렸다.시운의 고백을 들은 지훈은 표정이 일그러져 밖으로 나가버렸다.“아, 도련님, 어디가?”소혜는 지훈이 급히 나가는 것을 보자 두 종업원에게 팁을 쥐여주고는 시운을 잘 부탁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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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8화 줄행랑(62)

저녁이 되자 소혜는 방에 놓인 유일한 침대를 보고 어떻게 자야 할지 고민에 잠겼다.이론적으로 보면 두 사람은 이제는 부끄러움이 없는 사이가 되어 같이 자도 별문제는 없지만 섹시한 몸이 옆에 있으니, 군침이 계속 나왔다.그래서 소혜는 치료하는 기간 동안 소파에서 자기로 했다.소혜는 베개와 이불을 들고 일어나려는데 욕실에서 나온 지훈과 눈이 마주쳤다. 얇은 가운을 걸친 지훈을 보고 소혜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아래로 향했다.“안녕.”지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물어보았다.“지금 나랑 말한 거야?”“응? 맞아, 맞아.”소혜는 시선을 아래에서 위로 옮기려고 노력했다.“그, 너희 얼른 자. 난 소파에서 잘게.”소혜가 고양이처럼 허리를 말고 가려고 하는데 지훈이 막았다.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소파에서 잔다고? 왜?”“음, 젊은 남녀가 이렇게 한 침대에서 자는 건 좀 아니지 않아...?”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맞지, 근데.”지훈은 소혜를 바라보며 예쁜 미소를 지었다.“나 이젠 여자 안 좋아하니까 너랑 한 침대에서 자도 괜찮지?”소혜가 대답했다.“그런 거 같네.”‘지훈이 지금 여자를 좋아하니까 같이 살아도 별문제는 되지 않지.’침대가 소파보다 훨씬 편했기에 소혜는 바로 아까 한 말을 취소했다.“그럼, 신경 안 쓰고 편하게 잔다?”소혜는 편안한 이불 속으로 들어가 베개를 베고 말했다.“굿나잇!”소혜가 전날 밤에 잘 못 잤고 아침에 또 일찍 일어나서 눕자마자 잠에 들었다.지훈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핸드폰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나서 침대에 누웠을 때, 소혜는 이미 침대의 절반 이상을 점령하고 곤히 자고 있었다.지훈은 이불을 빼앗지 않고 반대쪽에 누워 소혜의 이마에 가볍게 입맞춤하고 말했다.“잘자.”...자는 내내 꿈을 꾸지 않고 푹 잤다.이튿날 아침 8시, 소혜는 여전히 꿈나라에 빠져 있었다.소혜는 잘 때 자세가 다양했는데, 옆으로 다리를 뻗어서 자고 있거나 바로 누워서 대자로 잤다.자세가 독특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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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9화 줄행랑(63)

소혜는 어릴 적부터 나라를 무서워했다. 진태수는 말로 아이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나라는 손부터 나갔었다.전에 도준이 소혜가 스틱스에서 자주 부르는 남자 모델의 이름을 채팅방에 보내 나라는 소혜를 쫓아다니며 머리를 스님처럼 깎아 절에 보내려고 했었다.그런 나라가 집에 왔고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고 느낀 소혜는 겁이 났다.소혜는 머리를 쥐어 잡으며 창문으로 뛰어내릴지, 옷장에 숨을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자 지훈이 이미 다 씻고 옷도 갈아입은 상태였다. 셔츠에 정장을 차려입은 지훈은 소혜를 침대에서 안아 내렸다.“얼른 가서 씻어. 나 먼저 가서 어머니랑 얘기 좀 하고 있을게.”“잠깐만!”소혜는 지훈을 잡아당겼다.“우리 엄마 손에 힘이 엄청나게 세! 맞으면 엄청 아프다고! 괜찮겠어?”문에 귀를 대고 가만히 듣고 있던 나라는 소혜의 말을 듣고 문을 박차고 들어갈 뻔했다.그러나 곧이어 지훈이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소리야, 어머니 딱 보면 엄청 박식하시고 도리 따지실 거 같아 보이셔. 그리고 어머니 고등학교 선생님이시고 대학 입학시험 최고 득점자도 나왔다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어머니면 자랑스러워해야지.”지훈은 말하며 조심스럽게 문틈을 바라보았다.소혜는 지훈이 한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나라에 대해 더 세게 말했다.“박식? 날 항상 엄청나게 세게 때렸어! 우리 엄마 날 욕할 때, 그런 나쁜 말을 랩처럼 한다고! 난 너한테 말했어? 나가서 우리 엄마한테 공격당하면 내 탓 아니야!”소혜가 어떻게 말하던지 지훈은 듣는 척도 하지 않고 그저 소혜의 얼굴에 붙은 먼지를 떼 주었다.“넌 어머니의 친딸이잖아. 그러니까 너한테 엄격하게 대하시는 건 당연한 거야. 얼른 옷 갈아입어, 조금 있다가 우리 같이 밥 먹자.”“도련님!”지훈이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소혜는 지훈이 대신 손에 땀이 났다.지훈이 안방에서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나라는 몰래 엿듣던 행동을 멈추고 벽에 걸린 그림을 보는 척했다. 지훈이 나오자 나라는 기침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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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0화 줄행랑(64)

여기까지 생각한 나라는 진지하게 말했다.“지훈아, 네가 좋은 아이라는 건 잘 알아, 근데 우리 소혜는 너랑 안 어울려.”“어머니, 소혜 엄청나게 똑똑하고 컴퓨터도 잘 다뤄요. 근데 전 그냥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는 사람이라 제가 소혜보다 못합니다.”나라는 당황했다.“아니, 내 말뜻은...!”“어머니, 저 어머니 말씀 잘 이해했습니다.”소혜는 웃음을 거두고 진지하게 나라를 바라보았다.“어머니께서 소혜를 자주 꾸지람하시지만, 소혜를 가장 사랑하신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입으로는 규칙을 잘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소혜가 자유를 잃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시는 어머니가 제일 고생이 많으십니다.”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처음으로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생기자 나라는 눈시울을 붉혔다.“내가 소혜 걱정 안 하면 누가 하겠어? 우리 애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안 들었어. 나는 우리 애가 부자가 되는 걸 바라지도 않아. 그저 건강하게, 고모처럼만 안 됐으면 했지.”명주의 얘기를 하자 나라는 목이 메어 말하지 못했다.지훈은 휴지를 건네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어머니께서 하시는 걱정은 저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소혜가 저희 집안에 들어와서 살면 적응하지 못할까 봐 저희 결혼하고 나면 민씨 저택에서 나와 소혜가 좋아하는 곳에 집을 마련할 생각입니다.”지훈의 말을 들은 나라는 깜짝 놀라 눈물이 쏙 들어갔다.“결혼한 뒤에? 소혜랑 결혼한다고?”“네.”지훈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저랑 소혜 이미 결혼을 약속했어요.”“응?”나라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녀는 안방을 가리키며 말했다.“결혼을 약속했다고? 우리 소혜가?”“네, 근데 소혜가 아직 제 프러포즈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어머니 의견도 들어보고 싶어요.”밖에서 지훈과 나라가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방에 있던 소혜는 가마 위에 놓인 개미처럼 뒹굴었다.나라가 들어와서 자신을 욕할까 봐 소혜는 화장실에 숨었다.시간이 일분일초 지나고 소혜의 다리가 저려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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